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모모] 몬모모 키우기

기념일 축하 연성, 소재는 단순 일상

빠레빠레 by 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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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 원본:

어느 순간 생겨난 애플리케이션은 멋대로 스마트폰 상단 일부를 차지했다.

 

몬모모는 버라이어티 예능을 촬영하고 있다.

 

몬모모. 낯선 듯 익숙한 단어다. 우선 파트너인 모모의 이름이 들어가 있고, 그 앞의 ‘몬’은 아마 이전 할로윈 기획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의 총칭 같은 것이었다. 아이콘도 그때의 그 몬모모가 오른쪽에서부터 이쪽을 빤히 쳐다보는 듯한 이미지가 붙어 있어 아무런 생각 없이 아이콘을 눌러 보았다. 오늘은 리바레의 일이나 개인의 일이 없어서 한가했으니까.

 

잠깐 꺼진 화면이 곧 핫핑크 색으로 물들었다. 어쩐지 중독성 있는 브금은 모모의 솔로곡을 짧은 비트로 레트로 느낌이 나게 어레인지 되어있었는데 누구의 솜씨인지는 몰라도 모모의 느낌을 벗어나지 않아 듣기 좋았다. 휴대전화의 케이스 부분을 리듬에 맞춰 두드리며 시선은 여전히 핫핑크색 화면을 담았다. 화면 중앙으로 멘션에서 흔히 보는 디자인의 철문이 나타나고 저절로 열렸다. 그리고 아이콘의 그림처럼 오른쪽에서부터 몬모모가 열린 문의 오른쪽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고개라고는 해도 짤 동한 몸 탓에 전체의 반이 숨김없이 나타났다. 가만히 보고만 있었더니 문에 찰싹 붙어있던 몬모모가 짧게 울었다. 누르라는 건가?

 

“모~”

 

문 안쪽을 누르자 아기자기한 배경으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크레용이나 색연필 따위로 그리고 칠한 배경은 촬영용 카메라와 마이크, 사람 인영의 무더기, 그리고 그 무리에 섞인 몬모모. 아까의 알람대로면 예능 촬영지를 그대로 그린 걸까. 굉장히 단순화해서 그렸지만 장소나 행동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몬모모의 근처로 만화에서 보던 말풍선이 좌우로 떠오르고 사라지는 게 쉼 없이 반복되고 있다. 모모가 주변을 밝고 재미있게 만들고자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화를 주도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실제 모모를 대신해 화면에 보이는 몬모모의 머리를 엄지로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몬모모에게는 손길이 닿지 않았는지 어떤 반응도 없었다. 몬모모는 모모를 닮아 바라보는 게 질리지는 않지만, 정말 바라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어디를 눌러도 몬모모나 그 주변의 사람 인형 주변에 말풍선이 떠다닐 뿐.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들어 앱을 빠져나왔다. 상단의 핫핑크색 이모티콘은 여전히 남아있다. 유키는 휴대전화를 덮어두고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에서 이어지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모모가 좋아하는 고기를 꺼내 요리해서 완성될 즈음에 촬영을 끝나가는 모모에게 모모를 위해 저녁을 차려두었다고 전화하고 싶었으니까.

 

모모는 가리는 게 없지만 푸짐하고 볼륨감이 있어 눈부터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조금 더 좋아한다. 스테이크는 철판 위에서 구워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를 즐기고 비프스튜는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 깨를 솔솔 뿌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테이블에 올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유일하게 잘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는 샐러드는 직접 만들고 싶어 해 샐러드용 양배추와 토마토, 무순 따위는 씻어서 보울에 담아 싱크대 옆에 두었다. 모모가 만든 샐러드가 먹고 싶다고 덧붙일 생각이다.

 

미리 간을 해둔 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고 상온에 두는 동안 감자와 당근, 양파, 양송이를 한입 크기로 잘랐다. 모모가 입을 크게 벌리고 채소를 앙하고 입으로 넣어 오물오물 씹는 모습이 좋아 부러 큰 덩어리를 남긴다. 마늘은 2등분으로만 자르고, 모모가 좋아하는 토마토도 스튜에 넣으려고 잘랐다. 채소가 수북한 도마를 옆으로 밀어두고 고기가 올라간 트레이에 밀가루를 2스푼 털어 넣고 손으로 버무린다. 모모가 있을 때는 비닐장갑을 끼고 하지만 지금은 모모가 없고 모모를 위해 요리하다 베이는 고기 냄새는 싫지 않으니까 맨손이다. 흐르는 물에 비누와 함께 씻어내리려고 해도 옅게 남아있는 동물 특유의 냄새가 역시 싫지 않다.

