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고죠유지] 썰 백업 1

청이 주막집 by 청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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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죠유지 진득하게 키스하는 거 보고 싶다. 고죠가 유지 턱 붙잡고 혀로 입술 열릴 때까지 살살 굴리면서 목덜미 쓸어만짐 으응, 유지 입에서 앓는 소리 나오면 고죠 이때다 싶어서 낼름 혀 집어넣을 듯 입천장 간지럽히면 허리 베베 꼬면서 움찔거리는 손으로 고죠 어깨 꾹 쥐어잡는 유지.

유지 팔 잡아서 자기 목에 감게 하고 허리 세게 끌어당겨서 입안 깊숙히 침범해서 숨쉴 틈도 제대로 안 줬으면 좋겠다. 유지가 숨 쉬려고 고개 살짝 뒤로 빼면 도망가지 말라는 듯 입술 깨물고 따라가서 안 놔주고, 다리에 힘풀려서 고죠한테 매달릴 정도로 흐물거려야 놔주는 거지...

그럼 풀린 눈으로 눈꼬리 촉촉하게 적시고 고죠 쳐다볼 듯. 진짜 개야하겠다 힘들어서 계속 고죠한테 매달려있는데 고죠 그때부터 만지고 싶어서 안달남. 딱 붙어서 있으니까 유지 아랫배에 뭐가 닿는 거임 ㅋㅋ 뭐라고 하기도 전에 허리가 막 지분대면서 뽀뽀로 입 막는 고죠... (수위삭제)


# 2

고죠 존나 빡쳐하는 거 보고 싶다 대학교 au로 둘이 비밀 연애 중에 유지 동기 여자애가 유지한테 자꾸 들이대는 거. 그거 거슬리는 고죠는 밝혀버리고 싶었는데 유지 때문에 참겠지. 근데 어느 날 유지가 게이라고 소문이 나버린 거임; 알고보니 그 여자애가 고백하고 까여서 소문낸 거지.

유지는 고죠 귀에 안 들어가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고죠가 누구임 발 넓고 귀 밝은 정보통이거든. 안 그래도 여리고 어린 자신의 귀여운 애인이 혹여나 나쁜 말 들을까 맞지도 않는 눈치보면서 비밀 연애하고 있었는데 감히 누굴 건드려. 개빡친 고죠가 걔 지금 어딨냐고 수소문한 결과 뜻밖에 이야기를 듣게 됨.

"지금 이타도리랑 둘이 데이트 중이라는데?"

이건 또 뭔 개소리래? 누가 누구랑 데이트? 황당함에 고죠가 유지한테 바로 전활 걸었음.

"유지 어디야."

"어… 그게 형 제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요."

그렇게 끊긴 게 어이없어서 다시 전화했는데 이젠 아예 받지도 않음; 진짜 머리 끝까지 화난 고죠가 애들한테 캐묻고 캐묻고 또 캐물어서 결국 둘이 어딨는지 알아내고 찾아감; 근데 그게 왜 룸술집이야? 황당함의 연속에 이젠 화보다 고죠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음. 설마. 이제와서 여자가 좋다면서 홀라당 넘어가는 유지를 상상하니 발걸음이 다급했음.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종업원 무시하고 쌩하니 들어감 졸라 급했음 유지한테 전화 걸면서 벨소리로 방 찾아가고 있는데 익숙한 이름이 들들려옴

"유지 너도 호감있어서 따라온 거 아니야?"

미친 여자가 뭐라는 거야. 문을 열어버릴까 하다가 은근히 긴장되면서 유지의 대답이 기다려짐.

"하아, 데이트 해주면 정리한다는 약속이나 지켜."

"하지만 유지 계속 폰만 들여다보고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잖아? 이게 어떻게 데이트야."

"나한테 뭘 바라는데."

"키스해주면 다 끝낼게!"

참다 못해 빡친 고죠가 문을 열어재낌. 고죠 눈빛부터 이미 맛탱이가 감.

"야 너 뭐하냐."

