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광별을 붙이는 밤 분석 - 시원의 밤하늘과 밤바다, 원류부터의 위로 -



✨Credits✨

✨Vocal : SeeU✨

✨Song : 다삥이

✨Lyrics : 별다소니

✨Editor : 피오테오✨

✨Illust : 스즈란✨

✨Video : 퍼플슘✨

야광별을 붙이는 밤 분석

- 시원의 밤하늘과 밤바다, 원류부터의 위로 -

대체 이 밤이 언제

끝나는지 몰라

떠오르는 생각에

밤은 길어져

낮은 천장은 깊은

바다처럼 깜깜해

가라앉는 마음은

밤에 물들어

밤은 안식의 시간임과 동시에 고통의 시간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 길잡이별도 없는 밤의 고독 속에서 갈 길 방향 잃고 방황할 뿐인 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마도 이 첫 문단은 후자에 속한 듯 보인다. 밤의 고통 속에서 하릴없이 생각에 잠긴 화자는 길어지는 밤을 지새우며 몸부림친다. 여기서 화자의 시선은 밤과 바다를 이으며 확장된다. 밤바다, 혹은 심해처럼 깊은 곳까지 가라앉아 바라보는 세상은 나를 더욱 고통스럽고 고독한 세상에 갇히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 첫 문단과 두번째 문단은 밤하늘과 밤바다라는 두가지 공간을 그리며 수직적인 대조를 이루는 듯 보인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도 안식을 찾을 수 없는 나의 고통을 극적인 대비로써 묘사한다. 하지만 이 둘은 완전히 대조라고 할 수는 없다. 수평선 아래 반드시 만나게 되는 밤하늘과 바다는 그 원류가 같은 곳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으니까. 그리하여 위로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깜빡이는 가로등에

한숨 같은 내가 서 있어

몰아치는 찬 바람에

부서질 것만 같아

빛은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희망을 상징한다. 그 것이 깜빡이는 상황이라니 얼마나 위태로워 보이는가. 한숨 같은 나는 슬픔을 벗삼아 산산히 흩어지는 숨이며, 몰아치는 찬 바람에 섞여 부서지고야 말 것이다. 빛은 이내 사라지고 남은 것은 잔해뿐인 자신이다.

below in the dark 야광별을 붙여

glow in the dark 상처를 새기듯

두고 온 밤이, 남겨 두고 온 맘이

저 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이기를 바라면서

그렇다면 이 밤 속의 나에겐 세상은 과연 고통스럽기만 할까. 밤 아래 야광별을 붙여 어둠속에 반짝 거리도록 하는 것은 곧 길잡이별과 같은 희망이다. 새기듯 두고온 밤이, 남겨두고온 맘이 저 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이기를 바라는 것은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이 이 노래를 길잡이별 삼아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소망이기도 하다. 여기서 상처를 새기듯 이 밤을 두고 온 것은, 이 노래를 길잡이별 삼아 나아가는 이들이 가진 상처를 누군가 역시 겪었음을 뜻한다. 상처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유지처럼 그렇게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의 위로는 남는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밤은 또한 안식의 공간임을 상기하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네가 없는 이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무서워

이렇게나 겁이 많고

한심하게 웅크린 나야

네가 남긴 이 노래는

선명하게 그런 나를

비추고 있어

여기서 코러스 부분의 누군가와 작 중의 화자가 분리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네가 없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무서우며, 겁이 많고, 한심하게 웅크리고 있다. 이 절절한 자기고백이자 독백은 상처의 근원이 '누군가'의 상실로부터 말미암았음을 암시함과 동시에 '누군가'의 유지가 '나'를 위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네가 남긴 노래가 선명하게 '그런 나를 비추고 있'음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남겨놓았던 무언가를 이제 곧 깨닫게 되는 것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반짝이는 밤하늘에

작은 별과 네가 서 있어

몰아치는 찬란함에

사라질 것만 같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밤은 고통의 공간임과 동시에 안식의 공간이다. 누군가의 존재는 이 밤 속에서 안식으로 흘러들었기에, 영원히 평온하고 안온할 것이다. 그렇지만 떠나간 누군가는 '나'가 고통의 밤 속에서 헤멜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겪었던 상처를, 슬픔을, 고통을, 그리고 그 극복을, 야광별이라는 길잡이별을 밤하늘에 붙임으로써 안식의 밤으로 인도하고자 하는 마음이 반영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below in the dark 주마등을 가려

glow in the dark 눈물을 삼키듯

두고 온 밤을, 남겨 두고 온 맘을

지금이라도 내가 이어갈 수 있을까

below in the dark 야광별을 붙여

glow in the dark 상처를 새기듯

너의 노래가, 내게 닿은 마음이

저 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이기를 바라면서

노래할게

나는 주저한다. 길잡이별이 있다고 한들 그 고통을, 슬픔을, 고독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말한다. '지금이라도 내가 이어갈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야광별을 마주한 순간 고통스러운 밤 속에서 방황하던 나와 다름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한다. 야광별을 쫓아 나아가기로. 그리고 자신의 뒤로 고통스러운 밤을 헤메던 이들이 야광별을 쫓을 수 있도록 그 길잡이별을 붙여나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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