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나나] 고죠 사토루의 우울

백귀야행 이후 고죠 멘탈이랑 인성터지는 글

Written by. Pisada

  • 주의 : 게토 안 나옴, 등장 캐릭터 사망, 퇴고안함

  • 2차의 힘은 언제나 날조와 선동

  • 트위터에서 풀었던 썰 기반

모두가 축복 받아야 하는 크리스마스. 고죠는 정처없이 떠돌다 신주쿠에 다다랐다. 문득 하늘을 보다가 주체할 수 없어진 고죠는 그대로 걸음을 돌려 가장 가까운 나나미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했다. 방문객 정체를 안 나나미는 절대 문을 열지 않았다. 인내심이 닳아버린 고죠가 창문을 부수려고 하자, 귀여움 없는 후배는 그제서야 고죠를 집에 들였다. 성질을 부릴 때나 귀여웠던 후배는 은퇴 후 복직하면서 고등학교 시절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 고죠는 그 점이 늘 아쉬웠다.  

“나나미는 나를 원망하지 않아?”

느닷없이 나나미 집에 쳐들어간 고죠는, 느닷없는 말로 나나미의 속을 파고들었다. 피곤한 얼굴이면서도 예의를 잃지 않은 나나미가 내어준 아이스티를 두고, 고죠는 어떤 기대를 담아 나나미를 바라보았다. 안대 너머로는 나나미가 두른 주력이 잠잠하고, 얼굴 근육 움직임조차 보였다. 그렇지만 고죠는 나나미가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없었다. 고죠는 어떤 직감에 따라 더 직접적인 단어를 골랐다. 

“내가 스구루를 죽였잖아.”

"고죠 씨는 친구를 죽이셨으니, 더 힘들지 않나요?"

나나미는 평온했다.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니라 정말로 평온했다. 절망과 비극에 지치고 지쳐 느껴지는 체념이 아니다. 보고 있던 신문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손끝도. 몸이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앞머리도. 인간이라면 조절할 수 없는 신체의 미세한 반응까지도. 고죠는 한평생 자기 자신이 체득한 걸 의심한 적 없다. 육안은 나나미가 고죠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육안과 현실을 인지하는 뇌까지 거리가 멀어졌는지, 고죠의 감각은 둔해졌다.

"아니, 너희 둘 사귀었잖아?"

“옛날 이야기죠. 저랑 게토 씨는 그렇게 오래 사귀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성장체가 그렇게 되고 난 다음이라 오붓하게 연애 상태도 아니었고."

이런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하셨습니까? 나나미의 표정은 이제 조금 애틋해졌다. 그러고 나나미는 고죠를 앞에 두고 와인을 꺼내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마 맨정신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기 힘들다던가, 그런 말은 없었다. 나나미는 마냥 아름답지 않은 청춘을 제법 그리움을 담아 이야기했다. 고죠는 이렇게나 속이 뒤집어졌는데, 나나미는 아니었다. 그의 첫사랑은, 모든 일이 이미 끝나버렸고, 지나간 과거에 미련이 없어 보였다. 

너는 그러면 안되잖아, 나나미. 나나미는 고죠가 아는 가장 단단하고도 무른 사람이라서. 종종 고죠는, 그를 으스러트리는 상상을 한다. 게토가 나나미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고 처음 표정을 지었던 날. 그걸 우연히 보게 된 고죠는 한동안 나나미가 싫었다. 일부러 더 모질게 굴진 않았지만, 게토가 나무랄 정도로 티가 났다. 우정인지 애정인지, 감상이 향했던 대상이 누구인지. 지금에 와서 알 수 없다. 청춘이었잖아? 고죠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감정을, 나나미는 그 한 마디를 내뱉은 사람이 고죠라는 이유 만으로 넘어섰다. 우연히 옛날 이야기가 나왔던 때를 제외하면, 고죠가 나나미와 공통 분모인 게토라는 기억을 꺼낸 건 지금이 처음이다. 