 

싱크대 아래에 있는 수납장에서 냄비를 꺼내 불 위로 올리고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둔 버터를 버터나이프로 잘라 바닥에 굴려냈다. 작은 거품을 일며 춤추는 모습이 꼭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몸을 꿈틀거리는 모모 같았다. 냄새도 향긋하고. 응. 닮았네. 버터가 녹아가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다 양파와 마늘을 집어넣었다. 양파의 색이 투명해지고 나면 고기. 다음은 당근, 감자, 토마토에 버섯까지. 채소가 어느 정도 익을 즈음에 재료가 거의 잠길 만큼 물을 채웠다. 추가로 간을 더해주는 토마토 절임, 케첩 조금, 우스터소스 조금, 치킨스톡 조금. 요리를 하면서 과정을 하나하나 순서대로 밟아가는 과정은 작곡과 비슷하다. 완성하면 기분이 좋고, 무엇보다 모모의 영양분이 되어준다. 음악 다음으로 모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빈곤하던 그 시절부터 질리지 않는 취미이자 특기다.

 

삐롱. 소파 위에 올려둔 휴대전화에서 소리가 울렸다. 웬일로 선명히 들려와 냄비를 휘젓던 국자를 냄비에서 꺼내 옆에 올려두고 휴대전화를 회수했다. 핫핑크색 아이콘. 아까 그 앱이다.

 

몬모모는 조금 지쳐있다.

 

알림을 누르자 아까 전의 화면으로 연결됐다. 다만, 아까 전의 촬영장에서 대기실처럼 보이는 공간으로 몬모모가 이동해있다. 좁은 얼굴로 곤란한 표정을 있는 힘껏 짓고 있어 무심코 검지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번엔 누른 자리에서 글자가 떠올랐다.

 

이 프로듀서, 평소에는 친절한데 술자리는 조금… 그래도…

 

모모가 할 법한 생각이네. 앱에서 빠져나가 카메라로 샐러드 재료를 담은 보울을 찍어 사진을 그대로 모모의 래빗챗에 올렸다. 모모, 모모가 만든 샐러드를 먹고 싶어. 삐롱. 아래로 모모가 이모티콘과 채팅이 올라왔다.

 

[ 갈래! ]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앱의 몬모모의 상태도 귀가를 준비하는 듯 가방을 메고 있다. 이거 모모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걸까. 덕분에 무사히 모모를 다른 사람에게 뺏기는 걸 저지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아마, 모모가 설치한 게 아니겠지. 비밀이 많은 모모가 스스로 자신의 행적을 내게 알릴 리가 없으니까. 쓸쓸함을 담아 다시 몬모모의 머리를 톡톡 건드렸다.

 

유키랑 밥! 유키가 래빗챗!

 

귀엽기는.

 

 

*

유키의 휴대전화는 그 후로도 곧잘 몬모모의 행적을 알렸다. 일이면 일 운동이면 운동, 술자리면 술자리. 몬모모를 눌러서 감정이나 생각 따위가 나올 때도 있고 잠잠할 때도 있었다.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터라 휴대전화를 보지 않고 있으면 열댓 개의 알람이 쌓여있기도 했다. 평소라면 진작에 질려 앱을 지우거나 소리를 꺼버리거나 휴대전화 자체를 어딘가로 던져버렸을지도 모르는데 조잘조잘 바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고 모모의 감성을 담아 전해주는 래빗챗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모모의 일상을 삐롱삐롱 전해주었기 때문에 제법 정이 생겼다. 모름지기 사람이란 정이 생기면 그 대상을 챙겨주고 싶어지는 종족이라 유키는 몬모모를 돌봐주고 싶어졌다. 식물처럼 물을 주고 흙을 갈아주고 햇볕에 두는 등의 도와주고 내가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가져다주는 행위들. 문제는 이 앱에는 어떠한 작용도 존재하지 않았다. 예전에 모모가 휴대전화로 하던 알을 키우는 게임은 알을 쓰다듬고 씻겨주고 먹여주는 등의 상호작용이 있었는데 여기엔 그런 게 없다. 애초에 몬모모는 밥도 안 먹는 것 같고. 유키는 요 며칠간 몬모모가 주는 알람을 빠짐없이 읽고 있지만, 거기에 밥을 먹는 내용은 없었다. 있다고 하면 술자리인데 원본인 모모를 떠올려보면 분명 밥은 기껏해야 안주 조금이 다인 술고래들의 술 파티일 테니 영양가라고는 없는 섭취다.

