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힐] 착한 아이
생일 선물이라고 썼는데 캐붕만 드리는 썰
식님 생일 축하해요~
예현은 요즘 불만이 있었음.
힐데가 깨어나지 못하고 7개월간 잠만 자는 동안엔, 제발 다시 눈 떠 달라고 언제 돌아오던지 돌아오기만 해달라고 그러면 너무 기쁠 거라고 기도하는 나날이었는데.
사람이란 게 원래 욕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힐데가 돌아오고 나니 이젠 좀 얌전히 집에 박혀서 쉬어줬으면 좋겠는 거임.
근데 힐데가 그럴 인간 아니 타이탄이 아니죠. 웬만하면 지금 병가로 장기 휴직 처리 되어 있는 만큼 그냥 쉬면 좋겠는데, 목발까지 짚고 꼭! 어디를 싸돌아다니는 거임!
하지만 원래 사람 챙기지 못해 안달이 난 힐데 성격을 잘 아니까 차마 말리지도 못하고… 예현이 할 수 있는 건 매일매일 저녁때 미리 오두막 앞에 가서 기다리는 거였음.
그리고 힐데는 어느 사이에 눈치채게 됨. 자기가 집에 들어올 때가 되면 항상 예현이 마중나와있다는 것을….
언제 들어올지도 잘 모르는데 매일 그렇게 마중나올 거 없다고 하자 예현이 완전 시무룩해지는 걸 본 힐데는 더 당황함. 힐데가 당황하는 걸 본 예현은, 제가 기다리는 게 싫어서 그러시는 거라면 매일 언제쯤 집에 들어올지 문자나 전화로 알려주시는 건 어떻겠냐고 물어봄.
저도 모르게 어? 그, 그럼 그럴까…. 라고 승낙해버리고 만 힐데. 그리고는 약속을 했으니까 매일 매일 언제쯤 들어간다고 예현에게 연락을 넣게 됨.
그러자 예현은 그 시간대에 맞춰서 기다릴 뿐만 아니라… 아예 힐데를 데리러 나오게 됨. 힐데는 아니 잭이나 동족이 데려다줄 수도 있고 윤이나 아미도 있다고 사양하려고 하지만, 예현은 어차피 이제 고문이 되어서 시간적으로 자기가 가장 한가하다며 (사실은 아님) 대부의 출퇴근 도우미… 뿐만 아니라 외출 도우미를 자처함.
그리고 힐데는 예현에게 폐 끼치는 것 같아서 계속 찔리는데, 몸이 워낙 피로하다보니 오고갈 때마다 차에서 정신없이 자게 되고….
그렇게 정신없이 잠이 든 힐데를 깨우기 싫었던 예현은 힐데를 직접 안아서 오두막 침대까지 옮겨주는 일이 수시로 생기게 됨.
오두막 침대에 몇 번이나 그렇게 몰래 내려주고는, 힐데가 잘 잘 수 있게 신발을 벗기는 것까지 해주다가… 몇 번을 그렇게 해주다보니 외출복을 그대로 입은 채 한참 자버릴 힐데가 눈에 밟히는 거지. 어차피 이렇게 재워놓으면 힐데는 그대로 한참을 자곤 했음. 결국 예현은 큰 맘 먹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히려고 해보는데… 옷을 벗겼더니 심장 위 피부에 남은 커다란 흉터와 마른 몸이 눈에 들어와버림. 예현은 울컥해져서 눈물을 흘림.
예현의 눈물이 흉터에 떨어지자 힐데가 잠에서 깨는데, 너무 깊이 잠들었다는 거 + 옷이 벗겨져 있다는 거에 일단 당황했다가 예현이 자신의 상처를 보고 그런다는 거에 셔츠 가슴이 풀어헤쳐진 채로 예현을 달래려 애쓰는 힐데. 예현은 눈물을 흘리다가 힐데가 눈물을 닦아주고 사과하고 그러자 꽉 끌어안고는 제발 이제 그냥 편하게 쉬시면 안되겠냐고. 최소한 이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그러면 안되겠냐고 애원함.
