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life

분명 살아있는데

푸른잔향 by R2d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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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8a3UDMa2cA?si=ENkYq-MgaY6HBkC-


11살 후반

눈을 떴을 때에는 이 곳이 병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독한 소독약 냄새와 고요하고도 시려운 분위기. 어디선가 느껴본 기분이었지만 기억나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뿐이었다. 의사의 이야기로는 내가 바다에서 쓰러져 있던 것을 동네 주민들이 나를 주워서 이 곳으로 데려 왔다고 한다. 크게 다친 곳은 없고 긁힌 눈은 시력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단지 걱정되는 것은 사는 곳 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 그 단기 기억 상실증...뿐이라고. 우연과 우연은 만나 운명이 된다고 하였었나, 때 마침 병원들에 들러 환자들을 봐주던 사제들이 그런 나를 거두어 주겠다고 하였다. 어차피 갈 곳을 잃어버린 나는 그들을 따르기로 했고 그렇게 사제의 길을 걷게 되었다.

12살

사제의 길은 무료하기만 했다. 능력의 습득은 그 누구보다 빨랐지만 폐쇄적인 분위기는 나와 전혀 맞지 않았다.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하며 이제 정식으로 사제로 일하는게 어떻냐며 매일같이 묻는 다른 사제님들에게 질려 나는 매일 같이 예배를 빼먹고 마을 근처 시장을 돌아다닐 뿐이었다. 시장의 쾌활함은 무척이나 좋았다. 숨통이 트이고 살아있는 기분이 드는게 말이다. 

그 곳에서 매일 같이 마주치던 늑대 수인 남자아이가 있었다. 처음에는 머리색이 이쁘다였고, 그 다음에는 눈화장이 특이하네, 그 다음은 쟤는 대체 누구지?였다. 그렇게 서로를 매일같이 보다 보니 자연스레 말을 트게 되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알피어스(Alphaeus)는 용병단에서 일을하고 있다고 했고, 나 자신을 (예비)사제라고 이야기하자 힐은 희귀하니 같이 일 해볼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선택지였지만 그래도 왜인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를 키워준 사제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밤에 몰래 창을 넘어 알피어스와 함께 용병단으로 갔다. 달빛을 맞으며 나를 기다리는 그 아이의 모습은 그래 무척이나 멋졌다. 내가 그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일지도 모르지.


알피어스는 용병단의 심부름으로 매일같이 시장에 나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마주치는 새하얀 머리칼과 핓빛과 같이 붉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아이가 있었다. 냄새로는 근처에 있는 사제들과 함께 사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내가 나갈 때는 예배를 할 시간인데 시장에 있다는 것은 예배에서 빠져나와 땡땡이를 치고 있다는 것이겠지. 사제들의 능력은 우리 쪽에서 무척이나 희귀하고 값어치가 있는 능력이었다. 힐이 있으면 훨씬 일을 하기 수월해지니까 말이다. 잘 보니 잘만 하면 그 아이를 우리 쪽으로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아이가 처음 말을 걸었을 때에는 웃음 참지 못할 것 같아 미소를 지어주었다. 내 생각데로 그는 사제가 맞지 않았다, 새장에 갇혀있는 것보다 자유롭게 하늘을 누비고 싶어 하는 하얀새 그렇게 보였다. 그런 주인 없는 새에게 나는 작은 리본만 묶어 두기로 했다 언제나 내 곁에 있을 수 있게.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 했다, 같이 용병단에 들어갈 수 있게 말이다. 늦은 밤 그 아이를 데리러 갔다. 달빛에 비추는 하얀 머리칼은 아름다웠다. 사랑에 빠진다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지만 용병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가끔은 서로를 배신하기도 하는 인간들이기에 생각은 접었다. 그 빛나서 타버릴지도 모르는 마음은 마음 속 깊이 묻어두고 말이다. 아름다운 것은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법이니까. 마주치는 눈빛에 나는 그저 미소를 지어보인다.

*알피어스의 외관.

