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인데 남주들이 집착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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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나페스 역하렘 센티넬버스
악녀인데 남주들이 집착한다
#1
글/로제
BGM : Red Velvet - Rookie Inst
나 민여주 꽃다운 20대 대학생이다. 한창 과제며 기말고사며 나를 힘들게하는 것들 때문에 심신이 지쳐가고 있을 무렵 친구가 추천해준 채팅형 스토리 게임 앱 '스토리 챗'을 깔아서 간간이 플레이하며 힐링을 하면서 이 망할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었다. 웬만큼 유명한 작품들은 (물론 유명하다의 기준은 본인같은 숨은 명작 찾는 사람들 기준이다.) 다 플레이 해봤고 엔딩수집도 엔간한 작품들은 다 수집까지 완료한 나는 재미있는 작품 어디 없나~ 하며 화면 스크롤을 내리고 있었다. 본래 나는 마이너 취향이라 앱 상위권 스토리보다는 숨어있는 명작을 찾아내는 취미가 있었으나 결국 참다 참다 몇 달째 부동의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눈 떠보니 SS급 가이드!'를 드디어 열어보게 되었다. 참... 나는 메이저 취향이 아닌데... 하면서 까봤더니 이게 웬걸? 미쳤다. 그냥 미쳤다 이건 취향을 타는 어쩌고가 아니었던 거다.
우선 제목에서 알다시피 이 이야긴 센티넬버스 기반의 스토리였다. 여주 이름은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으나 나는 항상 디폴트 네임만 사용하는 유저기에 (사실 내 이름 넣기엔 좀 오그라들고 새 이름 지어내기는 귀찮았다.) 게임 속 여자주인공 디폴트 네임인 '여주연'으로 설정하고 그대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진짜 작가님 어떻게 이렇게 오타쿠들 취향을 저격하는 남자 주인공들만 설정하셔서 누구부터 공략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드시나요?
그렇다. 나는 이 스토리를 까자마자 엔딩수집에 열을 올렸다. 어차피 시험 있는 과목들은 끝나서 종강을 했고, 나머지는 메일로 과제 제출만 하면 끝나는 상황이었기에 밤새 열심히 플레이했다. 우선 이 스토리의 시작은 평범한 여학생이었던 주인공이 갑자기 가이드 발현이 되고 센터에 들어가 검사를 했더니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SS급 가이드가 되어 센터 내 최정예 팀인 팀 NCT에 배정되어 말 안 듣는 금쪽이 팀원들을 호로록하는 그런 클리셰 적인 이야기였다. 누가 그랬지. 클리셰가 클리셰인 데엔 이유가 있다고. 어떻게 언제 몇 번 먹어도 맛있는 거다. 안 그래도 팀원들이 친 벽이 너무 높아 과몰입하며 플레이가 가능했고 팀원들도 힘든데 무려 악역까지 등장하는 거다.
악역인 이 캐릭터는 원래 A등급 가이드로 팀 NCT에 기존에 있던 메인 가이드였다. A급도 낮은 등급은 아니지만 팀 NCT 팀원들이 뭔 사기급으로 S~SS급 센티넬만 있는 팀이다 보니 본인의 욕심과는 달리 가이딩이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A등급 가이드도 감지덕지하는 시대에 어찌어찌 팀에서 버티고 있던 가이드였다. 뭐 이때까지만 본다면 그냥 열심히 일하는 가이드일 뿐이지만 이 악녀 성격상 팀원들과 친해지지도 못했고 과거에 센터 내 정치질로 이름 날렸던 가이드라 진짜 친구들도 없었다. 그래도 누구랑 심하게 척진 적도 없지마는.
하여튼 이 악역의 시작은 바로 여주인공이 SS급 판정을 받고 팀에 합류하면서부터다 A급이 어디서 인정 못 받는 등급은 아니었는데 이 팀에서는 아니었던 탓에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여기에 SS급 가이드 여주가 등판한 거다. 자기 자리가 뺏길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게 되고 안 좋은 예감이 틀린 적이 없듯 여주의 강력한 가이딩으로 인해 금쪽이들이 전부 여주 쪽으로 붙어버리게 되고 이 불쌍한 악역은 악역인 죄로 여주를 괴롭힌다.
