[리퀘박스/건현+유리] someday
세건이가 열심히 한세건mk2로 훈련시키던 새끼유리 납치해서 자전거 뒷좌석에 앉히고 햄버거 먹으러가는 서현이가 보고싶어요
"후우... 이게 무슨 쓸데없는 고생이람..."
서현은 투덜거리며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포장되어있지 않은 길에서도 라이칸스로프인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못지않은 무시무시한 속력을 낼 수 있었다. 인적도 없겠다, 모처럼 마음껏 달릴 기회였다.
'이런 곳에다가는 아무리 그 자식이라도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놓지 못했겠지...'
머릿속에 자꾸만 찾아드는 잡념을 떨쳐내며 그는 앞을 보고 달리는 일에 집중했다. 그러고 있어도 서현의 눈에는 주위의 풍경들이 낱낱이 들어오고 있었다. 저쪽으로 포르르 날아가는 참새 한 마리, 왼팔을 거의 스칠 뻔한 잠자리 한 마리까지 놓칠 수가 없는 눈이니까.
다만 대부분의 풍경이 길 양 옆으로 펼쳐진 잡초들이 우거진 들판과 숲이어서 지루했다. 카오룽 반도의 고층 빌딩 가득한 화려한 시가지와 이 낙후되다 못해 야생에 가까운 지역이 같은 홍콩에 속하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안그래도 서현은 이미 한니발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정글에서 지난 몇 주를 지겹도록 굴렀기에, 이런 곳은 정말이지 목적이 없었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텐데.
어쨌거나 그는 세건의 새 아지트와 '그 아이'를 빨리 만나 보고 싶었기에, 슬슬 피로가 느껴지는 허벅지로 더욱 스퍼트를 올렸다.
* * * * *
홍콩 신제, 사이쿵 구. 이 지역은 카오룽 반도와 홍콩 섬처럼 발전된 곳은 아니지만 해안가로 내려가면 제법 번화한 거리도 있고 바다 풍경과 신선한 해산물을 즐기러 찾아온 관광객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세건은 거기에서 차량으로 한참은 이동해야 하는 숲 속 폐촌에 아지트를 두고 있다. 한때는 꽤 큰 마을이었던 이 곳에는 이제 사람들이 농사 대신 도시의 고임금 일자리를 좇아 이주하면서 버려 두고 간 집들만 가득했다. 가끔 길 잃은 하이커들이나 폐가 탐험을 하겠다며 찾아오는 괴짜들 말고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다고 했으니 수상한 남자가 어린 소녀를 데리고 살면서 총기와 격투술, 인간이 아닌 것들과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기에는 딱 좋은 곳일 것이다.
'그 자식은 꼭 예전 자기 아지트 같은 곳을 홍콩에서 또 어떻게 찾아냈대.'
마을로 들어오자 서현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다가 자전거에서 아예 내렸다. 세건이 주소를 알려 주기는 했지만 집마다 죄다 명패가 낡아 떨어지고 없거나 무성한 덩굴 식물에 묻혀 있거나 해서 더 이상은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 서현에게는 냄새만으로 세건이 머물렀던 집을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의 날카로운 후각이 있다.
'보나마나 내가 냄새로 찾아낼 줄 알면서 쓸모도 없는 주소를 열심히 적어서 보냈겠지.'
서현은 세건이 보낸 편지를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한때는 사사건건 짜증내고 못 잡아먹어 난리인 사이였지만 지금은 어서 눈 앞에 돌아와 주었으면 싶을 정도로 그립다.
곧 킁킁 냄새를 맡으며 마을을 돌아다니던 서현의 눈에 한쪽에 뚝 따로 떨어져 있는 낡은 2층집이 들어왔다. 라이칸스로프의 날카로운 감각을 가진 서현은 그 집에서 다른 폐가들과는 다른 위화감이 먼저 느낀 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의 체취와 발걸음 소리 등을 포착해냈다. 그러고 보니 현관문을 덮은 담쟁이덩굴도 출입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슬쩍 치워져 있고 창문도 신기하게 깨진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저곳이군.
