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드림 모음집]

[주술회전 드림] 블랙스완 효과

최강샌드로 알파오메가AU

*후반에 강압적 장면 주의

*15세 이상 관람 추천


블랙스완 효과  

과거의 경험으로 아무리 분석하더라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때.


알파는 오메가와 만나야 한다.

이것은 세상의 당연한 이치였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실들. 사람의 심장은 하나라는 것이나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뭐, 그런 뻔하디 뻔한 것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이것도 그 뻔한 것들 중 하나였다.

 

 

알파는 오메가를 좋아하고, 오메가는 알파를 좋아한다.

절대로 베타가 아니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블랙스완 효과>

 

 

 

고죠 사토루와 게토 스구루는 우성 알파였다. 솔직히 그들은 누가봐도 그랬다. 그 둘과 함께 거리를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이 지겹게 뒤따랐고 지나가던 오메가들은 쉴새없이 먼저 번호를 물어왔다. 거기까진 괜찮았다. 뭐 얘네들은 내가 봐도 괜찮게 생겼으니까.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관심 없으니까 좀 꺼져줬으면 하는데.”

 

그들은 내가 봐도 좀 심할 정도로 오메가를 무시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자 난 괜히 불편해져 그 자리를 나섰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게토 스구루는 내 뒷덜미를 잡아챘고 고죠 사토루는 내 어깨 위로 팔을 올렸다. 그 행동을 본 오메가들은 모두 하나같이 썩은 표정으로 날 위아래로 훑었다. 너 베타 아냐? 라고 묻는 얼굴이었다. 그럼 나는 조금 울고 싶어졌다. 그러게요. 저 베타 아닌가요? 

그런 오메가의 표정을 본 둘은 또 더러운 눈 깔으라며 개지랄을 떨어댔다. 그 지랄맞음에 못이겨 도망가는 오메가들을 한 열 번쯤 봤을 때야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얘네들은 왜 나한테만 지랄인거지?

 

 

 

한번은 셋이서 백화점을 구경하는데 둘이 잠깐 커피를 사오는 틈을 타고 한 남자가 다가왔다. 미리 말하자면, 나는 그 사람이 오메가인지도 몰랐다. 애초에 내가 베타인데 어떻게 그들을 구별하겠는가?

 

“아 저기, 애인 있으신가요?”

 

심지어 처음 한 말이 이러한데. 난 당연히 베타인 줄 알았다. 그래서 둘이 오기 전에 빨리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전혀 없습니다.”

“네? 아까 그 남성분들이랑 사귀시는 거 아니었나요..?”

 

씨발. 이제는 하다하다.. 그 물음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걔네들이랑 자주 붙어있고 놀러다니긴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사심없이 한 것들이었다. 걔네들은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그러했다. 내가 없으면 안될것처럼 구는 건 내가 아닌 일방적인 그쪽이었다.

 

“아뇨. 전혀요. 그 새끼들이랑은 모르는 사이예요.”

 

아니 모르는 사이도 아니에요. 그냥 원수입니다.

 

내 말을 들은 오메가는 그럼 이것 좀 전해달라며 나에게 쿠키 세트를 전해주고 도망갔다.

나는 어이가 날아간 채로 서 있었다.

 

저기요? 저 모르는 사이라니까요?

 




 


 


 

“알파는 원래 소유욕이 강해.”

 

내 허리를 안고 있던 고죠 사토루가 그랬다. 왜 이렇게 치덕이냐며 그를 밀어내자 그가 더욱 세게 안아오며 했던 말이었다.

그 말에 내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베타한테도?

응. 베타한테도.

 

그가 나의 말을 따라했다. 그 한마디로 묘해진 공기에 내가 그의 얼굴을 마주 바라봤다. 항상 밝게 빛나던 얼굴은 검게 가라앉아있다. 한 단어로 정의내리지 못할 감정들로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그런가? 알파가 소유욕이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베타에게까지 적용되는지는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그것을 알고나니 지금까지 게토 스구루와 고죠 사토루가 왜 자신에게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의 얼굴을 밀어내던 손에 힘이 풀리자 고죠 사토루는 내 어깨에 얼굴을 부볐다. 간지러운 숨결이 귓가에 닿으며 결 좋은 머리카락이 느껴졌다.

 

자신을 두고 생각에 잠겼는지 말이 없어진 드림주를 알아챈 고죠 사토루가 여자의 목을 콱, 물었다. 아! 깜짝 놀란 여자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고죠 사토루의 머리를 퍽퍽 쳤다. 떨어져 이 자식아!