맨날 괴롭히는데 어떻게 잔머리를 굴려도 다 들켜서 NCT 팀원들은 물론 센터 내에서도 신뢰가 바닥을 찍다 못해 마이너스가 되고 혼자 고립되어 버린다. 악역의 끝은 파멸이다. 결국 팀에서도 퇴출당하고 스토리 후반엔 그냥 언급도 안 된다. 그 와중에 여주는 여주 버프인지 끝까지 이 악녀를 싫어하지 않았다. 나는 플레이를 하면서 이 악역 캐도 좀 불쌍해 보였다. 근데 그걸 신경 쓸게 있나? 이 게임의 남자 주인공들, 그러니까 팀 NCT 6명의 센티넬들이 있는 것을!
여주는 이 게임 때문에 하루 종일 핸드폰만 잡고 있었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친구가 그걸 보고선 너 그러다 큰일 난다. 밖에선 잠깐 내려놓으라며 충고를 했다. 근데 신이시여 어떻게 이런 충고를 듣자마자 나는 왜 하늘에 붕 떴다가 그대로 바닥에 낙하해 버리는가? 내 마지막 의식에선 주변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가 내 귀에 울려 퍼졌다. 그리곤 그렇게 시야가 어둡게 암전되었다.
"헉...!"
이상하다, 나 분명 차에 치여서 공중 부양 한 다음 그대로 바닥에 낙하됐었는데... 그런거 치곤 몸 상태가 너무.... 가볍다.
"이게뭐야? 여기 어디야?"
눈을 뜨니 아무리 봐도 병원 천장도 아니었고 주변은 각종 의료기기 소리와 사람들 소리로 시끄러웠다. 내 팔엔 아무런 상처도 없고 그저 링거 바늘이 팔에 꽂혀있는 정도였다. 이상하다 나 분명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는데...?
"민여주 가이드, 좀 괜찮습니까? 아직 무리하면 안 됩니다."
"...네?"
민여주...가이드? 가이드? 내가 아는 그 가이드? 센티넬 가이드 할때 그? 지금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눈 떠보니 교통사고는 무슨 상처 하나 없이 깔끔한 몸에 여기서 수액 맞으며 푹 쉰 건지 정신 상태도 꽤 맑았다. 그래 얼마 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인지 ...
"저기 그... 가이드라는게 센티넬 가이드할 때 그 가이드요?"
"민여주 가이드 어디 문제 생겼습니까? 검사 결과엔 문제가 없었는데..."
흰 가운을 입고 차트를 훑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남자는 미간을 옅게 찌푸렸다. 야 근데 여긴 뭔데 이렇게 미남이 이러고 있대? 미남이 흰 가운을 입고 있으니 어디 드라마나 영화 보는 기분이었다. 근데 목에 걸려있는 아이디 카드를 보니 이름이 낯이었다. 서영호....? 분명 눈스급 (눈떠보니 SS급 가이드 줄여서 눈스급으로 많이 불렸다) 에서 센티넬 의료 병동에 있던 센티넬 닥터 서영호...?
"아뇨…. 아뇨 어디 아프진 않은데... 혹시 제가 어쩌다 여기에...?"
"팀 훈련하다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가벼운 영양실조 정도였던 거 같네요."
이게 뭐야, 나 지금 뭐 빙의? 뭐 이런 거라도 된 건가? 대체 어느 캐릭터로? 그리고 여기 눈스급 속 맞아? 일단 센티넬 캐릭터에 들어온 건 아닌 게 확실하고 여기서 안 이상하게 보이게 정보를 어떻게 얻지?
"저... 제가 쓰러지고 나서 약간 충격이 있었는지 기억이 좀 흐려졌거든요. 제가 어느 팀 소속 가이드였죠?"
서영호는 이런 나를 보고 충격인 듯 눈이 커지며 입을 벌린 채로 굳었다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팀 NCT 소속 민여주 가이드 아닙니까. 혹시 기억이 아예 안나십니까?"
"팀…. NCT.... NCT요? 제가요?"
팀 NCT라는 말을 듣자마자 생각했다. 좆됐다. 내 느낌상 나는 주인공으로 빙의 한 게 아니다 왜냐면 눈스급은 여주의 디폴트 네임은 존재했으나 악녀 캐릭터는 이름이 따로 안정해져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역 이름만은 꼭 우리가 입력해서 플레이 해야 했다. 근데 내가 지금 NCT 소속 가이드다? 무조건 이건.... 좆된거다.
