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와ts] 첫사랑은 언제입니까?
17년 01월 18일
대운동회 배포본
첫사랑은 언제입니까?
ダイヤのA
미유키 카즈야 x 사와무라 에이준 (TS)
“...중3?"
좌중이 조용해졌다.
정말 조용해졌다. 부담스러울 만큼 조용해졌다.
그 고요에 사와무라는 당황했다. 왜? 어째서? 다들 웃을 거라 생각했는데 왜?
당황한 사와무라의 시선이 오른쪽, 왼쪽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진짜냐?"
믿을 수 없다는 말투의 쿠라모치의 말이 반가웠다.
“진짭니다!"
그래서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부담스러운 침묵을 깰 수 있다면 뭐든 대답할 수 있었다.
“누군데?"
“그거야!"
“그거야?"
"알아서 뭐하게요."
뭐든 대답한다는 거 취소. 대답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지. 사와무라는 눈을 부라리며 제 답을 기다리는 미유키를 외면했다.
“그런데 중3? 이라고 한 거면 너도 확신 못 하는 거 아냐?"
어쩐지 긴장한 듯, 뻣뻣한 카네마루의 질문에 사와무라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졌다.
“진짜냐?"
또 나온 쿠라모치의 의문에 사와무라는 다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신 못 하는 거냐. 인거냐."
“첫사랑 맞습니다!"
우렁찬 사와무라의 대답에 또 좌중은 침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종류가 달랐다. 다들 눈동자를 굴리고 사와무라를 봤다가 서로를 봤다 하는 것이 수상했다.
“맞다니까요."
내가 어쩌다 내 첫사랑을 주장해야 하는가. 사와무라는 억울해졌다.
“그럼 누군데?"
재차 이어지는 미유키의 질문에 사와무라의 입술이 삐쭉 튀어나왔다. 소녀의 순정을 뭐로 보는 건가.
“속 말 튀어나왔어."
멍한 후루야의 말에 사와무라는 놀라 제 입을 막았다.
“그럼 벌칙 끝난 거죠? 저 갑니다."
그리고 재빨리 일어나 재빨리 튀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뛰었다. 누구냐고? 말할 것 같냐!
“도망쳤네."
“도망쳤네요."
사와무라의 모습이 사라지고 모두 슬슬 일어섰다. 저 구석의 암울함에 물들기 전에 어서 도망쳐야 한다.
“카네마루."
미유키가 카네마루를 불렀다.
“어, 수고해라 카네마루."
“먼저 가볼게."
“나도."
어수선한 인사가 카네마루에게 향했다. 사색이 된 카네마루는 자신을 향해 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잡고 싶었다.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지명되었다. 도망칠 수 없다. 그렇다면 아는 걸 재빨리 토해는 게 빠르다.
“진짜?"
“모릅니다. 진짜로, 저 말괄량이에게 첫사랑이 있다니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사와무라가 들으면 카네마-루! 하면서 항의할 말을 카네마루는 거침없이 했다. 우선 사는 게 먼저였다.
“중3 때라고 했으니."
“중학교 얘기는 거의 안 합니다."
가끔 와카나라는 소꿉친구의 얘기를 했지만, 그쪽은 여자였다. 중학 시절 야구부원이었다는 친구들 얘기도 했지만, 그것도 중학 시절 야구 얘기가 나올 때 나였다.
“모릅니다."
그래서 카네마루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사와무라가 얘기했던 중학 시절의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기억에서 쥐어짜 내기 시작했다.
미유키는 머리를 싸맸다. 그 말괄량이가!
벌칙 게임을 했다. 거기에 진 사와무라에게 악우인 쿠라모치가 너 첫사랑 언제냐? 하고 짓궂은 질문을 했다. 다들 그런 게 어딨습니까! 할 사와무라를 기대했다. 아니면 유치원 때라던가 초등학교 때라던가.
그런데 중3이라니! 거기다 이름을 말하는 것도 거부했다. 진짜였다. 진짜 첫사랑 진행 중인 거다.
절로 나오는 한숨에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깜깜했다.
왜 기대를 배반한 거냐.
“뭐합니까?”
“절찬 고민 중."
어슬렁 다가온 사와무라에게 미유키는 심드렁히 대답했다. 그럼 공받아 달라는 말은 바로 차단했다. 사와무라의 입술이 삐쭉 튀어나왔다.
“뭘 고민하는데요?"
“네 첫사랑 상대가 누굴까 하는 거."
“...왜요."
“궁금하니까."
“놀리려고요?"
“설마, 진심으로 궁금한 거야."
“알면 뭐하려고요."
“분석?"
“뭡니까. 그게.”
“그래서 누군데."
“놀리려는 거죠?"
“안 놀려. 야구에 걸고 맹세할게."
“진짜요?"
“믿어주는 거냐?"
“야구에 걸고 맹세한다면서요."
소중한 야구에 걸고 맹세한다니 당연히 믿어줘야죠. 선심 쓴다는 듯 얘기하는 사와무라를 보며 미유키는 한숨을 쉬었다. 이 바보를 어쩌면 좋을까.
“그래서 누군데?"
