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xx Boy

아마사와

HQ by juj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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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비비 - Fedexx Girl> 변용 

* 취향 타는 소재(원작 날조, 성관계 암시, 아마히사 전여친 등장하는데 취급 좋지 않고 아마히사가 쓰레기임) 열람 주의

* 계속 등장하는 갈색곰 대가리는 라인 이모티콘의 걥니다

~ now playing... 🎵 Cody・Lee(李) - 我愛你 ~


저는 아마히사 상한테 마음 없습니다. 17:30 

17:32 그립 알려줄게

진짜?

아뇨아뇨아뇨아뇨 아무리 그러셔도 19:42

19:50 내가 그렇게 별론가 봐

아마히사 상이 별로인 건 아니고요

그냥 야구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아마히사 상 잘생겼으니까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예요 22:21

22:23 나 잘생겼어?

아 쫌 22:23


06:01 좋아해

07:37 좋아해 사와무라

12:24 세이도 애들은 보통 선배 연락을 이렇게 씹나⋯.

아니

아니

아마히사 상은 세이도 사람이 아니잖아요!!!!!!!! 12:25

12:26 세이도 다녔으면 만나줬을 거야?

그러시는 아마히사 상은 제가 이치다이산이었음 저 안 좋아하셨을 걸요 

당신 에이스 자릴 뺏었을 테니까 ( ̄y▽, ̄)╭ 16:30 

16:35 방금 좀 선 것 같음

알고 싶지 않았는데요⋯⋯⋯⋯⋯.  17:00

 


'

아마히사 상

궁금한 게 있어요 20:01

20:01 뭐든 알려 줄게

저 퀵모션 할 때 팔이 부드럽게 뻗질 않아서요

아마히사 상은 시원시원 잘 휘두르시길래 20:05

요령이 궁금합니다 20:06

20:06 ⋯⋯.

아 대답하기 곤란하시면

답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20:07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사와무라 너 정말 야구에 진심이구나 싶어서

쓰는 팔이 달라서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는데

20:08 사와무라는 주자 나가면 엄청 신경 쓰는 편이잖아

(이하 야구 얘기)


사와무라 오늘 비 많이 오더라 밤쯤엔 그친다니까 빨래 그때 해

08:02 그리고 오늘도 좋아해

(대충 브라운이 만세하고 있는 스티커) 08:03

이 대가리만 큰 갈색곰은 여전히 표정이 없고 나는 다만 짜증이 치밀어 신경질적으로 손에 쥔 악력기만 억패듯 조졌다. 그것도 얼마 못 가서 스프링의 삐걱거림이 신경을 건드리는 통에 매트 위로 팩 던지고 말았으나. 체력단련실의 모든 놈들이 시선을 내 뒤통수에 꽂는 것이 느껴진다. 홱 뒤돌면 아닌 척, 운동에 매진하는 척이나 하는 야구별 성인들이 우스워서 좀 기분이 풀리나 싶다가도 이 곰 대가리 스티커랑 다시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다시 이유 모를 서러움이 북받쳐 오른다. 말을 하라고 말을⋯⋯, 사와무라, 몇 자 적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거야? 우리가 스티커 띡 보내면 그만인 사이였던 거냐고. (당연히 그만한 사이였다.)

호시다.

콕 짚어 호시다를 부르자 그 외의 놈들은 모두 안도하는 게 느껴졌다. 참나, 내가 죽이기라도 해? 호시다가 들고 있던 덤벨을 내려 놓고 이쪽으로 오려고 하길래 손을 들어 저지했다. 너 땀 냄새 나거든.

이거 좀 봐봐.

멀찍이서 스마트폰 화면을 내미니 호시다가 애써 눈을 찌푸려가면서 상을 맞추려 노력하는 게 가상했다. 

누군데 이렇게까지 연락을 기다려?

거리가 멀어서 이름까지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상대를 알아도 몰라도 별 상관이 없어 굳이 알리지는 않기로 한다. 여자라고 생각하더라도 그닥 차이는 없으므로. 그거 말고 이 곰 대가릴 보라니까. 손가락으로 이모티콘을 가리키자 호시다의 좁혀진 미간에 주름이 죽죽 늘어난다. 역시 험악해.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분명 레슬링을 했을 거라니까. 이게 왜? 그냥 이모티콘 아니야? 나는 그때야 자문을 구할 대상을 잘못 정했다는 걸 깨닫는다. 연애와는 일억광년 떨어진 야구별 행성에 사는 놈들한테 지금 내가 뭘 묻는다고⋯ 푸우, 한숨을 내쉬었다. 자, 봐봐. 내가 좋아한다고 말을 했잖아.

뭐?

일순 호시다를 비롯한 모든 놈들이 기립해서는 경악에 찬 소릴 지른다. 호들갑은. 그리고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유키랑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알 바냐. 누군데? 알 바냐고. 몇 살? 나보다 한 살 아래. 예뻐? 엉. 우리 학교야? 다른 학굔데, 도쿄에 있어. 사귀는 거냐? ⋯⋯아직. 야구에 집중할 때 아니야???? 이거 혹시 기자회견이냐?

물어볼 놈들을 잘못 골랐어도 한참은 잘못 골랐음을 깨달았다. 우르르 달려들어선 핸드폰을 뺏으려 까부는 놈들 때문에 들고 있는 팔을 높게 치켜든다. 같은 거 달린 놈들이랑 이렇게 가까이 붙는 게 좀 불쾌해서 짜증이 팍 치밀었다. 물론 우리 사와무라는 다르지만. 저 멀리에서 호시다가 또 배트를 주워 들곤 무어라 중얼거리는 데 아마 내 상대가 누구냐고 묻는 것 같았다. 만약 정말 배트의 정령 같은 게 있어서 대답해준다면, 사와무라의 마음이 어떤지나 알려달란 말이다.

