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렉션 월드』- 8. 레이드 스테이지에 참가하자! ①
2023.09.04에 작성
"ㅡ그래서, 레이드 스테이지라는 게 스테이지의 다인원 버전이다, 이건가?"
"맞아요! 일반적으로는 5명이 최대인데, 이건 하나의 스테이지에 30명까지 들어갈 수 있어요. 일반적인 레이드는 보스 몹만 신명나게 때리는 시스템이거든요. 그런데 『리플렉션 월드』의 경우에는 스테이지의 특성을 그대로 따 와서 레이드로 만들더라고요."
"흠... ...이것도 희귀한 아이템을 증정한다거나 하니?"
"당연한 말씀을!! 여기서는 특수한 방어구와 무기를 드랍해요! 이게 제대로 갖추어 져야 아바타가 제대로 강해지거든요!! 일반 스테이지에서 떨구는 무기들과는 성능부터가 차원이 달라요."
"...험난하군. 하지만 게임의 세계가 확장되어가는 만큼 나도 이제 슬슬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되겠지.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고보니, 레이드 스테이지 관련해서는 가이드북에도 나온 것 같은데, 에이신 선배는 여기까지는 확인 안 하셨나요?"
"필수적으로 기억해야 할 기본 정보를 모두 기억하게 된 이후로는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어.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스토리에 대한 가이드를 확인을 하려고 보니 그다지 도움이 될 만한 게 없다고 판단되어 참고하지 않는다."
"하긴, 가이드북은 어디까지나 공략 관련 설명이나 하지 스토리가 어떤지는 전혀 설명 안하니까요. 그저 '이 몹이 출현했다! 어디에 나왔던 이 녀석이 이번에는 이 곳에서 출현했다! 이 녀석을 무찔러서 평화를 되찾자!' 정도밖에는 없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이 가이드북은 서비스 시작했을 때부터 존재하던 플로리아와 마그나 몬타나의 설명까지밖엔 없어요. 뭐, 저는 커뮤니티같은 데에서 정보를 찾고 있으니 상관은 없지만요. ...가이드북 2권이 나와주면 좋은데, 인기도 많으면서 2권은 빨리 안 나오네."
"그렇군..."
"또 제가 「열매 따기」할 때에도 말씀드렸듯이, 이런 게임은 스토리 라인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게임에 지장이 없는 오픈 게임이라, 다른 시나리오 게임에 비해서는 스토리의 비중은 많이 없을 수도 있어요.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텍스트를 즐길 만한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겠지만, 저는 이 게임은 역시 시스템에 집중하고 싶어서."
"그건 직접 경험해 보면 알겠지. 사실, 나는 그 일을 겪은 후로 더욱 가이드북에 의지하지 않게 되었어. 보다 생생하게 스토리를 경험하고 현장의 감각과 감정을 느껴보고 싶어서 말이야. 그러다보면 『리플렉션 월드』를 더욱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스포일러를 보지 않은 영화나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삶처럼 말이지."
"역시 작품과 일체화되는 영화광, 일단 전진하고 보는 무대뽀, 『리플렉션 월드』 스토리 담당 마유미 에이신 선배네요!! 선배라면 갑작스럽게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었을 때 몇 달 후에 거기서 선배만의 국가를 건설할 거란 확신이 생겨요."
"...확신까지야..."
"근데 저는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스토리는 선배에게 맡기고 저는 열심히 사냥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만큼 또 제가 버스 잘 태워 주잖아요? 감사히 여기셔야 해요!!"
"네게는 정말로 스토리가 게임보다 뒷전이구나... 그래, 네 방식이 가장 '게임'만의 고유한 특징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 그래도 나중에 전개에 흥미가 생기면 그 때는 스스로 만끽해 보길 바라. 아 그리고, 게임에 대한 미래의 전망을 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드라마 촬영에도 신경을 써라. 물론 네가 네 손에 잡힌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해서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연하죠! 저는 천재라 모든 걸 다 알아서 100퍼센트로 한다고요!! 옆에서 제가 게임과 일을 하는 걸 지켜보는 선배도 아주 잘 알고 계시잖아요!!"
