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아키

[토우아키] 고민의 이유

주제 : 넥타이

프로젝트 세카이

아오야기 토우야 × 시노노메 아키토

* 토우아키 부흥 위원회 글입니다.

* 받은 주제는 넥타이 입니다.

* 두 사람의 연령이 실제 스토리와 다릅니다.

* 캐붕과 날조에 주의해주세요.

 고요한 집안에 알람 소리가 울리고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누워있던 아키토가 앓는 소리를 내며 깨어난다. 헝클어져 뻗친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헤집고 작은 한숨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났다. 지금 안 일어나면 지각이다. 짧은 다짐을 끝으로 겨우겨우 침대 밖으로 발을 내민다. 크게 하품을 하며 욕실로 들어가 세수와 양치를 하며 씻고 나왔다. 여전히 힘겨운 걸음으로 나와 잘 움직여지지 않는 손으로 제 옷을 입었다. 하나씩, 하나씩 단추를 채우다 보니 묘한 감각이 들어서 괜히 주변을 살핀다. 넥타이를 매던 아키토의 손이 멈췄다. 넥타이를 매는 손이 생소하다. 입술을 짓씹었다. 왜 생소한지, 왜 거울을 보고 스스로 매는 넥타이가 익숙하지 않은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여태까지 늘, 아침마다 졸고 있는 아키토의 목에 단정히 넥타이를 해주던 사람이 있었으니까. 들고 있던 넥타이를 바닥에 던진다. 혀를 짧게 차고 아침부터 개 같아진 기분을 가라앉힌다. 

 오늘 넥타이는 하지 말까. 아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도로 넥타이를 집어 들고 느릿하게 제 목에 걸었다. 엉성하게, 어쩌면 대충. 넥타이를 매고 집을 나섰다. 평소와 같았다. 옆자리에 그가 없다는 것만 빼고.

" 시노노메씨, 오늘 좀 달라 보이는데? "

 달라 보이긴 무슨. 평소보다 넥타이가 좀 느슨했을 뿐이다. 목을 꽉 매고 있는 넥타이가 마치 그에게 잡혀 졸리고 있는 제 숨만 같아서 평소처럼 꽉 매지 않았다. 그걸 눈치챈 놈들이 이상한 거라고 되뇌며 아키토가 상큼하게 미소를 지었다.

"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도 다르지 않아요. "

 그러니 당신 일이나 했으면 좋겠네요. 뒷말 터져 나오려는 걸 꾹꾹 눌러 담는다. 회사에서 시간은 평소와 같이 흘러갔다. 그 일상 중에도 아키토는 제 스마트폰을 바라보길 반복한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키토가 기다리는 연락은 현재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지금은 출장을 가버린 애인. 아오야기 토우야의 연락이었다. 올 리가 없지만 그래도 도착했으면 도착했다고 연락은 줘야 하는데, 토우야는 아키토가 연락할 때까지 먼저 연락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 당연했다. 토우야가 출장을 가는 날 아침. 두 사람은 거하게 싸웠으니까. 하지만 이건 토우야가 나쁜 거였다. 사귄 지가 얼마고, 같이 있은 지가 얼만데 숨기는 것 하나 없던 토우야가 아키토에게 비밀을 만들었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고민이 있는 얼굴로 종일 앉아서 인터넷 검색만 하는 거다. 단둘이 있는데. 제가 내려준 커피마저 한 입도 안 마시고. (동거하면서 서툴지만 조금 배워보았다는 듯하다)

 아무튼 아키토는 그 고민을 캐물으려다 끝까지 아무것도 아니야, 라며 입을 다문 토우야에게 단단히 화가 난 거다. 홧김에 헤어지자고 말하려는 걸 겨우 참아냈을 정도였다.

"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

 이후 토우야는, 아키토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울 때까지 연락 한 통 없었다. 이럴 놈이 아닌데. 이게 아닌데. 이렇게 될 거였으면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느냐며, 실망했다는 등의 심한 소리는 하지 말걸. 밤이 돼서야 아키토가 후회한다. 토우야가 가는 걸 인사도 안 하고 보내버렸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어젯밤도 오늘처럼 후회했고. 지금의 아키토에겐 후회할 일만 잔뜩 남아있었다. 

 먼저 연락을 할까, 어차피 돌아올 놈인데 뭐 어떤가. 그냥 이대로 모르는 척 없는 것처럼 지내자. 다짐만 수십번.

 ... 이러다 안 돌아오면 어쩌지. 어떻게 봐도 아까운 건 토우야였다. 아쉬운 쪽은 아키토, 자신이었고. 그렇게 후회하기를 수백 번. 