상상도 못한 인물의 등장부터 화들짝 놀랐지만 고죠의 눈빛이 정상이 아닌 걸 보고 유지가 고죠의 손을 붙잡음.

"형 잠시만요!"

"고죠 선배…?"

"약점 잡아서 남휘두르는 게 네 취미 생활인가? 너무 고상한 취미네. 재밌어 보여서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데 어때?"

"형, 형 기다려봐 응?"

유지 고죠 팔 잡고 안간힘을 써서 당기는데 절대 안 끌려나감

"물론 나는 너처럼 고작 흘러가는 소문 하나로 끝나진 않을 거야. 어때. 내 쪽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기대되지 않아?"

분명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웃는 얼굴이었는데 눈빛에서 살기가 씨게 느껴졌음;

"사토루! 그만 좀…!"

그제서야 울먹이고 있는 유지 보고 정신차림.

"미안. 미안해 유지."

유지를 꼭 안아주는 척 유지 귀 막고 한마디 더 할 듯; 

"보다시피 우리가 이런 사이라. 소문내려면 내. 낼 수 있을지나 모르겠지만."

"선배 이런 거 유지도 알아요?"

"유지라고 부르지 마."

순간 정말 한 대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던 여자가 입을 다물음. 그리고 고죠가 유지의 머리를 한 번 넘겨주면서 세상 다정하게 나갈까? 이러고 눈가 쓸어주니까 유지가 고개를 끄덕임. 유지한테 진심이긴 했는지 그거 지켜보던 여자가 울면서 뛰쳐나감.

"형 근데 또 소문나면 어떡해요."

"괜찮아."

"안 괜찮아요! 이제 형도 소문 나게 생겼잖아요!"

아, 내 걱정한 건가. 훌쩍이면서 걱정하는 게 왜 이렇게 귀엽고 예쁜지 또 울려고 하길래 눈두덩이에다 입을 맞춘 고죠가 유지의 팔을 잡아끌음.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우린 우리 할 거 하자."

"? 저희 할 거 있어요?"

"응. 방금 생겼어."

걍 제가 말로 조지는 고죠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럼 20000


# 3

맨날 고죠만 잘못하는 죽일 놈 만들었는데 이번엔 유지가 잘못한 고죠유지 보고 싶다. 역시 잘못의 최고봉은 눈 떴을 때 낯선 천장이지.

일단 멘붕부터 올 듯. 옷 다 벗고 옆에는 누가 봐도 고죠가 아닌 남자가 누워있음. 그냥 토해서 벗겨준 거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아프면 안 될 곳이 아픔. 진짜 존나 멘붕 그 자체. 분명 애들이랑 다같이 먹은 것 같은데 왜 자신이 처음보는 남자랑 침대에 누워있는 건지부터 이해가 안 되는데 술 먹고 취해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술 먹고 외박? 미친 거지; 급하게 폰을 확인했는데 고죠한테 미친듯이 연락 와있음. 근데 연락 내용들이 심상치가 않은 거.

'지금 뭐하자는 건데.'

'이딴 식으로 할래?'

'너 어디야. 당장 말해.'

이건 진짜 핵폭탄이었지. 아무리 화나도 이타도리를 너라고 부른 적 없던 고죠였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고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될지 모르겠는 이타도리가 일단 옷부터 주섬주섬 입고 텔을 나옴.

여긴 또 어디야. 일단 큰 길을 찾아 걸어가면서 제일 급한 고죠한테 전화를 걸었음. 아예 잠을 안 자고 기다린 건지 고죠가 꽉 잠긴 목소리로 바로 전화를 받음.

- 이제서야 연락을 하네.

"형 죄송해요. 그게 어제 대체 어떻게 된 건지,"

- 기억이 안 나? 그 짓거리를 해놓고?