이 곳은 드라마 촬영장. 첫 촬영이 끝나고 나서 외부 쉼터의 벤치에 편하게 등을 기댄 슈와 에이신이 느긋하게 푸른 도로를 달리는 광경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늘 날씨는 매우 좋다고 뉴스에서 예보해 주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아주 기분 좋게 맑은 하늘이다. 스탭들이 어질러 놓은 나무 탁자 위에 투명한 장난감을 문진마냥 드라마 대본 위에 올려두고는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그들 앞으로 모모히토가 다가온다. 그는 두 사람의 미라주 컴퍼스를 보고 작게 동요하지만, 이내 본래의 느긋하고 상냥한 얼굴로 돌아와 두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여기에 있었구나, 두 사람. 대기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없어서 찾고 있었어."
"아, 선배. 잠시 시원한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 계속 실내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마찬가지로 밖에 나가고 싶어한 에이신 선배와 함께 휴식도 취할 겸 잠시 나왔어요."
"그렇구나. 보통같으면 이렇게 어질러져 있는 걸 가만히 두지 않을 마유미 군이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는 걸 보면 정말 쉬고 싶었구나 하게 돼."
"하하, 새벽부터 집중해서 촬영을 하고 나니 피곤하군..."
C.FIRST는 학생회장 세 사람이 하나의 팀을 이루고 있는 유닛. 아이돌 일뿐만이 아니라 학업도, 학생회장으로서의 행정도 모두 신경을 써야 하기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 많은 힘을 들여서 하루를 살아야 한다. 에이신은 가을을 대비한 일 처리를 하느라 오전 2시에 취침해서 오전 4시에 일어난 상황이었다고 한다.
슈 역시 에이신처럼 오전 2시에 잠이 들어 오전 4시에 일어난 상황이다. 가을 행사가 많아 그것을 준비하느라 한참동안 서류와 컴퓨터를 동시에 바라봐야만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다른 게임에서 개최하는 랭킹 이벤트에도 참여해야 했다. 어제가 이벤트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업무를 보면서 착실히 포인트를 모아야만 했다. 아무리 천재라고는 하지만 그도 몸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촬영 후에는 이렇개 여유를 갈구하게 될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까지 지친 이유는 방금 전의 드라마 촬영이 매우 혹독했기 때문이다. 장르부터가 스릴러에 밝은 장면은 극적으로 적은 진지하고 어두운 전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출연자 입장에서는 정신적인 피로를 겪지 않을 리 만무하다. 또한 역동적으로 촬영지를 활보해야 하기에 체력 소비는 기본이요, 스토리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대본을 완벽하게 숙지하는 데에도 수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소비된다. 이야기의 분위기와 전개 속에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스며들게 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다들 이런저런 고충이 있었구나... 사실 나도 대본 준비하고 할 일 하다 보니 늦게 자 버려서 말이야. 헤헤..."
모모히토는 가장 공간이 많이 있는 에이신의 옆자리에 앉고는, 자신의 눈동자 색과 정반대 색을 품고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그의 눈 역시 자신들처럼 서서히 풀리는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무언의 공감을 하듯 다시 초점을 하늘에 맞춘다. 세 명의 학생회장의 위에 떠 있던 뭉게구름이 꼬리만 남기고 지나갈 때 즈음, 에이신이 입을 연다.
"...하지만, 나는 연기라는 행위가 즐거워. 가뜩이나 우리 세 사람이 함께 출연하는 작품이, 아니 우리가 함께 하는 일 자체가 그동안 많이 없었잖아. 그러니 더욱 이 작품에 만전을 가하고 싶어져. 모모히토도 그렇지?"
"맞아. 그리고 나는 이 드라마가 정말로 성공했으면 좋겠어. 오랜만에 우리가 기회를 잡았잖아."
모모히토를 제외한 두 사람이 『리플렉션 월드』를 시작한 지 정확히 3일 후, 한동안 오퍼가 들어오지 않았던 C.FIRST의 손에 드디어 일이 들어왔다. 세 사람 모두 일을 무척이나 학수고대했던 데다 본인들이 주연인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다보니 더더욱 이 작품에 대한 강한 열의를 품었다. 자신들의 이름을 세계에 퍼뜨릴 수 있는 계절, 자신들의 발전을 위한 시간을 비로소 획득했으니 말이다. 게임을 시작함으로써 또 하나의 일상이 늘어난 슈와 에이신에게는 이렇게 좋은 타이밍은 없을 터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세계를 바꾸는" 일이 연속으로 두 개나 나타난 것이다.
