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페스

[논페스] 전 부치는 이야기

윤앤부 최형제 사촌 / 트위터 썰 백업

머위 기록장 by 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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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촌 관계인 윤앤부 승승이 부앤솔이 보고 싶어요... 철이랑 솔은 형제... 설이자나... 우당탕 전 부치기가 보고 싶다구요. 

큰 집으로 모여서 고기 두부 파 고추 등등 넣어서 동그랑땡 반죽하고 거실에 자리 잡고 신문 펼쳐야 한다구요... 부치는 전은 집마다 다르니까... 우리 집 기준으로 함 써보겠으. 

전 부치는 일에는 분담이 필요해요. 전 반죽 모양 만드는 사람 계란물 묻혀서 넣는 사람 뒤집는 사람. 반죽 성형하는 일만 없으면 한 사람도 충분하거든요. 그치만 철 윤 부 솔은 동그랑땡을 비롯한 각종 전의 모양을 만들어야 해요. 후딱 만들고 놀려면 모양 만듦과 동시에 부쳐야 혀. 애들 어릴 때는 옆에서 구경하다 주워 먹는 게 다지만 이제 컸으니까^^ 쪼그려 앉아 있음 다리가 아파요. 젊은 애들 시켜 먹어야 한다고. 그래도 본 것들이 있으니 자신만만한 네 사람. 

먼저 역할을 나눠야지. 부치는 사람 하나 밀가루 계란 담당 하나 반죽 담당 둘. 부치는 거랑 밀가루 계란은 불 옆에 있어야 해서 형아 둘이 하기로 했대요. 부랑 솔이 반죽해서 두면 철이 밀가루 묻히고 계란물 퐁당 해서 팬 위로 올리고 윤이 노릇노릇 잘 부쳐서 납작한 전 바구니 위로 옮겨요. 반죽에는 고기 두부 파 고추 등이 들어가서 계란물에 뭐가 많이 들어가서 동태전부터 부쳐야 해요... 

하지만 이들이 순서를 기억할리가 있겠습니까. 준비 다 해놓고 뭐부터 할지 멍때리다가 물어보고 시작할 것 같다고요. 동태전은 납작하게 포 뜬 생선 사와서 밀가루 계란 순서로 묻혀서 기름에 퐁당 하면 끝임. 동태는 철앤윤만 있음 만들 수 있어. 

그럼 부앤솔은 쉬느냐? 그건 또 아님. 형아들이 불 앞에서 움직이는 동안 고기 반죽 넣어둔 볼 가운데에 두고 마주 앉아서 모양 만들어 둬야지요. 우리는 깻잎전과 고추전을 만들 거예요. 깻잎전은 잘 씻은 깻잎 사이에 고기 반죽 넣고 반 접으면 끝임. 여기서 조심해야 할 건 두꺼우면 안 익으니까 적당한 두께로 고루 펼쳐야 한다는 거, 펼칠 때 깻잎 안 터지게 조심해야 한다는 거. 형아 둘 전 부치는 동안 꼼질꼼질 만들어요. 

첨엔 요령 몰라서 속도 느린데 쫌 가면 손에 익어서 공장인 것 마냥 생산해낼 듯. 솔은 부가 깨달은 요령 알려주든 말든 자기 속도로 만들어서 쟁반에 올려둠. 

쟁반에 쌓인 깻잎전(안 익음)은 동태전 다 하고 철이 가져가서 기름 두른 팬에 올림. 근데 요거 올릴 때 기름 잘 튀거든. 뜨겁다고 높이서 두면 난리나고 좀 가까이서 살포시 올려둬야 한 번에 많이 부치면서 기름이 덜 튀어. 그래도 튀긴 튀어서 철 넣으면서 계속 앗뜨거!! 하고 소리 지를 것 같음. 윤 터허허 웃기만 함. 철 왜 웃냐고 찡찡거리고 싶지만 철보다 기름 많이 맞는 거 윤임. 입 다물고 계란물 묻혀서 날라야지 모... 

팬 가득 차서 널 자리 없음 철은 비는 손이거든... 그럼 부랑 솔한테 반죽이랑 깻잎 조금 받아와서 같이 꼼지락 거림. 그러다 팬에 빈 자리 생기면 계란물 묻혀서 넣어주고 다시 만들다가 넣어주고... 

다음은 고추전... 고추 세로로 반 갈라서 씨 털고 그 안에 고기 반죽 채워 넣으면 됨. 꾹꾹 눌러 넣지 않음 부치다가 고추랑 고기 분리되는 매직을 볼 수 있는 전이에요. 고추는 또 반죽 들어간 곳 말고 파란 고추에 밀가루 묻으면 맛이 별루야. 고추 쪽 밀가루 익히느라 고추가 물렁해져... 고기 쪽만 묻혀야 고추가 아삭해... 식으면 물렁해지긴 하는데 암튼. 이건 길다란 곳에 눌러 넣어야 해서 철이 도와주기 힘들어. 손에 계란물 밀가루 묻어있어서 손가락 끝에 밀가루 뭉쳐있거든. 넣다가 고기 넣은 고추전 말고 밀가루 넣은 고추전 먹을 수도 있어. 

고추까지 다하고 고기 반죽 남으면 그냥 동글동글 굴려서 두기만 하면 됨. 납작하게 누르는 거는 뒤집으면서 꾹 누르면 되니까. 부랑 솔 모양 다 만들고 나면 싱크대에 그릇 넣어서 물에 담가두고 전 주워 먹음. 형아들 입에도 하나씩 넣어줘요. 모양 만들기만 끝냈지 부칠 건 남았거던. 불 앞에서 일하는 형들도 배고프잖아.

전 하면 생각나는 산적은 왜 안하나면... 귀차나서... 재료 비슷한 길이로 다듬고 꼬치에 끼우는 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녀... 그치만 요 세 가지는 고기 반죽 하나로 해결 되자너... 

아무리 낮은 의자에 앉아도 무릎 오래 쪼그리고 있으면 일어날 때 곡소리 절로 나오는 거 아는 사람... 꾸부정하게 앉아있음 허리도 아파... 각기 다른 곡소리 내는 철앤윤앤부앤솔. 설거지는 다른 사람들이 해줬다네요. 완성한 전은 가족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해피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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