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와 이상한 동화 이야기 10화
불쾌한 듯이, 오웬은 낮게 그렇게 말했다.
마법사를 한 번 슬쩍 보고, 짓밟았던 구두창을 눈바닥에 문질렀다.
그의 옆모습은, 익숙하지 않은 구두를 신고 있는 것처럼 거북해 보였다. 하지만, 절박했던 기척은 꽤나 진정된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라스티카는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웃었다.
라스티카
오웬, 고마워. 역시 너와는 멋진 친구가 될 수 있겠어.
라스티카의 악수를, 오웬은 탁 치면서 뿌리쳤다.
오웬
사절이야. 서쪽 마법사 따위와 친해지면 뇌가 썩어.
아키라
…아.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눈을 돌리니, 몇 명의 마을 사람들이 멀리서 이쪽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그들에게 들릴 정도로 시노가 목소리를 크게 냈다.
시노
버려진 아이들은 무사하다.
마을에 바로 돌아오는 건 불가능하지만, 살아있다면 운 좋게 만날지도 모르지.
일순의 침묵 후, 흐느껴 우는 것처럼 눌러 죽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그것은 슬프다기보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안도나 기쁨으로 들렸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고를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지만, 포기하지만 않으면 앞으로도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언젠가 바라는 곳으로 돌아올 그 날을 한결같이 믿으며.
라스티카
다행이네, 오웬. 마을 사람들도 기뻐해주는 모양이야.
시노
저 녀석들에게 있어서, 넌 정말로 정의로운 마법사일지도 모르지.
오웬
…하하.
마른 목소리로, 오웬은 웃었다. 그리하여 평소처럼, 색이 다른 눈동자를 심술궂게 일그러트렸다.
오웬
기분 나빠.
마을을 뒤로 한 우리들은, 얼음의 마을로 출발한 화이트네와 합류하기 위해 과자집이 있는 숲으로 돌아왔다.
아키라
그러고 보니, 그 과자집,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스티카
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란?
아키라
이번에 있던 이변과는 관계가 없었지만, 인적에 닿는 채로, 방치해둬도 괜찮을까 싶어서…
시노
확실히, 아직 묘한 소문이 생겨나도 귀찮아. 한 번 더 눈을 속이는 마법을 걸어서 숨기면 되지 않아?
오웬
필요없어.
오웬은 트렁크를 열어, 케르베로스를 불렀다.
케르베로스는, 굶주린 짐승의 숨결로 과자집에 주목했다.
아무래도, 오웬은 과자집을 부술 생각인 것 같다. 나는 놀라서 무심코 그의 얼굴을 본다.
아키라
오웬, 어째서…?
오웬
그건 내가 나쁜 마법사니까야.
방긋 웃는 것과 동시에, 케르베로스가 덤벼들었다. 과자집은 순식간에 무너져, 사라졌다.
시노
웃기지 마, 왜 없앤 거야! 다음 번에 미틸과 리케도 데려오려고 생각했는데.
오웬
너희들이, 여기서 파티를 하자는 둥, 역겨운 상담을 하니까 그래. 즐거움을 빼앗아 준 거야.
게다가, 여긴 내 집이야. 어떻게 하든 내 맘이잖아.
시노
버렸잖아. 네 집이 아니야. 주운 녀석에게 권리가 있어.
오웬
딱히 네가 주운 건 아니잖아.
시노
주웠어. 오늘 아침, 벽에 내 이름을 새겼고.
오웬
우와, 최악…
시노
마법관에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먹으려고 생각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참지 말걸 그랬어.
라스티카
그럼, 이런 건 어떨까? 언젠가 내가 과자집을 세운다면, 두 사람을 초대하는 거야.
물론, 현자님도 함께.
아키라
와아, 부디…! 라스티카가 만든 과자집, 홍차와 어울리는 과자가 잔뜩 있을 것 같아…!
시노
반드시 간다. 오웬이 만든 집보다도 커다란 집이 좋아.
오웬
서쪽 마법사 따위가 그런 걸 만들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라스티카
어떨까? 분명 클로에도 도와줄 거니까, 멋진 집이 완성될 거라고 생각해.
오웬
그럼, 난 더 큰 집을 만들 거야. 너희들은 개집처럼 보잘 것 없는 과자집에서 까불면 돼.
시노
좋아, 라스티카. 이 녀석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3층으로 된 과자집으로 하자.
라스티카
좋은 생각이네. 넓어서 살기 좋을 것 같아.
오웬
흥, 내 집은 4층이야.
시노
그럼 5층으로 한다.
오웬
그럼 10층.
시노
20층.
시노와 오웬은 정색하고 대드는 아이들처럼 경쟁하고 있다.
어느쪽도 양보할 생각은 일절 없고, 상성이 나쁜 건 변하지 않았지만.
아키라
(아주 조금 마음이 맞는 부분도 나왔을지도…?)
무사히 임무가 끝나고, 마법관으로 돌아왔다.
지친 채로 침대에 앉아, 아무렇지 않게 현자의 서를 들었다.
펼친 곳은, 오웬의 페이지였다. 무언가를 써넣으려고 했지만, 바로 생각을 고치고 책을 덮었다.
아키라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오웬에 대한 건 잘 모르는 그대로 끝나버렸네…)
오웬에 대해서, 느낀 점은 잔뜩 있다.
하지만 그의 의사로, 그의 고통이나 마음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사람을 먹는다고 두려움을 받았던 과자집처럼, 우연히 보인 조그마한 부분만으로, 멋대로 아는 척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키라
…언젠가, 얘기해 주려나…
오웬이 결정해서, 오웬이 선택한, 오웬 자신의 말로.
그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서있던 것은 오웬이었다.
오웬
좋은 밤.
아키라
오웬?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요?
오웬
에헤헤. 산책하고 있었어.
장난스럽게 웃으며, 껑충껑충 방안에 들어왔다.
아키라
(…아, 지금은 상처 쪽인 오웬이구나.)
오웬
하지만, 밤이니까 졸려졌어. 침대에 들어가야 해…
착한 아이는 잘 시간이야. 너도 잘 거지?
어린 몸짓으로 침대에 올라가자, 내 얼굴을 들여다 본다.
오웬
혹시, 잠이 안 와?
괜찮아. 무서운 건 기사님이 지켜줄 거야.
게다가, 나도 함께 있어줄게. 그러니까, 잘 자.
그렇게 말하며, 오웬은 방긋 웃어주었다.
그 얼굴은 순수하고 태평한, 본인이 말하는 ‘나쁜 마법사’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키라
…오웬. 언젠가 다시 과자집에 놀러가요.
오웬
과자집? 응, 가고 싶어!
그 장소는 이제 없지만, 오웬네가 말했던 것처럼 커다란 과자집에, 이번에는 마법사들 전원과 함께 가고 싶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단 과자를 씹으며, 음악이나 댄스로 잔뜩 떠들며, 조금 정도는 말싸움도 하면서.
녹초가 되어 웃으며 잠들어 버릴 것 같은. 나쁜 마법사도 함께 웃어줄 것 같은. 그런 다과회를, 언젠가 당신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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