픽크루 34800

14살 후반

기억이 돌아왔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잘은 모르겠다, 더듬더듬 내가 어디에 살았었는지 내 가족은 누구인지 그렇지만 그 뿐이었다. 정확한 기억이 아닌 것임이 어디론가 느껴졌다, 이 기억은 온전치 않다고 말이다. 알피어스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그는 내 두 손을 붙잡으며 이야기 한다. 나를 버리고 갈거냐며. 분명 내가 그 얼굴에 약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는 것일거다. 얼굴에 화끈하게 느껴지는 열기에 손을 빼 마른세수를 하고는 지금은 별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나는 지금 가족보다는 그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가족들은 내가 사라지고 나서 찾지도 않았으니까 만약 그들이 나를 찾았더라면 지금쯤 나는 가족 곁에 있었겠지. 알피어스는 언제나 내 옆에 있어줬잖아, 알피어스도 나를 소중히 생각해주니까. 그래서 나는 그의 곁에 머물기로 했다.

그렇지만 우리 사이가 연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방적인 구애였던 것일까. 우리는 언제나 둘이 함께인데 말이다. 처음 용병단에 데려온 것도, 함께 일을 데리러 가준 것도, 지금도 일을 갈 때마다 항상 둘이 함께하지만 그는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였다. 그저 내 능력만을 바라고 데리고 온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금방 그 생각을 접기로 했다 내가 더 그를 좋아하니까 져주는 수 밖에 없겠지.


어느 순간부터 더듬더듬 마릴린이 기억을 찾아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기억들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거의 다 돌아왔다고 이야기 했었다. 순간 그가 본디 있어야할 곳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충동적으로 그 손을 잡았다. 나를 버리고 갈 것이냐 물었다. 움찔하면서 손을 빼려는 것을 더욱 힘을 주어 잡고 미소 지어보였다. 그가 내 얼굴에 약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빨갛게 익어서 첫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얼굴은 재밌었다. 나를 두고 가지 않겠다는 확실한 답변을 듣고 나서야 그의 손을 놓아주었다.

용병단 사람들은 마릴린과 나를 자주 엮어대곤 하였다. 내가 항상 일을 갈 때마다 챙기고 다니니까 그런 것이겠지. 불쾌하지는 않았지만 귀찮은 것은 다름 없었다. 그저 편하니까 데리고 다니는 것을 왜 그들은 그리 이성관계를 모두 사랑으로만 엮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간들이란, 가끔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알피어스의 직업은 나이트.

16살

-최초의 폭주. 용병단에서 알피어스와 함께 콤비로 일 처리가 확실한 것으로 유명하며 둘의 실력도 나이에 맞지 않게 매우 뛰어난 편이었다. 그런 용병단에서는 일이 위험할 수록 S등급이 많이 붙었었는데 둘의 실력으로는 S까지는 처리가 가능했었다. (최대 SSS) 그런 와중 꽤나 큰 규모의 일이 들어와 SSS부터 여러 등급의 사람들이 함께 일을 나갔었는데 위치는 쉐도우 월드. 꽤나 오래 전부터 용병단에 붙어있었지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의뢰서였는데, 그것을 누가 의뢰하였는지는 그 시절의 용병단의 사람들이 아니면 모르지만... 그들은 용병단을 죽거나 탈퇴하거나 등 현재로서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대체로 등급이 높은 의뢰서는 쉐도우 월드의 일들이지만 쉐도우 게이트를 통해 가다가 랜덤적으로 마드리아의 성으로 소환되는 경우가 있었다.(쉐도우 게이트 인근에 마드리아의 성이 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밝혀지기 전)

*최초의 SSS급 의뢰서. 의뢰서의 내용은 쉐도우 게이트 속 '무언가'를 해치우는 것인데 확실한 것은 의뢰를 직접 받을 당사자만 알 수 있다. 

