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체 나페스

파판 빙의 나페스 2

메이 윈스터 > 에르네 플루시아

※ 현재 6.5 완료 상황을 기반으로 쓰고 있습니다.

※ 세계관 상세 설정 잘 모를 수 있습니다.

※ 자기 만족용 글이기 때문에 적폐 완전 많음.

※ 나이트 잡퀘 모름.

※ 설정 오류 주의

※ 오리진 나페스 시나리오 추가 주의

1편


예전에 커르다스 중앙고지까지 가는 길을 찾아봐서 다행이다. 검은 숲 장막 북부산림에서…. 어디로 가야 했더라. 여기 너무 넓은데? 일단 내가 구 시가지에서 나왔으니까 에테라이트 있는 마을이..초코보를 이용하려 해도 마을 이름도 모르고 길을 모르니까 빌릴 수가 없네. 마침, 관문에 신궁부대원이 있으니 길이나 물어봐야겠다.

“ 실례합니다. 혹시 이 근처에 마을로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요? ”

“ 마을? 아~ 가을박 마을 찾는 건가? 그런 거라면 저 앞에 에 타다 감시초소를 지나서 쭉 가다 보면 다리가 나올 텐데 그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마을 입구가 나올 거야. 꼭 왼쪽으로 가. 반대편으로 가면 이크살족 벌채장이라 위험하거든. ”

“ 네, 감사해요. ”

가을박 마을이 북부였구나. 맨날 에테라이트 타고 다녔으니 뭘 알아야지. 거기까지만 가면 커르다스로 가는 감시초소가 또 나오니까 금방 갈 수 있겠다. 오르슈팡이 올해로 그럼 27인가? 한두 살 차이로 인게임이랑 다를 게 없기야 하겠다만 그래도 빨리 보고 싶다…. 가을 박 마을에서 에테라이트와 먼저 교감을 하고 다시 마을을 빠져나와 쭉 걸어가니 플로렌탈 감시초소가 나왔다. 슬슬 바람이 차가워지는 게 잘 찾아온 거 같아.

본격적으로 커르다스에 들어가기 전에 짐가방에서 두터운 옷가지를 꺼내 입었다. 얼어 죽지 않으려면 이 정도는 입어야지. 진전기지 주위에 여관도 없는데 잠은 어떡하지. 이글루라도 만들어야 하나. 커르다스로 들어가는 길을 쭉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저 앞에 있는 게 아도넬 점성대였나? 내 기억상으로는 점성대 앞에 강 같은 건 없었는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언덕 위에 건축물이 보여 발걸음을 옮겼다. 언덕을 가볍게 뛰어 올라가니 높게 올라간 점성대 건물이 보였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얼굴을 굳은 표정의 뒤랑데르 가 기병이 거의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 이봐. 모험가인가? 여긴 외지인이 아무렇게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좋은 말로 할 때 돌아가는 게 좋을 거다. ”

이야…. 그리운 이 싸가지…. 내가 이슈가르드를 구하고 종말도 막아낸 뒤에는 받아본 적 없는 대접인데. 그리우면서도 새롭게 짜증 나네. 멋대로 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아가기에는 이미 새벽에 저질러 놓은 게 있고…. 여기서도 명분을 만들기는 해야 할 거 같은데.

기병의 말에 대답도 없이 머리를 굴리고 있으니, 앞에서 재촉하듯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봐. 듣고 있는 거야? 이봐! ”

“ 아, 죄송합니다. 듣고 있었어요. 귀국의 일을 방해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그저 단련과 제 7재해 이후 기후가 변한 커르다스의 지리 조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여기 알베리크 경께서 무술에 능하다는 소문을 듣고 왔거든요. ”

“ 흠…. 그런 거라면, 따라와라. ”

방금 급하게 생각해 낸 명분 치고는 잘 말했다고 생각해. 뭐…. 저 불편한 눈초리는 없어지지 않았지만. 내가 점성대에 들어가서 뭘 한다고 저렇게 의심스럽게 보는 건지 직접 알베리크가 있는 곳까지 안내를 해주는 게, 마치 감시를 하는 것 같았다. 조금 떨어진 뒤에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자니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알베리크가 걸음을 돌려 다가왔다.