"영호 쌤 저 좆된거 같은데 어떡하죠."
여주의 필터 없는 말에 영호는 눈이 더 커지며 차트를 바닥에 떨궜다. 민여주 가이드가 저런 캐릭터였나? 분명 소문엔 이런 스타일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리 센터 내 신뢰가 바닥났어도 저렇게 필터링 안 거치고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영호는 바닥에 처량하게 떨궈진 차트를 다시 주워 한숨을 쉬고선 시선을 위로 다시 올렸다. 그러자 갑자기 병실 커튼이 확 젖혀지며 사람의 실루엣이 드리워졌다.
"어, 정재현? 나름 팀이라고 챙기러 온 거야?"
여주는 좆됐다 라는 강렬한 대사를 날리고 영혼이 빠진 듯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 커튼을 젖혀서 다가오든 말든. 근데 영호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에 깜짝 놀라 제 옆에서 저를 내려다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
"헐 미친 진짜 정재현? 미쳤나봐...진짜 홀리..헙"
민여주 미친년아... 입조심좀 하자.... 나도 모르게 센터 내에서 유명한 미남을 보자 필터도 안 거치고 비속어를 포함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이미 뱉을 거 다 뱉어놓고 입 막으면 뭐가 되냐고... 여주는 입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눈만 도르륵 굴렸다. 슬쩍 보니 정재현도 날 무슨 미친년 보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발.. 지금 다시 죽어도 될 것 같았다. 이대로 다시 쓰러지는 것도 나름 괜찮은 지도? 아니 근데 이건 깜빡이도 안 켜고 쳐들어온 정재현 탓도 있지 않나? 참나.
여주는 본인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도 모른 채로 본인의 생각에 잠겨있었다. 서영호도 정재현도 그런 여주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여주는 그 시선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하하.... 제가 아무래도 더 쉬어야 하나 봐요."
근데 문득 갑자기 저 정재현의 능력이 뭐였는지 떠올랐다. 분명 마인드 리더에 사이코메트리 아니었나? ... 그렇다 나는 한 번 되기도 힘든 그 좆됐다를 한 번 더 느꼈다 분명 저 표정 내 머릿속을 읽은 게 분명하다 난 진짜 미친년이지 정재현이 마인드 리더인 걸 지금? 별별 생각 다 하고 나서 떠오르는 건 뭐야?
"그러니까 이상한 생각 좀 그만하지? "
헙. 진짜 읽고 있었나보다 이거 기분 진짜 이상하다. 이미 좆된거 알고 있었지만 더 좆됐다 이건…. 여주는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냅다 병실 이불을 덮어쓰고 배 째라 식으로 숨어버렸다. 사실 이대로 그냥 배 째고 자고 일어나면 원래 세계에서 눈 뜨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도 품었다.
"저 아무래도 더 쉬어야겠죠? 하하 아니 쉬어야 해요. 저 좀 자도 될까요?"
"안돼 일어나. 얘 검사 결과에 이상 없는 거 맞지?"
"검사 결과엔 이상 없는데 근데 재현아 민여주 가이드가..."
정재현은 서영호가 말을 더하려는 건 무시하고 냅다 내가 덮어쓴 이불을 치우더니 팔뚝에 꽂혀있던 링거 카테터를 냅다 빼버리고 나를 들쳐업었다. 예고도 없이 냅다 카테터를 빼버리는 게 어딨어? 진짜 양심 다 뒤진 거 같다 갑자기 뽑혀버린 카테터 때문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져 아! 하는 짧은소리와 함께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이렇게 막 뽑힐 수 있는 거야? 하고 보다가 상대가 센티넬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곤 생각이란걸 포기하기로 했다. 갑자기 카테터가 뽑힌 팔엔 피가 질질 흐르고 있었다. 일단 다른 쪽 손으로 지혈 아닌 지혈을 하고 있었다. 근데 손으로 지혈이 되나? 나 그냥 돌아갈래....
"그러면 데려간다. 안 그래도 할 일 많은데 얘가 아프지도 않은데 이러고 있으면 문제가 많거든."
"야 정재ㅎ..."
"으악 뭐야 영호쌤 안 돼요 저 더 쉬어야 한다고요. 그렇다고 해줘요!!"