"…죄송해요"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한 번 치더니 당장 집으로 오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림; 이런 식으로 화내는 고죠는 진짜 처음보는데 뭘 잘못했는지 아예 기억 안 나서 서러움에 눈물 나려는 거 꾹 참고 택시 잡아 타고 집으로 향함. 어떡하지. 문 앞에서 망설이다 결국 문을 열었는데, 현관 앞에 고죠가 단단히 빡친 표정으로 서 있음. 그 얼굴을 보고 흠짓 겁 먹은 이타도리가 벌벌 떨면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 있으니까 고죠가 현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감.

"따라와."

자꾸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고죠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는데, 고죠가 우악스럽게 이타도리의 옷을 벗기는 거. 처음엔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고죠의 팔을 막으려고 했는데 눈이 마주치고 몸이 굳어버려서 벗겨지는대로 가만히 있는 거지. 결국 순식간에 나체가 된 이타도리가 몸을 가리려고 하는데 고죠가 그대로 샤워실에 밀어 넣음.

"샤워부터 하고 나와."

솔직히 찝찝하긴 이타도리도 마찬가지 였으니까 꼼꼼이 샤워를 하는데 거울에 비친 자기 몸 여기저기에 울긋불긋한 자국이 남아있는 거; 본인이 봐도 다 티 나는데 이걸 본 고죠는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진짜 겁부터 나기 시작한 거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걸까? 샤워를 하고 나오니 고죠가 옷을 들고 서 있어.

"보기 싫으니까 입어."

자신의 몸을 흘겨보더니 뱉은 말에 떨리는 손으로 느릿하게 옷을 입기 시작하는데 눈물이 퐁퐁 솟아나기 시작함. 지금 자기가 울 처지가 아닌 걸 알면서도 눈물이 나는 거지. 옷을 다 입고 눈가가 쓰릴 정도로 박박 문질러가면서 눈물을 닦는데 그걸 본 고죠가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는 거.

사실 전 날 밤, 새벽까지 들어오지 않는 이타도리 때문에 애들한테 연락했는데 이미 갔다 그러고 수십 통을 걸고 나서야 받은 전화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던 거… 얼마 안 돼서 전화가 바로 끊겼지만 고죠가 그게 누구 신음인지 모를리가. 지금까지 빡쳐있는 게 너무나 당연했지. 근데 필름까지 나가서 그런 일을 기억도 못하고 펑펑 울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겠어? 괜히 우는 얼굴 보면 화도 제대로 못 낼까봐 얼굴을 못 보겠는 거.

"너도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대충은 알지."

"흐끅, 죄, 죄송해요…."

억지로 눈물을 참으려고 해서 목소리가 다 갈라지고, 달래주고 싶어도 달래줄 수 없는 상황이 고죠를 더 화나게 만듦.

"지금 도저히 못 보겠다. 당분간 생각할 시간 좀 갖자."

그대로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나가버림.

웃긴 게 차마 이타도리한테 나가라고는 못해서 지가 나옴; 그런 행동에 많이 화도 나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헤어졌을텐데 그러기엔 고죠가 이타도리를 너무 좋아하는 거야. 이타도리가 지금 당장이라도 잡으러 나온다면 고죠는 틀림없이 넘어갈 거임. 그걸 고죠도 잘 알아서 빨리 동네를 벗어나버림. 이타도리는 뒤늦게 고죠를 붙잡으려고 뛰어나갔지만 이미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음. 바로 고죠한테 전화를 해봤지만 그냥 끊어버리는 거. 이제 둘의 속앓이가 시작되는 거지.

한 삼일 정도 지나서 고죠가 못 버티고 집에 들어왔음 좋겠다. 아직 복잡한데 너무 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음. 집에 들어가니까 거실 쇼파에서 쪼그리고 새우잠 자고 있는 이타도리 보고 괜히 마음이 또 아린 거. 나중에 얘기를 할 땐 하더라도 잠은 제대로 재워야겠다 싶어서 안아서 옮기려는데 이타도리가 잠에서 깸.

"으응… 형…?"

저를 부르는 목소리 듣고 잠시 멈칫했다가 다시 발걸음 옮기는데, 이타도리가 목에 팔을 세게 감고 안 놔주는 거.