마릴린과 알피어스 그리고 여럿 사람들이 쉐도우 게이트를 통하여 갔을 때 의도치 않게 던전(마드리아 첨탑)으로 도착하게 된 것이다. 장소를 정확하게 모르는 용병들은 그저 성 안으로 진입했고 그 과정에서 S아래의 사람들은 모두 없어지다시피 했다. 성의 끝자락에서 남은 것은 S~SSS등급의 몇 안되는 인원 뿐이었고 마주친 것은 마드리아와 루카락스였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용병단의 실력자들이 모여있다고 하여도 루미에라곤을 이길 수 있는 능력자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러니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마드리아의 찢어지는 웃음소리와 용병단의 비명이 성 안을 가득 메울 뿐이었다. 알피어스는 전투(일방적인 살육이었지만) 중간에 마릴린의 손을 붙잡고 구석으로 향하였다. 모두가 죽더라도 자신은 죽고 싶지 않아서 비겁하게도 위험한 상황이 되면은 마릴린을 대신해버리려고 말이다. 둘의 숨소리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동료들의 목소리, 그리고 울리는 루카락스의 발걸음. 잠깐의 침묵과 머리 위로 드리우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자 보이는 것은 루카락스의 발이었다. 그 어디에 숨더라도 마드리아까지 있으니 그들의 위치를 모를리 없었다. 쾅!하고 발로 바닥을 내리치자 둘이 딛고 있던 바닥이 무너져 내렸고,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질 뻔한 알피어스를 마릴린이 붙잡아 제 쪽으로 잡아당기다가 같이 떨어지려 하자 알피어스는 가차 없이 안전히 발이 땅에 닿자마자 마릴린의 손을 놓아버렸다.

아득히 땅으로 떨어지는 와중에 드는 생각은 그저 살고 싶다 뿐이었다. 죽고 싶지 않아, 그것 뿐이야. 지금도 예전도. ... 예전도? 내가 언제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지?

리안이 자칭하는 '방어막'은 마릴린의 뇌를 지키기 위한 임시 방편일 뿐, 마음은 본디 그 무엇보다 강인하니 그 몸에 새기어진 마음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용은 용, 일개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댐이 몰아치는 물을 겨우겨우 막다가 작은 틈이 커지고 커져 물이 쏟아지 듯이. 힘은 막을 수 없었다. 마릴린은 기억하지 못한다 마드리아의 성 밖에서 홀로 깨어나기 전까지의 일들을. 블랑쉐가 마릴린을 지켰다. 그것이 일명 '폭주'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땅으로 곤두박져치기 일보직전 밤하늘을 머금은 빛나는 날개가 펼쳐지고, 알피어스가 루카락스에게 먹히기 일보직전 보았던 그 날개를 가진 아이는 마릴린의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눈은 푸른색이었고 머리의 색은 칠흑이었고 본디 알던 마릴린의 흔적이라곤 브릿지처럼 남아있는 일부의 머리칼이었을 뿐이었다. 죽은 듯한 그 푸른 눈은 그저 멍하니 마드리아와 루카락스를 한번씩 흘겨보다가는 손 하나를 용화하여 크게 휘두르고, 그 강한 충격파로 벽 한쪽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틈 속으로 날아갔다.

일어났을 때에는 오른손이 피투성이가 되어있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으로 인해 끔찍히도 고통스러웠고, 살아남은 사람은 저 혼자이며, 성 밖에서 어떻게 다시 마을로 돌아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얼마나 쓰러져있었는지 원정을 떠난 것은 병원에서 온갖 치료를 받으며 눈을 떴을 때에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었다. 무리하게 용의 힘을 사용하였었던 것,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것, 블랑쉐가 깨어났었던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랜 기간 동안 눈을 뜰 수 없었던 것이다. 용병단 사람들은 너라도 살아서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할 뿐이었다, 물론 몇몇은 왜 마릴린만 돌아온 것인지 의심을 하고 원망도 하였지만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 의뢰서를 들고 갔었던 사람들 중에서 해결하고 돌아오거나 살아서 돌아온 사람들을 몇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그래서 거의 최초의 생존자인 마릴린에게 더이상은 무어라 할 수 없이 그저 쉬쉬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마릴린은 알피어스를 잊었다, 그가 자신을 저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 충격이었기에 스스로 아픈 기억은 잊기를 택한 것이다. 용병단 사람들도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고 일부로 마릴린의 앞에서는 알피어스 얘기는 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도 알피어스를 닮은 사람들을 보아도 미약한 두통이 있을 뿐 그 이상은 떠올리지 못한다.