“ 나를 찾아왔다고 들었다. 보아하니 창을 다루는 것 같지는 않고, 검술사 같은데. 기사 지망생인가? ”

“ 네. 맞아요. ”

“ 그럼 찾아올 사람이 틀렸어. 나는 용기사를 육성하고 있다. 기사라면, 이 앞의 용머리 진전기지로 가는 게 낫겠군. ”

“ 용머리 진전기지요? ”

“ 그래. 진전기지의 오르슈팡 그레이스톤이라는 사람을 찾는 게 네게는 더 도움이 될 거다. ”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

소개장을 써달라고 할까 싶었지만 이슈가르드인들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처음 보는 모험가에게 소개장을 써줄 리는 없겠지. 두 사람에게 실례가 많았다며 인사를 건네고는 초코보 대여소를 지나 또다시 언덕을 뛰어 올라갔다. 이 세계에 빙의하고 난 뒤로 몸도 가벼워지고 체력이 좋아져서 가볍게 뛰는 거로 힘들지 않은 게 정말 좋다니까. 다행히 오늘은 눈보라가 치지 않는 날이라 요새지대에 있는 요새들이 눈에 띄었다. 저 위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게 프란셀이 있는 거처였지. 주위에 있는 건 다 아유나르드가의 요새고.. 저기는…. 저건 뭐지? 문인가 저거?

4개의 요새 뒤에 작게 솟아있는 바위에 작은 문손잡이가 달려있다. 미묘하게 틈도 갈라져 있는 게 문 같이, ...여기도 요새인가? 지도에서 못 본 거 같은데…. 아니면 이단자들의 거점? 에이 설마.

[ 똑똑- ]

혹시 모르니 노크했지만,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 검 손잡이를 잡고 조심스레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식량으로 보이는 포대가 쌓여있었고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유나르드가에서 사용하는 식량창고인 걸까? 안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창고일 수도 있겠다. 어차피 한동안 커르다스에서 생활할 텐데 이 창고 구석에서 지내는 건 안되냐고 말이라도 꺼내볼까. 눈보라가 일어나면 찾지 못할 수도 있으니 근처 바위 틈새에 언젠가 얻었던 단검 하나를 꽂아놓고 다시 진전기지로 향했다.

인게임에서 귀환 장소로 설정까지 해놓았던 용머리 진전기지. 실제 내 눈으로 보니 뭐랄까…. 반갑네.

진전기지의 기병들은 포르탕가의 사람들이라 그런지 모험가에 대한 인식이 그나마 관대한 편이라 점성대에 있던 기병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자신들의 일을 도와준다면 모험가도 환영이라고 했으니까. 바로 오른쪽에 있는 건물에 오르슈팡이 있다. 내가 이 세계에 빙의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검과 방패를 들기로 결심한 이유. 최애를 만난다는 기대감 때문인가? 아니면 설렘?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려 몇 번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포르탕의 깃발도 벽면에서 운동하고 있는 기병들도 아닌, 당연하게도 지휘관 책상에 앉아 있는 오르슈팡이었다.

아, 어떡해. 눈물 날 것 같아.

주위에 있는 기병들이 이상하게 보기 전에 얼굴을 한번 쓸어내리고는 곧장 오르슈팡이 앉아 있는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 실례합니다. 혹시 오르슈팡 그레이스톤 경 되시나요? ”

“ 그렇다만, 무슨 일이지? ”

“ 아도넬 점성 대의 알베리크 경의 소개…. 랄까 추천을 받고 왔습니다. 기술 단련 겸 훈련을 하고 싶은데 오르슈팡 경께서 검술에 능하다고 하셔서요. 할 수 있다면 커르다스의 기후 조사도 같이 허락을 구하고 싶은데요. ”

“ 흠, 허락해 주는 건 어렵지 않지만. 굳이 커르다스에 온 이유가 뭐지? 검술 단련이라면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할 텐데. ”

“ 아무리 훈련한들 혹한의 환경에서 용들과 싸우는 귀공들보다는 약할 것 같아서요. 적어도 환경이라도 흉내 내야 하지 않겠어요? ”

어색하지 않게 잘 말했겠지? 무슨 면접 보는 것 같네. 그래도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오르슈팡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이 보였다. 아, 내 최애 잘생겼다.

“ 그 다짐 아주 좋군! 그대의 체류를 허가하겠다. 그런데, 그동안 지낼 곳은 있나? ”

“ 아, 그거라면 아유나르드 가에서 창고로 쓰고 있는 요새에 자리 하나만 내어주실 수 있을지 허락을 구하고 싶은데 어느 분께 말씀드리면 될까요? ”

“…. 창고로 쓰는 요새라고? ”

“ 네. 오다가 우연히 봤는데 안에 아무도 안 계시더라고요. 포대만 몇 개 쌓여있고. ”

“ 아무도 없던 게 확실한가? 요새에는 한 명 이상이 남아있는 게 원칙일 텐데. ”

내가 말을 잘못하기라고 했는지 오르슈팡을 비롯한 건물 안의 분위기가 차게 얼어붙었다. 설마 진짜 이단자들이 몰래 만들어놓은 요새였나? 앞뒤로 진전기지랑 요새가 떡하니 있는데 그렇게 대놓고?