정재현은 내 외침은 씹어버린 채 그냥 짐짝 들듯 업고선 의료 병동을 나갔다. 진짜 어디 지옥 끌려가는 것처럼 버둥거리면서 내려달라고 외쳤다 지랄발광하니까 주변 시선이 여기로 쏠렸으나 나는 그런 거 신경도 안 쓴단 말씀! 으아아악 내려 달라고요!!! 저 아직 쉬어야 한다고요 !!!! 그럼에도 정재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숙소로 걸어갔다.
독한놈.... 내가 속으로 쌍욕이란 쌍욕은 다 했는데 표정 변화도 없어? 결국 숙소에 도착해서 드디어 땅을 밟아볼 수 있나 했더니 이게 웬걸 나를 그냥 짐짝 내려놓듯 대충 내려놓는 (정확히는 던지는 거에 가까웠다.) 아닌가? 그 덕에 중심을 잃고 숙소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 이거 상황이 여주가 팀 합류하고 한창 괴롭혀서 신뢰 바닥 찍은 후 구만.... 뭔 빙의를 해도 이 시점에...
"이게 뭔 그래도 사람인데 짐짝 취급보다 취급이 거지같네..."
한숨을 쉬며 일어나 중얼거리며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러다 링거가 꽂혀있었던 팔뚝을 건드렸는데 뻐근한 통증이 느껴져 악! 거리며 제 팔뚝을 바라보았다 카테터를 그렇게 무식하게 뽑아놨으니 상태가 정상적이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피가 흐른 흔적과 (물론 지혈 아닌 지혈을 했던 손에도 피가 묻어있었다) 멍이 들어있었다. 내가 저런 거지 같은 놈을 처음 공략하겠다고 그 난리를 피웠단 말이지.
그렇다 정재현은 민여주의 맨 처음 공략 대상이었다. 민여주는 아주 권력과 돈에 환장한 사람이라 역시 팀에서 제일 지위 높은 팀 리더부터 꼬셔야지! 하는 마음으로 정재현부터 공략 대상으로 찍었던 것이었다. 근데 그건 내가 여자주인공으로 플레이할 때나 그렇지 지금 내 처지는 뭐다? 악녀다 악녀. 갑자기 교통사고 당해서 죽다 살아났더니 게임 속 악녀로 빙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될 수 있으니 조심해라.
"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미친... 아니 근데 바쁘다면서 왜 숙소를..."
계속 내 생각을 읽는 정재현 때문에 괜히 뭔가 들킬까봐 아예 다른 질문으로 대화 방향을 돌렸다. 정재현은 내 물음에 그냥 시선을 돌렸다. 얼씨구 이거 바쁘다는 거 구라였구만? 그래, 나 같은 악녀는 의료 병동에서 편하게 쉬는 것도 하지 말아라? 인성 파탄자놈.... 근데 이것도 정재현이 읽었는지 표정이 무섭게 변했다. 본인이 구라쳐놓고 왜저래....
숙소가 시끌시끌해서 그런지 숙소에 있던 애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 왔어? 여주야, 괜찮아? 갑자기 쓰러져서 놀랐잖아."
이 따스하고 친절한 한마디를 뱉을사람.... 저 앙증맞은 토끼 같은 남성... 이 거지 같은 팀에서 유일한 빛. 정말 유일하게 악녀든 아니든 다 친절하게 대해줬던 그이... 김도영이었다. 내가 플레이하면서도 얘는 진짜 인간을 초월한 부처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착했다. 호구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래서 팀원들이 꽤 답답해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한낱 유저였을 때도 좀 답답했었으나 지금은 그냥 구원자다 구원자. 네가 내 종교고 신이에요 김도영씨...
"아... 괜찮아요. 그냥 가벼운 영양실조라고 했었나. 검사 결과엔 이상 없다고…. 아야.."
저도 모르게 팔을 움직이다 다시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김도영은 그런 날 보고 눈이 동그래져서 다가왔다. 그러곤 결국 정재현이 무식하게 카테터 뽑아서 점점 멍으로 차고 있는, 그리고 피가 잔뜩 묻어있는 팔을 보게 된 거다. 난 정재현을 째릿 노려봤으나 내 시선은 닿지 않은 듯했다. 개싸가지 정재현.