고죠는 나나미가 문제를 대하는 탄성적인 태도를 높게 평가했다. 그렇기에 그를 귀애하고, 복직하겠다고 했을 때 지원했다. 신뢰와 존경 사이에 벌어진 거리만큼, 고죠는 나나미가 만들어 놓은 어느 지점을 넘어서서 그와 가까워질 수 없었다. 나나미는 겉보기와 달리 속이 생각보다 투명해서 알기 쉽다. 그리고 고죠는 그 안을 헤집어 놓을 만큼 나나미의 인생에서 대단한 사람은 아니었다. 게토도 그랬고, 그 연인인 나나미도 같았다. 오늘 따라 그게 유달리 거슬려서. 고죠는 그저 횡포를 부렸다.

"그래도 꽤 오래 사귀지 않았어?"

"서로 헤어지자고 말한 적이 없다고 제가 2학년때부터 게토 선배랑 지금껏 사귀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나나미는 순식간에 와인 반 병을 비워내며 고죠의 성질을 감당했다. 늘 있던 대화치고는 유달리 날뛰는 고죠의 주력이 거슬렸는지 나나미의 말끝에 짜증이 섞였다. 고죠는 제 입가를 한 손으로 가리거나, 내내 억누른 주력을 굳이 풀어두면서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가감없이 드러냈다. 육안이 해석한 수많은 정보가 뇌를 짓누르지만, 고죠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나미를 관찰한다. 존재감이나 위압감을 하나도 억누르지 않는 특급 주술사를 두고 나나미는 한숨만을 내쉬었다.

백귀야행을 선포하러 온 게토는 나나미에게 어떤 신경도 쏟지 않았다. 고죠는 그의 시선이나 잔예가 나나미가 아닌 유타나 제게만 향했던 점을 기억한다. 고전 내부에서 대기 중이다 소집된 나나미는 게토를 보고 무슨 표정을 지었던가. 제자들이 다칠 수도 있어서 그 당시 고죠는 나나미에게 두지 않았다. 고죠는 나나미가 어떤 기분인지 모른다. 알지 못한다. 알고 싶지 않다. 단지, 자신보다 제정신처럼 보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작 그 정도였던 거야?”

“그 정도로 얕은 감정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상황이 좋지 않았죠.”

고죠는 머리가 좋은 편이다. 주술사로서 감각도 뛰어나서 직감적인 판단은 대체로 맞았다. 그러니 고죠는 나나미가 저보다 더 힘들어할 거라 생각했다. 게토는 나나미의 첫사랑이었고, 나나미는 다시 돌아온 지금까지도 다른 연인을 만들지 않았다. 나나미는 책임감이 강하기에 결혼은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만, 충직한 나나미라면 게토를 잊지 못해서 누군가와 연애하지 않았다. 고죠는 분명히 그게 옳다고 생각했다. 

세상 어떤 일들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나나미는 존재만으로 고죠에게 시도 때도없이 각인시킨다. 고죠 사토루는 게토 스구루를 죽인 사람이다. 고죠는 나나미에게 가장 애틋한 사람을 죽였다. 그러니 나나미가 아무리 목석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고죠를 원망해야 했다. 고죠는 대체로 누군가에게 호감을 샀지만, 주술사들에겐 미움을 받았다.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서 나나미를 나름 의지하긴 하지만. 나나미가 제 편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나나미는 여전히 자신의 속을 헤아리지 못하는, 오래 전부터 홀로 최강이 되어버린 사람을 먹물 같은 표정으로 응시했다. 멋대로 나나미만의 영역을 침범한 고죠는 어떤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걸 이제 희미하게 감각한다. 역시 나는 전부 틀려먹었다니깐~.

