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체 나페스

파판 빙의 나페스

메이 윈스터 > 에르네 플루시아

※ 현재 6.5 완료 상황을 기반으로 쓰고 있습니다.

※ 세계관 상세 설정 잘 모를 수 있습니다.

※ 자기 만족용 글이기 때문에 적폐 완전 많음.

※ 나이트 잡퀘 모름.

※ 설정 오류 주의


‘ 듣고, 느끼고, 생각하세요… ’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누가 깨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눈을 떴다. 덜컹거리는 마차의 승차감,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그사이에 섞여 있는 흙과 풀내음은 정겹…. 기보다 생소했다.

“ 뭐야? 여기 어디야? ”

“ 꽤 오래 자는군. 곧 울다하라네. ”

“ 울다하요? ”

내가 아는 울다하는 파이널 판타지 14온라인에 나오는 나라뿐인데 이게 무슨 일이지. 어안이 벙벙한 채로 내게 목적지를 알려주는 어떤 상인에게 다시 되물어봤지만 그 상인은 고개만 끄덕였다. 이상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나는 분명 어젯밤까지만 해도 파이널 판타지 14…. 그러니까 여느 때와 같이 파판을 하고 12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을 텐데, 왜 내가 일어난 곳이 내 방 침대가 아닌 이런 딱딱한 마차 의자이며 내 옆에는 수정공 인형이 아닌 웬 이상한 상인 아저씨가 있단 말이냐.

이게 무슨 일이지 정말?

“…. 진짜 울다하에요? 나나모 울 나모.. 그 폐하가 다스리는 그 땅? ”

“ 그렇다니까 그러네. 울다하 처음 가보는가? ”

아무래도 처음이겠죠…. 저는 대한민국 사람이니까요? 아니 그러면 지금 내가 파판에 들어온 건가? 여기 에오르제아야? 그러니까 내가 환생, 빙의 뭐 그런걸 했다 이거야? 아니 나 아직 덕질 다 못했는데? 7.0은..? 내 황금..

“ 아저씨…. 지금 성력 몇 년이에요? ”

“ 뜬금없는 걸 물어보는구먼. 올해로 7성력 1575년이지 않나. ”

“ 1575년…? 신생 시작 전이잖아…? ”

“ 신생?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구먼. ”

“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

빛의 전사인 모험가가 각 도시에 도착하는 연도는 제 7성력 1577년. 그게 신생 에오르제아의 시작. 다른 메인 에피소드 일자는 모르지만, 이거라도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럼 내가 빛의 전사가 아니라는 소리? 아니면 하이델린님의 실수?

모험가가 탔던 마차에는 알피노랑 알리제도 같이 타고 있었어. 내가 빛전이라면 같은 마차에 타고 있지 않을까? 황급하게 주위를 둘러봤지만, 쌍둥이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은 타고 있지 않았다.

“ 아저씨, 혹시 이 마차에 열댓 살로 보이는 은발의 쌍둥이들은 같이 안 탔었어요? ”

“ 읭? 글쎄, 어린애들은 안 탔어. 특히나 댁처럼 눈에 띄는 머리칼이라면 눈에 안 띌 리도 없으니 확실해. 왜, 같이 타기로 했었나? ”

“ 아…. 네. 뭐.. ”

잠깐만, 나처럼? 그 순간 고개를 숙이니 보이는 머리칼은 순백의 백발이었다. 어림잡아도 등 아래까지는 내려갈 것 같은 길이의. …난 태생이 검은 머리 짐승인데…?? 아, 파판에 빙의했으니 내 외형일 리가 없나.

당최 정신없이 그러고 있으니 울다하에 도착했는지 어느새 마차가 멈춰 있었다.

“ 행색을 보아하니 모험가 같은데, 재해가 끝난 지 3년밖에 안 돼서 세상이 흉흉하니 조심하게. ”

마차에서 내리니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것도 모니터 밖으로만 보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 대도시는 대도시구나. 새싹 프롤로그가 어땠더라...

“ 이봐 당신. 보아하니 초보 모험가 같은데. 울다하는 처음인가? ”

아 맞아. 저거였다.