 

“모모가 밥을 안 먹는 것 같아서 찜찜하네…”

 

“다소 부족한 식사지만, 아침에 이동하면서 샌드위치를 먹었으니 걱정마세요.”

 

“아, 아니. 그 모모지만, 그 모모가 아니랄까.”

 

“네?”

 

“오카링. 몬모모는 뭘 먹고 살까?”

 

“네?”

 

오카자키가 눈썹을 어정쩡하게 찌푸리며 신호가 멈춘 사이 뒷좌석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유키를 보았다. 조금 사고가 독특한 자신의 아이돌은 아침에는 더더욱 사고가 읽기 힘들었다. 휴대전화를 지켜보던 유키가 잘 펴진 미간을 좁히더니 아까보다 낮아진 목소리로 물었다.

 

“오카링. 요즘 모모한테서 무슨 소리 들었어?”

 

“아뇨. 저는 아무것도. 모모 군한테서 무슨 소리라도?”

 

“술자리, 많지 않아?”

 

“아… 음. 그건 뭐, 언제나 그렇듯. 저희 회사가 약소한 탓에 죄송할 따름입니다.”

 

“딱히 소속사나 오카링을 탓하려는 게 아닌데. 그냥 많지 않나 해서.”

 

“제가 알기로는 평소와 횟수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네요.”

 

“츠쿠모같은 사람이랑 얽히진 않고?”

 

“제가 아는 바로는…”

 

오카자키의 말소리가 줄었다. 오카자키 또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츠쿠모 료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이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유키는 잔뜩 기분이 상해버렸지만, 오카링에게 화풀이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휴대전화를 옆자리로 던지듯 놓아버리고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정면에 있는 오카자키를 바라본다.

 

“오카링. 여기는 솜씨 좋은 매니저인 오카링이 요즘 술자리가 잦아진 모모에게 따끔하게 매니저 스톱을 걸 때라고 보는데.”

 

완전한 압박이고 협박이었다.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기에 오카자키는 겁먹거나 움츠리는 기색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키가 살포시 웃으며 조건을 덧붙였다.

 

“모모의 귀갓길 도착지는 내 집으로 부탁해.”

 

본인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귀로 결정이었다. 5년간 둘을 지켜봐 온 솜씨 좋은 매니저, 오카자키는 주차를 끝내면 모모에게 예고의 래빗챗을 넘겨줘야겠다고 머릿속으로 다짐했다. 어차피 이 자리에 모모가 있었어도 유키의 결정에는 흔들림이 없었을 테니까. 지금 자리에 없는 모모는 이런 상황에서 지독할 만큼 유키에게 약하고 기분이 상한 유키는 완고하기 그지없다.

 

“모모 군은 오늘 개인으로의 라디오와 리바레가 함께 맡게 된 잡지 촬영을 끝으로 오프이니 끝나는대로 유키 군의 집으로 보내겠습니다. 유키 군은 잡지 이후로 드라마 사전 회의가 있으니 서브 매니저에게 유키군의 스케쥴을 전달해 두겠습니다.”

 

“응. 고마워.”

 

유키가 고개를 돌려 닫힌 창문 너머로 풍경을 바라보았다. 삐롱삐롱 올리는 휴대전화의 소리를 흘려들으며.

 

 

 

 

 

 

사전 회의는 따분하고 졸렸다. 널찍한 테이블에 딱딱한 의자. 여기에 다과가 중앙에 덩그러니 있을 뿐인 좁은 방에 드라마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 앉아 하나의 작품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은 싫지 않지만, 이런저런 저마다의 가치에 맞춰 드라마를 이끌고 가려는 뒤 꿍꿍이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회의는 남의 집에 앉아있는 것처럼 불편하다. 다른 연기자도 감독과 각본가, 연출가들의 끝없는 언쟁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각본가나 연출가는 의욕이 있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보이는데 총감독을 맡은 오노하 감독은 인기 많은 배우와 아이돌을 기용하는 동시에 대형 소속사에서 밀어주고자 하는 신인을 거금을 조건으로 수락하거나 홍보비를 받는 대신 원작에는 나오지도 않는 배경을 이야기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등 속셈을 노골적으로 제시했다. 신인이 맡기에는 과한 역할이라는 설득에도 이미 계약이 끝낸 건이라며 고개를 내젓는 것을 지켜보던 유키는 피로감에 눈을 찌푸리며 휴대전화를 꺼냈다. 회의하는 동안 몬모모에 대한 알람이 쌓여있었다. 오카링의 차를 타고 귀가, 유키의 거실에서 래빗챗, 지인과 통화, 잡지감상, 녹화해 둔 DVD 감상.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지루했는지 이것저것 조금씩 하고 있었나 보다. 유키가 습관적으로 돌고 돌아 다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몬모모의 머리를 눌렀다.

