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아일랜드에서의 목숨을 건
다 부숴버리겠다!!_라임의_코뮤조각
흙 먼지 사이. 바람을 타고 비릿한 피의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다 못해 뇌 속으로 파고든다. 라임은 그 기묘한 긴장감에 몸을 바로 세우고 숨을 내뱉었다. 아― 짜증나게 굴고 있어. 긴장을 풀어내듯 하는 말이 그것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어떻든 라임은 자신의 무기, 니들을 쥐고 금방이라도 뚫어낼 듯이 두 사람을, 아니 자신이 잡아먹어야 할 상대들을 하나 뿐인 시선에 담았다.
“정의감이냐? 고작 정의감에 네― 값진 목숨을 걸 생각이냐, 해군!!”
고요하다가도 터져 나오는 외침이 피 튀기던 싸움터를 울린다. 당장이라도 튀어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아마도 평생을 원하는 것. 차갑고도 외로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해결해줄 것이 코 앞에 있는데 그만두라고?
“이봐. 멍청한 소리 말라고. 이미 일어난 싸움을 두고 도망가란 소리냐? 하! 속 편한 소리구만! 말릴 거면― 군함은 끌고 와라, 애송이!”
아니면 너도 잡아먹을 테다. 킥킥, 광기 어린 웃음을 터트리면서 카힐에게 빨리 비키라는 듯 손짓했다. 이 방해만 없다면 다시 속 시원하게 싸울 수 있으니, 나를 기다리는 저 뜨겁고도 차가운 칼날과 부딪힐 수 있으니. 비록 이 순간에도 피는 흐르고 흘러 웅덩이를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 너에게도, 나에게도, 누구에게도 흐르는 이 피를 더 흘리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다고―!!”
금방이라도 누구의 몸에서 피를 낼 기세로 니들을 휘두른다. 품 속에 있던 탓일까, 손잡이에서부터 흐르는 피가 기괴해도 라임은 웃음을 터트렸다. 마치 이것이 자신의 “소원”이었던 것 처럼. 그저 싸움만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그만 둘 거냐? 아니잖냐. 너는― 고작 이런 곳에서 멈추지 않을거잖냐. 사냥꾼―!!”
내가 여기에 있는데 설마 한눈 팔 셈이냐고 말하듯 아나토의 뺨을 향해 니들을 던진다. 맞지 않겠지. 그러라고 던진 니들이다. 그저 자신에게 이목을 끌, 그 정도의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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