어느 때보다 바쁘지만, 또 어느 때보다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 기회에 잘 못하면 그들이 주연의 되는 일은 이제 살면서 없을 수도 있는 일이다. 이 모든 일상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면 "세상을 바꾸는 아이돌"은 고사하고 "톱 아이돌이 된다"는 가장 쉬운 것도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아이돌 일이란, 세상 일이란 원래 그렇다. 그 사실을 모모히토도, 에이신도, 슈도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러니.
"나도 이 드라마를 반드시 성공하고 싶어. 피이쨩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지, 아마미네 군, 마유미 군?"
"물론이지. 나는 시청자를, 프로듀서를, 그리고 너희를 실망시키지 않아. 내 스스로를 실망시키지도 않아."
"저는 절대로 누구 하나 실망시키지 않아요.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아요. 모든 일에 최고를 달성할 거라고요!!"
"헤헤, 두 사람 모두 굉장한 열의가 느껴져서 좋은걸. 함께 힘내자!"
"좋아요! ...아."
슈는 탁자에 뜯지 않은 생수병이 딱 세 병이 놓여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하나를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 두 개를 각자 모모히토와 에이신에게 건넨다."
"이걸로 함께 건배할래요? 이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끝내자는 의식으로요!!"
"훗, 우리 1학년 학생화장님, 정말 의식같은 거 좋아하는구나."
"그래도 나는 이런 아마미네 군이 좋아."
"두 분 다 저를 어린 애 취급하지 마시고요. 그럼 건배해요! 우리들의 최고의 작품을 위해, 우리들의 최고의 꿈을 향해!!"
세 사람은 자신의 생수병을 앞에 내밀어 나머지 두 사람의 생수병에 가벼이 부딪힌다. 뭉툭한 "툭" 소리와 함께, 갑자기 맑았던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점 하나 없던 구름은 스스로의 몸을 검게 물들이며 마치 무언가 소화가 안 된 듯한 꾸르륵 소리를 낸다.
"이런, 비가 오려나 본데."
"그럴 수가 없는데요?! 분명 오늘 하루 완전 맑을 것 같았는데...? 일기예보에서도 화창할 거라고 했는걸요!!"
"일기예보가 항상 맞을 거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것 치고도 순식간에 흐려지는 걸..."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물건은 내게 맡기고 우선 너희부터 들어가라."
"응, 마유미 군."
"고마워요, 선배!"
슈와 모모히토가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두 사람이 실내에 완전히 들어간 것을 확인한 에이신이 자신들의 짐을 전부 들고 건물로 질주한다. 그가 유리문을 닫자마자 하늘은 거대한 천둥 소리와 함께 비를 매섭게 쏟아붓기 시작한다. 몇 분 후에, 슈는 다시 한 번 그 문을 열어 바깥의 상황을 확인한다.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희한하네. 이럴 리가 없는데."
슈에게 있어 날씨란 중요하다. 날씨야말로 "상정이 가능"하기에 계획을 세우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일기 예보에서도, 아니 육안으로 보기에도 비가 내릴 거라는 징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슈는 확인했던 차이다. 그 확신을, 하늘이 깼다.
그 "희한한 일"은 그 날 저녁에 슈와 에이신이 Vv히데vV와 매킨토시가 될 때에도 계속 된다.
Vv히데vV: ...으앗! 으아앗!!
매킨토시: 슈?!
/이상하다. 지금까지 Vv히데vV는 멋있지는 않아도 나름 안정적인 착지를 해왔던 그이다. 매킨토시를 따라하다 못생긴 모습으로 지면에 착지한 적은 있어도 넘어질 뻔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한 번도 넘어지려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던 내가 갑자기 이렇게 공중에서 허우적거릴 수 있다고? 먼저 접속해서 기다리고 있던 매킨토시도 그의 비명에 적잖이 당황했는지 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두 팔을 펼쳐 자신 쪽으로 추락하는 그를 품에 가득 담아낸다. "너 갑자기 왜 그래, 슈. 어디 아파? 역시 집에서 바로 쉬는 게 좋은 거 아니었어?" 그에게 안겨 있는 꼴이 마치 자신이 아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 황급히 그의 동료에게서 떨어지는 Vv히데vV.