 

회의가 늦어지는 것 같은데 유키, 피곤하지 않으려나… 역시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게…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감독.”

 

“응? 유키 씨. 불렀어?”

 

“귀여운 토끼… 아니 강아지려나? 챙겨줘야 할 것 같은데. 슬슬 이쯤에서 끝내는 게 어떤가요.”

 

“아니, 나야 그러고 싶지. 자꾸 이야기를 질질 끄는 건…”

 

“신인 아이돌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겨서 감독의 평가가 떨어져도 괜찮다면야 전 상관없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럴 테고.”

 

“유키 씨도 아이돌인데 실력 좋잖아. OO소속사가 밀어주는 신인이면 분명 연기도 잘 할 거야.”

 

“네. 그럼 캐스팅은 변동이 없는 걸로 회의를 끝내도 되겠네요. 신인 아이돌을 캐스팅해서 나오는 문제는 감독이 신경 써주실 테니까요.”

 

“어, 아니, 그 정도로 그 친구를 잘 알지는 않은데…”

 

적당히 각본가와 연출가에게 눈짓하자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타협점이 생겼는지 다른 생각이 있는지는 몰라도 지금 이 자리를 정리해 줄 생각은 있어보였다.

 

“그래요. 감독님이 확신을 가지고 이미 계약까지 끝내셨다고 하니까 실력이 괜찮거나 재능이 있겠죠. 나머지는 기획을 더 진행하고 나서 조정해도 되는 부분이니까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럽시다. 다음 스케줄이 있는 분들도 있고.”

 

감독이 표정을 팍 구기다 이내 손을 휘휘 저었다. 회의를 끝내도 좋다는 표시다. 유키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래빗챗으로 모모에게 채팅을 보냈다. 얌전히 있으라는 마음을 담아 상냥하게. 내 마음도 몰라주는 야속하고 귀여운 파트너는 곧장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열렬한 환영을 보내주었다. 서브 매니저가 회의가 길어졌는데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며 인사치레를 건네올 정도로는 기분이 좋아졌다. 고작 이모티콘 서너 개와 모모의 애교 섞인 말 한마디로.

 

“모모는 정말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천재라니까. 후후.”

“아, 모모 씨가… 옙. 빨리 댁으로 모시겠습니다.”

“응. 그래 줘.”

 

 

*

 

 

“달링~ 수고 많았어! 어서 와!”

 

“다녀왔어, 허니.”

 

에헤헤. 우후후. 주변에 꽃을 피우며 현관 앞에서 맞이해준 모모를 자연스레 품 안으로 집어넣자 등으로 팔이 교차해 왔다. 품 안에서 온기를 느끼고서야 한동안 모모와 이렇게 껴안을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랜만의 모모다. 아이돌 모드의 반짝이는 모모가 아닌 일상의 포근한 햇살 냄새가 나는 모모. 정말 햇살 냄새가 맡아질 것만 같아 어깨에 코를 묻고 숨을 들이켰다. 햇살 냄새는 아니지만, 은은하게 남은 향수의 잔재와 모모의 체향이 섞여 달콤한 향이 난다. 왁! 하고 소리를 지르며 모모가 품에서 빠져나갔다.

 

“파, 파트너의 냄새를 맡는 건 아이돌, 아니 아이돌이 아니어도 NG야!”

 

“모모가 허락하면 괜찮지 않아? 모모도 맡아도 돼.”

 

“힛. 미인에게 그런 변태 같은 짓을 했다간 모모쨩 감옥에서 라이브 해야 될지도 몰라…”

 

“감옥에서도 아이돌 하는구나?”

 

“요즘에는 화상 라이브도 유행하는 시대니까!”

 

앗, 그래도 유키가 없는 무대는 리바레가 아니니까 역시 무리! 모모가 목을 떨어뜨릴 기세로 고개를 휘저으며 다시 두 걸음 거리를 벌렸다. 행동은 불만스러운데 하는 말은 귀여워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난감하다. 일단 배가 고플 테니 밥을 먹일까.