"팔은 또 왜 이렇게 피가 흘렀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었어? 분명 의료 병동 가기 전까지만 해도 상처는 없었는데..."
김도영은 안쓰럽다는 듯 나를 쳐다보다 상처를 쓱 만져줬다. 그런데 상처가 바로 사라졌다. 그래 맞아, 김도영의 능력은 리커버리였다. 진짜 한동안 멍달고 살까 봐 걱정했었는데 능력 한 번에 싸악 사라지는 상처에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눈을 반짝거리며 상처가 있었던 자리와 김도영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바로 고맙다고 말하려는 찰나.
"...여주야 너..."
"네?"
"...아니야 피곤할 텐데 쉬어."
여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잊고 있던 정재현이 혀를 쯧, 하고 차더니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김도영을 바라봤다. 저 눈빛에 분명 넌 너무 호구다. 라는 말이 담겨있는 듯했다. 저 싸가지를 어떻게 하지? 진짜 권력이고 뭐고 역시 천사 같은 성격이 최고다 최고.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헐 이동혁이다. 아니 헉..."
이 지옥의 주둥아리는 뇌에서 필터를 거칠 생각을 안 하는 듯 했다. 이동혁을 무슨 동물원에서 희귀동물 처음 본 사람처럼 외쳐댔으니…. 나는 입술을 꽉 깨문 채 입술을 찰싹찰싹 때렸다. 다른 이들의 이상하다는 시선은 덤이었다...
이동혁은 내 말을 듣곤 얼굴을 구기며 저거 왜 저래? 하면서 2층에서 거실로 내려왔다. 이눔의 자식이 그래도 내가 너보다 누난데 저거? 저거?? 그때 현관에서 문이 열리고 네 명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래 어쩐지 안 보인다 했다. 이 눈스급의 진짜 여주 여주연과 다른 세 명의 센티넬, 이제노, 나재민, 김정우. 특히 저기서 나재민과 김정우는 팀 NCT 내 또라이로 유명했는데, 문제는 내가 이 둘을 공략하기 전이라 자세한 스토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 또 좆된거 같지? 내가 한숨을 푹 내쉬자마자 주연이 나에게로 호다닥 달려와 피 묻은 내 팔을 잡으며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상에 여주야 괜찮아? 이게 뭔 일이야 팔 상태는 왜이래..."
"아... 그..."
내가 입을 열자마자 저 무서운 것들 (김도영 제외)의 날카로운 시선이 다 나에게로 꽂혔다 뭔 말을 못 하게... 왜 내가 주연이 탓하면서 지랄발광이라도 할 것 같더냐...? 나는 민여주지만 이 세계의 민여주가 아닌데 괜히 억울하다 내가 한 짓이 아닌데 여기로 똑 떨어져서 이게 뭔 고생인지 모르겠다. 이전 생에선 난 친구 관계도 원활하고 나름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고! 심지어 난 지금 환자라고 환자... 그럼에도 여전히 사방에서 꽂혀오는 날카로운 시선에 마른침을 삼키곤 말을 이었다.
"괜찮...괜찮아요. 보기엔 이래도 상처도 도영.... 님? 씨? 하여튼 능력으로 잘 치료받았어요"
"여주…. 여주야... 괜찮은 거 맞아? 왜 안 쓰던 존댓말을... 그리고 도영이 오빠 호칭은 그게 또 뭐야"
아…. 진짜 나 자꾸 내가 타인의 몸에 빙의한 걸 망각한다. 자꾸 내기준에서 말을 하고있다. 주연의 말에 당황한 나는 그냥 눈만 도르륵 굴렸다가 김도영의 놀란 표정을 보고 흠칫 거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이 이름 없는 악역 캐릭터는 이 애들을 뭐라고 불렀었지...? 나는 얘가 아니라 모른다고...! 게임할때도 이 센티넬 놈들 대사에만 집중했지 이런 악역의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겠냐고... 갖가지 생각을 하며 안절부절못하다 정재현과 눈이 마주쳤다. 진짜 온몸에 피가 쫙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저거 지금 내 생각 읽었나? 아니야 표정 보니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띠껍다는 표정인데. 난 지금 이 분위기가 너무 아찔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 내가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는 사람이었나 싶었다.
"어... 그게 그러니까 내가 정신이 없어서 지금..."