 

 


 

 

“너희 둘은 왜 연애 안 해?”

 

그 말에 자신을 품에 안고 있던 게토 스구루와, 내 허벅지를 베고 누워 게임을 하고 있던 고죠 사토루, 벽에 기대 앉아있던 이에이리 쇼코의 시선이 단번에 나에게로 꽂혔다.

 

“그럼 너는 왜 안 하는데?”

“치사하네. 내가 먼저 물었잖아.”

 

고죠 사토루의 물음에 그렇게 답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대체 왜 안 사귀어?

 

“굳이 말하자면, 딱히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연애할 사람이 없는 거야?”

 

하! 내 말에 뒷모습만 보이던 고죠 사토루가 크게 코웃음쳤다. 그 반동으로 하얀 머리가 흔들거렸다.

 

“밖에 나가면 나랑 사귀고 싶어 하는 애들이 줄을 설 걸?”

“그니까. 그것도 이해가 안돼. 그 이유가 뭐냐고. 뭐, 니네가 잘생겨서?”

 

나는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애들이 뭐가 좋다고.

 

“본능적인 이끌림 아냐?”

 

가만히 우리를 지켜보던 이에이리 쇼코가 말했다. 자석의 반대극이 서로에게 이끌리듯이. 그녀의 말은 이러했다.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안됐다. 이에이리 쇼코 또한 우성 알파였기에 나와 공감해줄 이는 이곳에 아무도 없었다.

 

“그 페로몬인가 뭔가 하는 그거 때문인가.”

“그럴 수도 있고. 확실히 저 둘이 좀 눈에 띄는 페로몬이긴 하지.”

 

이에이리 쇼코의 대답에 갑자기 궁금해져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페로몬이란 거. 그거 무슨 느낌이지?

 

“궁금해?”

 

언제 다가왔는지 고죠 사토루가 내게 바짝 다가와 물었다. 그렇게 묻는 고죠 사토루는 어딘가 격양되어 있었다.

갑자기 가까워진 거리에 내가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자 뒤에 있던 게토 스구루의 가슴팍이 뒷머리에 닿았다. 다시 몸을 앞으로 일으키려는데 게토 스구루가 팔로 나를 감싸 안았다.

그에 숨이 잠깐 멈췄지만 내가 밀어낸다고 밀어질 애도 아니라서 마저 그에게 대답했다.

 

“궁금하긴 한데. 차피 소용없잖아.”

"왜? 소용이 왜 없어."

"왜 이래. 내가 그걸 어떻게 느껴."

“드림주 말이 맞아.”

 

베타는 페로몬을 못 느껴.

이어지는 게토 스구루의 말에 고죠 사토루가 흥미가 사라진 얼굴을 했다.

 

“그랬나?”

 

당연한 사실을 몰랐던 척, 그가 말끝을 올리며 다시 뒤를 돌아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휴, 크게 숨을 내쉬자 맞닿아있던 게토 스구루의 팔에 내 몸이 더욱 밀착되었다. 그가 나를 안은 채로 내 허리를 지분거렸다.

 

그 장면을 모두 지켜보던 이에이리 쇼코가 내 손을 붙잡고 일어섰다.

 

“드림주, 잠깐 나 좀 봐.”

 

 

 

너 조심해.

 

자신을 이끌고 나온 이에이리 쇼코가 말했다. 짐짓 진지한 얼굴이었다. 드림주는 갑자기 끌고 나와서 하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아 되물었다.

 

“뭐가?”

“쟤네들 말야. 너도 알다시피 핀트가 좀 엇나가있잖아.”

“잘 알지.”

“..조심해 드림주,”

 

알파는 소유욕이 강해.

 

한때 고죠가 했던 말이었다. 섣불리 먼저 경고하지 않는 쇼코가 이런 말을 한다는 건, 그녀가 봐도 좀 심한게 아닌가보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걱정이 담긴 말을 들은 내 머릿속에 든 것은. 그때 사토루의 말이 진짜였구나,하는 바보같은 생각 뿐이었다. 뭐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가? 이미 이렇게 몇 년을 지냈는데. 선을 넘으면 바로 그만두라고 할 예정이었다.

 

“걱정하지마.”

 

그래서 그렇게 안일하게 넘어갔다.

 

 

 

 


하루는 둘이 만화책이랑 간식거리를 들고서 대뜸 내 방에 놀러왔다.

게토 스구루와 고죠 사토루는 엎드린 나를 중심으로 사이좋게 내 옆에 누웠다. 매일 놀러오며 생긴 습관과도 같은 것이었다.

 

“드림주. 우리가 궁금해?”

