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패러디] 나쁜 주술사의 꿈 1

우리가 애가 있어서 (1)

[주술회전] 나쁜 주술사의 꿈

作.한켠

  • 한국인 오리지널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 작중최강자라는 설정의 먼치킨물입니다

  • 후시구로 유사가족 물입니다

0.

これは持論だけどね 愛ほど歪んだ呪いはないよ

이건 내 지론인데 사랑만큼 왜곡된 저주는 없을 거야

1.

“고전 꼬맹이들아, 그러니까 거래를 하자니까.”

최강의 주술사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주술계에 갓 입문한 신입은 두 눈을 빛내며, 명망 있는 가문의 연배 있는 주술사들은 혀를 차며 하나의 이름을 언급할 것이다. ‘고죠 사토루’ 육안과 무하한 술식의 소유자이자 고삼가(:주술계를 지탱하는 3대 가문)중 하나인 고죠가의 차기 당주. 그런 고죠 사토루가 유일하게 동급으로 인정하는 동급생 ‘게토 스구루’. 비술사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주령조종술이란 희귀한 술식과 능력으로 강함을 인정받은 강함을 인정받은 특급에 가까운 1급.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 아무도 그 실력을 의심하지 않는 최강.

그리고 현재, 최강의 특급 주술사 둘은 이름 모를 도쿄 주술전문고등학교의 뒷산을 처참한 모습으로 뒹구는 중이었다.

치명상은 없었다. 그러나 체력, 주력 모든 게 바닥난 상황. 고죠는 무리하게 무하한과 술식 순전 ‘창’을 끌어다 쓴 여파로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는 탈진 상태. 게토는 그보다는 나았으나 자칫하면 폭주할 수도 있는 주령을 제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주력만 남겨 놓은 상태라 피장파장이었다. 무리한다면 쓸 만한 주령 한두 개 정도는 더 내보낼 수도 있겠지만…, 의미가 없다.

주령을 불러내는 족족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알 수 없는 화살이 명중한다. 그리고 믿기지 않게도, 화살은 맞은 주령은 그 즉시 게토의 제어에서 벗어난다. 게토의 주령조종술이 강제로 풀린다는 말이다. 풀려난 주령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아군이었던 존재가 단번에 짐 덩이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인간이라 믿기지 않는 몸놀림으로 처음 보는 주구를 든 채 두 사람을 공격했다. 몇 차례 더 시도해 봤으나 결과는 같았다. 이 상황에 주령은 쓸모가 없다. 그렇게 판단한 게토는 즉시 주령 내보내기를 멈추고 남은 주력을 신체 강화에 몰아넣었다. 이렇다 한들 저 남자의 체술에 비견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사토루의 발목을 잡지는 말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화살은 고죠를 향해 날아왔다. 

화살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고죠 본인은 물론 옆에 있는 게토 또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저 화살은 무하한을 뚫을 수 없다. 애초에 무하한은 그런 술식이니까. 그러나 화살이 코 앞까지 다가왔을 때 게토는 고죠의 푸른색 육안이 흔들리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무언가 잘못됐다. 그들의 예상대로 화살은 무하한을 뚫지 못했다. 고죠의 육체에 닿기 전 튕겨 나가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

그래선 안 됐다.

무하한은 튕겨내는 술식이 아니다. 원래대로라면 화살은 회전력을 잃은 채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어야 함이 옳다. 화살은 분명 무언가를 맞췄다. 화살이 튕겨 나감과 동시에 남자는 순식간에 다가와 새빨간 주구로 고죠를 공격했다. 주구에 맞아 날아가는 고죠의 모습이 게토는 낯설기만 했다. 무하한이 깨졌다. 게토의 주령에 이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연달아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주령은 여전히 화살 한 방에 제어에서 벗어났으며 고죠의 최대 출력 창 또한 화살 하나에 사라졌다. 남자는 여전히 새빨간 주구를 휘둘렀고 눈으로 좇기도 힘든 움직임에 방어 수단 또한 잃은 그들은 맞기만 했다. 무력하다.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치욕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사살이다. 저 남자와 정체불명의 화살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최강이라 불리는 존재가 이런 꼴이라니.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웃었겠지.