서현은 느긋하게 건물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그와 홍유리의 만남은 2년 만이었다. 살아 있는 소녀라기보다는 인형처럼 의지가 없어 보이던 아이가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 아이 역시 보통 인간은 아닌 만큼 여기까지 왔으면 서현의 기척을 눈치챘을 만도 한데, 먼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그다지 진전은 없었나보다. 서현은 한숨을 쉬며 2층을 향해 소리쳤다.
"홍유리! 나야, 서현. 네 스승의 부탁으로 왔어."
하지만 안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남자아이였으면 현관문을 뻥 차고 들어가 헤드락부터 걸었을 테지만 여자애 상대로 그건 곤란하지... 서현이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2층 창문이 빼꼼 아주 작게 열리고는 그 틈으로 웬 저격소총의 총구가 쑥 나와서 그를 겨냥했다.
"오지 마! 경고한다!"
카랑카랑한 소녀의 목소리에 서현은 벙찌고 말았다. 회색 늑대의 모색을 닮은 특이한 머리 색깔, 동서양 혼혈인 티가 역력한 얼굴 골격, 청회색과 붉은색의 헤테로크로미아. 아무리 2년 전에 보고 안 봤다지만, 그런 서현의 특이한 외모를 잊어버릴 수가 있나...?
"나라니까, 홍유리!"
서현은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서 총구를 향해 말했다. 인간의 상식을 초월하는 신체 능력과 강력한 마법사의소양을 지닌 그에게 그 행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었지만... 아무래도 상대는 서현의 정체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는 게 분명하다. 2층 창문에 총구를 고정시켜 놓고 제딴에는 살금살금 아래 층으로 이동하는 발소리가 서현의 귀에는 선명하게 다 들리는 것도 모르고.
'잠깐, 근데 이거 어디서 겪어본 상황 같단 말이야...'
서현의 뇌리에 불길한 기시감이 스쳤다. 그는 속으로 끝도 없이 되뇌었다. 아닐 거야, 제발 아닐 거야. 아무리 걔가 그놈의 제자라지만 이런 것까지 닮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서현의 불길한 예상은 딱 들어맞고야 말았다. 곧 그는 긴 금발의 소녀가 한 손에는 권총을 꼭 잡고 다른 손으로는 창문을 열고, 넘어서 바깥으로 나오려고 낑낑거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마녀라도 키가 모자라서 창문을 넘어오는 게 힘든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유리야, 너 거기서 뭐하냐?"
서현의 심드렁한 목소리에 권총을 든 소녀는 그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걸 알고, 화들짝 놀랐다.
"어... 어떻게..."
"나 서현이라니까. 네 스승 미스터 한의 부탁으로 널 보러 온... 2년 전에도 우리 만났었는데 기억 안 나? 내가 나 늑대인간이라고 그랬는데 네가 너무 의심없이 믿어서 일부러 수화해서 보여주니까 무섭다고 도망갔었잖아."
"아...!"
서현이 2년 전의 에피소드를 말해주자, 그제야 그에 대해 기억해낸 유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창문에 낀 채 허둥지둥하는 유리를 보다 못한 서현은 팔로 그녀를 안아서 바닥에 내려주었다.
"죄송해요 미스터 서. 얼굴이... 잘 기억 안 나서..."
"오랫동안 안 봤으니 그럴 만도 하지. 뭐 그건 그렇고... 어떻게 네 스승님이랑 하는 게 그렇게 똑같냐?"
"네?"
유리가 어안이벙벙한 얼굴로 서현을 쳐다보았다. 그는 괜히 키득키득 웃으며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세건과의 옛 일을 말해주었다.
"내가 예전에 미스터 한이랑 아직 사이가 안 좋았을 때.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아서 걔 아지트를 찾아간 적이 있었거든? 미리 간다고 연락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전화가 오는 거야. 그러더니 냅다 꺼지래. 알고 보니 아지트 근처 도로에다가 분석 장비를 설치해 놔서 인간 모습인데 수상하게 속도를 내는 놈들을 다 포착한 거야. 무서운 자식...