 아키토가 마른세수를 한 번 했다. 잘 기분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자야 했는데, 토우야가 나간 지 벌써 이틀이 됐다. 바빠서 그럴 거야, 바빠서 그래. 일이 많으니까. 혼자 생각하다 울컥. 붉어진 제 눈가를 벅벅 쓸었다. 

 이게 아닌데. 좋아한다고 말해줬어야 했는데. 사랑한다고, 오늘도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해야 했는데. 늘 먼저 다정하게 말해준 건 토우야였다. 내뱉으려고 해도 제대로 말하기도 전에 토우야는 웃으며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줬었다. 언제더라. 언제 일이 끝나는 거더라. 옆자리가 빈 침대는 생각보다 더 허전했다.

" 아으... "

 몇 시에 잠든 건지 잘 모르겠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부스스한 머리로 일어났다. 스마트폰엔 이렇다 할 연락도 남아있지 않았다. 어디까지 가나 보자고 하기엔 분명 토우야 성격에 자신을 자책하고 연락을 안 할 수도 있었다. 아키토가 짧게 숨을 내쉬었다.

' 아키토, 기분 풀리면 연락해. 기다릴게. '

 아, 멍청한 시노노메 아키토. 뚱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제 애인이 조금 슬프게 말하던 걸 생각해냈다. 이번엔 제가 한걸음 늦은 거였다. 옷을 입고 준비하며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전화할까, 라인을 할까. 입술을 깨물고 고민하다 라인을 남겨놓는다. 

[저녁에 일 끝나면 연락해.]

 이게 뭐라고. 사귀기 전 고백하면서도 이렇게 떨리지는 않았을 거다. 심호흡하던 순간 라인 알람 음이 들리고, 눈앞에 뜬 화면에 아키토는 그제야 안심을 했다.

[응. 오늘도 사랑해, 아키토.]

 아니라는 걸 깨닫자마자 하루가 또 시작된다. 잠시 멈춘 것만 같던 시계가 돌아가고 시간이 지나갔다. 연락 없던 그 잠깐이 몇십 년이라고 착각해버릴 지경이었다. 느릿한 손길이 제 넥타이에 머물렀다. 토우야가 해줬던 것만큼 잘되지는 않았다. 나도 못 매는 건 아닌데. 남의 것만 매 줘 버릇해서 그런가. 이상해 보이네. 아키토가 짧게 한숨을 쉬고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후회하고 삽질한 걸 토우야에게 털어놓기는 부끄러웠다. 분명 그랬는데, 저녁이 돼서야 겨우 들은 목소리에 아키토는 그마저도 잊은 듯 떠들었다. 

" 미안... 토우야. 네가 연락하라고 한 걸 아침에서야 기억했어. ... 그러니까... 네가 크게 화나서, 어쩌면 바빠서 연락을 안 하는 줄 알았어... 미안하다. "

 아키토가 사과하며 내뱉는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다. 미안하다고만 두어 번 반복하는 아키토의 목소리를 들은 토우야는 구구절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접어두고 오히려 괜찮다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게 토우야 나름의 배려였다. 아니, 어쩌면 아키토에게 말하지 못했던 문제가 이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만.

- 괜찮아. 오늘도 잘 지냈어?

 아키토가 듣기에 토우야의 대답은 생각 외로 싱거웠다. 아키토의 걱정이 쓸모없게 느껴질 만큼. 그러면서도 되려 그 목소리가 아키토를 안심시키려 내뱉는 목소리라는 걸 알아서 그런 그에게 녹아들듯 아키토가 입을 열었다. 

" 응. 일은 잘돼가? "

- 나쁘지 않아. 금방 돌아갈 것 같아. 아키토, 필요한 거 있어? 케이크라도 사갈까?

 습관처럼 자신을 챙기는 목소리에 아키토가 잠시 입을 다문다. 걱정했던 것만큼 별거 아닌 거로 괜한 고집을 부린 기분이었다. 그래도, 무언가 고민이 있는 거라면 말해줬으면 좋을 텐데. 반복되는 생각이 끊임없이 아키토를 맴돈다. 잠깐의 시간이 몇 년이라도 되는 것만 같을 정도로 길었다. 천천히 아키토의 입이 열리고, 질문에 대답 대신 또 다른 물음을 덧칠한다.

" ... 언제 오는데? "

- 글쎄... 일이 생각보다 빨라서 내일모레?

" 내일도 혼자 자야겠네... 알겠어. "

 일주일이나 걸릴 거로 생각한 일이 일찍 끝난 거였다. 그런데도 아키토는 무의식중에 그렇게 중얼거렸다. 제가 무어라 말했는지 뒤늦게 깨달은 아키토가 다급하게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까 이건, 그게 아니라, 

 토우야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대답이 이어진다.