Vv히데vV: 아픈 건 아니고요, 그냥... 뭔가 이상하네요. 이렇게 갑자기 뭔가가 핀트가 안 맞는 듯한 낌새가 드는 건 이 게임 하면서 처음이라서... 정말 이상해요, 간지는 안 나도 나름 저는 열심히 착지하려 수없이 노력했는데 말이에요...
매킨토시: 간지...?
Vv히데vV: 아니 뭐, 그런 게 있어요. 하여튼 쉬는 도중에 갑자기 비가 오질 않나, 평소처럼 잘만 떨어졌는데 갑자기 공중에서 버벅대질 않나... 심상치 않네요... 오늘 조심해야 겠어요.
매킨토시: 조심해라. 한 번 삐걱대면 그 날 하루가 끔찍하게 흘러가고 말아. 머피의 법칙이란 표현이 있잖아.
매킨토시: 참, 그러니 굳이 오늘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잖아. 어차피 내일은 휴일이라 주말 포함해서 총 3일 연속으로 쉬니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서 게임을 해도 되었거늘.
Vv히데vV: 치... 알아요, 하지만 지금 힘든 거 최대한 힘을 마구 쏟아낸 다음에 3일간 집 안에 틀어박혀서 다른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느긋하게 보내고 싶다고요.
/그러나 Vv히데vV는 이 원인이 결단코 자신의 피로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피로라는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것과는 관계가 없는, 뭔가 초자연적인 힘에 이끌린 느낌이었다. 그래도 자신의 신체가 지친 상태인 것을 말로 무효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제의 아마미네 슈는 피곤에 절여있는 건 사실이니까. 오히려 멀쩡히 서 있는 매킨토시가 더 이상하다.
Vv히데vV: ...그런데 에이신 선배는 도대체 몸이 어떻길래 그렇게 하루종일 촬영을 했는데도 멀쩡해요?? 분명 아침에는 저와 함께 골골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확 돌면서...
매킨토시: 글쎄. 시간이 흐를 수록 작품에 몰입을 하면서 피로감도 사라져 버린 느낌도 든다만. ...아.
매킨토시: 과일을 먹으면 금세 에너지가 회복된다. 게임 끝나고 나면 과일 먹을래? 기본 체력은 여기서는 회복시키지 못할 터이니.
Vv히데vV: ...아뇨. 괜찮아요. 에이신 선배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의 뿌리가 과일에 있을 것만 같아서요...
Vv히데vV: ...아 뭐! 어쨌든!!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곳으로 향해요!! 하하!!
/Vv히데vV는 열심히 미라주 컴퍼스 화면을 터치하며 스테이지 1을 연다.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스테이지로 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조작과는 다르게 몇 번의 조작이 더 필요하다. 스테이지 1-5의 옆 부분에 "레이드 스테이지 1"이 추가되어 있다. 이 스테이지를 선택하면 수많은 창이 플레이어의 주위에 나타나며 주위를 맴돈다. 매킨토시는 영문을 모른 채 천천히 창 하나하나를 살펴본다. Vv히데vV는 그와는 반대로 대강 자신 주위의 창 하나를 검지로 누른 채로 넘기며 창들을 빠르게 회전시킨다.
Vv히데vV: 신중하게 보지 않아도 괜찮아요, 선배. 여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돼요. 이건 현재 이 레이드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려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대기실이에요. 그런데 사실 레이드를 개시한 직후에야 어떤 사람들이 함께 있는지 알 수 있으니 아무거나 선택해요!
매킨토시: 흠... 그렇군...