"형 내가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다신 안 그럴게요. 그러니까 나 안 미워하면 안 돼요…?"

애 목소리가 막 떨리는데 그게 속으로 얼마나 무서워하고 있었는지 확 와닿는 거;

"일단 이거 놔 봐."

"놓으면 갈 거잖아요."

"안 갈게. 놔 봐."

이타도리가 스르륵 팔을 풀어내고 고죠가 같이 침대에 앉았음.

"나는 이런 상황 싫어."

"이제 이런 일 없게 할게요."

"나 진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눈에 뵈는 게 없어서 다 엎어버리고 싶었어. 너 하나로 내가 그렇게 돼."

고죠가 힘없이 이타도리의 어깨에 고개를 박았고, 이타도리는 곧 어깨가 축축해지는 게 느껴졌지.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정말로 약속할게."

어깨만 적시고 말이 없는 고죠를 품에 꼭 안았음.

"내가 잘 할게요, 형. 그러니까 울지 마요."

그렇게 한참을 대답이 없을 것 같던 고죠에게서 짤막하게 답이 돌아왔음.

"…응"


# 4

간단하게 몇 자로 풀어보자 이타도리가 사형 당할 날이 다가오자 고죠가 이타도리를 도주 시킴. 도저히 자기 손으로 죽일 수 없었기 때문에. 따라 붙는 추격자의 처리 역시 고죠의 몫이었지. 그렇게 이타도리가 도주하는 뒷모습을 보면서 고죠가 닿지 않을만큼 작은 목소리로 속삭임.

꼭 내 곁에 있지 않아도 되니 이 하늘 아래 어디선가 살아있기만 해. 그리고 또 다시 붙어오는 추격자를 방해하며 속으로 이타도리의 웃는 얼굴을 생각함.

자, 그러면 그대여 내내 어여쁘소서.


# 5

맨날 쇄골 노출하려고 드는 고죠랑 그거 막으려고 하는 유지로 고죠유지 미친듯이 보고 싶다.

"아 선생님! 제발 그렇게 입지 좀 말라고요!"

고죠의 늘어진 라운드 티 보고 와다다다ㅏ 달려가서 폴짝 폴짝 뛰면서 쇄골 가리기 ㅋㅋㅠ; 고죠 얼굴 가리고 혼자 빠겜.

나중엔 아예 못 입게 하려고 작정하고 목덜미랑 쇄골 다 물어뜯어놨는데 고죠 오히려 더 헐거운 천쪼가리 쳐입고 목덜미 훤히 드러내고 다님 ㅋㅋㅋㅋㅋ 그거 보고 식겁하는 이타도리와 즐겁게 뛰어다니는 고죠 센세... 증말 고죠가 고죠했다...


# 6

급 생각난 고죠유지. 이타도리 마지막 손가락 먹고 나서 그 반동으로 정신 잠시 잠식되고 스쿠나가 깨어나서 난동 부리기 시작함. 그때 고죠가 나타나서 주변의 만류에도 혼자 상대하겠다고 스쿠나한테 다가감. 둘이 주변을 초토화 시켜가면서 싸우는 덕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물러나겠지.

꽤 오랜 시간 전투가 지속되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립하고 있는데 이타도리가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는 거. 이대로 다시 몸을 뺏기게 생긴 스쿠나가 주력 끌어다가 고죠한테 내다꽂는데 원래라면 맞지 않아야 되는데 그대로 타격이 들어간 거임.

"뭐야, 네 녀석 죽을 작정이냐."

"그러니까 이제 꺼지고 유지나 불러."

쳇. 찝찝한 승리를 거두고 완전히 정신을 차린 이타도리가 몸을 되찾았음.

"선생님... 왜, 왜 그랬어요."

"내 손으로 어떻게 널 죽여."

"그게 무슨 소리에요!"

결국 이타도리를 죽일 수 없던 고죠가 스쿠나라는 결점을 이용해서 죽음을 선택한 거임. 자기만 아니면 스쿠나가 있으니 이타도리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주변 사람들을 물린 그때부터 고죠 계략인 거지. 타이밍 봐서 무한만 풀어버리면 되는 거니까.

