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별 이야기

연합우주 단편소설


1.

"사실... 나는 좋아하던 고양이가 있었어."

깊은 고민 끝에 입을 연 소녀가 간신히 뱉은 첫 마디였다.

소행성에 가장 노을이 잘 보이는 자리에서,

생각에 잠긴 소녀는 다시금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 나는 강아지인데."

누구라도 아마 이상하다고 느낄 것 같다.

종족부터 다른 존재를 어찌 사랑할 수 있겠는가.

아니, 사랑할 수 있더라도 그들이 과연 이어질 수 있겠는가?

"그 표정은 뭐야? 생각보다 수긍하는 표정인걸."

소녀는 당황한 듯 이야기를 이어간다.

"... 처음에는 당연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

이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분명히, 이 소행성을 처음 만든 존재는 강아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행성을 고양이별이라 부르고 있고,

꽤 많은 고양이들이 여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별의 주인이 강아지라는 점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 걸까?

고양이랑 하등 관계없는 존재가 이곳을 관할하는 것을 알까?

"사람들은 말이야...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다닌데."

"돈을 잔뜩 벌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거나, 여행을 떠난다거나?"

"그런 것들이 너무나도 멋있어서, 나도 좋아하는 걸 열심히 쫓아다녔어."

말을 이어가던 소녀는 잠시 뜸을 들인다.

옆에서 울먹이는 것 같은 불안정한 호흡이 느껴진다.

어쩌면 정말로 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고양이... 꽤 귀여웠는데..."

소녀는 더 이상은 무리라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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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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