/그러나, 사실 이 간단한 것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는 사람은 매킨토시 뿐만이 아니다. Vv히데vV 역시 막상 이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을지 고민이 되기는 한다. 누가 대기실 안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어 저 곳의 사람들이 자신들과 상성이 맞을지, 자신이 활약할 수 있는지 알 턱이 없다. 기껏 피곤을 무릅쓰고 게임에 접속했는데 멤버들이 별로이면 꽤 절망적일 것 같다. 몇 분을 고민한 끝에, Vv히데vV는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낸다.
Vv히데vV: 에이신 선배, 우리가 방을 만들까요? 선택을 할 수 없으면 우리가 새로운 곳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매킨토시: 그게 좋을 것 같아. 우리의 인연의 힘을 믿어보자.
/그렇게 두 사람은 레이드 스테이지 1의 문을 연다. 대기실이 생성되자마자 무서울 정도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한다. 대기실이 만원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그 찰나의 시간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정도라 두 사람 모두 "헉" 소리를 낼 정도로 놀란다.
매킨토시: ...시작해야겠지, 슈.
Vv히데vV: ...그러게요. 좋아요.
Vv히데vV: 룰이 어떤지는 말해줬죠, 선배?
매킨토시: 그래, 대기실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져 두 번째 배틀까지는 그 팀끼리 적을 상대한 후 마지막 보스전에서 모든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한다고 했지.
매킨토시: 그리고 팀이 만들어지는 것은 순전히ㅡ
Vv히데vV: ㅡ랜덤이란 것.
매킨토시: "우리"의 연에 걸려 있다는 것.
/Vv히데vV와 매킨토시는 서로에게 눈을 맞춘 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눈을 뜬 후 서로의 모습을 확인했을 때에는, 두 사람 모두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상대를 반기고 있다.
Vv히데vV: 준비됐어요?
매킨토시: 물론!
/두 사람은 앞에 있는 거울문을 항해 돌진하여 Vv히데vV는 주먹으로, 매킨토시는 발차기로 그것을 깨뜨린다. 거울이 완전히 땅에 떨어지는 동시에 두 눈을 완전히 태워버릴 정도로 강렬한 오로라빛이 두 사람에게 정면으로 강타한다. 본능적으로 두 눈을 가려도 그들의 앞은 하얗게 질려버려 소용없다.
Vv히데vV: 으악!!
매킨토시: 크흑...!
/빛이 점점 사그라들어 눈 앞에 다시금 고요함이 찾아올 때...
매킨토시: ...응?
/매킨토시는 눈을 뜬다. 어느 새 그는 낯익은 던전에 들어와 있다. 금방이라도 비명을 지를 듯한 우울한 심록과 눈물 자국같은 갈색 진흙. 뺨에 닿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구슬픈 바람의 선율. 가이어스 숲의 심층부. 수 번을 돌았으니 이 공간을 모를 턱이 없는 그는 이제는 자신 외의 누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Vv히데vV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군, 슈와 나는 다른 팀에 배정이 된 것 같다. 같은 팀 소속자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그저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방법만을 연구하는 플레이어도, 일회성의 팀임에도 함께 힘내자고 응원을 하는 플레이어도 있다. 세 사람이 한 팀을 이루고 있는 듯한 플레이어들이 서로 같은 팀이 되었다고 환호하는 모습도 보인다. 매킨토시는 자신의 팀에 총 10명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칠리맛감자칩: 안녕하세요, MK0719님!!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MK0719: 네.
/과묵하게 미라주 컴퍼스만을 들여다보고 있는 "MK0719"를 지난 "칠리맛감자칩"이란 자가 매킨토시 앞에 온다.
칠리맛감자칩: 안녕하세요, 매킨토시님!! 이번 레이드 잘 부탁드려요!!
매킨토시: 아, 안녕하세요. 칠리맛감자칩님. 찰나의 인연입니다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칠리맛감자칩: 보니까 인도자 컨셉이신 것 같은데 진짜 대단하세요!! 아주 어려워서 고르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던데!!
매킨토시: 힘들긴 합니다만, 제가 선택한 길인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다시 한 번 잘 부탁합니다.
칠리맛감자칩: 괜찮아요!! 레이드는 솔플이 아니기 때문에 저를 비롯해서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나아가면 되는 거니까요!! 함께 파이팅 해요!!
매킨토시: 네, 파이팅 입니다!