알피어스는 죽었느냐 묻는 다면 거의 반 죽은 상태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정확히 따지자면 그는 죽지 않았다. 루카락스에게 먹히기 직전 보았던 마릴린의 모습을 닮은 칠흑의 머리칼을 가진 아이, 그 등 뒤에는 그 머리칼과 닮은 것 같으면서도 별이 박힌 듯한 날개가 달려 있었다. 아 이제 죽는구나 싶었을 때 그 아이가 구해 준 것이다. 그렇다고 멀쩡히 살아남게 된 것은 아니었으니, 왼쪽 팔을 잃고 한 쪽 눈에는 흉터가 남게 되었다. 그래도 루미에라곤을 마주쳐 살아남은 것이 더욱 기적같은 일이었으니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은 마릴린을 저 아래로 밀어버린지 5년이 지나서였다. 그렇다고 세상에 원망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니었다. 그 바보같은 용병단 사람들이 애초에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 텔레포트 하였는데도 그 곳에 돌입할 생각을 하다니.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다시 돌아갈 길을 찾았더라도 내가 마릴린을 저 아래로 밀 일도, 이렇게 팔 한쪽을 잃고 얼굴에 흉터를 남길 일도 없었을 것이다.

마릴린을 처음부터 저 아래로 밀 생각은... 아예 없다고 하지는 않겠다. 그렇다고 그를 아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목숨이 우선시 되었을 뿐이다. 내가 저 아래로 떨어질 때 잡아준 그 아이의 손은 따뜻했었다. 언제나 그랬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목숨을 더 아끼지 않나? 언제나 나를 아끼는 그 얼굴, 그 손길 나를 좋아한다고 외치는게 들리는 것만 같은 그 모습이 머리 아팠다. 그저 곁에 두고 싶은 아름다운 외관용 새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다, 일할 때도 편한 프리스트기도 했고. 그래서 동시에 둘이 떨어지려던 순간에는 잠시 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저 손을 잡고 그대로 추락해도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그렇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 절대. 나는 아직 하고 싶은게 많고 돈을 더 많이 벌어 행복하게 살거니까. 그래서 그 아이를 혼자 떨어지게 놔두었다. 지금와서 그것을 후회하냐 묻는다면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다시 만난다면 미안하다는 사과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

반쯤 죽어가던 나를 주워간 것은 놀랍게도 자신이 마릴린의 아버지라 주장하는 자였다. 고통에 아스러지는 와중에 그나마 떠오르는 얼굴을 더듬더듬 그의 얼굴과 맞추어보니 닮은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러고 1년 동안은 나는 그가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별장에서 살게 되었다, 치료를 받으며. 아마도 나를 부려먹을 예정인가보다 그렇지만 왜?

*(캐릭터 기준) 오른 눈에 흉터가 나있다. 이는 블랑쉐의 용화한 손톱에 긁혀서이다. 왼 팔은 루카락스가.

*마릴린의 생명 중시는 이 사건 이후부터 조금 격해진 편. 본인은 이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몸으로는 기억하고 있어서 자기 앞에서 사람 죽는 걸 엄청 싫어함.