 

모모를 소파에 앉혀두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파스타 면을 꺼냈다. 이것만으로는 모모의 배가 차지 않으니까, 필라프를 위한 재료까지. 파스타 면을 삶는 동안 미리 썰어 보관해 둔 양파, 버섯을 불에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리고 페퍼로치노를 적당히 찢어 볶는다. 일을 마치고 온 다음 수월하게 요리할 수 있게끔 시간이 빌 때면 손질해 다듬은 밑 재료들이다. 다른 프라이팬에서는 올리브유를 넉넉하게 채우고 슬라이스한 마늘과 다진 마늘, 페페로치노를 적량 넣어 휘휘 주걱으로 뒤섞었다. 필라프를 위한 프라이팬에 쌀을, 파스타를 위한 프라이팬에 삶아진 파스타를 넣고 우선 파스타를 오일에 버무린 것을 접시에 보기 좋게 올려 모모를 불렀다. 언제 불릴까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모모가 곧장 싱크대로 달려와 접시를 테이블로 가져갔다. 그 모습을 기특하게 지켜보다 주걱으로 쌀을 프라이팬에 넓게 펴주었다. 모모는 바삭하게 씹히는 정도를 좋아하니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파스타를 걷어내고 기름이나 마늘이 조금 나은 팬 위로 베이컨을 잘라 올렸다. 모모의 필라프에는 베이컨을 올려줄 생각이다. 고기와 기름이 닿아 요란한 소리를 내자 테이블에 있던 모모가 바람 소리가 날 만큼 세차게 고개를 돌려 이쪽을 보았다. 아무렇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미리 키친타월을 위에 덮어두었으니까. 생활의 지혜지. 모모는 전혀 불과 친하지 않으니까 하면 안 되지만. 어렵지 않게 키친타월이 불에 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의외로 덜렁거리지 않는 모모의 의외로 덜렁거리는 모습이라 귀여우면서도 모모가 화상입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장면이다. 만약을 위해 한 번 더 당부해둬야지.

 

“모모는 베이컨을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요리는 하면 안 돼. 그땐 나를 불러.”

 

“응? 으응? 할 일은 없을 텐데…”

 

“알았지?”

 

“네~에!”

 

베이컨과 필라프. 양쪽 다 잘 익은 것을 확인하고 불을 껐다. 필라프는 이 접시가 좋다며 양쪽으로 손잡이가 달린 검은 그릇을 모모가 2인용으로 사주었기 때문에 필라프를 답는 접시는 항상 정해져 있다. 역시 보기 좋게 담아내고 모모의 접시에는 베이컨을 추가로 올렸다. 여기에 전날 만들어 둔 샐러드까지. 세팅 담당인 모모가 완성된 한 상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어.”

 

모모가 스튜에서 큼직하게 잘라둔 고기를 포크로 찔러 그것을 앙하고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다 슬쩍 휴대전화를 보았다. 몬모모는 유키의 집을 고스란히 담아낸 배경에 앉아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모모가 밥을 먹고 있는데도 얌전히 앉아있을 뿐이다. 그래도 아까 전보다는 표정이라고 해야 할지 분위기라고 해야할지 조금 나아 보였다. 몬모모의 머리를 톡 건드려보아도 이번에는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여전히 신기한 앱이다.

 

“유~키. 휴대전화는 밥 다 먹고!”

 

“응. 그렇네.”

 

음식물을 입에 넣고 각지게 부푼 볼과 감정에 따라 부풀린 불이 꼭 다람쥐를 한껏 입에 넣은 다람쥐 같았다. 모모는 마냥 귀여운 생물은 아니니까 청설모려나. 털색도 닮았네. 웃으며 파스타를 포크에 말아 입에 넣었다. 매콤하면서 옅게 느껴지는 단맛. 파스타는 한 접시에 다 담아서 종종 모모와 포크가 닿아 먹는 동안도 재미있었다.