"유지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그렇게 신념보다 사랑을 선택하는 고죠가 보고 싶었다.


# 7

고죠유지로 비오는 날 이타도리 데리러 가는 고죠가 보고 싶다. 고죠랑 이타도리 학교 근처에서 같이 사는데 비 너무 와서 고죠가 데리러 가는 거지. 학교 앞까지 가니까 가방 머리 위에 올려놓고 뛸 준비하고 있는 이타도리 ㅋㅋ 그거 보고 혼자 귀엽다고 웃다가 그거 이타도리가 발견했음 좋겠다.

"선생님!"

비오는 거 까먹고 고죠한테 뛰어가려다가 고죠가 가만 있으라며 다급하게 뛰어가서 다행히 비 얻어맞을 뻔한 거 피하고... 근데 이타도리가 고개 갸우뚱 거리면서 우산 안 챙겼냐고 물으니까 깜빡했다고 같이 쓰고 가기로 하는데 사실 이거 고죠의 계략 ㅋㅋㅋㅋ 하나로 같이 쓰려고 일부로 우산 현관 앞에 두고 오는 치밀함...

혹여나 우리 이타도리 비 맞을까 우산 이타도리 쪽으로 기울여주고 뭐 거의 이타도리 혼자 우산쓰는 느낌; 근데 고죠 비 한 방울도 안 맞겠지 ㅋㅋㅋㅋ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 비 맞는 거 아니냐고 걱정해주는... 양심 찔려서 그대로 입 닫아버리는 고죠... 그렇게 둘은 알콩달콩 하게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 8

볼 때마다 플러팅 하는 2학년 고죠 사토루 x 절대 철벽 3학년 이타도리 유우지로 연반 청게 고죠유지

"유우지 오늘 뭐 해?"

"선배라고 부르라니까."

-

"선배 나랑 영화보자."

"말끝은 어디로 잘라먹었어?"

-

"선배 저랑 오늘 외박할래요?"

"밤에 바빠."

한 번의 틈을 안 주는 이타도리.

고죠 포기하지 않고 졸졸 따라다니겠지ㅠ 근데 그냥 친화력 좋은 애구나 생각하는 이타도리; 그 귀찮은 동아리까지 따라 가입했는데 친화력 이래버리고.

"선배 저 싫어요?"

"아냐. 누가 그래."

"저한테만 모질게 구는 것 같아서요."

"아니야. 가끔 부담스럽긴 하지만."

"부담스럽게 안 하면 돼요?"

"어? 어어… 그렇지?"

"알겠어요. 부담스럽게 안 할 테니까 저도 다정하게 대해줘요."

그 이후로 고죠 플러팅의 ㅍ도 안 꺼냄.

"안녕하세요 선배."

"사토루 밥은 먹었어?"

뭐지 같이 밥 먹을 타이밍인가!

"아뇨, 아직."

"점심시간 끝나겠다! 얼른 먹어."

이거 아니었냐고 부들부들.

"사토루 집 가는 길이야?"

같이 나갈 타이밍인가.

"네, 지금 가려고요."

"부럽다 ㅠㅠ 난 교무실 가봐야해서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 봐~"

아아니! 다다다다 교무실로 뛰어가는 이타도리 뒷모습 보면서 분통터짐. 분명 다정하긴 해지긴 했는데.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라고!

뭔가 잘못됐다. 싶은 고죠가 교무실 앞에서 이타도리를 기다리겠지. 이타도리 할일 끝내고 교무실에서 나오는데 고죠 발견하고 화들짝 놀람.

"여기서 뭐 해?"

"선배 기다렸어요."

"나를?"

"할 말 있어서."

"아 그럼 잠시만! 나 짐만 챙기고 같이 나가자."

이렇게 해야만 같이 갈 수 있는 거냐고. 나란히 교문을 통과하다 이타도리가 물었음.

"할 얘기가 뭐야?"

