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RIGUN] 맥10권 VW

울프우드는 등을 뉘였다. 미처 벗겨내지 못한 프라이팬의 눌어붙은 고소한 밥알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뺨아프게 흩날리는 모래먼지가 손등을 덮었다. 낡은 소파의 실밥이 시간에 못이겨 하나 둘 끊어지는 진동이 허벅지를 울렸다. 그는 아직 그곳에 있었다. 새빨간 모래가 차올라 발목이 잠기도록. 지평선 위의 두 그림자가 담배 연기에 가려지지 않을때까지, 앉아있었다. 

그의 친우는 그를 모래로 돌려보내기 직전에 가슴위로 귀를 묻었다. 몸을 껴안는 것만으로도 수명을 짐작할 수 있는 감각을 인지하고서도 믿지 못하는 척 묻어봤다. 맥동하는 박이란 없었다. 울프우드는 그 옆에 서서 다 탄 꽁초를 발끝으로 지졌다. 

조심스럽게 귀를 떼어낸 그는 짧은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다시 묻어본다. 평균의 것보다 약간 더 빠르게 들려야 할 심장소리는 여전히 식어있었다. 아, 하고 입술이 작게 벌려진다. 맥을 가늠하기 위해 가슴에 올려뒀던 손이 올라가 풀어헤쳐진 옷깃을 붙잡았다. 악당이 되지 않기로 결정하여 아물지 않은 살갗. 그는 그 피부 위로 흩어지는 모래알의 소리만큼 울음을 터뜨렸다. 아주 작고, 미세하게. 이는 친우의 이름이 적힌 저울위로 남몰래 올려둔 추의 무게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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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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