처음 본캐는 그리다니아에서 했고 울다하 부캐는 다 스킵했으니 어느 정도 알기는 알아서 시작 NPC가 해주는 말을 대충 흘려듣고는 모험가 길드에 들어섰다. 다행이다. 지금도 모모디씨가 있구나. 어디 보자 내 초기자금은…. 300길? 원래 이 정도였던가. 무기나 살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지금 내 상황이 게임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면 NPC 머리 위에 퀘스트 아이콘이 뜨지 않는다는 것과, 대화를 완료했다고 보상으로 돈을 주지 않는다는 거였다. 하긴…. 게임 그대로 빙의 했으면 내가 빛의 전사였겠지…. 그리고 스토리대로….

“ 모모디씨 혹시 여기 검술사 길드는 어디에 있어요? ”

“ 검술사 길드에 관심이 있구나? 그런 거라면…. ”

새싹 프롤로그부터 바로 완료하고 검술사 길드에 가야겠다. 여기가 파이널 판타지 세계가 맞고, 내가 선택받은 빛의 전사가 아니고 그저 엑스트라일 뿐이라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어. 내가 아는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미래로 바꿀 수 있는 기회야. 그러기 위해서는 검과 방패부터 들어야겠지. 신생이랑 창천 스토리를 좀 더 자세히 볼 걸 그랬어.

그것보다 게임이 아니라 다행이긴 한데, 불편한 것도 조금 있네…. 시스템이라던가 [ 상태창 ] 이 없어서 내가 몇 레벨인지..

[ 띠롱 ]

“ 어? ”

[ Lv. 1 메이 윈스터 HP 110 MP 10000 ]

“ 어어? ”

그 순간 눈앞에 마치 게임 스탯 창처럼 내 정보가 눈앞에 띄워졌다. 메이 윈스터? 이거 내 이름 아닌데. 지금 남의 몸에 들어온거야? 근데 유리창에 비친 외형은 내 부캐랑 똑같이 생기긴 했었.. 아니 그것보다 ‘ 게임 ’인 상태로 빙의한 건가? 그러면 안 되는데…. 나 오르슈팡 살려야하는데…? 눈앞에 뜬 창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 누군가 뒤에서 부딪혀와 몸이 비틀거렸다. 그와 동시에 창도 아래로 내려가듯이 사라져 버렸고.

“ 아, 뭐야. 눈 제대로 안 뜨고 다녀? 왜 길을 막아? ”

등 뒤에서 덩치 큰 루가딘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키도 본인이 더 크고 눈도 더 높이 달려있으면서 뭐라는 거야. 이 자식 나보다 레벨 더 높겠지? 현피뜰수도 없고. … … [ 상태창 ] ?

[ 띠롱 ]

[ Lv. 5 큰 바위 우물 HP 164 MP 10000 ]

이게 되네. 근데 이 자식도 쪼렙이면서 지금 덩치 믿고 까부는 거야? 물론 지금 내가 더 쪼렙이다.

“ 아, 죄송합니다. 지나가세요. ”

적당히 길을 비켜주고 모험가 길드 앞 분수대에 앉았다. 게임 그래픽 같은 게 보인다는 건 ‘ 게임 ’ 속에 빙의한 건가? 보통 이런 경우에는 파판이라는 ‘ 세계 ’에 빙의되는 거 아닌가? 흠... 아 혹시 빙의자 특혜 뭐 그런 건가. 그런 거겠지 그럼그럼. 그래야 해. 안 그러면 계획이 틀어진다고. 어디서 줏어본거지만 지금 시간대에는 새벽 멤버들도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 서로 기억을 못 한다고 했던가? 내가 기억하는 게 맞는지 확인하려면 새벽별 만 까지 가야 하고…. 지금 저렙이니까. 일단 일을 해서 돈도 벌고 레벨 업도 많이 해놔야겠다.

설정상 빛의 전사가 오기까지 남은 시간은 약 2년. 어느 도시로 나타날지 모르니 그때까지 할 수 있는 최대한 레벨을 올려놔야겠어. 그리고 애초에 커르다스로 가려면 Lv. 30은 넘겨야 하니까.

확실히 ‘ 게임 ’ 속에 빙의한 게 아니라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그저 엑스트라에 불과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레벨을 올리는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그 덕에 검술은 많이 늘었지만, 스킬이 너무 적어. 스킬도 내가 배우고 깨달아야 쓸 수 있게 되는 거라니 너무 어렵잖아.

