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모카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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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월드 자유 이용권. 인하의 손에 들린 조그마한 종이에 적혀 있는 9글자. 인하는 벌써 10번 넘게 그 이용권을 들고 회전목마 줄에 서 있었다. 네버월드는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놀이기구들이 가득한 놀이공원으로 유명했던 곳이었다. 놀이공원들이 다 거기서 거기이지만 한 때 네버월드는 완벽한 컨셉을 잡고 어린이 손님들을 정말 동화 속
이것은 해인이 어느 겨울날 만난 강아지 귀신을 키우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해인은 겨울을 좋아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귀신들이 눈을 좋아하니까. 해인은 어려서부터 영안을 가진 선천적으로 독특한 성질을 타고난 사람이었는데, 그렇다고 무당처럼 신기가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 해인이 볼 수 있는 것은 구천을 떠도는 흔히 신기 있는 사람들이 잡
“어, 야. 나 핸드폰 잃어버렸나봐.” 호연이 잘 가다말고 멈춰서서는 한 발자국 뒤에서 그렇게 말했다. 아까 다 챙겼냐고, 잊어먹은 물건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건성으로 대답하더니만 결국엔 뒤늦게서야 잃어버렸다 말하는 꼴에 혈압이 올랐다. 말만 그런게 아니라, 진짜 혈압이 올라서 손목에 차고 있던 워치에서 급성 고혈압에 주의를 요하는 경고 메세지가 출력
“어때? 찾았어?” “찾긴 뭘 찾아. 야,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라. 섭종한 지가 20년이야. 그때 그 팀이 퍽이나 아직도 남아있겠다.” 찾았냐고 묻는 지윤의 말에 해진이 짜증을 꾹꾹 눌러담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지윤과 해진은 서비스가 종료된 지 20년이 넘은 온라인 VR 게임의 운영진을 찾고 있었다. 5주년 이벤트 때 지윤이 만들었던 아이템을
대략 12살 때 즈음이었나, 작은 유성우 하나가 바다로 추락했었다. 전 세계를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그 유성우 사건은 별에 목마른 학자들을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유성우 관련 뉴스와 여러가지 카더라가 뉴스 사이트, 유튜브 등을 떠돌고 sns에는 유성우가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했다며 인증을 하는 인증 영상이 피드를 가득 메웠다.
눈 앞에 놓인 것은, B4 크기의 커다란 종이와 빼곡히 적혀있는 의미모를 문자 배열. 고개를 들면 새하얀 벽면 위쪽에 자리한 오로지 시간만을 보여주는 디지털 시계가 있고, 등 뒤로는 시험을 끝마쳐야만 열리도록 설계된 두꺼운 철문이 있다. 이 방 안에 있는 것은, 나와 이것들 뿐이다. 수능에 목숨을 거는 대한민국은 수능에 지친 수험생들과 수능의 근본적
‘이 편지를 세상의 마지막에 전합니다.’ 소라가 어렵게 구한 손바닥만한 종이 조각에 그 한 문장을 써내렸다. 고르지 못한 글씨체 때문에 과연 이 한 문장조차도 누군가 알아봐주기는 할런지, 문득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으나 소라는 다시 한 번, 또 한 번 문장을 스스로 읽어보고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후에야 종이를 돌돌 말아 유리병 안으로
치직—, 치지직—. “여기는 중앙 관제탑 알파 0-3. 우주선 B3-15, 응답 바랍니다. 다시 알립니다. 우주선 B3-15, 응답 바랍니다.” 세상에 우주가 보편화 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점차 지구를 떠나 우주 곳곳에 발을 디뎠고 어느새 세상은 마치 다른 나라에 비행기를 타고 가듯 우주선을 타고 다른 행성으로 여행을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삑— 산호가 신경질적으로 티비를 꺼버렸다. 방음벽을 붙여놓은 방 가득히 울려퍼지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좀비의 괴성이 사라진 공간에는 삽시간에 암흑과 고요가 들어찼다.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던 진아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암막 커튼을 쳐놨던 터라, 방에는 정말 단 한 줄기의 빛도 들어오지 않았다. 진아가 더듬더듬 이불을 깔아놓은 바닥을 짚어 옆에 놓여있
44번 게이트는, 이른 바 유일한 탈출구로 불리는 곳이다. 자연의 분노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 옛날 오랜 시간 유행했던 어떤 게임 장르의 특정 타입의 몬스터가 사용하는 기술의 이름이기도 하고, 자연을 마음대로 훼손하고 디딜 땅을 제공하는 지구에 대한 예우를 보이지 않는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재해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