“ 네…. 아무도 안 계셨는데…. 혹시 제가 들어가면 안 되는 곳에 들어간 건가요? ”

“ 생김새는 어땠지? ”

“ 다른 요새들이랑은 다르게 땅에서 솟아난 바위에 문이 달려있었습니다. ”

대화를 하면 할수록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은데 설마 나를 이단이랑 한패인 거로 의심하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하자마자 옆에 있는 코랑티오가 검집에 손을 올렸다. 등 뒤에서도 어쩐지 살기가 느껴지는 것 같고…. 고요한 적막 속에서 누가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 양손을 들어 올리며 말을 가로챘다.

“ 참고로 저 아닙니다. 뭘 의심하시든 전 아니에요. ”

“ 우리가 뭘 의심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한 말투인데, 그래서 오히려 더 수상하군. ”

“ 그야 커르다스와 이슈가르드에 대한 간단한 조사 정도는 하고 왔으니까 알죠. 아무튼 전 아닙니다. 제가 이단자였으면 대놓고 그걸 말해줬겠어요? 난 그게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른다고요. ”

“ 오늘 처음 본 사이인 너의 뭘 믿고 그 말을 믿어줘야 하지. ”

그 말이 맞긴 한데. 어쩐지 좀 상처야. 어떤 상황에서든 늘 나를 믿어주고 신뢰를 주던 상대여서 그런 걸까. 오르슈팡에게 의심받는 이 상황이 서럽고 슬펐다. 나를 모르니 의심부터 하는 건 당연한 일 인데도.

“ 정 의심되시면 제가 그 장소까지 안내할게요. 눈보라 때문에 길을 잃을까 봐 그 주변 바위에 단검을 꽂아놓고 왔거든요. ”

안내하는 게 더 수상한 건가. 주위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한숨을 쉬며 들고 있던 짐과 검, 방패를 모두 바닥에 내려놓았다.

“ 저는 이 상태로 가죠. 짐이랑 무기 전부 여기 두고 갈게요. 기사에게 검과 방패는 생명과도 같으니 이 정도면 조금이라도 믿음이 갈까요? 숨겨둔 무기는 없지만 확인하고 싶으시면 하세요. ”

그제야 코랑티오가 검집에서 손을 거뒀고, 그와 동시에 오르슈팡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야엘이 다가와 몸수색을 도와줘서 공항 검색대를 지나가는 사람처럼 양팔을 다시 들어 올렸다. 조사를 위한 임시 부대가 모이기 전까지 포르탕가 대기소 앞에서 앉아 있으니 어느새 기병들이 모여있었다. 커르다스는 기후가 빠르게 변한다고 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직 날이 밝았다. 아까 그 요새를 찾아가는 건 편하겠네.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말과 함께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진전기지에서 나오는 방향으로는 왼쪽 길이겠지. 요새지대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 이쪽이라고 말하듯이 뒤따라오는 기병들에게 한번 눈짓을 하고는 왼쪽 언덕으로 올라갔다. 솟아난 바위처럼 보이는 곳 근처에 꽂아놓은 단검을 회수하고 날을 제 쪽으로 돌려 뒤에 있는 오르슈팡에게 내밀었다.

“ 어쨌든 이것도 무기니까요. 이 앞이에요. ”

아까 보았던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요새와 미세하게 갈라져 있는 문을 찾아 문손잡이를 잡았다. 하지만 아까랑 다른 점이 있다면 문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는 것. 누가 있어. 난 지금 무기도 없는데 공격당하면 어떻게 막지? 뒤에 있는 기병들이 도와줄 거라는 보장은? 여기서 문을 열고 도망치든 그냥 도망치던 모든 게 물거품이 돼. 그렇다면.

숨을 한번 내쉬고는 문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줘 안으로 밀면서 문을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단자가 내가 몸을 안으로 들이자마자 무기를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 급한 대로 한 팔을 들어 올려 치명상은 막았지만, 그 반동인지 뒤로 밀려나면서 문에 부딪혔고, 그 틈을 타 이단자는 빠르게 밖으로 도망쳤다. 상대가 검을 휘두르고 내가 두꺼운 옷을 입어서 망정이지 창이었으면 몸도 뚫렸을 것이고 얇은 옷이었으면 팔이 잘렸을 거다. 하지만 심각하지만 않았을 뿐 칼에 베인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 팔을 타고 흐르는 피가 뜨거웠고 상처 부위가 욱신거리며 아팠다.

아프다. 진짜 아파. 눈물이 절로 나올 정도로.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먼저.

“ 잡아요! ”

내 의심을 푸는 게 먼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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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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