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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컾+청우문대+국밥즈

티온랩실 by 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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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썰 백업 + 수정 + 추가

1. 메보와 리보의 러브배틀데이

저 그거 보고 싶어졌어요. 테스타의 메인보컬과 리드보컬이 부르는 배틀데이. 둘이 고음배틀하다 러브배틀하는 거지. 근데 그거 재작년에 리메이크 나왔다길래 들어봤더니 처음 버전보단 분위기가 훨씬 덜 배틀같던데...? 그거랑 딱 3달 전쯤 한번 작게 플로우돌던 그 러브데이 들어봤는데 이야 그건 진짜 사랑노래더라고요(원래 사랑노래긴 함... 그니까 뭔말이 하고싶은 거냐면

청우랑 문대랑 밖에서 부를 땐 고음이랑 스킬로 배틀데이 하다가 둘이서만 작업실 가서 듀엣할땐 찐 러브가 가득한 러브데이 불러줘... 문대가 사실 난 이런 맘이 처음인데- 하면 청우가 더 기다려줄게- 하는 거라던가... 문대가 나 손 내밀면 그 손 안 놓을 자신 있다면- 하면 청우가 영원히 그 손을 놓지 않을게- 하는 거... 청문 자체가 그런 느낌이 좀 있잖아요 문대보다는 청우가 더 빠르게 거리감을 좁혔고 좀 더 빨리 의지하는 감이 있고... 근데 결국 둘이 사랑하잔아<< 저만 그렇게 생각한걸까요 이 적폐러 미리 머리박고 가겟습니다

2. 썸패 직후 청우문대

문에 기댄 채로 무릎에 얼굴 묻고 앉아있는 박문대랑... 문을 사이에 둔 채 반대편에서 한쪽 다리만 세우고 앉아서 위쪽 허공 보는 청우... 썸패 직후 시점으로 어떤가요 청우문대

내가 술을 그렇게 먹고 취한 채로 류청우에게 넋두리를 했던 날 이후로 류청우의 시선이 내게 머무르는 일이 조금 더 많아졌다. 남들이 눈치챌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나만 알 수 있을 정도로만. 그게 신경쓰이냐고, 당연히 신경쓰인다. 좀 불편하기도 하고. 내가 저놈한테 꼬장부린 게 얼마 지나지도 않았으니까. 거부감도 좀, 있고. 저놈은 배알도 없나, 너 싫다고 그 지랄을 한 놈은 좀 무시해도 될 법한테도 류청우는 끝까지 내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며칠, 아니 몇 주쯤. 그 짧은 시간에도 또 수많은 일들이 지나가고, 류청우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희석되고 있을 때 즈음에. 아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계기는 별 것 아니었다. 밴을 타고 이동하던 도중, 창밖에 지나가던 풍경에 웬 중년 여성과 웃으며 투닥거리는 중학생 정도 된 남자애를 본 게 계기라면 계기일 것이다. 정작 밴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는데, 막상 숙소에 들어오고 나니 새벽이라서. 아마 그래서 떠오른 것 같았다.

멤버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제법 눈치가 빠른 녀석들도 잘 속여 넘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 없는 방에 들어와 문을 닫으니 다리에 힘이 쭉 빠져버렸다. 나는 굳이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머리를 무릎 사이로 박아버렸다. 그냥 머리가 좀 어지러웠다. 눈물은 안 나왔다. 이제와서 우는 것도 새삼스럽다. 그 자세로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머리에 피가 몰리는 느낌이 드는 것 보니 제법 오래된 것 같아서, 나는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았다. 시침은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 세 칸 정도 돌아가있었다. 방은 여전히 비어있다. 룸메이트 녀석들이 밤샘 촬영이라 안 들어와서 다행이었다. 그대로 천천히 몸을 펴자, 문 너머에서 둔탁한 진동이 울렸다. 누구지, 하고 경계하려던 순간.

"문대야."