"사실 그냥 집에 같이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30분을 기다렸다고? 다음부턴 그러지 마. 너만 고생이야."

그 말에 고죠가 걸음을 우뚝 멈춰섬.

"선배, 선배가 저한테 관심 없다는 거 알겠는데 적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은 줘요."


# 9

"형 저를 진짜 좋아하긴 해요?"

짧은 물음이 가슴을 조각조각 찢는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도 잘 알잖아."

고죠가 이타도리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젠 모르겠어요."

"무슨 말이 그래. 우리 이런 얘기 그만하자 유지. 나 너랑 싸우기 싫어."

그 말에 이타도리가 고죠의 손을 쳐냈다.

"저랑 싸우기가 싫어요? 그냥 감정 싸움하는 게 싫은 거겠죠."

하아. 그 말에 고죠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솔직히 감정 싸움하기 싫어 우리 사랑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이잖아"

"형은 저한테 불만 없어요?"

"난 없어."

"아뇨, 있어도 참는 거겠죠."

"그래. 그렇다고 쳐. 근데 그게 무슨 문제가 돼? 그냥 넘어가면 좋잖아."

"전 싫어요. 형이 저한테 불만을 말해줬으면 좋겠고, 서로 고치고 맞춰가면서 그렇게 오래 만나고 싶다고요."

꽉 쥔 주먹이 바들바들 떨린다. 고죠가 다시 한 번 이타도리의 손을 붙잡았다.

"…미안해. 내가 다 맞추면 된다고 생각했어. 네가 나한테 안 맞춰도 좋으니까…. 그냥 우리 이대로 지내면 안 돼?"

"미안하다면서 결국 제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거네요."

"유지, 아니야. 네 말대로 할게. 그러니까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런 소리 하지 마."

고죠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려댔다. 절박하게 자신을 안아오는 고죠를 차마 내치지 못한 이타도리가 그의 등을 다독였다. 이제 진짜 그러지 마요. 응….


# 10

이타도리가 죽기 전의 고죠유지가 보고 싶다. 선생님 저 무서워요. 한 침대에 같이 누워있는 이타도리가 고죠의 품 안에 안긴 채 몸을 뒤척였다. 고죠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입술을 세게 짓이겼고, 이타도리는 그저 천천히 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이제 이렇게 같이 자지도 못하겠죠?"

유지. 고죠가 나지막히 이름을 불렀다.

"괜찮아요. 그래도 의미있는 죽음이니까."

보내고 싶지 않다. 고작 그릇으로 사용하고 버릴 아이가 아닌데.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신세가 너무도 가슴이 아렸다. 고죠가 작게 미안하다고 속삭이니 이타도리가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춘다.

"미안해할 거 없어요."

"선생님 다른 건 됐고 저 좀 안아주면 안 돼요? 마지막까지 잊지 않게."

먼저 맞춰오는 이타도리의 입안이 뜨겁다. 조심스럽게 입을 가르고 들어오는 혀를 옭아매며 천천히 그의 손에 깍지를 끼웠다. 어느새 자연스레 위에 올라탄 고죠가 입술을 떼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오늘 잠자긴 글렀다. 그치."


# 11

내가 일하는 중이니까 집에서 밀린 일 처리하는 이타도리 어여쁘게 쳐다보는 고죠가 보고 싶군. 어쩜 일하는 것도 저렇게 귀여울까 열심히네. 아주 감상 쩔어주게 해버리기.

나중엔 너무 일만 하니까 심술나서 자기 봐달라는 식으로 이타도리 툭툭 건드리겠지? 근데 거기에도 이타도리가 안 된다고 막 거절하니까 더 삔또 나간 고죠가 노트북 닫고 아예 이타도리 덮쳐버림 ㅋㅋ 함뜨하고 겨우 고죠한테 벗어난 이타도리가 노트북 열었는데 작업한 거 다 날아가서 고죠 열라 처맞는 엔딩 ~♡


# 12

고죠유지 연애하는데 매일 밤마다 전화하면서 자는 거 보고 싶다.