“나나미, 있잖아. 너처럼 간단하게 정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속으로 자조적인 생각을 해봤자, 겉으로 내뱉어 지는 말은 잘못된 걸 분명히 알면서도 정도를 모르고 짙어진다. 생각은 가속되기 시작하면서 멈추지 않는다. 게토가 모두를 배신하고 나서, 아무도 고죠를 말리지 않았다. 무언가 깨달은 것처럼 고죠는 그날부터 조금 침착하게 변했지만. 폭풍전야처럼 아슬아슬했다. 4년이 지나고 나나미가 돌아왔을 때야 상황이 조금은 나아졌다. 모처럼 셋이 모인 자리에서 이에이리는 고죠를 눈앞에 두고도 나나미에게 고생길이 열렸다는 사실을 저주처럼 말했다. 나나미는 불손하게 미간을 찌푸렸지만 언제나 고죠가 폭주하기 전에 그를 적당히 조율했다. 사람 사이에서 섞여 살려면, 이 녀석을 따라하면 되는구나. 나나미는 고죠가 아는 주술사 중에서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평범했다.

오늘도 나나미는 고죠를 멈춰 세웠다. 다만, 늘 차분하게 아니면 어른스럽게 고죠를 어르지 않았다. 사람이 말을 하는 이유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다. 첫만남부터 뻣뻣하게 굴어오던 나나미는 날이 무딘 버터칼로 고죠의 안대를 갈라버렸다. 갑자기 트인 시야에 고죠는 순간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모른 척하고, 다시 비틀린 말을 또다시 내뱉기에는, 나나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나나미는 성격 자체가 담백하지만, 감정 표현에는 타산적이었다. 고죠가 바라지 않는다면 나나미가 그에게 닿을 일은 없다. 그럼에도 나나미는 결국 고죠에게 손을 댔다. 이제 한 명만 남은 직속 후배가 스스로 감정을 갈무리 하지 못해 무엇도 말하지 못할 정도로 몰아붙였다. 고죠는 그러고 나서야 간신히, 자신이 나나미가 정한 선을 넘어선 게 아니라 그냥 나나미에게 남은 인내심을 무너트린 걸 인지한다.

"미안, 미안해. 나나미."

"당신이 어리광 부리면 저같은 일급 주술사는 나가 떨어집니다. 본인이 걸어다니는 재난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이같이 충격 받은 표정으로 대하면 화도 낼 수 없다는 말로 마무리 된 대화. 동기를 잃어서 그런지, 첫사랑이 배신해서 그런지. 여러 일을 겪고 다시 돌아온 나나미는 전보다 회복이 빨랐다. 나나미는 다른 술을 꺼내오더니 고죠를 두고 금방 들이키기 시작했다. 술이 들어가면 수다스러워지는 나나미가 내내 조용했다. 고죠가 나나미가 누리던 평정을 깨트려 먹었기 때문이다. 어느 감정이 스쳐지나갔음에도 두 주술사가 머무는 공간은 평화로웠다. 고죠가 친애하고 신뢰하는 나나미는 고죠에게 그 이상 어떤 타박도 하지 않았다. 

아이스티가 전부 녹아서 다시 달라고 했지만, 나나미는 고죠를 가볍게 무시했다. 슬슬 졸음이 몰려오는지 나나미의 눈은 반쯤 감겼다. 그저 온화하기 그지없는 분위기에 고죠는 분노가 아닌 어떤, 의문이 들었다. 나나미는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닥치면 도망치기도 한다. 잠시 환기되었기에 잦아들었던 감정이 대가리를 쳐들고 고죠를 헤집는다. 치밀어 오르는 독처럼 악한 말을, 고죠는 혼자 해소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나미를 찾아왔다. 어떤 기대를 가지고, 그 누구도 울지 않을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주 가볍게 손에 힘을 주자 나나미가 아끼는 잔 하나가 깨진다. 바스러진 먼지가 날리자 나나미가 고개를 든다. 상시 발동하는 무하한 때문에 반전 술식을 쓰면 파괴된 뇌세포가 실시간으로 재생된다. 세포 단위로 되살아나는 감각이 유달리 선명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고죠는 눈앞에 있는 무언가를 으스터트려야만 속이 시원하곤 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니다. 분명히 제가 느끼는 감정 때문인데. 고죠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도 안 잡혔다. 문장으로 만들기에는 너무 적나라한 슬픔을. 고작 슬픔이라는 단어 하나로 요약되어서는 안되는데. 고죠는 어떻게 해소해야 할 줄 모른다. 게토는 고죠를 배신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고죠는 지금까지 그 누구를 영구히 잃어본 적이 없어서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졌을 때 찾아오는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모른다. 자신과 대등해질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를 직접 죽인 최강은 또 다시 내뱉지 않았어야 할 실수를. 저지르고야만.