그러고는 내가 아지트에 다 도착하니까 현관문을 열고는 샷건 들고 창문으로 나오는 거 있지? 아까 2층에 총구를 내밀고는 1층으로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는 게... 꼭 그때 일이 생각나서, 혹시 너도 창문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진짜일 줄은 몰랐어."
서현은 신이 나서 열심히 말하고 있다가, 문득 유리의 커다란 녹색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차, 너무 심하게 놀려 버렸나?
유리보다 어린 나이부터 전장에서 소년병으로 굴렀으며 그 후에도 자기와 비슷한 인외의 존재들과 섞여 다녔던 서현으로서는 10살짜리 여자애의 감수성을 짐작할 수도 없었다. 빼또쥬 유리안 같은 애들이야 나이는 어렸어도 같은 라이칸스로프니까 실컷 쥐어박을 수 있었지만, 이 경우에는 서현이 잘못한 거고... 이것 참 아이한테 지나치게 상처를 준 게 아닐까, 어떻게 달래야 하지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도 답은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결국...
"으아아아앙!"
유리는 서현의 눈 앞에서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당황한 서현은 일단 냅다 유리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미, 미안! 난 그냥 예전에 있었던 웃긴 일이 생각나서..."
"흐어어엉! 흑흑... 흐으으윽... 흐엉엉..."
서현이 손목에 묶어두었던 손수건을 꺼내 내밀자 유리는 덜덜 떨면서 눈물을 닦고 코를 팽 풀었다. 한참 동안 그러고 있었더니 겨우 유리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미안하다, 유리야."
서현은 다시 한 번 유리에게 사과했다. 제대로 하자면 뭔가 뒤에 말을 더 붙여야 할 것 같지만 그로서는 사과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 그러고 보면 이것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루스킨이 나한테 그랬지. 그럴듯하게 사과하는 방법 모르냐고... 하긴 그 녀석은 이제 존재하지도 않는군.'
하지만 그때 울음을 그친 유리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꺼냈다.
"아뇨, 미스터 서 때문이 아니라... 사실 이 근처에도 미스터 서가 말했던 것처럼 다가오는 사람을 감시하는 장치가 다 설치되어 있어요. 미스터 한이 저 혼자 있는 동안 무슨 일 생길까봐 그걸 어떻게 보면 되는지 열심히 가르쳐 주고 갔는데... 제가 그만 다 잊어버려서... 흐윽... 흑..."
서현은 어이가 없었다. 그러니까 유리의 그런 과잉 대응은 한세건이 그러라고 가르쳤다기보다는... 분석 장비 사용법을 잊어버리고 서현의 얼굴도 잊어버린 결과 당황한 나머지 나온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또 울 것 같네 얘...'
서현은 골치가 아팠다. 여기 올 때는 막연히 유리를 보면 반갑겠지 하는 생각만 하면서 왔는데, 이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이 상태로 어떻게 모레 세건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지? 고민하던 서현은 곧 그럴 듯한 계책을 짜냈다.
기분 전환! 드라이브! 놀다 보면 풀릴 거다!
그는 다시 울음을 터뜨릴랑 말랑 하는 유리를 냅다 자전거 뒷좌석에 태우고, 자신도 앞자리에 앉았다.
"유리야, 우리 마을로 놀러 가자."
"네에?"
서현은 씩 웃으며 페달에 발을 올려놓고 말했다.
"자전거 좀 빨리 달릴 테니까 내 허리 꼭 잡고. 할 수 있지?"
유리가 조심스레 서현의 허리에 팔을 두르자 서현이 다시 채근했다.
"그것보다 더 세게! 꽉 조른다는 느낌으로! 나는 괜찮으니까!"
흡족할 만큼 유리가 세게 서현을 끌어안자 그는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유리에게는 좀 빨리라고 말했지만, 그는 눈물이 아주 쏙 빠질 정도로 달려줄 생각이었다. 곧 두 사람을 실은 자전거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가속했다.