 

내 머리로 장난을 치던 고죠 사토루가 물었다. 나는 그가 들고온 만화책을 보느라 그를 바라보지도 않고 반쯤 영혼없이 대답했다.

 

“어? 어, 으응.”

 

그러자 머리가 한쪽으로 몰아 넘겨졌다. 목덜미를 가리는 것이 사라지자 조금 추워진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뒷목에서 말캉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것은 척추를 따라 부드럽게 미끌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내가 깜짝 놀라 고개를 올리려는데, 커다란 손바닥이 내 시야를 가렸다.

 

“우리한테 집중해야지.”

 

이러려고 가져온 건 아닌데. 가벼운 농담이 들리고 누군가 내 손에 있던 만화책을 앗아갔다. 곧이어 눈을 가리던 것이 사라지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게토 스구루였다.

그에 입을 다물었다. 저 깊이를 모를 눈동자를 보고 있자, 갑자기 쎄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손 끝을 타고 들어와 발끝까지 퍼져나갔다. 나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들은 위험했다.

 

 


 

 

아무도 자신에게 알파가 자신의 목숨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한가지 다행인 건 베타도 생존 본능이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그들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야.”

 

하지만 그들은 내 마음도 모르고 불쑥 나를 찾아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이유도 모른채로 나와 멀어진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거 같았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나를 바라보는 두 눈이 흉흉했다. 뒤로 멀어지자 뒤에서 게토 스구루가 내 양어깨를 붙잡았다. 

앞에는 고죠 사토루, 뒤에는 게토 스구루. 아마 웬만한 특급 주령도 이 상황이라면 저절로 제령이 될게 분명했다. 나는 물러날 곳 없는 내게 다가오는 고죠 사토루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좆됐다.

 

“너 왜 우리 피하냐?”

 

왜긴 왜야. 너희 존나 위험해보여. 쇼코도 니네 피하라고 그러더라.

라고 말할 순 없는 노릇이겠지. 그래서 애써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내가?”

 

그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고죠 사토루는 아무말이 없었다. 갑자기 조용해지니까 더 초조해져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원래 이게 맞지. 너흰 알파잖아. 베타랑 맨날 붙어있는 걸 보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어?”

“뭐?”

 

내 말에 고죠 사토루의 기운이 더욱 사나워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베타도 느껴질 엄청난 위엄이었다.

 

“그래?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엔 내가 아무말도 못했다. 입을 다물고 있는 내게 고죠 사토루가 몸을 숙이고 나를 바라봤다.

 

대답해, 드림주. 뭐라 생각하냐고.

 

그 매서운 눈동자에 저절로 식은땀이 흘렀다. 처음 느껴보는 섬뜩함에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내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들을 향한 첫 거부감이었다.

 

 


 

 

그로부터 몇 주 뒤, 나는 임무를 하러 가까운 산에 들렀다. 다행히 요즘들어 혼자하는 임무가 늘었기에 그들과 마주칠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혼자하는 임무는 꽤 빡세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했다.

 

 

“그래도 오늘은 3급짜리네..”

 

이걸로 감지덕지다. 나는 산을 뒤지며 숨어있는 주령을 찾았다. 왜 이렇게 안 보여. 3급이라 그런지 기운도 미미했다. 이 커다란 산 속에서 주령을 찾는다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응?”

 

그러다 한 검은 형체와 마주쳤다. 거리가 있음에도 그것에선 꺼림칙한 기운이 흘렀다. 얘인가 보네. 나는 아무 의심없이 그것에 가까이 다가갔다.

얼마나 다가갔을까, 몇 걸음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그것이 커다랗게 몸집을 부풀리더니 이내 나를 삼켰다.

 

“윽-,”

 

방심했다. 공기가 통하지 않아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 나는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들고있던 주구로 그것을 향해 휘둘렀다. 그에 나를 감싸고 있던 주령이 사라지고, 순간 뒷목이 따끔했다. 

다시 쉬어지는 숨에 내가 컥컥거리며 땅을 짚었다. 내쉬는 숨마다 물이 쏟아졌다. 

멀리서 뛰어오는 보조감독을 본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다시 깨어났을 땐, 이미 날이 저물고 있었다.

누워있는 이곳은 익숙한 장소. 이곳이 나의 방이라는 걸 깨닫자마자 안도감이 들었다. 쓰러지기 직전 느껴지던 고통이 환상통처럼 느껴져 저도 모르게 마른 기침이 나왔다.

 

“깼어?”

 

그때 이에이리 쇼코가 구급상자를 든 채로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이리저리 자신에게 간단한 검사를 하더니,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거야?”