 

 

*

 

 

전날이 마치 500년 전의 과거로 느껴졌다. 한동안 모모를 전혀 보지 못했다. 음악 관련으로 들어 온 일이 없어 그 공란을 모두 개인 스케줄로 채워서 그랬다. 나는 몇 차례의 회의 끝에 촬영이 시작된 드라마에 시간을 쏟아야 했는데 하필 촬영지가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라 호텔을 잡고 며칠을 도쿄에서 떠나있어야 했다. 그동안 모모는 모모대로 야외 예능으로 여기저기 쏘다니거나, 혼자 게스트를 초대해 NEXT. Re:vale를 녹화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만날 시간이 없었다. 목소리는 모닝콜이라 어렴풋한 모모의 잔재만 남아버리는 아침과 피로가 극에 달해 반쯤 꿈에 젖은 정신으로 듣게 되는 잘 자라는 인사가 전부인 밤. 완전한 모모 부족이다. 덕분에 요즘의 나는 휴대전화를 붙잡고 늘상 몬모모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일과가 되었다. 몬모모는 어쩐지 갈수록 상태가 나빠 보였다. 장거리 이동과 아침에 날 깨우기 위해 함께 따라 온 오카링에게 모모의 상태가 나쁘진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별 이상은 없다는 모양이다. 몬모모의 안색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하나뿐인 파트너가 지쳐가는 가운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매 아침마다 수고스럽게 모닝콜을 걸어오는 모모를 본받아 일찍 일어나 모모에게 사랑이 담긴 모닝콜을 전해보겠다는 다짐이 이틀째. 물론 실제로 해본 적은 없다. 아침 햇살은 조금 더 내게 상냥해도 좋다고 보는데. 현실은 언제나 자비가 없다.

 

정말 자비가 없었다. 겨우 도쿄 시내로 돌아와 닳고 닳은 모모 부족을 채우려고 했더니 오늘의 일을 끝낸 모모가 곧바로 모모의 부업이라고 할 수 있는 술자리로 향했다고 한다. 서브 매니저에게 들었고 모모 본인에게도 이쪽으로 오는 도중에 래빗챗을 받았다. 슬슬 가게에 도착했으니까 이만 들어갈게! 귀여운 이모티콘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모모의 래빗챗을 원망의 눈초리로 째려보며 땅을 밟았다.

 

오랜만에 보는 집은 나가기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역시 모모가 신발가게의 난쟁이나 우렁각시처럼 몰래 다녀가는 일은 없어 꽤 아쉬웠다. 모모라면 신발을 만들어주거나 집안일을 해주기보다는 테이블에 모모가 보는 잡지가 펼쳐진 채 널부러져 있거나 소파의 쿠션 중앙에 눌린 자국이 난 채 소파 아래를 굴러다니는 정도지만. 그게 모모다움을 느끼게 해서 사랑스러웠다. 모모다움이 없는 내 방이 어딘가 외로워 보여 벽지를 쓸면서 위로해 주었다. 외로워하는 집과 함께 쓸쓸한 저녁을 먹고 로즈 와인을 꺼냈다. 투명한 병에 모모의 눈 색을 연상시키는 분홍빛 포도주에 단숨에 구매한 물건이다. 곁들임으로 크래커와 치즈, 훈제 햄을 꺼내 햄을 끼운 카나페와 치즈만 끼운 카나페를 번갈아 만들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신나게 놀고 마시다 귀가하는 모모라도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이 자라났다.

 

먼저 휴대전화를 꺼내 몬모모가 있는 앱 아이콘을 눌렀다. 몬모모는 모모와 마찬가지로 딱 보아도 고기와 연기, 술 냄새가 가득할 것 같은 어딘가의 선술집에 있었다. 음식은 먹지도 않으면서 작은 손이랑 비슷한 사이즈의 맥주잔을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을 보니 역시 재미있지 않았다. 밤 10시를 넘기고 11시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시간. 아무런 생각 없이 평소처럼 몬모모의 머리를 톡 건드렸다. 이번에는 생각이 떠올랐다.

 

성희롱 금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카나페를 만든다고 와인을 마시지 않은 조금 전까지의 나를 칭찬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렇게 달린 것도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연타한 것도 오랜만이다. 모모는 늘 내가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만든다. 만난 순간부터 늘.

 

 

 

 

 

옷과 피부로 스미는 고기 냄새와 사케와 맥주, 소주. 갖가지 술 냄새가 진동하는 연기와 소란으로 혼잡한 고깃집에 미술관에서 제 발로 걸어 나온 조각품이 나타났다. 조각품은 도자기 같은 피부를 시뻘겋게 물들이고 거친 호흡을 반복하는 것으로 제 정체가 사람임을 증명했다. 연예계에서 이 조각품을 ‘유키’라 불렀다. 유키가 숨을 몰아 마셨다가 기침과 함께 내뱉더니 성큼, 걸음을 내디뎠다. 술에 좀 먹힌 사람들이 그 행동을 눈치채지 못한 가운데 오로지 한 길로 나아가 말소리가 끊이지 않는 테이블 앞에 섰다. 그제야 테이블에 앉아있던 이들의 시선이 위를 향한다. 모두가 유키를 주목하고 저마다의 반응을 보였다. 보라색 방석 끄트머리를 와인색 매니큐어 발린 손가락으로 괴롭히고 있던 그의 파트너가 홧김에 방석을 찢어버린 정도로 세게 쥐었다.