* * * * *
그렇게 서현은 보통 인간이라면 적어도 두 시간은 넘게 걸릴 거리를 단 40분 만에 주파해서 마을로 내려왔다.그 속력을 낼 수 있는 서현의 힘도 분명 굉장한 것이었지만, 유리가 마녀이기 때문에 자전거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서현은 한 손으로는 자전거를 몰고 다른 손으로는 유리의 손을 잡고 거리 구경을 시켰다. 물론 본격적으로 인파가 많은 곳에 나오기 전에 자신과 유리의 얼굴에 이목을 피하는 마법을 걸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일부러 번화가에 즐비한 해산물 레스토랑 외부에 설치된 수족관을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자자, 유리야. 저기 생선 봐라, 생선! 살아 있다? 게도 있어!"
하지만 유리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미스터 서. 저는 그런 걸로 호들갑 떨 나이는 지났어요."
서현은 '아까 펑펑 울 때는 다섯 살짜리 같던데'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억지로 삼켰다. 이런 아이를 계속 데리고 살면서 훈련을 시키고 하다니, 자존심 상하지만 한세건이 그보다 아주 조금 낫기는 한 건지도 모르겠다.
울고 나서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거고, 걷다 보면 점점 관광객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유리도 기분이 들뜨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보았다. 하지만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서 시내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유리는 그 무엇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엽서나 자석, 열쇠고리 따위를 파는 기념품 가게에도... 대궐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중식당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맛집을 보고 서현이 짐짓 저기 무슨 요리를 팔길래 저렇게 사람이 많을까? 우리 같이 한번 물어보고 오지 않을래? 하며 바람을 넣어 보기도 했지만 유리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는 져가고, 서현도 슬슬 배가 고파지고 있었다. 다른 관광객들은 레스토랑에서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술까지 잔뜩 마셨는지 주위 눈치 보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드는 소리에 귓가가 몹시 따가울 정도였다.
'그나저나 유리 얘는 배고프지도 않나.'
서현은 유리를 흘끗 쳐다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몸을 움직일 칼로리와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식사와 간식으로 자주 섭취해야 할 이 성장기의 소녀는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목마르다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유리야, 배고프지 않니?"
유리는 서현이 묻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현은 오버해서 웃음을 띤 얼굴로 거리를 향해 팔을 쭉 펼쳤다.
"뭐 먹고 싶어? 이 미스터 서가 다 사줄게! 물론 미스터 한이 준 돈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무엇이든!"
하지만 유리가 망설이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흔해빠진 맥도날드였다. 물론 서현이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코 햄버거였지만 그렇다고 얼씨구나 하고 가자니 왠지 죄책감이 들어, 그는 다시 유리에게 물었다.
"맥도날드... 는 전에 많이 먹어보지 않았니?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좀 더 좋은 거, 전에 먹어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음식을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낯선 음식은 먹기 싫어요."
유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납득이 안 된다는 눈으로 내려다보는 서현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살며시 그의 팔에 기대며 말했다.
"...저런 화려한 곳들, 사람들이 많은 곳들을 보면 예전의 안 좋은 기억들이... 공명종에서의 기억들이 자꾸 나요. 그러면서 왠지... 제가 아직도 살아있는 게 자꾸만 부끄러워져요."
역시 이 아이는 세건과 너무나도 닮았다. 하지만 서현은 과거 그가 세건에게 일갈했듯이, 유리에게도 너는 너 자신을 증오할 자격이 없다고 그렇게 말할 수가 없었다. 세건은 월야에서 온갖 일을 겪었고 성장했고,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오랫동안 걸은 끝에 서현의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니까.
그래도 언젠가는 유리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죄인이지만 그녀를 심판할 수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고, 그러니까 살아서 자신이 원하는 정의를 행하는 데 그 목숨을 쓰라고.
"그리고 미스터 서가 햄버거 굉장히 좋아해서 늘 미스터 한이랑 싸웠던 거... 기억이 났거든요."
그러면서 유리는 슬며시 웃었다. 서현은 괜히 뒷머리를 긁적였다. 유리 앞에서도 세건과 식사는 햄버거로 먹겠다며 투닥투닥 싸우는 꼴을 보였었던가... 정작 서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유리는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다.
"그럼 맥도날드 가자."
그래, 이왕이면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곳에서 먹어야지. 서현도 씩 웃으며 유리와 손을 잡고 맥도날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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