목이 말랐는지 끝이 살짝 갈라진, 나지막한 중저음의 미성. 류청우였다. 나는 대답을 할지 잠깐 고민하다 대답을 내어주었다. 그러자 이럴 줄 몰랐다는 듯, 제법 긴 정적 끝에 답이 돌아온다.

"네, 청우 형."

"..."

나는 굳이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힘든 걸 혼자 다 끌어안지 않아도 돼."

뻔한 말인데.

"... 네."

고작 이 말 하나 하려고 이 시간까지 깨어있냐.

"안녕히 주무세요, 형."

"그래. 문대도 잘 자."

제멋대로 대화를 끊어버리는데도 류청우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날은 왠지 짧고도 깊은 잠을 잔 것 같다.

"......"

박문대의 표정이 평소와 달라서, 류청우는 멤버들을 먼저 씻기고 재웠다. 그 사이 박문대는 어느새 제가 쓰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린 채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박문대의 룸메이트는 오늘 밤샘 촬영으로 방을 비울 예정이었고. 류청우는 어두운 거실을 가로질러 아주 조용히 닫힌 문 앞으로 다가갔다. 문 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는 숨소리에 옅은 물기가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류청우는 머뭇거리다 결국 문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왠지 마음이 한없이 복잡해서, 류청우는 그저 먼 곳을 바라보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름을 부르며, 돌아오지 않을 대답을 기다리면서.

3. 운동하는 청우+문대+큰세

박문대 브이스쿼트하는거 류청우가 옆에서 ㅎㅎ하고 보고있다가 한 세트 잘 끝내는 것 같으니까 슬쩍 무게 추가했음 좋겠당 박문대 그거 모르고 있다가 다 끝내고 보니까 자기가 세팅했던 것보다 무게 추가되어있어서 배신감 어린 눈으로 청우 봐줬으면 좋겠다 청우는 옆에서 ㅎvㅎ 이러고있어라

문대 플랭크하는데 청우가 또 슬쩍 무게 올려준다던지... 청우랑 문대랑 같이 워킹런지하는데 자기랑 똑같이 왕복했는데도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청우땜에 # 가보자고 켜져서 결국 담날 근육통에 시달리는 문대라던지... 연습하는데 큰세가 문대 자세 흐트러진다고 지적하면 문대가 청우 노려보는 것까지 봐줘야함 시선 눈치챈 멤버들이 다같이 숨죽여 웃는 동안 문대만 혼자 쒸익거리다 결국 같이 웃어버리기

아니면 맨날 삶은 닭가슴살만 씹다보니까 질려가지고 닭가슴살의 온갖 조리법에 통달하는 문대라던지... 같이 먹다가 질린 큰세랑 같이 돈모아서 수비드 조리기구 사는 건 어떠니 그렇게 하면 그나마 맛있대... 아 테스타 운동 열심히한다

4. 시스템 잡담

미션실패 에피에서 왜 시스템이 뽀개진 상태에서도 상태이상을 발동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 뽑아내는 필사적이고 강렬한 생존본능과 그 주위 사람들이 느끼는 극단적인 감정의 소용돌이가 내포한 에너지... 그 사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중물같은 거였나? 작은 트리거로 큰 현상을 유도하는 나비효과 같은 거? 그리고 새로운 숙주를 찾아 이동하는 그런 거?

5. 324 국밥즈

324에 류문대가 음. 고려해 볼게. 하는 말에 큰달이가 그거 무시하시겠다는 뜻이죠?! 하는 거보고 류문대는 상태창으로 보던 짬밥 어디 안 갔군. 하는데 사실 그거 상태창뿐 아니라 0회차 기억까지 합쳐진 빅데이터 아닐까 무려 10년의 시간이 쌓아준 빅데이터