"지금 집 도착했어요!"

"이제 씻어야지."

"응 씻고 올테니까 끊지 마요."

"나도 씻고 올게."

둘 다 빨리 전화하려고 후다닥 씻고 나옴.

"형?"

대답없는 전화 너머로 고죠가 오는 소리 들리니까 

"제가 더 빨랐어요!"

하면서 신나하는 이타도리.

"아, 한 발 늦었네."

둘이 내기한 것도 아닌데 사소한 걸로 즐거워 하는 둘 보고 싶다 ㅠ

"쌤 오늘은 언제 잘 거예요?"

"글쎄… 또 유지 자는 거 듣고 잘까?"

"오늘은 제가 쌤 자는 거 들을 거예요."

"오 자신있어?"

"당연하죠! 각오해요, 진짜."

고죠한테 보이지도 않는데 한껏 억울한 표정 지으면서, 이불 발로 막 차다가 이불 날아가서 다시 주섬주섬 주워오고 ㅋㅋ

"진짜 안 졸려?"

"응 안 졸려요. 자꾸 재우려고 하지 마요."

근데 말이랑은 다르게 꿍얼꿍얼 거리면서 얘기하겠지 ㅠ 그게 또 존나 귀여워서 고죠 침대 팡팡 치면서 소리 참아가면서 겁나 웃고…

"오늘은 내가 먼저 자겠네."

"진짜요?"

"응, 진짜."

고죠 밤 새우는 게 일상이라 잠 안 오는데 이타도리 재우겠다고 하품하는 척하고; 이타도리 신나서 자는 걸 꼭 보겠다고 졸린 눈 억지로 떠가면서 바득바득 버티고 ㅋㅋ 결국 고죠가 아무 말 없이 숨소리만 내고 나서야 쿨쿨 잠들 듯. 결국 언제나 그렇듯 이타도리 자는 소리 들으면서 자는 고죠...


# 13

역시 난 고죠유지다. 유지 성인됐을 때 고죠한테 술 배우겠다고 편의점에서 술 종류별로 쓸어서 고죠 찾아가면 좋겠다 ㅋ ㅋㅋ

"쌤 저 술 알려주세요!"

"…그 봉지에 든 게 전부 술이야?"

어디 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봉지에 술 빵빵하게 든 거 보고 기겁하는 고죠 ㅋㅋ

"알려줄 거죠?"

생글방글 웃는 얼굴에 차마 안 된다는 말은 못하겠고 일단 집으로 들여보냈는데 술 정리하는 것만 한 세월…

"뭘 이렇게 많이 사왔어."

"종류가 많아서 다 먹어보고 싶더라고요 ㅎㅎ 이거 다 못 먹어요?"

…이걸 다 먹었다간 목숨이 위험할 텐데… 초롱초롱한 눈빛 보고 또 아무 말도 못하는 고죠.

"어떤 것부터 먹어볼래?"

순수한 정공법 덕에 회피력 만렙 찍은 고죠 ㅋㅋ

"음. 저 저게 제일 궁금했어요!"

자기가 사온 술 다 놔두고 고죠 술장에 있는 양주 가르키는 이타도리 ㅋㅋㅋㅋ 아니 그럴 거면 이 많은 술을 왜 사 온 거냐고; 황당해서 잠시 아무 말도 못하다가 먹고 싶다는 거 갖다주겠지 ㅋㅋ

그리고 찬장에서 샷잔 꺼내려다 이건 위험하다 싶어 조용히 락잔 꺼냄. 그리고 잔에 아이스볼 넣어줌. 사실 고죠가 애주가라 이타도리가 술을 더 먹어보고 싶어하는 것도 있음.

"이렇게 얼음에 희석해 먹는 거야."

"근데 쌤 가끔 얼음 없이 먹잖아요."

말 그대로 진짜 가끔인데 얜 어떻게 기억하는 거야.

"그걸 어떻게 기억해?"

"쌤이 하는 건 다 기억하는데요?"