 

“유키!?”

“유키씨!?”

 

파트너, 모모의 옆에 앉아있던 이름 모를 여성이 함께 놀랐다. 유키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유키는 여전히 숨을 고르면서 모모의 팔을 나아가선 손을 잡아 깍지를 끼었다.

 

“허니. 늦은 시간까지 날 두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돌아가자.”

 

“아? 아하하… 달링. 그게… 아, 저희 달링이 마중까지 나와줬으니까 오늘은 이만 정리할까요? 새벽부터 스케줄이 있는 사람도 있고!”

 

“아, 맞아요. 저, 내일은 드라마 촬영이 있어서…”

 

모모의 옆에 앉아있던 여배우 추정이 동의하며 서둘러 짐을 정리했다. 그 모습을 본 주변도 어슬렁어슬렁 자리에서 일어나자,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빈 술잔을 쥔 채 입을 달싹였다. 묘한 눈초리가 서있는 사람들을 하나둘 쓸다 준비를 마친 여배우를 보고 술잔을 내려놓았다.

 

“오늘 모여줘서 고마웠어. 다음 방송도 다들 잘 부탁하지.”

 

“네.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모모가 눈짓하고 눈짓을 받은 여배우가 제일 먼저 자리를 벗어났다. 유키는 안도의 한숨을 뱉어내는 모모의 손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났다. 주춤거렸지만 그래도 손깍지에 힘이 들어가 거기서부터 온기가 전해져왔다. 술기운으로 평소보다 더 뜨거웠다.

 

평소처럼 모모의 지정석이나 마찬가지인 조수석에 모모를 태우고 운전대를 잡았다. 쭈뼛거리던 모모가 슬쩍 손을 뻗어 라디오를 돌렸다. 모모가 넣어둔 우리의 앨범 곡이 차 안을 메꾸었다.

 

“저기……유키.”

 

“응?”

 

“음… 부, 불러봤어!”

 

모모의 귀여운 짓에 마음이 몽글해졌다. 불편하게 끼어있던 이물질이 녹아 사라진 느낌. 그제야 유키는 표정을 느슨하게 풀어냈다. 풀어내고서야 이제까지 표정이 굳어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모모.”

 

“으응?”

 

“후후… 불러봤어.”

 

“무, 뭐야~ 달링도 참! 언제 기분이 좋아진 거야?”

 

“지금 막.”

 

유키가 웃자, 모모가 덩달아 웃었다. 웃음은 이렇게 전염되는 것이라고 모모와 지내며 배웠다. 웃고 넘겨버리면 굴러오는 눈덩이가 한없이 불어날 거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도. 그래도 자신이 만든 멜로디에 모모의 목소리가 얹어진 노래를 들으며 모모가 옆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불쾌하게 생각하기란 어렵다. 적어도 유키한테는 그랬다. 슬쩍 꺼내어 본 몬모모는 차 안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래서 모모, 아까의 여배우나 프로듀서는 모모랑 무슨 관계야?”

 

“리카쨩은 배우가 아니라 아이돌이야, 유키.”

 

여배우였든 아이돌이든 아무래도 좋았지만, 유키는 모모에게 맞춰 말을 정정해 주었다. 같은 소파에 앉아 나가기 전까지 만들고 있었던 햄이 들어간 카나페를 모모의 입에 넣어주자 병아리가 모이를 받아먹듯 얌전히 입만 움직여 오물오물. 운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놓아줬던 손도 다시 맞잡은 상태. 여러 가지로 사면초가에 가까운 상황에 놓인 모모는 포기한 듯 사정을 늘어놓았다.