정재현은 날 진짜 띠껍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이동혁은 특유의 삼백안을 개눈깔처럼 뜨고 나를 보고 있었다. 이제노는 무슨 안광이 보이지도 않은 가라앉은 눈으로 나와 주연을 보고 있었고 여기서 제일 무서운 건 저 나재민과 김정우 다 특히 나재민, 저 남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이걸 어떻게 잘 포장해서 지나가지....? 그와중에 김도영은 유일하게 내가 걱정된다는 눈빛이길래 이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도와달라는 눈빛을 열심히 보내보았다.
"..여주도 정신없을 거 같으니까 그만하고 쉬게 하자. 오늘 좀 일이 많았잖아. 그렇지?"
와 진짜 김도영은 천사다 아니야 하느님? 부처님? 그냥 신이다. 내 간절한 눈빛을 또 캐치해주고 도와줬다. 진짜 김도영이 벤츠 중의 벤츠였구나! 속물 민여주는 이렇게 세상을 알아갑니다. 나는 바로 멋쩍게 웃어 보였다.
"마… 맞아요. 아니 맞아! 지금 정신이 너무 없어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하하... 나 좀 쉴게"
진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호다닥 뛰어갔다. 근데 내 방이 어디었지....? 호다닥 빠르게 뛰던 발걸음을 순간 멈추자 뒤통수가 따끔거릴 정도로 시선이 느껴졌다. 씨발.... 민여주 인생 최대 고비다. 아니, 여기와서 인생 최대의 고비를 분단위로 갱신중이다. 모르겠다 나도 이제 그냥 지르자.
"저, 저기... 내 방이 어디였더라...?"
"여주야....!!! 어떡하면 좋아 쓰러진 충격이 컸나 봐!"
여주연은 내가 뭐라고 저렇게 호들갑인걸까... 역시 여자주인공은 달라도 다르구나 싶더랬다. 주연이는 호다닥 나한테 팔짱을 끼곤 우선 화장실 가서 씻으라며 화장실부터 데려다줬다 내가 여주 네 방에서 옷 챙겨서 다시 올게! 란 말은 덤으로.. 하긴 지금 내 몰골이 말도 아닐건데... 너무 당황해서 머리도 안 돌아갔다. 찬물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본래 자신의 얼굴과 비슷한 듯 묘하게 다른 얼굴. 아무리 악역이라도 나름 게임 속 캐릭터라고 외모는 꽤 예뻤다. 근데 이 예쁜 얼굴로 저 착한 애를 괴롭혔단 말이지.... 한숨을 푹 쉬고 씻을 준비를 했다. 진짜 팔도 피범벅이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누구 하나 죽이고 온 줄 알겠다. 상의를 막 벗으려고 할 때 문 건너편에서 똑똑 소리가 들리더니 주연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주야 잠깐 문 열 수 있으면 열어줄래? 네 방에서 옷 가져왔어!"
"어…. 어! 잠깐만"
난 화장실 문을 열어 주연이에게 옷을 받았고 빠르게 샤워를 시작했다. 그래도 물줄기 맞으니까 머리가 깔끔하게 비는 기분이라 조금은 편해졌다. 물론 드문드문 주연이가 정재현한테 또 여주한테 뭐 했냐면서 다그치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만은... 그냥 무시했다. 지금은 오직 나만의 시간. 응응.
깔끔하게 씻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옷도 갈아입고 수건으로 젖은 머리칼을 닦으며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런데 샤워로 인해 정돈된 머리가 다시 복잡해졌다... 얘들은 왜 아직도 거실에 있는 거야 그것도 단체로...? 여기서 누가 말 걸면 혀 깨물고 죽고 싶어질 것 같았다.
"저거 상태 괜찮은 거 맞아?"
"검사 결과상으론 이상 없다고 해서 데려온 건데."
그래 싸가지 정재현아 영호쌤이 결과상으론 괜찮다 그러고 이어서 뭔 말을 하려 했는데 네가 씹어버렸잖아.... 짜증 가득한 눈빛으로 이동혁과 정재현이 대화하는 걸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진짜 내 방은 어디야 라고 중얼거리자 주연이가 정재현과 이동혁을 잠깐 째려보고선 나를 챙겨서 방으로 안내하려고 했었다. 분명. 근데 왜 네가 갑자기 끼어들어?
"여주야 어차피 네 방 내 옆방이잖아. 데려다줄게."