" 최대한 일찍 갈게. "

 나지막한 목소리에 아키토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진다. 제가 내뱉은 말 부끄럽다고 말해봐야 이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겠지. 아키토가 도로 입을 다물었다. 부끄러운 상황에서도 토우야의 그 한마디가 막연히 자신을 안심시켰다. 느릿하게 조용한 숨을 내뱉고, 천천히 흘러만 갈 것 같던 시간이 지나갔다. 통화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평소와 같이 별거 아닌 일상을 나누고, 다정한 목소리를 남기고 아쉬움이 가득한 이야기가 끊어졌다. 벌써 시간은 훌쩍 지나 새벽인데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빈 옆자리에 뒤척이다 겨우 아키토가 잠에 빠졌다. 

 매일 같은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늦게까지 통화한 이유에서인지 꿈에선 토우야가 나왔다. 돌아왔다면서 자신을 반겨주는 토우야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으면 좋겠는데. 느리게 하품을 하고 아키토가 몸을 일으켰다. 제발 오늘은 쓸데없이 기운 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제 넥타이를 집어 들었다가 놓았다. 토우야의 넥타이를 꺼내 목에 걸었다. … 하루쯤은 봐주라. 

 다행히 눈치채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 시노노메씨 오늘 넥타이 아오야기씨랑 같은 넥타이네요? "

 안심하는 순간에 하필 누군가 눈치채고 다가오고 있었다. 늘 토우야를 보고 있는 직원이었다. 어떻게 답하지, 머릿속과는 다르게 대답이 술술 나온다. 아키토가 웃는 얼굴을 만들어내고 아무렇지 않게, 같은 디자인으로 샀어요. 라고 대답했다. 같이 사는 애인이 없는 게 허전해서 몰래 하고 왔어요, 할 수는 없으니까.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잘 어울린다고 해주었다. 

" 그러고 보니 아오야기씨랑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라고 하셨죠. 두 분 엄청 친하신 것 같아요."

 맑게 웃으며 답하는 그에게 아키토는 양심이 콕콕 쑤시는 걸 느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고는 이미 쳐버렸고. 이 사실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멀리 떠난 지 오래였다. 제발 이 직원이 이상한 소리를 하면 안 될 텐데.

 토우야가 없는 하루는 온통 일 뿐이었다. 잠깐의 휴식 시간도 있는 것 같지 않게 지나가고, 저녁이 돼서야 아키토는 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을 좀 봐가야 하나. 평온한 생각을 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쉴 준비를 했다. 아직 저녁이었고, 토우야는 내일 온다고 했었다. … 조금 자둘까. 지금 자면 너무 일찍 자는 거라, 꺼려지기는 하는데… 토우야에게 연락을 해도 아직 일이 안 끝난 건지 라인조차 보지 않았다. 음. 

 많이 바쁜가. 하기야, 일찍 온다고 열심히도 했겠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노래를 틀고 서치를 시작했다. 

 얼마 안 지나서였나. 아니, 시간이 한참 지났던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해가 다 지고, 밖이 완전히 어두워진 채였다. 저녁 안 먹었는데. 옆에 토우야가 없으니 자꾸 까먹게 된다. 이러는 거 알면 붙잡고 한참을 잔소리 할 텐데. 아키토, 저녁은 굶으면 안 돼. 하고.

" 아키토, 저녁 안 먹었어? "

 그래, 딱 저런 목소리로… 생각을 하던 아키토가 흠칫 놀란다. 고개를 드니 토우야가 서 있었다. 아키토가 그대로 앉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 언제 왔어? "

" 방금. 문 열리는 소리 못 들었어? "

 노래 듣고 있어서… 미안, 이 아니라, 오면 온다고 말을 해야지! 아키토의 외침에 토우야가 웃음을 흘린다. 평소처럼 부드럽게 풀린 얼굴로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나오는 목소리가 또 못 본 만큼 다정해서 아키토도 입을 다물고 고개만 연신 끄덕이고 있었다.

" 열 그만 내고, 저녁 먹을까? 아키토가 좋아하는 케이크도 사 왔어. "

 이어지는 끄덕임에 토우야가 여전히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내 조금만 기다리라며 움직이려던 토우야를 아키토가 붙잡는다.

" 저녁은 됐으니까, "

 아키토가 토우야를 먼저 끌어안았다. 토우야가 케이크는, 하고 입을 여는 순간 아키토가 가만히 있으라며 입을 막았다. 그대로 입을 다문 토우야 덕에 고요해진 집안에 서로의 심장 소리만 귓가를 울린다. 그 품에 얼굴을 파묻는 아키토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제대로 사과를 해야만 했다.

