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uch of the Blues
Seriously? You call that a touch of the blues?
https://youtu.be/3GqXpXCtXiA?si=T-_GIqkJUbLWNw-4
늦은 시간 갑판 위, 난간에 반쯤 몸을 기댄 채 수평선 너머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딱히 작전 중의 긴장으로 컨디션을 망치는 실수는 아니다. 그런 실수는 소위 적 대차게 작전 하나를 말아먹으며 고쳤으니까. 단지 잠깐 남은 시간을 틈타 그간의 일을 복기하며 고뇌에 빠졌을 뿐이다.
연합정부의 비윤리적 실험은 아득히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여 그 죄가 깊고 무거워 가늠되지 않을 정도.
그래서, 오스카 에버렛은 화가 났는가? 라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 그렇다면, S.A.I.D의 헤라클레스 대령은 화가 났는가? 라고 묻는다면… 글쎄. 화가 났다기보다는 얼음이 머리부터 쏟긴듯 경각심이 먼저 들었다.
이 **짓거리가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가? 이 *친*끼들이 무슨 ****까지 했는가? 그래서 여기서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은 무엇인가? 워치에 내장된 ROCKDOWN은 얼마나 남았는가? 현 상황에서 대원들의 피해를, 현 장소에 있는 민간인 - 타란텔라 또한 사회부적응자로 분류되었기는 하나 그 이전에 민간인이니까.- 의 피해를 가장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애초에 저것으로부터 가장 가능성 있는 결론은, 있기는 한건가?
“하… 이 개**들”
정정한다. 당시 답도 없는 끝없는 사고와 물음에 절로 열이 오르며 욕이 짓씹듯 뱉어진다. 욕을 한 바가지로 해도 모자라고 소싯적, 아니 불과 몇 달 전 부쉈던 청사 기둥이 전혀 미안하지 않고 더 부쉈어야 했다고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 들었다. 누군가는 그 태도를 관리청의 대표답지 않은 태도라고 하겠으나… , 오스카 알렉산드르 에버렛은 ‘군인이 까라면 까야지’ 라는 말을 뱉더라도 수틀리면 군을 까버릴 수 있는 인간이었다.
애당초 그는 스스로 ‘이능력 특수 수사 관리청’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대령이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임관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조직의 이레귤러였고, 튀어나온 못이자 상부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으므로.
그는 15년도 WAH 테러라는 재앙으로 생긴 공백 인력을 메우기 위해 승진한 인물이고, 누구도 맡고 싶지 않아 했던 대령 위를 폭탄 떠맡듯 맡았던 사람이다. 현재까지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내려갈 만한 사유가 없었고, 내심 스스로 내려가길 바라는 그들의 뜻대로 따라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 좋으라고 그 꼴을 해준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그가 스스로 족쇄를 매고 정부의 명령을 들으며 조직의 성질과 결을 같이하는 것이 있다면 ‘Special Ability Investigation Department 특수 군율’ 제1편 총칙에 포함된, ‘범죄로부터의 보호, 구조, 대응’,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최우선으로 수행하는 것’ 딱 그 하나 결을 같이했다.
그의 아버지 클라우드 에버렛은 힘을 가진 자는 그 힘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가르쳤으며, 그의 어머니 발레리아 에버렛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틀린 것에 눈 감지 말고 맞서라고 가르쳤으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상대가 누구든 잘못된 것에 분노할 줄 알며, 약자를 보호하려 했다. 그것이 태생 A급 이능력자이자 제 행동에 책임을 지기도 전에 S급으로 발현한 인간으로서 그것은 해가 지면 달이 뜨는 것처럼 논할 가치가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누군가는 그가 가진 사고방식 자체가 신념이자 사명감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천성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천직이자, 적성이라고.
그러니 당연히 분노했다. 조직과 유일하게 뜻을 같이한다고 여겼던 것이 부정되었고 …, 그래 소위 빡이 쳤다.
물론 ‘헤라클레스’는 임관한 이후로 인간, 혼혈, 이종할 것 없이 그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추격하는 것을 생의 과업으로 삼았던 사람이고 그것에 새삼스레 실망할 만큼 덜 성숙하지도 않았다. 연합정부라는 것들이란, 그저 한낱 지능이 있는 개체들을 모아놓은 집단이라는 것을 진작 알았기에. 하지만 법에 있어서 만큼은, 그들 스스로 규정하고 규제하고 그어놓은 선에서만큼은, 지켜야 함이 당연한 것. 그렇지 않거든 무엇을 기준으로 단죄하고 치죄할 수 있는가?
이제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척척 감기는 감정은 분노라는 겉보기를 걷어내면 지독한 실망과 우울함이 남았으므로 자연스레 뒤따라오는,
“ 아, *발 다 *같은데 전부 개 패버려야 하나.”
성급한 생각을 말로 뱉었지만 철회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역시 그게 맞다. 정신머리가 썩었으면 맞아야지. 맞는 걸로 끝내는 걸 감사히 여겨도 모자랄 판에. 그러니 결론은,
세상에 팰 놈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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