*이후 알피어스 외관

픽크루 34800

17살

가끔 가다 누군가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실제로 눈에 크게 띄는 사람은 없었다, 아는 얼굴도 없었고. 그냥..., 내 착각인 것같다 하고 넘어가는 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선이 느껴지는 시기부터 무언가 이상한 일들이 용병단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최근에 들어온 신입부터 오래된 단원들까지 왜인지 다들 임무를 나가서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용병단이라는 직업이 본래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일이더라도 이렇게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임무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는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다들 주의하자는 임무로 당분간 위험도가 높거나 기간이 오래 걸리는 임무는 피하게 되었고 그럼에도 인원은 점점 줄어들어갔다.


그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자는 내가 어느정도 몸을 회복하자 마릴린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보답이라고 하고 싶지도 않지만 거의 반강제적으로 그의 산하에서 일하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주변을 맴돌았다. 충격으로 나에 대한 것은 다 잊어버린 것인지 일반인인척 위장하고 돌아다녀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살짝은 괘씸하기도 했다, 나는 자유를 잃고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본인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그렇지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었다. 분명 그랬다가는 아비라 주장하는 자에게 내가 큰일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리안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제 딸을 아끼는 것인지 아니면 그 존재를 두려워하는 것인지 모호한 사람이었다. 정확히 그 둘 중에서 무엇으로 보인다고 묻는다면 후자인 것 같던데. 무엇으로부터 그 아이를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지키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살인까지 명하는 것을 보면 그것은 중증이었다. 아는 얼굴들을 마주칠 때는 다들 하나같이 네가 어떻게 살아있냐 물었다. 하찮은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내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돌아오더라도 그것을 반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티를 내고 있으니.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들을 모두 죽이고서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이전에 하던 용병생활가 다를 것이 무엇인가. 나는 임무를 받았고 그것을 행했을 뿐이니까.

18살

용병단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아프기 시작했다. 사유는 그 누구도 모른다. 멀쩡한 것은 나 하나뿐이다. 모두가 나를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누군가는 말한다 사실은 내가 모두를 없애기 위하여 독을 풀어둔 것이라고. 두려움에 그저 입을 닫는다, 나를 믿지 않고 있으니까 저 사람들 분명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듣지 않을 것이다. 병원에 모두가 입원하고 텅 빈 용병단에 홀로 앉아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후-하고 내뱉은 한숨이 울려퍼진다. 짜맞춰지지 않는 기억들 속에서도 언제나 나는 혼자였던 것만이 떠오른다. 누군가 곁에 있던 것 같지만 떠오르지 않는 것도 답답해 죽을 뿐이다. 아마 살면서 처음 목놓아 울어본 때였을 것이다, 목이 쉬도록 비명을 질러댔다. 불행한 삶을 살고 싶어서 사는게 아닌데. 열심히 살았는데도 행복하지 못한 삶이 그 모든 것에 배신당하는 것 같았다. 모르겠다, 아무것도 그 무엇도 나에게는 남지 않은거야.

결국에는 용병단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나를 빼고. 단풍잎이 바람과 함께 으스러지듯이 흘러내리는 가을에 나에 손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잠깐 일을 쉬기로 했다. 몇 년 동안 일만을 다녔던 나에게 처음으로 갖는 휴식이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살고 있는 집은 언제나 휑했다. 아무도 놀러오지 않고, 가구가 많지도 않고 딱 생활만 할 수 있게끔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서 쉬는 동안 그 삭막한 집을 채우기로 했다. 보지도 않았던 티비를 사들이고, 소파를 사고. 남는 시간에는 요리를 시작했다. 물론 다 처음이라 태우기도 하고 간도 잘못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날 위해 시간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리안은 미친놈이었다. 독을 풀어 마릴린을 빼고 모두를 죽이라고 한다. 내가 아무리 마음따위 다 죽은 수인이더라도 조금의 윤리적인 부분은 남아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만할 뿐 그에게 반항하지도, 반대의 의견도 내놓지 않는다. 내가 그에게 어떻게 그러겠나 나는 아직 더 살고 싶으니까 말이다. 건내받은 무언가의 독은 마릴린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이라고 리안은 말한다. 그 애는 대체 무엇이길래 모두에게 듣지만 그에게만 듣지 않는 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라고 생각할 때 쯔음 마드리아의 성에서 보았던 흑발의 아이를 생각해 낸다. 마릴린이 떨어지고 날개짓으로 올라온 그 아이. 만약 둘다 마릴린 본인이라면 이런 특이한 독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할것이다,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용병단의 건물에만 통하는 하수도에 독을 풀었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두명씩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곧 마릴린을 빼고는 모두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용병단에 홀로 남은 마릴린을 멀리서 보았다. 찢어지는 비명같은 울음소리도 간간히 들리곤 했다. 어쩌면 그에게 큰 죄를 지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속죄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가볍게 넘겨버린다. 어차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불행한 인생, 불행한 아이. 마릴린은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