천연 그대로다 진짜. 귀여워서 심장 찢어질 듯 아픈데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이 상황이 너무 밉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먹자."

"궁금한데… 알겠어요."

적당히 희석 시키고 잔을 건네주니까 바로 홀라당 마셔버리는 이타도리; 고죠 작고 소중한 애인 취할까 봐 그때부터 안절부절 고장난 기계처럼 삐그덕 거릴 듯. 그런 고죠 맘 1도 모르는 이타도리는 맛있다며 한 잔 더 따라서 드링킹 드링킹 하고 있고 ㅋㅋ 한 잔 더 따르려고 할 때 정신차려서 양주 뺏어들음.

"양주는 이제 그만."

"…맛있는데."

"다른 것도 다 먹고 싶다며."

혹여나 더 달라고 칭얼댈까봐 후다닥 양주 치워버리고 제일 무난한 호로요이 같은 거 꺼내줌. 은근 술 먹고 싶던 고죠 슬쩍 자기것도 같이 꺼내기 ㅋㅋ

"쌤도 먹게요?"

"너 처음 먹는 건데 같이 먹으면서 추억 만드는 거지. 유지의 첫 술상대는 나다, 이러면서."

말만 번지르르 해서는…. 그렇게 이런저런 술 종류 별로 다 까는데 유지가 술을 잘 먹는 거;; 고죠도 알딸딸한데 이타도리 개멀쩡.

"쌤 괜찮아요?"

"괜찮아. 근데 유지 어디 가서 술 먹고 뻗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고죠도 어디가서 술 못 먹는다는 소리는 안 듣는데 이타도리는 더 잘 먹는 거 ㅋㅋ; 결국 먼저 취한버린 고죠

"쌤 괜찮아요?"

정신줄이 살짝 풀어진 고죠는 위험했음. 뭐가? 얼굴이. 무방비하게 풀어진 얼굴로 이타도리 보면서 실실 웃는데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게 이타도리 심쿵 당함 ㅋㅋ 근데 갑자기 표정을 찡그리는데

"왜 아직도 쌤이라고 불러? 사토루 해 봐, 사토루."

순간 이타도리 참지 못하고 웃어버림 ㅋㅋ

"왜 웃어! 사토루 해보라고 사토루…."

"응. 사토루 알겠어요."

"맞아. 앞으로 그렇게 불러."

"귀여워. 쌤 취했어요?"

"응… 나 좀 취했어."

그러고 테이블에 콩 이마 박기. 평소에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에 이타도리 엄청 신났음.

"머리 조심해요!"

고죠 이마 잡으면서 얼굴 들어주니까 또 실실 웃으면서이타도리한테 확 앵김.

"유지다, 유지. 내 예쁜 애인."

"사토루 진짜 많이 취했다 우리 자러 갈까요?"

"으응, 아닌데. 나 안 취했어. 안 자."

"그럼 나랑 같이 침대에 누워있자. 이것도 싫어요?"

"…아니. 그건 좋아."

고죠 다루기 만렙 이타도리… 자기 목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고죠 침대로 데려가 눕혀버림.

"취하니까 어리광쟁이네."

술 벌인 식탁 치우려고 일어나는데 고죠가 이타도리 팔 붙잡고 어디가냐면서 가지 말라고 안 놔줌. 술 취했는데, 아니 술 취해서 평소보다 힘이 더 세진 고죠한테 벗어나는 건 불가능이지… 팔 끌어당겨서 팔 다리로 이타도리 꽁꽁 묶어 안았으면 좋겠다. 풀려고 해도 안 풀려서 그대로 잠들 듯 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 깨지는 고죠. 먼저 일어난 이타도리가 사온 해장국 먹는데

"사토루 어디가서 술 적당히 마셔요."

이럼 ㅋㅋ 그날 이후 관리 당하는 고죠. 사실 그 술주정 이타도리 한정이고 다른 데서 술 취하면 그대로 집 가버리는데, 관리당하는 거 은근 기분 좋아서 모르는 척 가만 있는 고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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