"너는 스구루를 나보다도 사랑했잖아."

“그렇겠죠?”

“너는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 그냥 꺼지세요."

나나미는 웃지 않는 낯 그대로 고죠를 내쫓아냈다. 물론 고죠는 나나미에게 원하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나갈 생각이 없었다. 술기운에 진탕 젖은 나나미는 손가락 하나로도 제압할 수 있었다. 제 머리카락보다 얼굴이 희게 질린 나나미는 폭설주의보가 내린 이 와중에 외투도 없이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제서야 고죠는 자신이 꺼져야 하는 시간임을 알았다. 관객도 없는 촌극이 끝났다. 찬 바람을 쐬니 다시 움직이기 싫어졌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면 따듯한 장소가 있는데 굳이 가야 할까? 어느 누구도 배려하지 않은 생각은 금방 멈췄다. 나나미는 고죠를 내쫓아내고도, 현관에 주저앉아 30분 넘게 움직이지 않았다. 고죠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나나미는 간직한 감정을 흘려보냈다. 정말로 저 후배는 성가시다. 연인을 죽인 사람을 앞에 두고 터트리면, 해소될 수 있다. 고죠 사토루는 최강이라서, 그 정도 감정으로 무너지지 않는다. 

하나만 남은 직속 후배는 미련할 정도로 성실했다. 여전히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주력도 날뛰지 않는 녀석을 보고서야. 고죠는 나나미가 얼마나 체념에 익숙해졌는지 알아차린다. 저 멀리 넣어두었던 기억 속에서 고죠는 게토가 나나미에게 반한 이유가 나나미가, 그만큼이나 상냥한 사람이었음을 떠올렸다. 늘 나나미를 보면서 기시감이 들었던 이유는 나나미는 하나 뿐인 친우를 지독하게 닮아 있어서다. 그 둘은 마치 운명처럼 서로가 서로를 깊게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도 같았다. 게토는 다정하기에 제 안의 어리석은 이상으로 달아났다면, 나나미는 섬세하기에 모두에게서 도망쳤다. 사실 눈치 없이 게토와 나나미 사이에 끼어든 건 고죠였다. 언제나 그랬다. 그래도 그 둘은 매번 고죠가 방해해도 거절하지 않았다. 고죠도 눈치가 있어서 섹스하려고 사라지는 애들 사이에 끼진 않았지만. 결국 고죠는 반년 만에 둘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한다.

“머리 식으면 먼저 연락해.”

차게 식은 금속 문을 맨손으로 짚으니 손가락 끝이 아렸다. 너무 당연하게도 문 뒤에서는 어떤 말도 없었다. 고죠는 하얀 불빛이 넘실거리는 도로를 내려 본다. 이미 지옥에서 살던 사람을 연옥으로 밀어버렸지만, 고죠에게 그 날 일은 작은 해프닝이었다. 어디까지나 고죠에게만 그랬다. 주술사는 모두 지옥에 살고 있고, 형체도 없는 폭력 앞에서 미쳐있다. 나나미가 비교적 평범해도 결국은 그 녀석도 1급 주술사다. 그러니 고죠는 나나미가 조금 귀여운 짓을 해도 화내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에 민폐를 끼친 건 본인이기도 했고. 그보다 무슨 수를 쓴 건지 이지치도 나나미 소식을 몰랐고, 상부는 전보다 더 나나미를 싸고 돌았다. 그나마 이에이리는 간간히 나나미를 만나는 모양이다. 전보다 임무가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자잘한 부상이 늘었다고 했다. 고죠는 이에이리를 통해 게토의 무덤은 나나미가 마련했다는 걸 들었다. 게토 시체를 다른 사람이 연구하도록 넘기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나미가 일처리를 대충 할 리 없었다. 거봐, 나나미는 여전히 게토를 잊지 못했다. 고죠는 틀리는 법이 없었다.

