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을 노래하는 모형정원의 피에스 1화
호객꾼
자아자아, 보고 가세요 즐기고 가세요. 기묘하고 기괴한 무대의 개막입니다!
오늘 밤은 1년에 한 번 뿐인, 마법사가 소란스러운 발푸르기스의 밤.
오늘 보여드릴 것은, 이 밤에 바치는 엄청난 희극의 희곡입니다.
거짓말쟁이 피에로의 우스꽝스러운 무대를, 자세히 봐주십시오!
???
(…아아, 막이 오른다. 이것이 마지막 무대다.)
(부서져버려라. 부서버려라. 차라리, 이 모형 정원채로.)
(……기다려 줘 아이리스. 오늘 밤, 내가 전부 끝내줄게.)
???
자아, 비극의 개막이다.
그 날 나는, 클로에와 라스티카에게 초대받아서 벼룩 시장에 찾아갔다.
클로에
이 컵이 괜찮겠다. 조금 작지만 들기 편해서.
아키라
좋네요, 쓰기 편해보여요! 저도 새로 맞출까요.
라스티카
그렇다면, 이쪽은 어떤가요? 손잡이까지 정중하게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실로 아름다워요.
아키라
확실히, 예쁜 디자인이지만… 바닥이 망가져 있지 않나요?
라스티카
개성적이죠. 마시기 힘들다는 점이 옥에 티지만요.
클로에
옥에 티라고 하기에는 치명적인 기분이 들지만……
인파를 헤쳐나가며 걸어가는 내 어깨 위에서, 사쿠 쨩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고물도 미술품도, 여기서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팔리고 있다. 어지럽게 흩어진 물건 속에서 마땅한 물건을 찾아내는 것은 보물 찾기 같아서 즐겁다.
노점 주인
자아 자아, 진귀한 물건이 여기에 다 모여있어! 조금 사정이 있지만, 그만큼 싸게 해줄게!
아키라
아…
라스티카
현자님. 무언가 신경쓰이는 물건이 있으셨나요?
아키라
이거, 조금 귀여운 것 같아서요.
좁은 노점에 나란히 세워져 있던 것은, 낡아서 거무스름해진 초상화나 깨진 꽃병들.
그 구석에 혼자 앉아있던 것은, 낡아버린 양철 인형이었다.
클로에
애교가 있는 얼굴이네! 피에로 같은 옷을 입고, 멋도 부렸어.
노점 주인
손님들, 눈이 높으시군요! 그 녀석은 신기한 인형이야. 가끔씩 노래를 부르지.
아키라
노래? 인형이?
클로에
설마 마법 도구라던가?
노점 주인
글쎄다. 그러니까 사연이 있다는 거야.
하지만, 꽤나 좋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고. 타이밍은 이 녀석 마음대로지만 말이야.
???
……라라라~♪
문득, 어디에서인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조끼를 입은 소년
‘발푸르기스의 밤에 만납시다’
‘마법사가 소란스러운 밤. 분명 누구도. 이 희극에 눈치채지 못해.’
흥얼거리고 있던 것은,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어린아이들이었다.
순수한 목소리로 이어가는 것은, 신기하고 고저차가 있는 멜로디.
처음 듣는 음색일 텐데도, 어딘가 그리운 기분이 드는 것 같은 그것에, 라스티카가 귀를 기울인다.
라스티카
귀에 남는, 아름다운 멜로디다…… 너희들이 만든 거니?
조끼를 입은 소년
아니! 『허풍의 정원』의 극장에서 들려온 거야.
고수머리 소년
이웃 마을 외곽에 작은 극단이 있거든. 거기서 부르는 곡이야.
클로에
그건…
노점 주인
어이 꼬맹이들. 손님에게 묘한 것을 알려주는 거 아니야.
그런 곳에 간다면, 머리가 이상해질 거야. 실제로도 최근에 그 극단에서 묘한 소문이 있잖아.
아키라
소문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나요?
노점 주인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서도요. 그 상연 목록을 보게 되면, 기분이 이상해진다고.
뭐, 그곳은 애초부터 미친 곳이었어요. 서쪽에서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일탈 연예라도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라스티카
그렇군요. 자극적인 쇼를 피로하고 있는 장소군요.
