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OUND:S

2월의 unexpected death

만성적인 환상통이 날 괴롭힌다.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것 같다는 불안이 커져간다. 

안좋은 일들 뿐이다. 단순히 매일 꾸는 꿈 하나만으로 쌓은 친밀감에 앞 집에 사는

사람이 마치 몇년이나 지난 친구처럼 느껴지는 것도… 서서히,내장부터 뜯겨나가고 있었다.

11월 11일도 똑같이 목이 아팠다.

목 뿐이아니었다 배가, 내장 안쪽부터 뜯겨나가는 느낌….고통은 없었다 단지 얼얼한 

무언가의 감각, 배를 들쳐봤다 아무것도 없다, 상처도 뭣도. 배를 쓸어 내린다, 목을 주물러본다 아무렇지않다. 하지만 몇번이고 반복된 느낌만이 얼얼하게 남아있다. 뭔가의 환상통같은

준비를 마치고 방 문을 열고 나오자 마침 나오던 중인 옆집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하고 예의상 한마디 뱉었더니 옆집사람은 살짝 웃으면서 목을 까딱 거려줬다. 

별로 접점도 없고 마주친 적도 없는 옆집사람이었다, 이번이 첫 대화였던것 같다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그대로 빌라 계단을 내려가던 중 바닥에 있던 재떨이 통을 실수로 발로 차버렸다. 앗

내용물이 그대로 흩뿌려졌다. 재수없게 . 이게 그대로 오늘 하루의 운세가 되버릴 것 같았다 

안그래도 최정호 그 놈이랑 다시 마주친다는게 재수없는데 진짜 , 가지가지 한다 정말 

발로 대충 담배꽁초 더미를 밀어 치우고 빌라 입구를 나섰다 아아, 진짜 기분 더럽다고 

신발이 담뱃재 범벅이 되어… 

대충 아스팔트 바닥에 비비고 털었지만 잘 떨어지지 않았다. 진짜, 진짜 재수없는 하루가 되버릴것 같았다. 그게 전부, 나 자신이 불러 일으킨 일이라고 해도 결국 짜증나는건 짜증나는 일이고 난 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만큼 특수한 타입의 인간이 아니다. 평범한…

평범한 어디에나 있는 신경질적인 인간이니까

사무실에 가니 최정호 그놈이 담배를 뻑뻑 피우고 있었다. 아~… 또, 아침, 빌라를 나오던 중 있었던 그 일을 다시 생각해 버리고 만다 물론 이 모든것이 최정호의 잘못이란건 아니다만. 그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그 새끼가 재수없다는 이유와  ...마침 담배를 피고 있었다는 이유와 , 평소 대화도 변변히 하지않던 옆집 사람이랑 마주쳤다는 이유.그런게 여러가지로 겹쳐서 평소보다 더 최정호에게 화를 낸다. 그래도 최정호는 내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다. 항상 그렇다,그 새낀 ...

평소보다 더 화를 냈는데도, 본인이 참고 넘기자는 식으로 한번 삼킨 뒤 넘긴다. 지가 나보다 더 어른이라는 마냥.그것 조차도 재수없었다.

 진짜 오늘은 어느 하나도 내 뜻대로 되는게 없다. 그래서 그날은 말하던 도중에 화가 주체되지 않고 결국  자리를 박차고…

그래, 사무실을 나왔다. 

잠깐 바람이라도 쐬러, 난 담배를 피지 않는다. 그리고 화도 많고 말야. 체질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인간이다. 그래  체질이 그렇다.

아무튼간에 내 잘못은 아니고 내 윗쪽 사람들이 문제일 것이다.부모라던가...조부모나...

그래도 간간히 이렇게 찬바람을 쐬며 정신적인 정체감을 환기한다. 11월이 이렇게 춥다면 12월은 대체 얼마나 추운거야? 그런식으로 아직  다 가지않은 11월을 제껴두곤 올거라 생각하는12월을 걱정한다. 그때의 난 그랬었다 12월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주제넘게도 말이다.주제넘게...

그리고 그 순간 , 내 눈 앞을 … 사람들 사이에 섞여 누군가가 지나갔다. 누군지는, 모른다

하지만 몇번이고 마주친 것 같다는 생각이 날 떠나지 않는다 

흰 머리, 외국인, 안경…태어나서 한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꾸 눈이갔다.

그러자, 다시 배 속이, 내장 속의 무언가가 얼얼하게 울렸다. 배를 쥐어 잡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나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이상한 기분 처음보는 사람인데, 아침의 이상한 가짜 통증도 

갑자기 느껴지는 안도감도, 공포도 두려움도 전부…. 

마치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던 차에 ,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손을 든다

아아, 난 죽는구나, 아직 목과 몸이 붙어있던 그 순간 왜인지 알아 채고 말았다. 왜인지는…

잘 모른다. 

난 익숙한 행동을 했다, 눈을 감는 것


카테고리
#오리지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