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참가자들을 위한 초행길 지침서

동인행사 부스가 처음인 분들을 위한 가이드

최근 동인 행사가 다시 많아졌죠. 그러면서 용기내어 부스로 처음 참가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 '부스,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걸까?' 하고 두려운 마음도 있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부스 참가자들을 위한 초행길 지침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주의하셔야 할 점: 여기에 기재된 지침이 완전한 정답은 아닙니다. 참가해 본 부스의 성질에 따라서, 도우미가 있는지에 따라서 양상은 달라지기 때문이니까요. 그냥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면 조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부스경험은 또 그 다음의 부스참가를 생각하게 되거든요.

-12. 18. 추가기재 : 거스름돈 / 줄관리 부분에서 몇 가지를 더 추가했습니다.

-12. 19. 추가기재 : 파본기준세우기 / 인포 만들기를 추가했습니다.


선입금? 현장판매?

  1. 제작하려는 물품과 관련하여 선입금으로 진행할 지, 현장판매로 진행할 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선입금과 현장판매의 장단점은 확실합니다. 선입금의 경우에는 재고가 최대한 남지 않는 방향으로 제작수량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이고, 현장판매는 자신이 원하는 제작 수량에 맞춰서 제작을 하고 완판하면 재고가 남지 않겠지요. 현장판매의 경우에는 사지 못한 분들이 통판을 요청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선입금의 경우에는 현판(*현장판매)분이 남아있는지를 요청하시는 분도 있겠지요. 여기에서 주의하셔야 할 점 하나!

    -선입금 판매를 하는 경우 꼭 선입금 수령분을 따로 분리해 둔다 : 생각보다 회지나 굿즈의 경우 파본대비로 물량을 더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입금 수령분을 분리해 두지 않으면 현판 문의가 들어올 때에 뒤섞여서 판매되는 경우가 있어서 분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2. 선입금을 진행하는 경우 선입금 리스트는 반드시 soft copy와 hard copy 둘 다 준비합니다.

    선입금을 진행하면 일단 윗치폼이나 TMM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입금리스트를 엑셀로 다운받을 수도 있고, qr코드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QR코드의 경우는 현장에서 생각보다 잘 쓰지 않습니다. 이름 / 수령용 비밀번호 말하는게 QR코드 인식하려고 켜서 확인하고 하는 것보다 빠르거든요. 대신 내가 선입금리스트를 프린트한 것을 안가져왔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라도 파일 등으로라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주는게 좋습니다.

    - 선입금자가 많은 경우에는 반드시 가나다 순서대로 수령자 리스트를 만들어서 리스트에서 찾기 쉽게 합시다

    - 굿즈의 종류가 많으면 포장해서 주는 것도 시간이 걸립니다. 될 수 있으면 일정 세트로 묶어서 판매하시는 것이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빠르게 포장할 수 있고, 수령하는 입장에서도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부스도우미를 데리고 올 때

나도 선입금 수령 할 게 많을 때, 부스도우미(일본 동인용어로는 売り子)의 존재는 소중합니다. 부스도우미에게 잘 정리된 선입금 수령자 리스트와 세트구성, 특전 구성과 제공 등에 대해서는 부스 운영을 시작하기 전에 알려주는게 좋습니다.

현장판매일 경우 참가자 본인과 부스도우미 사이의 분업이 중요합니다. 부스도우미는 포장만 하게 하거나, 아니면 주문담당을 하거나 등의 분업을 하고, 돈을 수령할 때에는 "얼마인지 확인했습니다" 등을 말로 얘기해서 소통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끔씩 빈 틈이 생겨요)

내 부스 앞에 사람이 너무 많다!

첫 참가인데 설마 사람이 그렇게 많이 서겠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겁니다. 하지만 대기자는 내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발생하곤 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일 때에는 일단 온 순서대로 2명 내지는 3명씩 줄을 세워 줄이 너무 늘어나 다른 부스를 침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컨트롤 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릴 때에는 장내의 스탭에게 줄정리를 요청합니다.(줄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스탭이 먼저 달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 동네/동인네트워크가 주최하는 행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줄관리를 부스참가자가 하게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아서 컨트롤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장내스탭들이 도움이 필요한지 문의를 하러 오시지만, 부스참가자와 부스도우미가 먼저 최대한 정리할 수 있는 대로 줄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대기표를 미리 만들어서 배부하는 것도 줄을 빠르게 해산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추가: 일본에서는 최후미(最後尾) 팻말을 자주 쓰는데요, "(부스 위치)의 대기 마지막 줄입니다!" 라는 내용을 A4용지에 인쇄해서 코팅한 다음에 부스 위치만 네임펜 등으로 쓰고 지우는 등 행사 할 때마다 재활용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팻말을 가장 마지막에 온 사람이 들도록 넘기고 마지막 사람이 들고 있으면 그 쪽으로 오기 때문에 미리 제작해 두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협력 인쇄소를 잘 활용하자

협력인쇄소가 좋은 점은 할인 혜택도 있겠지만, 행사장으로 바로 택배를 보내준다는 점입니다. 이때 통판분량은 인쇄소에 미리 연락해서 배송대행처나 나에게 보내둘 수 있으니, 행사장 택배와 통판용 택배를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 주세요. 마감기한이 촉박하지 않다면 집에 먼저 완성본 한 권을 따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행사 전에 준비해야하는 것 : 인포만들기