 

유키와는 다른 분야에서 두문불출 활약하는 모모는 버라이어티 방송의 게스트 출연 요청을 받았다. 드라마랑 비슷한 시기에 1달 정도 레귤러들과 함께 촬영하는 기획이었는데 같은 게스트로 여배우, 가 아닌 아이돌인 아까 전의 여성도 이번 일정에 참여했다. 문제는 예능을 꾸려나가는 제작진 중에 이 아이돌의 팬이라는 프로듀서가 있고 이 사람은 평소에는 사람 구실을 잘 하는데 술만 들어갔다 하면 손이 가벼워지는 사람이란다. 여느 때와 같이 누구와도 두루두루 잘 지내고 금세 친해지는 체질인 모모는 낯선 예능에 흘러들어온 동지 파티라는 명목으로 친해진 그녀에게 상담받게 된다. 상담을 받은 모모는 프로듀서와 그녀가 동석하는 술자리라면 은근슬쩍 같이 참가해 사이를 중재하고 있었다고.

 

“정말 곤란하지. 솔직하게 당신 술 마시면 성희롱이 너무 심해요! 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게 사회라니. 게다가 그 사람 기분에 좌지우지가 심한데 눈 밖에 나면 텃세까지 부린다고 정평 나 있거든.”

 

빈손으로 쿠션을 집어와 꼭 끌어안은 모모가 입을 삐죽였다.

 

“리카쨩이랑 스캔들이 나는 것도 곤란하니까 거기에도 신경을 써야 했고, 바빠서 유키랑은 만날 틈이 없고…”

 

아이돌이라는 리카쨩에게는 고민스러운 문제지만, 적어도 모모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었어서 일단 안심했다. 모모는 광견 모드라는 귀엽고 오싹한 모드가 있긴 해도 기본적으로 상냥한 아이라서 손해보는 역을 자청할 때가 종종 있다. 유키는 매번 그게 불만인데 나아가 누군가가 모모에게 손을 댔다고 하면 이번에야말로 야구 방망이를 세차게 휘둘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키. 오카링도 모르고 있을 건데 어떻게 알았어? 내가 골머리 앓고 있는 거.”

 

몬모모 덕이었다. 다만, 어쩐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모모에게 받을 칭찬을 다른 것에게 양보하기도 싫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내뱉기도 싫어 결국 유키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모모에 대한 애정뿐이다.

 

“모모를 좋아하니까 계속 보게 돼.”

 

“응?”

 

“그러다 보니까 알게 됐어.”

 

모모를 똑 닮고 모모와 같은 행동을 하는 몬모모를 틈날 때마다 봤으니까.

 

모모의 뺨 두 짝이 새빨갛게 타들어 갔다. 유키는 그 모습이 사과색으로 칠한 복숭아처럼 보여 콕 손가락으로 찔러보았는데 말랑한 게 먹음직스러웠다. 더 말랑하게 살이 붙으라고 카나페를 하나 더 입가로 밀어주자, 끄트머리부터 깨물어 야금야금 입안으로 들고 갔다. 몬모모가 밥을 먹지 않으면 그만큼 모모에게 더 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모모를 먹이고 씻기고 제 침대 옆에 눕혔더니 금세 잠들었다. 막 잠에 빠져 새근새근 뒤척임 없이 자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앳되고 사랑스럽다. 지금 이 시간, 이 감정을 음악에 담아내면 분명 달아빠진 러브송이 될 게 뻔할 정도라 스며드는 달콤함에 눈꺼풀이 서서히 무게를 더했다. 습관으로 자리한 손짓이 허우적이다 휴대전화를 건져 왔다. 익숙하게 잠금화면을 풀고 몬모모가 고개 내민 아이콘을 눌러 화면을 보자 몬모모가 곤히 자고 있었다. 머리를 톡, 두드렸더니 글자가 아닌 하트 모양의 이모티콘이 빙그르르 회전했다.

 

“후후…”

 

다시 눌러도 빙그르르. 빙그르르. 핫핑크색의 모모 하트를 보다 슬 잠에 들었다. 아마 모모와 빙그르르 회전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꿈을 꿀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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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긍정적인 바다사자

    유키가 모모를 위해 요리하는 장면부터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요... 유키가 모모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서 더더욱요. 좋아하는 요리뿐아니라 그걸 어떻게 해야 더 좋아하는지 아는 걸 보면... 유키가 정말로 모모를 사랑하는 게 느껴져서 저까지 몽글몽글해지네요... 글구 유키가 계속 모모한테 뭐 먹이려하는 것도... 정말 거대한 사랑이라 제가 다 행복해져요. 묘사가 지루하긴 커녕 그 안에 들어있는 감정을 곱씹으며 음미하게 되는 정말 마법같은 글이에요... 이런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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