*리안이 용병단에 독을 푼 것은 그 용병단에 너무 오래 있었기 때문이다. 위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그의 존재를 누군가가 오래 아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19살

꽃봉오리들이 나무들에 맺어질 때 쯔음 새로운 용병단에 입단을 하기로 했다. 계속 집에 쳐박혀서 쉬기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모두가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얹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야 누구라도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용병단의 모두가 죽었지만 유일하게 살아있는 사람이라니. 그렇지만 일처리가 좋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소문으로 실력이 좋은 사람을 내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단장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나의 입단을 허락해주었다. 일부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저번처럼 정을 다 주었다가 그렇게 슬퍼지고 싶지 않으니까.

일은 언제나처럼 열심히 했다. 더는 눈밖에 나지 않도록 전보다 더 열심히 했다. 그 덕분에 용병단 안에서의 입지는 굳힐 수 있었다. 더이상 사람들은 나의 이야기를 떠들어대지 않았고, 조용히 일을 하러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오빠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조금 먼 곳에 일을 하고 돌아가던 중에 정말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었다. 오빠는 나를 무언가로 부르려고 하다가 입을 틀어막는 제스쳐를 취하였다. 고개를 그저 갸웃하다가는 멀뚱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오빠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용족이고, 우리는 엄마가 다르고, 예전에는 친하게 지냈었다 이 정도 뿐이었다. 하지만 몇 년 동안이나 서로의 교류는 없었고 그렇기에 대화를 나눌 주제도 없었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나는 일을 끝내고 가는 중이야. 라는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오빠의 바뀌는 표정들을 바라보았다. 입을 막으며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생기 없는 얼굴이었다가, 무언가 애매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서먹한 분위기에 빨리 자리를 뜨기로 했다. 잘 지내, 건내줄 말은 그것 뿐이었다. 우리가 가족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거리감이 느껴져서 조금은 서글프기도 했다. 침대에 드러누워 잠이 든 그 날 밤에는 꿈을 꾸었다. 탈리스커 근처의 어딘가에서 오빠와 놀러다니던 어린 시절의 나. 멀리 서서 나는 그것을 바라본다. 그때의 나는 행복했다, 그건 부러웠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졌다.


마릴린이 드디어 집 밖으로 나와 새로운 용병단에 입단하였다. 나와 함께 몇 년 동안 일하였을 때 처음임에도 놀라운 실력이었는데 지금의 그 실력은 무척이나 놀라웠다. 그 때문에 한창 돌아다니던 마릴린에 대한 소문은 실력으로 용병단 내에서 언급되지 않게 되었다. 여전히 나는 가끔 떠올린다, 내가 만약 공식적으로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면 저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대단한 사람으로 추양 받아질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그를 데려온 것도 나고, 그를 데리고 다니며 실력을 키운 것도 나인데. 사랑을 하고 싶지만 사랑을 받고 싶은 그런 이기적인 마음이다. 그래 마릴린을 데리고 다니면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마릴린은 나를 사랑해줬으니까. 나를 잊지 않고 차라리 죄책감에 시달려 나를 계속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까지 생각이 미치자 어라 싶어졌다. 내가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던가. 이건 질투인가? 아니면 그 애가 나만을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인가? 아니야 그럼 그건 내가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되버리는 거야 같은. 그런, 감정은, 이상하잖아.