눈웃음치면서 끼어든 건 나재민이었다. 나재민이 입을 열자 거실에 있던 모든사람들이 충격받은 것처럼 나재민을 쳐다봤다. 물론 나도... 쟤 또라이다 또라이다 그러더니 진짜 개 또라이야? 아님 뭐 잘 못 먹었나? 내 이름을 성 떼고 부른 것도 모자라 데려다준다고...? 아니 근데 여기 왜 나보다 어린놈들이 나한테 자꾸 반말을 까? 아주 동네북이야 내가.
"그러면 누나라고해줘? 빨리 가자 피곤하다며."
생글생글 웃으면서 재민이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방으로 향했다. 뒤에서 애들이 나재민 저거 드디어 제대로 미쳤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잠깐 내가 간과한 사실이 있는 거 같은데...? 잠깐, 나재민의 능력이….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방에 도착해 나재민이 문을 열어줬다. 근데 얘는 왜 같이 들어와? 문은 왜 닫아?
"저…. 저기 왜..."
"아, 드디어 둘만 남았네, 저긴 사람들이 너무 많잖아. 그치?"
분명 웃으면서 말하는데 무섭다. 뱀이 사람이 되면 나재민이 아닐까? 싶었다. 왠지 내 머릿속에서 레드라이트가 삐삐 경고를 해주는 거 같았다. 그래, 나 생각났다 나재민의 능력. 정신계 능력의 최강 능력인 마인드킹. 그니까 나재민은 내가 생각하는 모든 걸 읽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생각은 무슨 기억까지 전부 읽었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나재민과 멀어지기 위해 점점 뒷걸음질 쳤다. 그냥 본능이었다. 근데 뒷걸음질 칠수록 나재민도 붙어왔고 결국 침대에 다리가 걸려 침대에 풀썩 앉게 돼버렸다. 덕분에 나재민이 안 그래도 내려다보는 상태였는데 시선 높이 차이가 더 나게 돼버려 마치 맹수한테 몰려버린 먹잇감이 된 기분이었다. 이거 위험한데... 나 오늘 죽는 거 아니야?
"저...기... 나재민... 왜 이러는..."
"에이, 누가 보면 잡아먹는 줄 알겠다. 근데 이런 얼굴은 처음 봐서 그런가, 생각보다 더 재밌네."
나재민은 내 턱을 가볍게 쥐더니 마치 얼굴 하나하나를 뜯어보듯 훑어봤다. 느릿한 시선을 감당하기 어려워 시선을 최대한 옆으로 돌렸다. 근데 이상하다, 내 몸에서 뭔가 흘러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 너 진짜 뭐야? 하루아침에 이렇게 재밌어져도 되는 건가?"
"그게 무슨...."
"근데 여주 누나, 내가 충고하나 하는데 이제 다른 애들이랑 붙어있지 마. 알겠지?"
나재민은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선 내 귓가에 속삭였다. 근데 아무리 봐도 이건 충고가 아니라 경고 같았다. 사고 그만치고 완벽한 팀을 무너트리지 말라는 뜻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재현
팀 리더
마인드리더 S 사이코메트리 SS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능력+어떠한 물체의 기억을 읽는 능력
김도영
리커버리 S
-사람을 치료하는 능력. 등급이 높을수록 치료하는시간이 빨라진다.
김정우
카피어 S
-상대방의 능력을 복사해, 사용하는 능력이다. 상대방의 능력등급이 나보다 낮거나 같으면 복사,
내 능력인 카피어의 등급대로 사용가능하지만 상대방의 능력이 나보다 크면 엄청난 가이딩이 필요하다. 또 이는 다른 센티넬보다 더 많은 가이딩을 요한다.
이제노
시섬 SS
-눈을 마주쳐 사람을 죽이는 능력. 당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고통스럽다고 한다.
이동혁
커터 SS
-허공에 있는 투명한 칼날을 통해 주변의 물건을 잘라버리는 능력.
나재민
마인드 킹 SS
-정신계 계열중 최강 능력. 생각을 조종하거나 읽을 수 있다.
※움짤을 제외한 사용된 표지, 로고, 이미지등은 직접 만들었습니다.
gif/외부미디어는 지원되자마자 추가하겠습니다.
본점:https://rose-mymy.postype.com/
궁금한 사항은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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