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강정
총 2개의 포스트
창문밖에는 눈발이 흩날렸다. 한동안 따뜻하더니 꽃샘추위가 덜 지나갔는지 내리는 눈이라고 했다. 손짚은 창가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새하얀 입김이 제 시야를 가렸다. 순간 유리창에 비춘 자신의 모습이 오늘따라 낯설었다. 검은머리, 군대에가서 조금 더 큰 키, 성숙한 얼굴이 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상한 기분에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면, 지금과는 전혀
활과 현이 마찰하며 내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고 오로지 이 공간안에 바이올린과 저만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러다 활을 내리면 그제서야 박수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깔끔하게 다려진 셔츠와 잘 세팅된 머리가 조금 흐트러지는 것도, 저를 강하게 비추는 조명과 경외에 찬 사람들의 시선들도 좋았다. 바이올린을 잡고 연주할 땐 무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