그니까 찐문대가 찐건한테 형 술 좀 줄이시면 안될까요...?ㅜㅜ 하면 찐건이 음. 고려해 볼게. 해놓고선 상큼하게 무시하고 또 홀짝. 하는 걸 본 찐문대가 으아악하면서 좌절했다고 날조할 수가 있는거에요 그리고 처음 만나고서 6년이 좀 못 됐을 때 찐문대가 조심스럽게 말한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에 음. 고려해 볼게. 하는 찐건과... 전과는 달라진 무게감에 이번엔 정말로 혹시나 하고 기대했지만 주인 잃은 카메라로 돌아온 대답

6. 렬리티 청우건우

하 진짜 리얼리티... 둘이 사랑하는 게 너무 투명하게 잘 보여서 좋아... 하필이면 둘 다 속마음을 도저히 모르겠는 놈들이라 더 좋아...

목표 잃고 방황하던 동생이 하고싶다는 걸 계획까지 고쳐가면서 말없이 다 받아주는 형

형이 행복해보여서 그 옆에서 같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고 덤벼든 동생

7. 퇴마사x퇴마사 청우건우

내가 죽으면 그가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던가. 그게 나와 그 사람이 가진 운명이라고 당신이 그랬던가요. 그렇다면 나는 기꺼이 반기를 들겠습니다. 내가 바라는 건 그것이 아니니까. 하는... 퇴마사x퇴마사 청우건우... 보고싶다

류건우는 그 눈동자를 빼면 온통 새카맸다. 머리카락도, 옷도, 장신구도, 하다못해 영력과 무구까지도. 창백한 안색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새카만 철릭은 꼭 상복같은 분위기를 냈기에, 그런 분위기는 그가 고립되는 것에 조금 더 힘을 보태곤 했다. 류건우가 제 새카만 영력으로 의뢰를 해결하는 것을 본 자라면 더더욱. 다만 거기에 유일하게 무던한 반응을 보인 게 류청우였다. 푸른기가 도는 흑발, 푸른 철릭, 푸른 눈, 푸른 영력, 온통 푸른색으로 둘러싸인 탓인지 류청우만큼은 류건우를 기꺼이 맞이하곤 했던 것이다. 사실 외양적인 조합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였다. 속내야 아니었지만. 기구한 사연을 겪었다는 공통점과 함께 함께 비슷한 나잇대에 가문에 편입된 탓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둘은 제법 사이가 좋았다. 의뢰를 마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서로일 정도였으니까.

류건우가 의뢰를 마치고 온 어느 날이었다. 그날따라 영력이 영 주인의 말을 듣지 않던 탓에, 일은 끝난 지 오래인데도 여전히 영력은 너울거리며 류건우의 통제를 벗어났다. 조금도 가라앉지 않는 힘을 어떻게든 가라앉히기 위해 류건우는 일단 마루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조금 차가워진 손끝으로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폈다. 그러고 난 뒤에야 영력이 만들어낸 새카만 불꽃이 류건우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너울거리는 불꽃은 보이는 것과 달리 차가웠고, 그러면서도 마치 나는 좀 더 놀고 싶다고 항의하는 강아지 같아서 류건우는 결국 피식 웃었다. 류건우가 낸 기척을 느낀 것인지, 곧 류청우가 나타났다. 어느새 강아지 모양이 된 영력을 이리저리 가지고 노는 류건우를 보던 류청우는 소리내어 웃었다. 그러고는 류건우의 옆에 털썩 주저앉아 제 영력도 불꽃 형태로 소환했다. 새파랗게 일어난 불꽃이 뜨겁게 너울거리자, 류건우는 흘긋 류청우를 보고는 자유로운 손으로 푸른 머리카락을 흩뜨렸다. 어린 동생이 이 정도로 장난치는 것은 받아줄 수 있었으니까. 주인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발발거리며 뛰어다니던 영력이 장난스레 넘실대는 푸른 불꽃 속으로 달려들었다. 어느 것이 누구의 것인지 구분조차 어려울 정도로 섞인 청흑색의 불꽃은 미적지근한 온기를 자아내서, 둘은 말없이 마루에 앉아 온기를 만끽했다.