행사 전에는 내가 어떤 물품을 팔고, 부스 위치가 어디이고, 가격은 어떻게 되고, 현장판매는 언제부터, 선입금 수령 등은 언제부터 하는지에 대한 "부스 인포"를 만들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부스인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1) 부스위치

2)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간략한 안내(회지의 경우 표지, 페이지 수, 사양 , 가격/ 굿즈의 경우 종류, 크기, 사양, 가격)

3) 선입금 수령 / 현장판매 시작시간

4) 파본 기준 및 교환 안내 (이것은 인포에 포함되어도 되고, 따로 공지하여도 됩니다)

행사 현장에서 생각하게 될 것들

  • 성인확인과 성인용 회지의 밀봉 : 부스에 전시하게 되는 성인용회지는 모두 밀봉된 상태여야 합니다. (음화반포 등의 문제로 그렇습니다. 디페뿐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아카부 쪽 일본 행사에서도 밀봉상태를 추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행사에서는 성인용 팔찌를 따로 채워주기 때문에 꼭 성인용 팔찌임을 확인하거나 신분증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시는게 중요합니다.

회지의 경우에는 회지 내지에 '성인임을 확인하고 판매하였으며, 구매자가 성인이 아닌 경우에는 판매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문구를 삽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파본 기준 및 교환 : 파본은 없으면 정말 좋겠지만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파본의 기준에 대해서 미리 공지를 해 두고, 해당 기준에 맞는 것만 파본으로 인정하며, 교환은 현장에서만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 원활합니다. 특히 파본 기준에 대해 미세한 까임 등도 파본이라고 주장하는 인류애 상실의 순간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일러스트의 경우에는 그림을 보기 어려운 수준의 잉크 튐이나 종이접힘 /회지의 경우에는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의 낙장, 찢어짐, 접힘, 잉크 튐 등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한 수준의 스크래치 등은 파본인정을 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워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부스 DP할 때의 주의점 : 부스 DP시에는 너무 DP가 통행이나 옆 부스를 방해하지 않는 선상으로 해 주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동네에서 주최하는 행사의 경우에는 책상 위 높이제한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책상 위에 조그맣게 세우는 등신대등은 괜찮지만 부스 책상 양 사이드나 아래 등에 배치하는 것은 옆 부스나 참관객의 통행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하는게 좋습니다.

인형 등은 누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으니 DP하실 때 내 관리 하에 둘 수 있거나 케이블타이로 묶어두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계좌이체를 받는 경우 계좌번호 안내 표시를 따로 제작해 두거나 QR코드판을 비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책의 경우에는 다이소의 미니 이젤을 많이 활용합니다. 책의 종류가 많은 경우에는 조립형 스탠드로도 씁니다. 제목, 가격과 19금여부, 페이지수를 간단하게 기재해 둡니다.

- 엽서나 포카의 경우 다이소의 네트망과 받침대가 있으면 세워서 DP하기 용이합니다.

  • 박스정리 / 굿즈 정리의 필요성 : 회지들의 종류가 많으면 그만큼 박스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부스참가자에게 제공된 공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책상 밑을 활용하거나 박스에서 내용물을 꺼내두고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박스로 만리장성이 만들어 질 수도 있으니까요.

굿즈 또한 포장하기 용이하려면 책상 위 DP존 뒤쪽에 나열해두고 한 장씩 조합하는것이 좋습니다. 다이소의 물품바구니? 같은 것에 넣어서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금액 확인 : 지폐는 꼭 받으시면 펼쳐보세요. 최근 위조지폐가 돈다고 하니 해당 부분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계좌이체의 경우 부스참가자에게 입금확인이 되기 전까지는 상품을 교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최소한의 인류애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입니다.

  • 준비물은 다 챙기셨나요? : 체크리스트는 행사 하기 전에 한 번씩은 알티로 들어오는 편이니 체크리스트 확인을 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 신분증

- (현금의 경우) 거스름돈 - 1000원권이나 5000원권, 10000원권을 적당히 행사 전일이나 행사 있는 주에 은행가서 바꿔두면 좋습니다.

- 가위 / 칼 / 박스테이프 / 스카치테이프 / 포스트잇 / 네임펜 / 볼펜

- 정리용 물품바구니 / DP용 네트망, 이젤

- OPP 봉투

- 선입금 리스트 (인쇄본)

- 보조배터리

  • 귀가택배 신청 : 최근에는 수기송장을 받지 않는 추세로 바뀌다보니, 행사에서 미리 귀가택배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가택배는 보통 20kg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 1 박스당 금액이 정해져 있으니, 20kg를 넘지 않게 잘 포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지 등을 담아두었던 박스를 버리면 안 되는 이유가 귀가택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리 여유롭게 1박스 정도는 신청해 두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접수를 받는 경우도 있으나 현장접수가 안 될 가능성도 있으니 보내게 될 것 같은 경우는 신청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번 부스참가를 하면서 우당탕탕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한 일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힘든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남기를 바라면서 체크리스트로 활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즐거운 동인생활 계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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