노점 주인
아마도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조금 전… 대체로, ‘거대한 재액’이 왔을 때부터 흘러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 달 때문에 이상한 것이 더욱 이상해져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키라, 클로에
……
기묘한 이야기에, 무심코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노점 주인
그나저나 손님들. 그 인형, 사실 건가요? 사지 않을 건가요?
아키라
아, 그러니까…
라스티카
재미있는 인형이네. 어떤 노랫소리를 들려줄지 나도 흥미가 있어.
사크리피키움
……
아키라
(라스티카가 그렇게 말한다면, 위험한 물건은 아니겠지. 사쿠쨩도 특별히 반응하고 있지 않은 데다가…)
클로에
그럼… 모처럼이니까, 사고 갈까.
노점 주인
감사합니다!
그 날 밤. 벼룩 시장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테이블에 세워두고, 사소한 밤의 티 타임이 열렸다.
클로에
으~응, 좋은 향기!
아키라
기분이 편하게 진정되네요. 달고, 침착해지는 향기라서.
라스티카
마음에 들어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하루를 마치는 데에 적당하죠.
레녹스
확실히, 잘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지나가던 우리들에게도 대접해줘서 고마워.
미틸
덕분에 몸이 따뜻해졌어요! 티컵도 세련되고, 게다가…
미틸이 눈을 향하자, 모두의 시선이 테이블의 중앙에 모인다.
그곳에는 피에로 같은 옷을 입은 양철 인형이, 목을 꼿꼿히 세우고 앉아있었다.
그의 옆에 놓여진, 연기가 나는 작은 컵을 살짝 피하고, 미틸이 인형을 들여다본다.
미틸
이 인형, 노래를 부르는군요. 정말일까요?
라스티카
어떠려나? 타이밍은 이 아이 마음대로라고 하니까. 마음이 내키면, 분명 들려줄 거야.
클로에
콧노래만 해도, 기분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말이야.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에 부르는 게 제일 기분 좋아!
레녹스
그래. 지금으로써는 아직, 텐션이 오르지 않은 걸지도.
미틸
확실히 그러네요! 남쪽 나라에서도 사람이 모이면, 모두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요.
레녹스
저번에, 생일 잔치에 초대받았을 때도 그랬지. 루틸의 콧노래가 모두에게 옮아서, 그릇이나 유리컵을 두드리면서 대합창이 됐어.
미틸
레노 씨도 불러주셨죠. 모두가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레노 씨가 들어오면 음색이 엄청 예뻐져요!
아키라
레녹스의 노래라, 그다지 들어본 적이 없을지도… 하지만, 무척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계시니까, 잘하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레녹스
그런가요?
클로에
나, 루틸이 칭찬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 레녹스는 노래를 잘한다고.
라스티카
그 깊은 목소리로 연주하는 노래는, 무척이나 매력적이겠지. 한 곡 리퀘스트를 부탁해도?
레녹스
지금, 여기서 말인가?
클로에, 라스티카
물론!
레녹스
…그렇구나. 맛있는 홍차를 대접받았으니, 내 노래가 보답이 된다면.
레녹스는 컵을 내려놓고, 숨을 들이마시는가 싶더니 조용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평온하게 말을 거는 것과 닮은 노랫소리는, 조용한 밤에 안긴 것 같아서, 무심코 호오, 하고 숨이 새어나왔다.
파우스트
꽤 잘하지 않은가.
레녹스
아… 파우스트 님.
네로
좋은 목소리라고 생각했더니, 양치기 군이었구나.
라스티카
이런, 손님이 늘었네. 아름다운 악기처럼 울리는, 어쩜 이리 기분 좋은 노랫소리인지.
미틸
에헤헤, 그렇죠!
아키라
네! 침착한 노랫소리가, 몸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어서.
클로에
응응! 나, 가슴이 징~하고 울렸어.
레녹스
하하, 고마워. 그렇게 칭찬받으면 부끄럽네.
네로
차 마시고 있었지? 이거, 선물이야. 사고 남은 과일.
미틸
신난다!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 …그 인형…
오웬
외지인이 섞여 들어있네.
클로에, 미틸, 네로
!?
아키라
오웬!?
불쑥 나타난 오웬이, 네로가 들고 있는 접시로 손을 뻗는다.
자른 과일 조각을 성큼 입에 넣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의자에 걸터앉았다.
아키라
외지인이라니, 이 인형을 말하는 건가요…?
오웬
묘한 기척이 들잖아. 눈치채지도 못한 것에 더불어 함께 차나 마시다니, 태평한 녀석들.