고죠는 이미 의식을 잃었다. 게토 또한 정신이 흐릿해지는 시점, 낯선 발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렸다.

“애들 꼴이 이게 뭡니까. 토우지씨, 적당히 패랬죠.”

“적당히 패서 말 들을 녀석들이 아니던데? 이 놈 자식 눈에 독기 품은 거 좀 봐라.”

남자의 목소리는 이미 들어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목소리, 저 여자가 필히 남자의 동료이자 끔찍한 그 화살의 주인이겠지. 얼굴이나 확인하자. 어차피 죽는다면 주령이 돼서라도 저주해 주마. 주술사가 하기에는 심히 불건전한 생각이었으나 이때의 게토 스구루는 하도 맞은 탓에 머리가 맛이 가 윤리관 따위 저 멀리 던져준 후였다. 죽을힘을 다해 눈동자를 굴렸다. 남자의 녹안과도 고죠의 푸른 육안과도 다른 게토와 같은 고동색의 눈동자.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게토는 충격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여자의 몸에선 주력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천여주박인 남자를 상대할 때와 같은 느낌.

짧은 시간 내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큰 규모로 연달아 일어나면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생체 기능 버튼을 강제 종료시킨다.

게토는 그대로 기절했다.

“...야, 얘 네 얼굴 보고 기절한 거 아니냐?”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남자의 조인트를 정확히 깠다. 천여주박인 남자가 아프다고 호들갑을 떨 정도로. 한숨을 쉰 여자는 고개를 저으며 기절한 고죠 사토루를 짐 챙기듯 들고 일어섰다. 남자도 남은 게토 스구루를 챙겨 숲으로 들어가는 여자의 뒤를 따랐다.

“빨리빨리 안 움직이면 오늘 저녁밥은 없습니다.”

“예이. 예이.”

두 인영은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숲 안으로 사라졌다.

미리 설명하자면 이 둘은 자라나는 주술사를 살해하는 주저사가 아니다.

그렇다고 주술사도 아니다.

이 이야기는 그저 사랑이라는 저주에 걸린 천여주박이 우연히 얻은 주술의 힘으로 세상을 구하는 기록이다. 

2.

고죠 사토루는 기절 후 깨어나자마자 본 풍경이 자신을 때려눕힌 남자의 커다란 가슴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다시 기절하고 싶어졌다. 차마 그러지 않은 이유는 남자의 깨어났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톤터치 하듯 나타난 여자의 존재 때문. 여자가 나타나자마자 위화감이 느껴졌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 위화감은 더 거대해졌다. 고죠는 이미 남자의 존재를 인식한 순간부터 무하한을 두르고 경계심을 한껏 치켜올린 상태. 기절했다 일어난 몸 치고는 너무나 상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어쩐지 계속 불안하기만했다. 여자는 계속되는 고죠의 살기에도 움츠러드는 모습 하나 없이 걸어와 고죠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여자가 고죠의 어깨를 움켜잡은 순간.

고죠 사토루는 태어나 처음으로,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감히 덤빌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최강의 포식자 앞에 힘 없는 초식동물이 된 기분. 

최강의 술식이라 불리는 무하한과 육안의 소유자인 고죠 사토루가 어째서 이런 하찮은 감각에 몸을 떨게 된 것일까.

힘을 잃고 그저 푸르기만 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고죠 사토루에게 여자는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듯 가벼운 웃음만을 흘리며 어깨를 잡지 않은 반대 손으로 고죠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렸다. 

“쫄지마, 안 죽여.”

선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 토우지는 재밌어 죽겠다는 얼굴을 숨기지도 않고 만면에 미소를 띈 채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잔뜩 얼어버린 고죠의 모습을 천천히 구경했다.