살면서 야구도 연애도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물론 나는 사나다 슌페이가 아니다(*아마히사 개인의 의견입니다). 내가 가공할 매력이 있어서 누구든 간에 눈짓 한 번이면 다 넘어왔단 뜻이 아니란 거다(*이 역시 아마히사 개인의 의견입니다). 고백해서 받아들여지면 좋고 차이면 다른 사람 만나는 거지. 미야가와가 고백에 실패해서는 땅에 구멍을 파고 있을 때 그래서 조금 웃었었다. 그 애가 네 전부는 아니잖아? 했을 때 어땠더라. 죽일 것처럼 노려보더니 지금은 내 전부라고 했었지. 얼굴은 그렇게 생겼으면서 의외로 순정파라니 얼굴값 못한다고 하려다가 그럼 정말로 울 것 같아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우는 남자 진짜로 꼴 보기 싫거든.

유키는 그런 나를 잘 알았다. 유키, 좋아해, 라고 했었을 때, 유키는 무료 드링크 바의 메론 소다가 담긴 얼음 컵 표면 물방울이 빙그르 떨어지는 걸 보면서 그냥 맑게 웃었다. 움직일 때마다 어깻죽지를 통 통 두드리는 유키의 발뒤꿈치는 조그맣고 말랑하고 가벼웠다. 대답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았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 유키는 그 대신 내가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캡처해 가서는 그다음 날 이런저런 감상을 조잘거리며 늘어놓았으니까. 그다음의 좋아한다는 말에는 왜? 라고 응수하는 바람에 필요 이상의 정적이 이어졌다. 브래지어 후크를 마저 채워주며 문제는 내 쪽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좋아하는 데에 어째서 이유가 필요한 거야? 불신의 방증처럼 나는 모자에 유키의 이름을 적었다. 그러자 유키는 자기 이름이 쓰여 있는 곳을 쓰다듬으면서, 아마히사 군은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 라고도 덧붙였던 것 같다.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네 사랑은 제라늄 화분 같애. 퍽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는데 발화자가 꽃집 주인이었으므로 내가 야구 얘기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발언이었다. 이유를 물었을 때 그 누나는 좀 주저하나 싶더니 내 사랑은 햇볕에만 잘 내놓으면 알아서 잘 큰다고, 수를 불리고 싶으면 가지 꺾어서 삽목만 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욕이었구나. 듣기 싫어져서 누나의 옆구리에 바짝 붙었더니 나 지금 가위 들고 있는 거 안 보이냐며 또 한 소리를 들었다. 그리곤 어린 애들은 이래서 안 된다느니, 너 이렇게 살면 칼 맞는다느니⋯⋯. 더 이상 듣기 싫어서 입을 맞췄다. 그랬더니 누나도 목장갑을 벗으면서 내 목에 팔을 감았는데 마찬가지로 한없이 가볍기는 그지없어서 나는 다음 차례를 셈했다.

저 어쩌면 쓰레기인 것 같아요, 선배.

쓰레기⋯ 맞지.

오랜만에 만난 마나카 선배는 예의상 아니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유키에게 차인 일로 상처 받은 척 우는 척 해댔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아 멋쩍어서 머리만 긁었다. 저는 전부 쉬웠거든요. 유키가 사실은 저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도 괜찮아요. 저는 좋아했고 같이 있으면 행복했으니까. 결혼할 것도 아닌데 뭐 어때요. 그게 네가 쓰레기 같은 지점이지. 어쨌든요. 근데 요즘은 좀 달라요. 걔가 절 안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돌아버릴 거 같고. 유키가? 아뇨. 걔가 누군데? 그런 게 있어요. 네가 그냥 유키를 덜 좋아한 거 아니냐. ⋯⋯. 코세이, 야구나 해라. 당연하죠. 걔도 야구 좋아하거든.

선배가 내 머리를 물리적으로 후려 깠어도 그만한 충격은 안 받았을 것 같다. 친구로 지내는 게 좋겠다고 말하던 유키의 입술에 망설임이 없던 건 전부 그랬기 때문이었나 봐. 그리고 유키는 자기가 조금만 더 집착적인 여고생이었다면 아마히사 군을 한 대 쳤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었다. 그렇게 살다가 칼 맞을 거라고 한 사람도 있었어, 유키링. 맞는 거 정돈 기쁘게 뺨을 대어 줄게. 마지막은 웃으며 헤어지고 싶어서 한 소리였는데 유키는 진심으로 고민하는 표정을 했다. 하악을 세게 물어 대비하고 있었는데 대신 비수가 귓전에 꽂혔다. 그만큼 아마히사 군을 좋아하진 않아서. 아. 우는 남자는 진심으로 꼴사나우니까 멀어지는 유키를 보면서 사와무라를 떠올렸다. 만약 사와무라가 나랑 사귀는 중인데 헤어지자고 했으면 어떨까? 뭐? 내가 사와무라랑 사귀고 있다고? 미친 거 아냐? 너무 좋아⋯⋯.

어떡하지. 사와무라가 너무 좋아.

깨달은 시점부터 망설일 게 없었다.


아마히사 상

물어볼 게 있는데요 21:03

또 야구 얘기할 거면

21:03 만나서 얼굴 보고 해

그래도 됩니까? 21:04

겸사겸사 주고 싶은 것도 있고

21:05 만난 김에 맛있는 거 먹자

그럼

주말에 시간 되세요? 21:07


순정만화에서 남주가 여주 때문에 서브여주 차는 거 정말 진부하다고 생각하며 컸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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