혼돈스러운 마음을 외면한 채로 '아마도' 가족인 것 같은, 그렇지만 하나도 닮지 않은 그 남매를 멀리서 지켜 보았다. 귀는 좋은 편이라 아무리 멀리 있어도 조금만 귀 기울이면 다 들을 수 있다. 오빠라는 작자와 잠깐 눈이 마주친 것 같아 착각인가? 하고 빠르게 끝난 대화 이후 자리를 뜨는 마릴린을 따라가려는 찰나 어느샌가 누군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너 뭐야라며 내 멱살을 잡고 킁킁거리더니 리안..? 이라며 중얼거리고는 미간을 찌뿌렸다.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 명백한 살기였다. 그 아이를 건들이면 각오를 할게 좋을거라는 말과 함께 밀치듯이 내 멱살을 놓았다. 다리가 떨리는 살기였다. 마릴린과 대화하던 그 상냥한 분위기와 같은 사람인건가? 싶었지만 그가 떠난 후 그 등 뒤에 달린 날개를 떠올리며 생각한다. 저건 평범한 종족이 아니라고.

마릴린을 쫓아가야 했지만 곧장 리안을 향해 그의 멱살을 붙잡았다. 당신 대체 뭘 키우고 다닌거야? 리안은 귀찮다는 얼굴이다. 결국 알아버린건가같은 흔한 대사를 중얼거리고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네가 알아서 좋을 것 없으니 지금처럼 그냥 조용히 하던 일들이나 해. 어차피 너도 알고 있었잖아? 그 아이도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는거. 그 정도만 알고 있어, 딱 그 정도만. 

20살

20살이 되었다. 나이가 들 수록 기억나는 것들은 적어져 갔고 그만큼 새로운 기억들이 쌓여갈 뿐이었다. 일정용량이 생기면 저장공간을 확보하려 일부를 지워버리는 컴퓨터같았다. 달라지는 것이라고는 그런 부분에 대한 혼란스러움 뿐 그 이외에는 다를 것이 없었다. 일, 집, 일 집. 마지막으로 어딘가로 여행을 갔던 것도 흉터가 생긴 이후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얼굴의 흉터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죄책감이었다. 기억나지 않는 흐릿한 얼굴, 이름. 무너지는 절벽,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나를 안던 그 온기. 홀로 병원에서 깨어나 여지껏 홀로 살아왔다.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남지 않은 이 관계에 조금은 회의감이 들었다. 우울한 기분에 목욕을 하기로 했다. 따뜻한 물을 잔뜩 받아놓고 얼마 전 보수와 함께 받은 목욕 소금을 풀어놓았다. 라벤더 냄새와 짠내가 함께 올라오는 것이 바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괜히 조금 더 울적해지긴 했다. 물 속에 몸을 넣고 몇 시간을 들어가 있었다. 사실 원래 그리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는데, 잠깐 잠이 들어서 몸이 퉁퉁 불어버렸다. 미지근해진 물에서 빠져나와 수건으로 몸 곳곳을 닦아 낼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니..., 등 뒤에 무언가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더듬더듬 겨우 고개를 돌려 자세히 바라보니 무언가 날개?같은 문신이 있었다. 분명 이런 문신을 새긴 기억이 없었는데. 혹여나 저주라던가 싶어 사진을 찍어 저주에 박식한 용병단 지인에게 물어보니 딱히 저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 것이 드러나고 나서 무언가 몸에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니니 크게 신경 쓰지 말라는 답변 뿐. 가끔 씻을 때마다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큰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하여.., 어찌보면 멋지기도 하니 걱정은 점점 사라져 갔다.