그 불꽃은 둘 중 누구에게라도 속할 수 있었고, 류건우는 정리되어가는 제 영력의 잔재를 그대로 류청우에게 넘겨주었다. 엉겁결에 그것을 받은 류청우가 놀라 맹한 표정을 짓자 류건우는 그제야 소리내어 웃었다.

8. 스티어 시간선 청우+건우

스티어가 해체된 뒤에 류건우는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252를 했잖아 근데 류청우는 류건우랑 똑같이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해도 그런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 것 같아 아마 선택지 자체에 안 들어갔을 것 같은데...

왜냐면 류청우가 마음을 준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류청우는 그걸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서, 아무리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해도 빈껍데기로 살아갈망정 그런 선택을 하진 않을 것 같아. 솔직히 그 꼴로 사는 게 사람이냐 하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닌데, 류청우는 너무 다정해서. 어차피 연금 나와서 생활에도 문제 없겠다,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살았을 것 같아. 그냥 딱 류청우가 아끼던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을 정도만 껍데기를 남겨두고. 아마 그쯤 되면 그런 생각도 딱히 안 할 것 같긴 한데...

류건우는 류건우를 붙잡아줄 사람이 너무 없었어... 그나마 있던 건 박문대 하나뿐이었는데 그것도 류건우가 곁을 안 내주려는 걸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온 게 박문대여서, 혹여라 멀어지기라도 할까 무서워서 그 이상 파고들지를 못했으니까. 아마 서로 무서워했을걸. 서로가 서로한테 없는 틈을 비집고 들어간 이물질이라고 생각해서, 아마 그래서 굳이 그런 깊은 얘기를 안 했던 거라고 생각해. 그런 얘기를 하려고 하다가도 이딴 얘기 듣고 저놈이 떠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이런 걸 얘기했다가 형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면 어떡하나, 서로 발만 동동 구르다가. 근데 하필이면 그런 놈이 그런 그룹을 사랑해서. 그게 보답받을 수 없던 다정함의 말로였나봐.

그래도 뭔가에서 다시 의지를 얻었으면 좋겠어. 그대로 끝나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

9. 폭풍전야의 고요함, 청우문대

기억을 받고서 가치판단의 선이 묘하게 비틀린 청우...랑 그게 기껍다고 말하는 문대... 둘의 가치관이 비슷해졌기 때문에 기꺼이 보낼 수 있는 온전한 칭찬... 미처 읽어내지 못한 폭풍전야의 고요함

와 진짜 미친 것 같다

그치만 문대야 청우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던 건 아무래도 너까지 휘말릴까봐 그랬던 것 아니겠니 리부트를 겪고서도 그걸 모르다니 정말... 눈치없구나 내 최애야

10. 동양풍, 반정으로 황위에 오른 새 황제x폐태자 청우건우

건우의 첫 기억은 자신을 원자라 부르며 환히 웃는 부모님으로 시작돼. 그분들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유일한 자식인 건우를 가르치고 혼내고 돌보며 애지중지 키웠지. 건우가 태자로 책봉되던 날엔 말없이 꼭 안아주던 분들이었어. 그리고 태자가 된 직후, 최고의 교육기관에 입학하던 날. 건우는 청우를 만나. 청우의 집안은 계승서열이 아주 먼, 사실상 황실의 성씨만 가진 집안이지만, 청우는 여러모로 훌륭한 재능을 타고 태어난 인재. 마침 성격도 얼추 맞았고, 맏이로 자라서 손윗형제를 동경했던 청우랑 외동으로 자라 동생을 바랐던 건우는 금방 친해지지. 둘의 우정이 깊어지면서 청우는 자연스럽게 건우를 자신의 주군으로 섬길 것을 맹세할거야. 여러 일을 겪으며 건우는 더없이 훌륭한 황제의 재목이라는 걸 확인했고, 자신은 그런 형님을 보필하며 옆에 있고 싶어졌겠지.