칠리맛감자칩: 무엇보다도 인도자는 워낙 어려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배려 받더라고요! 특히 레이드에선 걍 버프나 디버프만 제때 줘도 점수도 얻고 "아 쟤 지금 열심히 하는구나" 해 주거든요! 레이드에선 무척이나 편리한 직종이니 서포트만 좀 하시면 될 것 같아요! 파이팅!!!
매킨토시: ...? 하여튼, 감사합니다.
/특히 레이드에선 걍 버프나 디버프만 제때 줘도 점수도 얻고 "아 쟤 지금 열심히 하는구나" 해 주거든요...? 레이드에선 무척이나 편리한 직종이니 서포트만 좀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칠리맛감자칩의 마지막 말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매킨토시는 마음을 다잡고 자신과 같은 팀이 된 플레이어들에게 직접 찾아가 인사를 한다. 인사를 하고 있는 도중, "II최강걸II"이라는 닉네임을 지니고 있는, 자기 또래로 추정되는 플레이어 한 명이 자신의 패거리에게 자신을 가리키며 흥분한 채로 속삭이고 있는 것을 포착한다. 무슨 일이지. 매킨토시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이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 그 플레이어가 그를 향해 외치기 시작한다.
II최강걸II: 진짜지?? 진짜 걔지?!! 목소리도 진짜 걔인데?!
매킨토시: ...?
큐티S2아야: 헐!! 진짜네!! TV에서 졸라 많이 봤잖아, 우리!!
II최강걸II: 에바;; 설마 C.FIRST의ㅡ
매킨토시: ...!!!
II최강걸II: ㅡ마유미 에이신 아니야!!! 맞지~~!!! 맞지?!?!?!
매킨토시: !!!... ??... !!
미소화원: 어떡해 나 이런 연예인을 실제로 보는 거 처음이야ㅠㅠ 진짜 마유미예요???
큐티S2아야: 그럼 슈랑 모모히토도 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소리 아냐??? 진짜 나머지 두 사람과 같이 왔어??
미소화원: 와... 나 진짜 모모히토도 볼 수 있는 거야??? 내 최애 진짜를 실물 보게 되는 거냐고!!
/이럴수가! 어떻게 나인 걸 알아본 거지?? 매킨토시는 스스로가 완벽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이지만,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 그의 눈은 과하게 커지고 입은 지금이라도 당장 괴성이 나올 정도로 크게 벌어져 있다. II최강걸II 일행의 목소리에 다른 플레이어들도 일제히 매킨토시를 바라보며 수근거리기 시작한다. "듣고 보니 정말 마유미와 똑같이 생겼네," "와... 쟤가 바로 그 연예계 2세 중 대세 오브 대세?" 아바타 의상을 입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이 타인에게는 투영되지 않을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던 그이기에 이 상황이 무척이나 당황스럽다. 안 그래도 "마유미"라는 이름으로 하여금 기본적인 인지도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높은데, 그런 이가 대중 앞에서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취미 생활을 하고 있으니. 이제 나는 어떡하지? 내가 마유미 에이신이라고 해 버려? 아니다, 그러다가 소문이 나서 C.FIRST와 315 프로덕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뇌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복잡하게 돌아간다. 폭풍같은 5초가 지나고. 매킨토시는 진정의 의미로 한 숨 크게 들이마셔 내뱉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꾸한다.
매킨토시: ...실례지만, 너희가 잘 못 본 듯하다. 그 자와 닮았다고 너희는 판단하는 것 같다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가 누구인지도 몰라.
/제발, 나의 말을 믿어줘. 저는 매킨토시입니다, 여러분. 여러분 앞에 있는 자는 마유미 에이신이 아니라 매킨토시입니다. 매킨토시는, 에이신은 심장으로 눈을 꼭 감고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란다. 그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II최강걸II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는 두 번의 쉼표 끝에 그의 말에 답한다.
II최강걸II: 흠, 그래? 아쉽다, 마유미가 아니래.
미소화원: 힝ㅠㅠ 모모히토 보고 싶었는데...