“뭐. 너 말이야?”

 

쇼크로 반나절동안 기절해있었어. 그게 끝이야. 담담한 이에이리 쇼코의 말에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쇼코가 의자에서 일어나 마지막으로 열을 재려는 듯 자신의 이마에 손을 올리는데, 코끝에서 처음 느껴보는 향이 맴돌았다. 그것은 민트같기도, 아쿠아향 같기도 했다.

 

“섬유유연제 바꿨어?”

 

냄새 좋네. 스치듯 들리는 드림주의 말에 이에이리 쇼코가 잠시 멈칫,했다.

 

“뭐?”

“응? 좋은 냄새 나길래.”

 

근데 요즘은 민트향 섬유유연제도 있나?

드림주가 눈을 감으며 덧붙였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그녀는 자신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그것을 들은 이에이리 쇼코가 자신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켰다.

 

“야, 너ㅡ”

 

다시 바라본 이에이리 쇼코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어 있었다.

 

 

 

“돌려놓을 방법 찾아올테니까 당분간 여기 있어.”

 

그녀가 심각한 어투로 말했다. 드림주는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올 때까지 절대 밖에 나가지마. 그렇게 몇 번이나 단단히 경고한 이에이리가 방을 나갔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방은 꽤나 무섭고, 쓸쓸했다. 원래 여기가 이렇게 추운 곳이었나. 꺼져 있던 형광등을 키고 창문을 닫았다. 겉옷이라도 꺼낼까 옷장에 다가가는데, 똑똑- 현관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쇼코?”

 

드림주는 곧 오겠다는 쇼코의 말을 떠올리며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 철컥, 별 의심없이 그녀가 잠겨있던 문을 열었다.

 

“뭐야, 엄청 일찍 왔-,”

 

“안녕.”

“오랜만이다?”

 

 

들리지 말아야할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을 알아챈 드림주가 뒤늦게 문을 당겨 다시 닫으려고 했다.

 

“어딜-”

 

하지만 그들이 한발 더 빨랐다.

그들은 한손으로 자신의 문을 잡아 열어젖히곤 커다란 몸을 구겨 현관 안으로 들이닥쳤다.

 

“야 빨리 안 꺼ㅈ,”

 

윽, 코를 가득 채우는 향에 드림주가 균형을 잃고 휘청였다. 그런 그녀의 허리를 받친 고죠 사토루가 자신의 쇄골에 코를 박았다. 흡-, 가까워진 그에게선 드라이한 머스크 향이 진하게 났다. 이상하게 냄새일 뿐일텐데 그것은 꿀처럼 진득했다. 자신을 안는 힘이 강해질수록 더 진해지는 향기에 머리가 어질했다.

 

“흥분했어? 너 냄새 진해졌네.”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는 말에 대꾸없이 그를 밀어냈다. 아니 정확히는 밀어내려 했다. 이상하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더 풀리는 느낌이다.

점점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에게 기대오는 자신을 보며 고죠 사토루가 낮게 웃었다. 그 진동이 자신의 가슴께까지 전해졌다. 만족스러워 보이는 웃음이었다.

 

곧이어 게토 스구루가 자신을 부드럽게 안아들었다. 그도 고죠 사토루처럼 자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가져다대며 말했다.

 

“드림주한테선 프리지아 향이 나네.”

 

잘 어울려.

자신을 침대 위로 눕힌 그가 나긋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고 있는 행동과는 달리 말만 들으면 연인을 달래고 있을거라 착각할만큼 지독히 다정한 어투였다.

 

“그래서 우리는 어때?”

 

드림주 위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때 드림주의 머릿속에 한 문장이 떠올랐다.

 

‘알파는 오메가를 좋아한다.’

분명 그랬었다. 몇시간전까지만 해도 그렇다고 믿었었다.

왜냐면 분명 어제까진, 자신은 베타였으니까.

 

알파는 소유욕이 강했다. 그들은 한번 문 사람은 놓치지 않았다.

드림주는 상의 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손길에 참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숨을 이어받으려는 듯 게토 스구루가 입을 맞췄다. 

그에게선 스모키한 우드향이 났다. 머리를 가득채우는 그 짙은 페로몬 향기를 마지막으로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17세기의 유럽인들은 모든 백조는 희다고 믿었다. 

그들이 검은 백조(Black Swan)를 발견하였을 때 그들은 이제까지의 통념이 산산이 부서지는 충격을 받았다.


2달만에 업로드하는 사람이 누가있어?ㅋㅋ

-> 안녕하세요. 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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