둘의 우정이 두텁고 높은 황실의 벽을 넘어가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어. 청우와 친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우는 부모님에게 염려 섞인 경고를 받지. 그 아이의 집안은 대대로 성정이 유순하기로 유명했지만, 그 탓인지 그 가신들은 상당히 호전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그러니 정 청우와 친교를 유지하고 싶다면 최대한 빌미를 없애라고. 그 말을 들은 건우는 까딱했다간 청우가 역모로 얽힐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순순히 알겠다고 대답해. 그리고 보이는 것을 최대한 조절하지. 하지만 그걸로는 역부족이었어. 건우가 태자로 책봉되고 겨우 1년이 넘었을 때, 반역이 일어났거든. 그 결과 건우는 부모님을 여의고 폐태자가 되어 냉궁에 유폐돼. 그리고 새로 옹립된 황제. 건우는 그게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새로 책봉된 태자의 이름은 알았어. 청우, 제 하나뿐인 친우였던 그 류청우. 그 이름을 듣고 건우는 청우를 향한 배신감과 분노, 원망과 슬픔에 몸부림쳐. 부모님을 죽인 것에 청우가 가담한 것은 전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감정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지. 가득했던 친애가 애증으로, 애증이 혐오로 돌아서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

한편, 청우 역시 상황이 돌아가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지. 아버지께서 가신들의 말에 쉽게 휘둘리신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현 황실의 온화한 성정과 통치 방식에 불만이 가득한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그들이 설마 역모까지 꾸밀 줄은 몰랐으니까. 어쩌면 집을 떠나 기숙사에 머무르던 청우만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황태자의 지위에 올랐지만 청우는 언감생심 바란 적 없는 자리에 앉혀져 하루하루 말라가는 기분이었어. 애초에 청우에게 있어 단 하나뿐인 주군은 류건우, 지금은 폐태자가 되어 냉궁에서 처분만을 기다리는 그 사람 뿐이었으니까. 그러던 중 하루는 청우도 정사를 논할 줄 알아야 한다며 정전에 끌려가. 처음에는 평범하게 진행되나 싶었는데, 마침 안건으로 폐태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가 나왔지. 반역의 1등 공신인 가신들은 다른 황족에게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며 그를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할 것을 주장하면서, 폐태자를 살려두다니 그게 말이나 되냐고 아우성쳤어.

우유부단하게 결정을 미루는 제 아버지, 황제와 가신들의 언쟁을 지켜보기만 하던 청우의 이성을 끊은 말은 그 말이었지. 자격이 되지 않는 자가 주제도 모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죽음으로 그 죄를 치러야 한다고. 정신을 차리니 청우는 감히 황제의 면전에서 그 신하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 게 무슨 상관이야. 그러지 않으면 청우의 유일한 형님이, 유일한 주군이 목숨을 잃을텐데. 아주 찰나였지만 폭력적일 정도로 내리찍는 그 기운에 압도당한 신하들은 결국 폐태자를 먼 곳으로 유배보내기로 결정해. 사실 말만 유배지 실제론 그대로 나가 죽으라는 거나 다름없었지만 일단은 살아남은 거야.

냉궁에서 그 명령을 받은 류건우는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유배지로 떠났고, 청우는 그런 건우의 뒷모습만을 애처롭게 보다가, 건우의 뒤를 따르던 궁인들을 따로 찾아 은밀하게 건우를 돌보라고 명을 내려. 그게 건우와 청우가 열여섯 살의 일.

그렇게 십 년이 흐르고, 더 이상 그 누구도 폐태자를 입에 담지 않게 됐을 때. 청우는 황위에 올랐고, 가장 먼저 폐태자를 제 곁으로 불러들였어. 당사자인 류건우의 표현을 빌리자면, 낯짝 두껍게도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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