큐티S2아야: 그래도 우리가 무례하긴 했어. 냅다 생판 남에게 연예인이냐고 물어보는 건 정말 아니긴 했지... 마유미라는 초일류가 이런 게임을 하고 있을 리가 없기도 하고...
II최강걸II: 미안해, 매킨토시, 아는 연예인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멋대로 오해해서. 많이 놀랐지?
미소화원, 큐티S2아야: 죄송합니다!!
/세 사람의 사과에 매킨토시는 의연한 척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마음을 받아준다.
매킨토시: 괜찮다. 그럴 수도 있지.
II최강걸II: 이해해 줘서 고마워! 이번 레이드 함께 힘내자!!
매킨토시: 훗, 그래.
/세 사람을 비롯한 모든 멤버들의 관심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인지한 한참 후에야 그는 안도와 근심이 뒤섞인 한숨을 뱉듯 작게 속삭인다.
매킨토시: 하... "내"가 직접 아바타가 된다는 건 여전히 어려워... 여러모로 꽤 번거로운 전투가 될 것 같아.
매킨토시: Vv히데vV[대문자 브이, 소문자 브이, 히데, 소문자 브이, 대문자 브이]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나처럼 정체가 탄로나는 상황이 벌어진 건 아닐까...
한 편, Vv히데vV는.
Vv히데vV: 우리 팀은 이렇게 되어 있구나. 소서러에, 워리어에, 연금술사에... 오, 나름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아.
/매킨토시와 같은 팀에 있는 MK0719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라주 컴퍼스를 이리저리 조작하며 자신의 팀에 어떤 컨셉의 멤버들이 있는지, 이들이 어떤 속성인지, 이들의 무기는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파악한다. 상성을 많이 타는 이 게임에서 각 구성원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분석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레이드전을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고 생각하는 주의이기에, 그는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스테이지와 플레이어들의 상성을 분석한다. 어떻게 해야 이 레이드 스테이지를 빨리 클리어할 수 있을까. 내가 최고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이면 좋겠지만, 그건 일반 스테이지에서의 이야기이다. 레이드전은 다르다. 30명이나 되는 플레이어들 간의 시너지가 좋아야 클리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개인"이 부각되어서는 절대로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이 곳에 있는 모두와 힘을 합쳐 최강의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레이드의 존재의의. 그러나 마음 한 켠에서는 "내가 MVP를 먹어서 최고의 아이템을 먹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심정 또한 자리잡고 있다.
Vv히데vV: ...음! 나쁘지 않은 팀인 것 같아! 다행이다!! 정말 방을 연 보람이 있네~!!
/Vv히데vV의 말대로, 그가 소속한 팀은 밸런스가 좋다. 지원형 컨셉인 프리스트와 연금술사가 가장 후방에서 힐과 강화 효과를 부여하고,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 안에서 원거리 공격계인 소서러와 강령술사 등의 컨셉이, 그리고 근거리 공격계인 워리어와 버서커 등이 전투를 하면 되는 일이다. 정말 최악의 경우에는 원거리 컨셉만 매칭이 되거나 지원형 캐릭터는 전혀 없는 근거리 10인의 파티로 구성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한데, Vv히데vV의 팀은 모든 팀원들 간에 상당히 절묘한 시너지를 이루고 있어 꽤 선방한 케이스인 셈이다. 그렇다면 Vv히데vV는 어떤 포지션인가. 어떤 것에도 다재다능한 올라운더 캐릭터이기 때문에 몬스터와 팀원의 동태를 파악하며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이점을 실전에서도 펼칠 수 있도록, 그는 이제 구성원들에게 한 번씩 인사를 건네며 탐색하려 한다.
Vv히데vV: 안녕하세요, 아아중독자님. 이번 레이드 함께 힘 내 봅시다!
아아중독자: 앗, 안녕하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아중독자"라는 자가 바로 "연금술사" 컨셉의 플레이어. 똑같이 여러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인도자 컨셉과는 달리, 연금술사는 "아이템을 만드는"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회복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 사람도... 응, 당연히 회복 포션 아이템 제작 스킬을 가지고 있다. 든든하다.
Vv히데vV: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 잘 부탁드려요, 윈디울프 님!
윈디울프: ...네. 잘 부탁드려요...!