21살

문뜩 생각난 가족 생각에 기억을 더듬더듬 찾아 탈리스커에 왔다. 이 근처에서 살았던 것은 기억이 나지만 정확한 위치가 기억나지 않아 이곳으로 밖에 올 수가 없었다. 커닝시티의 외곽으로 몰려난 괴짜 과학자들, 그들이 모여 만든 도시. 헤비거너들의 고향. 추억이라고는 오빠와 놀았던 것 밖에 없는 허망한 도시. 머리만 아파올 뿐이었다. 그만 두기로 했다. 이제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조차도, 모든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에게 남은 것은 용병과 돌아오는 보수들 뿐.

22살

카르카르 아일랜드에 일이 있어 들렀던 날, 의뢰자가 추천했던 식당에 들러보기로 했다. 처음 온 것은 분명하지만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왜인지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 곳이라는 느낌말이다. 요리사와 몇 번이고 눈이 마주친 느낌이 들었었는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음식은 맛있었다, 그 자리에서 몇 접시나 먹은건지. 날개 문신이 생긴 이후에 왜인지 먹는 양이 굉장히 늘어버려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럴거면 대회라도 나가버리라는 이야기도 몇 번 듣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카르카르 아일랜드에 일이 있지 않더라도 꽤나 자주 스타츠의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자주 보기도 했고, 내가 올려주는 수익률도 있고 그래서인지 친해지기도 했다. 가끔 무언가 말하려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기는 했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의 친구들도 가끔 레스토랑에 놀러와 나를 보았을 때 그와 같은 얼굴을 하곤 했다. 


미카와 같은 느낌. 미카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루메스톤으로 알아볼 수 있었지만, 오랫동안 미카와 지내다보니 마릴린을 처음 보았을 때 알 수 있었다. 저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루미에라곤들은 더 이상 이 쪽으로 넘어올 수 없게 되었고, 메이플월드에 남아있는 루미에라곤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눈 앞에 있는 건 대체 무엇이지? 먹는 양도 미카와 비슷하지만 본인이 절대 인간이라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일단은 그냥 지켜보는 것으로 두기로 했다. 자주 오기도 했고.., 암암리에 돌던 소문이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탈리스커 지역에서 초월자 연구를 하고 있다라는 소문이 돌았던 적이 있다. 보통은 다들 그냥 무슨 헛소문이지 했겠지만, 우리들은 알고 있다 루미에라곤 중 한 마리가 사라진 것을. 

이 이야기를 그에게 해야할지 여러번 고민했다. 그렇지만 만약 스스로가 알게 되고, 남들도 알게 된다면? 초월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들어나게 된다면 큰 파장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둔바와 타라도 마릴린을 처음 보았을 때 모두 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용의 기사, 완전한 루미에라곤이 아니더라도 저도 그리 되고 싶어서 된 것은 아닐테니 그를 지켜보며 보호하기로 했다. 언젠가 진실이 들어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빛의 계승자가 인도하는 그 길 앞에서, 너희의 존재 또한 빛이 되리니...


기타 설정란

*기억이 봉인당한다고 블랑쉐의 힘이 희미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부터 깨어있었으며, 다만 마릴린을 아끼었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기에 내버려 두는 것이다. 블랑쉐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저주만 아니었더라면 당장 일어났겠지만 그렇게 억지로 깨어나면 몸이나 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가만히 있는 것이다. 마릴린이 자신이 용인 것을 자각하게 되고 기억의 봉인까지 풀린다면, 더이상 마릴린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메이너드 또한 저주에 걸려있다. 본인에게 블랑쉐라는 이름과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못하게 하는 강제 침묵의 저주. 해제하는 방법은 마릴린과 똑같다. 재료는 저주에 걸린 당사자의 머리카락과 동족의 피, 그리고 저주에 걸린 사람을 위한 깊은 감정의 눈물. 그것이 사랑, 우정, 슬픔, 분노 무엇이든 상관 없다. 그에 대한 깊은 감정 그것이면 된다. 

*마릴린이 스스로에 대한 힘을 자각하게 된다면 날개의 문신에서 실제 날개를 꺼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것은 연습을 통해야하지만 어딜가나 눈에 띄게 될 것이라 연습할 곳이 없어 그저 장식용이나 마찬가지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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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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