“ [ 상태창 ] ”

[ Lv. 39 메이 윈스터 HP 941 MP 10000 ]

“ 1년 정도 됐나? 많이 올리긴 했는데 조금 더 올릴까. 불안하네. ”

지금 레벨이라면 커르다스에서 죽을 일은 없겠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가야지. 모래의 집도 들려야 하고. 나이트 소울 크리스탈은..내가 받아버렸지만. 만약 공식 설정상 빛의 전사가 오는 거라면 메테오는 도끼술사 먼저 배울 거니까, 이건 나중에 내가 전해주지, 뭐.

울다하에서 서부 다날란의 발자국 계곡을 지나 저녁별 만 마을 구석에 위치한 모래의 집.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그립네. 모르도나로 이사가고 여긴 이제 안 왔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접수원인 타타루가 관계자 외에는 출입 금지라며 나가달라고 했다. 원래는 어떻게 들어갔더라? 신생을 한지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네.

“ 안녕. 타타루씨. 혹시 맹주님 계시나요? ”

“ 매매매매맹주님이라니용? ”

아 귀여워. 실제로 보고 있으니까 더 귀엽다 진짜.

“ 맹주님께 들장미를 사러 왔다고 전해줄래요? ”

어차피 내 목표는 야만신 토벌이나 에오르제아의 평화 같은 게 아니다. 뭐…. 에오르제아가 평화로워지면 나도 좋지. 하지만 그건 빛의 전사이신 미래의 영웅님이 해줄 테니 내가 할 일은 아니니까. 새벽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나중에 빛의 전사가 엔터프라이즈를 찾기 위해 커르다스로 오는 날, 그리고 창천 직전 울다하의 사건 이후에 나도 같이 이슈가르드로 들어가기에 이보다 더 좋은 접점을 만들기는 힘드니까.

이슈가르드와 커르다스는 제7 재해 이후에 변한 환경과 외부인을 배척하는 것 때문에 새벽의 혈맹에서 조사를 파견하기 힘들었을 거야. 실제로 그 지역을 담당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어차피 난 커르다스에서만 활동할 거고, 울다하 이후에 새벽이 다시 모이는 건 교황청의 일이 다 끝나고도 훨씬 뒤에 이야기니까…. 내가 굳이 얼굴을 비출 필요는 없지 않나?

거기까지 생각이 마치고 나니 말을 전해주는 걸로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돼 내려가기 우왕좌왕중인 타타루를 다시 불렀다.

" 타타루씨, 미안해요. 그냥 역시 말만 전해주실래요? “

“ 네? 어떤 말을용? ”

“ 아무런 꿍꿍이도 없어요. 그저 당신들이 하는 일을 도와주고 싶을 뿐입니다. 야만신 문제에서 거론되지 않은 곳을 조사하고 있겠습니다. 폐쇄적이고 전쟁이 이어지는 곳이긴 하나 야만신의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 외에도 추후에 내 도움이 필요하거든 커르다스 중앙고지의 메이 윈스터 라는 사람을 찾아주세요. 눈밭에서 들장미 하나를 심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

“ 어, 어떻게 그걸…. ”

“ 부탁해요. ”

아직 벙벙한 타타루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모래의 집을 빠져나왔다. 어디 보자…. 여기서 커르다스랑 가장 가까운 길은 모르도나인데, 그 근처는 아직 제국군 때문에 지나갈 수가 없고, 림사 로민사를 통해서 가는 건 가본 적이 없고 아마 배편도 없을거고..역시 그리다니아를 통해서 가는 게 좋으려나? 불편하지만..초코보 마차를 타야겠다.


[ 그 이후 모래의 집에서는 ]

‘ …라고 하셨어용 ’

‘ 고마워요. 타타루. 일단은 우리에게 해가 될 생각은 없다고 하니 지켜보기로 해요. ’

타타루가 맹주의 방을 나간 뒤 민필리아는 벽에 걸려있는 루이수아의 지팡이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 새벽의 혈맹이라는 비밀 조직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슈가르드를 제외한 각국의 수뇌부들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어떤 정보도 없던 이가 찾아와 자신들의 암구호인 들장미를 언급했다. 본인의 말로는 아무런 꿍꿍이가 없다.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확인하려 해도 이미 당사자는 커르다스 중앙고지로 출발한 뒤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초코보 마차를 타고 그리다니아로 향했다나.

‘ 흰 백발에 벽안의 여성이라. 혹시 모르니 조사를 해놓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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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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