" ... 미안해. "

 갑작스러운 사과에 토우야가 놀라기도 전에 아키토가 말을 잇는다. 가기 전에 몰아붙여서 미안하다고.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듣고 토우야가 눈을 크게 뜨고 천천히 깜빡이다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아키토를 따라 그를 제품에 더 끌어안고 토우야가 침대에 앉아 제 허벅지 위에 그를 앉힌다.

" 그거, 안 그래도 할 말 있었어. "

" ... 뭔데. "

 맞춰진 시선에 아키토가 그 시선을 피한다. 그런 아키토의 머리를 토우야가 천천히 쓰다듬었다. 주황빛의 머리가 하얀 손가락을 스쳐지나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토우야가 시선을 피하는 아키토를 품에 다시 한번 끌어안아 그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는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또 한 번 실없이 웃음을 흘려 버렸다.

" 아키토, 네게 줄 게 있어. "

 느리게 제 손으로 아키토의 왼손을 맞잡았다. 천천히, 제게 닿은 손을 매만지다 깍지 껴 잡는다. 토우야가 제가 챙겨온 선물이라는 걸 꺼냈다. 작고, 네모난 상자였다. 아키토가 뭘 사 온 거냐고 토우야를 바라보자 열어보라는 말만 되돌아온다.

 아키토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며 이상하게 바라보더니 상자를 열었다. 사실 알고 있었다. 그 정도 크기의 상자라면 선물은 그 종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왜? 갑자기, 이런 걸 선물 하는 이유가 뭘까. 상자를 여는 순간 아키토는 자기 생각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느꼈다. 넥타이핀이거나, 귀걸이 같은 간단한 선물일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아키토의 눈앞에 보이는 건 누가 어떻게 봐도 프러포즈용 반지였다. 생각이 멈춘다. 아키토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토우야가 잡고 있던 그의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워준다.

 … 놀랍게도 딱 맞는 사이즈였다. 토우야를 바라보기도 전에 당황한 나머지 제 손에 있는 반지에 시선이 멈춘 채다. 아키토의 귓가로 토우야의 목소리가 또 한 번 울린다.

" 결혼하자, 아키토. "

 한마디에 숨까지 멈추는 기분이었다. 뒤늦게 토우야를 바라보지만 토우야의 얼굴은 자신과 다르게 평온해 보였다. 손으로 아키토의 손을 살살 매만지며 꼭 잡은 토우야가 본인이 산 반지로 시선을 옮긴다.

" 가기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몰래 해주고 싶어서, 아키토에게는 말도 못 하고… 출장까지 잡혀서 큰일이었지. 시라이시랑 아즈사와가 도와줬어. "

 이제 나도 반지 끼워줘. 이야기를 듣던 아키토가 제 입술을 짓씹었다. 진작 말해주면 좀 좋아. 내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고민을 했는데. 분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미칠 듯이 기뻐서. 아키토가 입을 다문다. 떨리는 손으로 토우야의 왼손에 자신과 같은 반지를 끼워주었다. 

" ... 다음부터는 그냥 말해. "

" 그러면, 제대로 된 반지는 다음에 같이 가서 고를까? "

" 그, 그건 좀! 나중에, 말하고. 나 아직 결혼한다고도 말 안 했거든? "

" 나랑 안 할 거야? "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 묻는 얼굴이 얼마나 얄미운지. 아키토가 토우야의 얼굴을 감싸 잡았다. 아키토의 손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 토우야가 만족스럽게 웃으며 본인의 얼굴 감싸 잡은 아키토의 손에 제 손을 포개었다. 아키토는 제 손에 닿는 금속의 온도가 생경했다. 느리게 토우야의 입술에 제 입술을 댄다. 꾹, 입을 맞추기만 하다 떨어졌다.

" 할게, 결혼. "

 아키토의 대답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토우야가 눈웃음 지었다. 웃는 건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예뻐져서. 이기지 못하는 거 알고 이러는 거라면서 아키토가 투덜거렸다. 토우야가 아키토의 손에 입술을 비빈다. 

" 다녀왔어, 아키토. "

" 인사가 늦어. "

 제게 연신 입술을 비비는 토우야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꾹 길게 누르며 대답했다. 토우야가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트리고 그 모습에 아키토도 미소를 지었다. 짧게 숨을 내뱉고 입을 열더니 그 이마에 입을 한 번 맞췄다.

" 어서 와, 토우야. "

fin.

*으아아악 대지각생 여기 있습니다... 요즘 자꾸 쓰다 말고, 쓰다 말고를 반복했더니 너무 부족하기만 해서 큰일이에요... 아무튼 주제인 넥타이는 어디다 던져 놓은 건지 모르겟지만... 이 후 외전이 조만간 올라올 거예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넥타이라는 주제에 그게 더 잘 어울리니 보실 수 있으신 성인 분들은 봐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네요... (무슨 남이야기 하듯) ...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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