고죠는 나나미가 자기를 만나고 싶지 않아하는 상황을 굳이 바꾸려고 들지 않았다. 안하무인이라지만 고죠는 나나미가 다시 주술계에서 달아나지 않은 걸로 만족했다. 복도에서 마주친 나나미는 여전히 아무런 말은 하지 않으면서 고죠에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너무나도 성실했다. 그렇지만 고죠는 인사를 받는 대신 나나미를 잡아가 복도 벽에 집어던졌다. 대체 몇 명이 얽힌 건지. 나나미가 담고 있는 속박에 엮인 주력들은 너무 많은 정보로 고죠에게 쏟아 부었다. 나나미는 대답 대신 주력을 담은 주먹을 뻗었고, 고죠는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나나미를 벽으로 밀었다. 깨진 유리 조각이 나나미의 볼에 잔상처를 남겼다. 내상을 입은 나나미의 입가에는 피가 두어방울 흘렀다. 굳이 나나미에게 더 물을 필요는 없었다. 고죠는 아무 것도 몰랐다. 상부에서 정보를 제한했고, 나나미를 만나지 못하도록 임무를 배정했다. 나나미도 동의한 일이기에 가능했다. 나나미에게 얽힌 주력은 고죠가 매번 얄팍한 종이 너머로 마주하는 잔예다. 나나미는 고작 죽은 자의 무덤 따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왜, 너는 안 그럴 사람이면서, 죽은 사람에게 미련을 가져서. 그리고 고죠는 이 속박을 강제로 끊어낼 수 없다. 상부가 그렇게 멍청하지도 않고, 속박이 파괴도는 즉시 나나미에게 어떤 불이익이 갈 지 알 수 없다. 그만큼 강력하고 복잡한 걸 달고, 나나미는 고죠 앞에 나타났다. 

"결국은 주술사라서 미쳐버린 거야? 그냥 너도 내 손에 죽지 그랬어."

"상층부는 절 그렇게 써먹을 겁니다. 게토 씨 죽음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 듯, 제 죽음도 당신이라는 철옹성을 조금이라도 무너트릴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절 죽이겠죠.” 

그리고 나나미는 크리스마스 밤처럼. 여전히 괜찮아 보였고. 

“그러니 최강이기에 고죠 사투로인. 당신은 영영 죽지 말고, 언제나 혼자 살아 남으세요."

어떤 고저 변화도,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고죠를 향한 저주를 읊었다.

몰라도 되는 후일담

* 그 날, 나나미는 꽤 심각한 내상을 입었고 이에이리에게 혼났다. 

* 이후 나나미는 고죠랑 공동 임무 중에 실수인지, 속박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다. 그 당시 고죠는 나나미를 구하려고 했고, 구할 수도 있었다.

* 나나미 장례식에는 이노가 상주를 자청했고, 고죠는 찾아오지 않았다. 이타도리는 그 일로 고죠를 조금 원망하고 있다.

* 이후 나나미 죽음은 상부 내부 분열에 이용될 뻔해 고죠가 나나미가 죽고 나서 게토랑 나나미 무덤을 고죠 가문 묘지로 멋대로 옮겨 버렸다.

  • 최강인 고죠에게서 전부 빼앗는 게 왜 이리 재미있죠.

  • 그리고 고죠 캐해석 이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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