/위축된 듯한 모습과는 달리 자신의 몸집보다 큰 방패를 등에 지고 있는 "윈디울프"라는 유저는 "팔랑크스"로서의 구실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 듯하다. 기사 컨셉보다 방어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체력이 적거나 무방비가 되기 쉬운 플레이어들을 지원하기에는 이만한 직업이 없다고 Vv히데vV는 분석한다. 자 이제, 그 다음은...
Vv히데vV: 어?
Vv히데vV: PMxoxo...?
/어디서 본 닉네임이다. ...아! 매킨토시와 그가 「열매 따기」 미니게임에서 상위권에 달성하기 전에 1위를 했던 그 계정이다! 한때 전설을 기록했던 이 사람이 나와 같은 곳에 있다! 닉네임만으로는 그의 이미지가 어떨지 쉽게 상상을 못 했는데, 실제로 그의 실루엣을 보니 꽤 묘하다. 검은 기 도는 보랏빛 의상을 입고 있지만 연두색 띠와 장식 덕분에 그다지 칙칙해 보이지는 않는다. 머리에는 긴 베일을 쓰고 있고, 전반적으로 얇은 의상을 걸치고 있어 얇디 얇은 신체의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곧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은 인상이다. 그러나 선명하고 단단한 분홍빛 장갑이 머리와 다리에 장착되어 있어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주는 아바타이다. 가장 눈에 띄는 파츠는 역시 옆구리에 장착된 날개형 장식이다. 구조를 보아하니 진짜 날개는 아닌 듯하지만, 크기가 거대하여 연약해 보이는 신체에서도 위엄이 느껴지는 듯하다. Vv히데vV는 그런 PMxoxo의 이미지를 보고 단단하면서도 유연함이 느껴지는 매킨토시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닉네임으로나 접했던 사람을 실제로 만나니 정말 신기하다. 수만명의 플레이어가 존재하는 게임 속에서 "아는 사람"을 실물로 만났다는 것 자체가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마주한 기분과도 같다. 게임에서만 맞이할 수 있는 이 짜릿한 순간에 심장이 쿵쾅대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며, Vv히데vV는 조금씩 그에게로 다가가는데.
Vv히데vV: ...어...? 당신이 PMx..............
Vv히데vV: 어???
PMxoxo: .................... 어라.
/현재의 Vv히데vV의 뇌와 입에서 출력되는 대사는 이것밖에 없다: 어? 속삭이는 듯한 나긋한 목소리. 연두빛에 가까운 노란 머리에 하늘색 투톤. 그리고 왼쪽 눈 아래에 찍힌 검정 하트. 그가 아는 사람과 너무 닮았다. 그만이 가질 수 있는 이 외형을 웬 생판 남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거지...? 아니... 선배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아니다, 내가 잘 못 본 것일 수도 있다. Vv히데vV는 그렇게 부정하고 싶다. 그러나 예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뒤이어 나오는 그의 대사에서 처참히 무너진다.
PMxoxo: "Vv히데vV[히데]"라는 자가 설마...
PMxoxo: 아마미네 군.............?
/PMxoxo, 아니 Vv히데vV에게 있어 중요한 사람 중 한 사람 역시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차리고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마주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듯 계속 고개가 아래로 내려간다. Vv히데vV는 오늘 아침부터 일어나고 있는, 기적같으면서 동시에 부자연스러운 사건의 연속의 최정점을 찍는 이벤트가 지금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제 그의 심장은 공포심으로 고통스럽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어떻게 지금까지 게임을 하는 것을 꺼리던 사람이, "하나조노 모모히토"라는 사람이 나와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는 거지? 심지어 나보다도 레벨이 높은데?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 거야? 그토록 빨리 돌아가던 Vv히데vV의 뇌는 이제 충격으로 경직되어 있다. 그토록 맑았던 Vv히데vV의 샘물빛 눈동자는 먹구름을 머금은 듯 탁하다. 매킨토시가 말한 "인연의 힘"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뭐가 단단히 잘 못 되었다. 오늘은 정말 뭔가 단단히 잘 못 돌아가고 있다.
Vv히데vV: 아니...
Vv히데vV: 아니, 모모히토 선배가 여기 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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