하지만 힐데는 약속을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데, 애원하던 예현이 그럼 제가 힐데를 가둬도 안된다고 하실 거에요? 하고 물어봄.
힐데는 무슨 소리냐고 하면서 내가 예현에게 이런 말을 하게 할 정도로 애가 속을 끓였구나 하고 더 미안해하고, 예현은 저는 애가 아니에요 힐데, 더 이상 당신을 잃을 거라는 공포에 시달리기 싫어요 하고 붙잡고 키스함. 힐데는 당연히 기겁하는데 예현은 눈물 흘리면서 말하는 거지.
착한 아이로 있고 싶었는데, 착한 아이로만 있으면 힐데는 영영 제 말은 안 들어주실 거잖아요. 더 이상 그런 건 싫어요. 난 당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핵이라도 날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제가 어떻게 착한 아이가 되겠어요. 하고 힐데를 납치함. (…)
윤과 예현이 같이 산 별장 같은 곳에 데려가선 윤에게만 연락을 하는데, 윤은 예현이 갑자기 힐데와 휴가를 내겠다고 하니깐 대충 눈치를 깜. 아 이 새끼가 결국 참다 못해 발작했구나…. 뭐 어쩌겠나 내 부사수의 자업자득이지. 윤은 그래 다른 건 내가 알아서 처리해주마, 스카가 좀 구르겠지만 니가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했어. 하고는 뒷일을 맡아줘버림.
정작 예현은 힐데를 납치해놓고는, 자기가 벌인 일에 좌절하고 겁먹어서 힐데를 극진하게 챙겨주긴 하지만 다시 그렇게 키스하거나 스킨십을 하려 들지 않음. 살갑기는 커녕 마치 총사령관일 때처럼 무뚝뚝하게 (심지어 가끔은 이승현이 생각날 정도로) 힐데의 건강을 챙기고 (음식은 밖에 나가 사오거나 레토르트를 먹어야 했지만) 마치 간호사가 된 것처럼 굴자 힐데는 더 마음이 아파짐. 힐데는 몇 번이고 예현이하고 이야기 하려고 하지만 예현이 피해버리고, 그러다가 힐데가 예현을 잡으려고 억지로 쫓아가다 심장이 무리가 되어 쓰러짐. 예현은 기절하게 놀라서는 힐데를 안고 죄송하다고, 역시 제가 문제라고, 사랑 받을 자격 같은 거 없는데 졸라서 죄송하다고 울면서 당장 차에 태우고 응급실로 갈 기세인데 힐데는 예현을 붙잡고는 거꾸로 말함.
이제는 누가 쫓아오지도 않을 텐데도 널 이렇게 쫓기듯 공포에 질리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네 곁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할 테니까 이제 그만 무서워하라고. 네가 사랑받을 자격이 왜 없어,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예현은 힐데가 자신을 그런 식으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사랑스럽다는 말, 계속 곁에 있겠다는 말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음. 제발 곁에 있어주세요 뭐든지 할 테니까…. 라고 말하는 예현에게, 네가 뭐든지라고 말하면 무서워. 하고 장난스럽게 웃는 힐데.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라고 하는데, 예현은 네, 뭐든지요. 못 믿으시겠으면 보여드릴게요. 앞으로 계속. 하면서 예현은 앞으로의 일을 다짐함….
(끼에에엑 모르겠다 이 뒤는… 당신이 상상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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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고요한 펭귄
아 좋다 정말 좋다....🥹👍 오두막 앞에서 기다림 -> 마중 -> 출퇴근&외출 도우미 -> 납치 이 흐름이 정말 맛이 좋네요 😋😋
메모하는 오목눈이
식님 생일 선물인데 제가 맛있게 먹었네요😋 아버님, 와기해파리를 울린 죄 평생 곁에서 갚으세요. 호적에 같이 올라가서 부부로 사는것으로(?)
대단한 늑대
맛도리인데요…??? 할줄알면서 저를.. 이렇게 맛만보여주시고… 크어어어… 하지만 주셧죠? 감사핮니다…. -생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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