그러나 손에 들어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왜 그렇게 궁금해해요?"
“분석이라니까. 사와무라 에이준의 첫사랑이라니 희귀하잖아?"
희귀하다. 매우 희귀하다. 사와무라 에이준의 첫사랑이라니. 그것도 진행 중으로 보이는 첫사랑이라니. 미유키로서 이가 갈리지만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어서 그 첫사랑을 끝내야 했다.
“남의 첫사랑 분석해서 뭐하게요."
“쓸데가 있어."
두 번째가 되려면 우선 적을 알아야 하니까. 미유키는 저를 보는 동글동글한 눈동자가 굴러가는 것을 보며 다짐했다. 절대, 알아낸다.
“첫사랑이라고 생각은 안 했습니다."
진짜 이 바보를 어쩌면 좋을까. 미유키는 선선히 얘기하기 시작하는 사와무라를 보며 다짐했다. 사와무라에게 사랑은 두 번째가 끝이다.
“그냥, 계속 생각나서요."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와카나에게 투덜거렸다. 계속 머릿속에서 떠올라서 귀찮다고, 생각 않으려고 해도 바로 생각이 난다고.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질색을 하며 아니라고 했다. 공도 이상한데 보내라고 하고,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동료라고 했다. 그 목청 큰 거인을 삼진 시킨 건 기쁘지만, 자신의 공을 잡던 그 미트에서 나던 소리는 정말 좋았지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도쿄에 왔다. 잊을 수 없어서.
“인 것 같더라고요. 첫사랑."
인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고백도 자주 받는다고 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려 했다.
“질투하고 있더라고요."
나를 봐줘. 라고 생각했다.
“순정만화 보니까 이 증상이 첫사랑 증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짝사랑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만화에서는 잘 이뤄졌지만, 미유키가 자신을 좋아할 일은 없어 보였다. 놀림감이 되면 모를까.
“표정이 왜 그래?"
“두 번째 만났을 때가 생각나서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자신을 배신할 줄은 하늘도, 할배도, 와카나도 몰랐을 것이다.
인상이 험악해진 사와무라를 보며 미유키의 표정이 묘해졌다. 조금 전까지는 이런 얼굴도 하는구나 하며 얼굴도 모를 상대를 질투할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동정할 정도로 표정이 변했다.
“그래서 누군데?"
미유키는 처음의 목적을 잊지 않았다.
“말했잖습니까."
“했지."
네 감정. 정말로 좋아하고 있다는 걸, 선명하게 보여줬지. 분홍빛으로 물든 뺨, 반짝이는 눈, 수줍은 목소리. 너무 선명하고 빛나서 절대 이 감정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게 할 정도로. 아니, 원래 있던 생각이 더 깊어진 건가. 미유키는 저를 보며 생각에 빠진 듯한 사와무라를 삼킬 듯이 바라보았다.
“그럼, 미유키 선배는."
“응."
“미유키 선배 첫사랑은 언제인데요?"
우선 너부터 얘기하라는 것이 여실한 질문에 미유키는 웃었다.
“고1?"
“뭡니까. 그 의문문은?!"
“첫 만남이 고1 때였으니까. 다시 만나지 않았다면 첫사랑이 안됐겠지만."
“그럼 첫사랑이 아니잖아요."
“얘기했잖아. 다시 만나서 사랑하게 됐다고."
미유키의 설명에 사와무라의 볼이 불퉁해졌다. 부풀어 오른 뺨을 찌르고 싶었다. 그러면 화내겠지? 미유키는 욕망을 참으며 사와무라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럼 미유키 선배도 짝사랑인 겁니까?"
“응."
미유키의 말에 사와무라의 표정이 묘해졌다. 잘못 대답했나. 그제야 미유키는 자신의 대답이 사와무라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생각했다.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누군데?"
그럼, 생각의 방향을 돌려야지. 우선 알아내는 게 우선이다.
“...꼭 알아야겠습니까."
어딘가 힘이 빠진 대답에 미유키의 고개가 가로 기울어졌다. 왜?
“알면 안 되는 사람이야?"
설마 감독님? 설마인 생각을 하며 미유키의 머릿속이 차가워졌다.
“...알면 놀릴 사람입니다."
그러고도 충분하죠. 사와무라가 투덜거렸다. 미유키는 이해할 수 없었다. 누가 자길 좋아하는 사람을 놀린단 말인가. 설마 쿠라모치?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미유키는 바로 지웠다. 쿠라모치는 그럴 성격이 아니었다. 오히려 쩔쩔매면서 미안하다고 하면 모를까.
“누군데?"
집요한 질문에 사와무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지만 물러설 생각 같은 건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미유키는 어서 사와무라에게서 첫사랑을 떼어내고 싶었다.
“공 받아주는 사람인데요."
...크리스 선배냐. 미유키는 머릿속에서 떠오른 대상에 떨었다. 안된다. 이기기 힘들다. 아니다. 중3 때면 크리스 선배 만나기 전이잖아.
“설마 중학교 동창?"
“아냐!"
거센 부정에 미유키는 안도했다.
“누군데?"
이젠 이를 갈기 시작하는 사와무라의 대답을 미유키는 끈기를 가지고 기다렸다.