게다가, 인형을 대접할 필요따위 없어. 이 녀석의 차는 내가 마셔줄게.
클로에
하, 하지만… 라스티카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라스티카
그렇네. 모르는 누군가의 기척이 나는 인형이라니, 미스테리어스하지만.
전 주인은, 상당히 이 아이에게 많은 감정이 있었던 걸까?
클로에
눈치채고 있었잖아! 아니,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는 건, 나쁜 게 아니라는 뜻…?
파우스트
악의나 사악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아. 딱히 위험해보이진 않지만…
누군가의 의사나 염원이 깃들어 있는 건가? 낡은 것에는, 가끔 있는 일이다만.
레녹스
사연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사정이 있는 인형이군요.
라스티카
변덕스럽게 노래를 불러줘. 괜찮다면 네로와 파우스트도 노래로 말을 걸어보지 않겠어?
파우스트, 네로
아니, 사양할게.
오웬
……
클로에
…오웬도, 인형의 노래가 신경쓰여?
오웬
별로. 나는 야식을 먹으러 온 거야. 네로, 아무거나 만들어 줘.
네로
점심에 구운 쿠키라면 남아있는데…
오웬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그거 말고도 단 걸 준비해.
네로
아……네.
파우스트
그럼, 나도 방으로 돌아가지. 너희들도 밤 늦게까지 노는 건 적당히 해.
라스티카
벌써 이런 시간이구나. 즐거워서, 엄청 늦어져버리고 말았어.
클로에
그러네. 오늘 밤은 슬슬 여기까지만 하도록 할까.
레녹스
그래, 내일 또 보자. 현자님, 방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미틸
저도 함께 갈게요!
아키라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라스티카가 달여준 차 덕분인지, 침대에 눕자 금방 졸음이 쏟아졌다.
베개 근처에 있는 사쿠쨩을 쓰다듬고, 눈꺼풀을 닫는다. 그렇게, 조금 지났을 무렵…
아키라
(어라…?)
나는, 어렴풋이 본 적 없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
어둑어둑하고 먼지가 많은 창고 같은 장소같다. 애매한 풍경 속에서, 두 개의 목소리가 들린다.
흑발의 소녀
…그래서, 관객석도 엄청 달아올랐어! 오늘 밤도 최고로 멋진 무대였어.
하아, 정말 동경하게 되어버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노래할 수 있는 걸까?
앞머리가 긴 청년
……
두 사람은 등을 보이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무언가를 쓰고 있던 청년에게 소녀가 열심히 말을 걸고 있는 것 같다.
청년 쪽은 드문드문 맞장구를 치는 정도로, 거의 말하지 않았다.
아키라
(…왜일까. 그리운 기분이 들어.)
본 적 없을 텐데도, 묘하게 친숙하다.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에 들어온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흑발의 소녀
앗, 벌써 이런 시간! 이제 쉬어야겠다, 아침 준비에 늦어버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소녀가 밝게 손을 흔들고, 빠르게 달려간다. 청년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그녀가 떠나간 쪽을 바라보았다.
앞머리가 긴 청년
……, ……
조용해진 방에서, 청년은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이윽고, 콧노래라도 부르는 듯이 음색을 이어간다.
앞머리가 긴 청년
…라라라~♪
아키라
(아, 이 곡…)
어딘가 근심있는 목소리가 부르는 것은, 벼룩 시장에서 어린 아이들이 흥얼거리던 곡이었다.
아키라
(신기한 멜로디지만, 좋은 노래야…)
앞머리가 긴 청년
…있지, 너.
이 노래가 들려? 눈치챘어?
혹시 눈치채지 못했다면, 나의, …부, 탁……
아키라
(에…? 나한테 말을 걸고 있어…?)
앞머리가 긴 청년
…부디, 그 아이를, …
매달리는 듯한 목소리가 멀어지고, 애매한 풍경이, 더욱 애매해져간다.
영화의 필름이 달구어서 끊겨진 것처럼, 눈앞의 풍경이 검게 변하고…
진흙에서 일어난 것처럼, 천천히 눈을 떴다.
아키라
(방금 그건, 꿈…?)
???
라라라~♪
잠기운이 가시지 않는 도중,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꿈속에서 들었던 것과 같은 멜로디.
오웬
좋은 아침 현자님. 좋은 꿈 꿨어?
아키라
오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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