“...미유키 카즈야."
이를 갈면서 튀어나온 대답에도 미유키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신 농담을 했다.
“나?"
“알면서 묻냐!"
역시 놀리려는 거였지! 길길이 날뛰기 시작하는 사와무라를 보며 미유키의 두 눈이 깜박였다.
네?
“역시 놀릴 줄 알았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놀렸습니까. 한없이 진지한 미유키는 또 놀릴 줄 알았다면서 눈물 쏟을 준비를 사와무라를 보았다.
“남의 감정 가지고 놀리면 재밌습니까."
“무슨 말이야."
진심으로 당황했다. 무슨 말인가. 내가 언제 사와무라의 감정을 가지고 놀았다고. 거기까지 생각한 미유키는 자신을 노려보는 사와무라를 보며 깨달았다.
중3 때 만났다고 했다. 공을 받아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
“...진짜 몰랐습니까?"
역시 둔할 줄 알았어! 언제는 놀리냐더니 이젠 둔할 줄 알았다면서 화를 낸다.
“이래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사와무라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미유키는 멍하니 그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았다. 나 때문에 우는 거? 진짜로?
“가겠습니다."
“왜?"
내 첫사랑 상대 물었잖아.
“갈 겁니다. 선배 첫사랑 방해 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요."
“아니, 그러고 가면 방해인데?"
“내가 뭘 했다고!"
화를 내는 사와무라를 보니 앞길이 멀어 보였다. 아니 가까운가.
“흐흠."
“뭐예요. 그 얼굴은?!"
"내가 무슨 얼굴인데?"
“놀릴 때 얼굴이잖아!"
아, 들켰나. 미유키는 크게 웃으면서 사와무라가 한 발짝 물러서려는 것을 붙잡았다.
“사와무라?"
“왜요."
“사와무라의 첫사랑은 언제?"
“얘기 했잖아요."
“중3."
“알면서!"
“내 첫사랑은 내가 고1 때 거든?"
“그래서요."
“그때 재미있는 공을 던진 녀석을 만났는데 말이지. 배짱도 좋고, 감도 좋았고. 좋은 동료가 될 거라고 생각한 녀석."
“저잖습니까."
“응."
“지금 미유키 선배 첫사랑 얘기하는 중인 거 아닙니까."
“하고 있잖아."
사와무라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놀리는 거 아냐. 진짜. 진짜. 진짜. 쿠라모치도 아는 진짜."
사실은 주변이 대충 다 눈치채고 있다. 모르는 건 당사자만이었다.
“...거짓말."
“매일 좋아한다고 얘기할까?"
"매일 공 받아주십쇼!"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사와무라의 말에 미유키는 어깨를 으쓱였다.
“결혼하면 생각해 볼게?"
“뭐야 그 의문문! 거기다 결혼이라니 빠르잖아!"
“나가노는 일찍 결혼한다면서?"
미유키는 예전에 고향의 누가 졸업한다던, 나도 일찍 결혼해야 하나 하고 한숨 쉬던 사와무라를 떠올렸다.
“그건 리에 언니 얘기잖습니까."
“그러니까 졸업하면 바로 약혼. 그 뒤에 결혼."
“사귀지도 않았는데 무슨 결혼이야!"
“사귀는 거 아냐?"
“네?"
“너도 날 좋아하고 나도 널 좋아하고."
서로 좋아하는데 안 사귄다니. 어디의 농담인가.
“좋아한다고 얘기 안 했잖아!"
“안 했어?"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무효라고 얘기하는 듯한 사와무라를 보며 미유키는 생각했다.
“음....“
“역시, 놀리는 거.”
“좋아해. 사와무라."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뺨이 붉어지는 것을, 눈동자가 커지는 것을, 눈가에 다시 맺히는 눈물을 보았다.
“거짓말."
“아냐.“
이런 일에 거짓말하다니. 그러면 남자도 아니지. 미유키의 변명에 사와무라의 표정이 샐쭉해졌다.
“바보 미유키."
“그래서 바보 무라는 나랑 사귀는 거?”
“맨날 놀리고."
“좋아서 그래.'
“어린앱니까?"
“다정하게 할게."
“...안 어울립니다."
“그럼, 놀리면서 다정하게?"
“다정하게만 해주십쇼."
“다정하게 놀리면?"
“사귀는 거 취소할 겁니다."
“아니, 그건 봐 줘“
그 취소는 절대 취소다. 미유키는 아직도 하지 않은 취소를 취소하며 히죽 웃었다.
“그러니까 잘해요. 앞으로. 그럼 결혼도 생각해 볼 테니까."
빨개진 뺨으로 고개를 돌리는 사와무라를 보며 미유키의 입이 벌어졌다. 진짜?
애꿎은 바닥을 차는 사와무라를 보며 생각했다. 진짜구나. 잠시후 사와무라의 시선이 미유키에게로 향했다. 미유키는 기다렸다.
“좋아합니다. 미유키."
긴장으로 딱딱한 말투가 된 고백에 미유키의 뺨이 뜨거워졌다. 사와무라의 뺨도 같이 붉어졌다.
첫사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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