“봐도 봐도 신기하단 말이지. 주술사란 놈들 반응은 왜 이리 한결 같냐.”

고작 술식 하나 ‘없어졌다는’ 이유로.

토우지는 소리를 감출 노력도 하지 않고 고죠를 비웃었다. 그 반응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한 익숙함. 거기에서 나오는 확신과 여유. 육안이 힘을 잃었으니, 눈 앞의 여자가 어떤 술식을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고죠 사토루의 술식이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완전히. 

술식이라는 건 터득하는 순간 알아서 사용하는 방법을 깨닫는다. 사용하면 할수록 걸맞은 활용 방법이나 가능성 또한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육안으로 보던 세상이 아닌 평범한 세상을 마주한 순간 느낀 감정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좋을지조차 알지 못했다. 눈 안에 들어오는 모든 게 의문이고 미지였으며 정보 값으로 가득했던 머리가 텅 비는 순간 본능적으로 찾아오는 감정은 공허, 그리고 공포였다.

그 순간 영화에 나올 법한 악당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두 사람의 표정이 빠르게 변했다. 당황한 얼굴로 허둥지둥 거리는 두 사람을 보던 고죠 사토루는 자신이 얼빠진 얼굴로 울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왜 애를 울리고 그래요!”

“내가 울린 거야? 이게 내 탓이야?”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면 질렀지 설마하니 다 큰 남자애가 우는 모습을 코 앞에서 보게 될 줄 예상도 못했던 두 사람은 허둥지둥거리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황급히 주머니를 뒤졌다. 그리고 보라색과 분홍색으로 곱게 포장된 고급 브랜드의 초콜릿을 조심스럽게 고죠의 허벅지 위에 올려뒀다. 

“비싼 거야.”

“메구미한테도 하루 두 번밖에 안 주는 거야.”

메구미? 그게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거대한 충격으로 인해 머리가 완전히 멈춰버린 고죠는 단 거라도 먹어 이 끔찍한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혹시 안에 무언가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평소 같은 경계도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포장을 까 초콜릿을 입 안에 넣고 우물거렸다. 

세 개쯤 먹었을까. 울음도 완전히 그치고 조금 진정한 고죠는 무하한도 돌리지 않은 상태에서 먹은 고당도 초콜릿의 슈가 하이 때문인지 아니면 울고 난 뒤 찾아오는 탈력감 때문인지 모든 게 다 귀찮고 아무렇지 않게 느껴져서 그냥 궁금한 거나 물어보기로 했다. 

“주술사야?”

“아니.”

“그럼...주저사?”

“불쾌하네.”

그 소리 듣기 싫어서 골라 죽였는데.

거기서 한 번 더 생각하기를 그만둔 고죠는 세상에 자기보다 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는 때아닌 자기 객관화를 하며 남은 초콜릿 중 하나를 더 까 먹었다. 손가락으로는 토우지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대충 알아. 누군지는 몰랐지만 젠인 가문에서 천여주박이 나왔다는 말은 들었어.”

“내가 그렇게 유명하던가?”

그 말을 한 귀로 듣고 무시한 고죠는 다른 손가락으로 상대를 지목했다. 

“내가 궁금한 건 이쪽이야. 대체...뭐야 당신? 그때 화살도 당신이 쏜 거지?”

처음부터 궁금했다. 닿기만 하면 술식을 파훼시키는 화살. 게토의 주령이 당한 시점부터 멀쩡한 육안으로 예의주시했지만 화살 자체에 담긴 별 볼 일 없는 술식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점을 찾지 못해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화살이 목표를 저로 바꿔 무하한에 닿는 순간까지도 불쾌하게 느껴지던 위화감 말고는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었다. 설마 그 한 방에 무하한이고 창이고 그렇게 힘없이 사라지게 될 줄 당시에는 꿈에도 몰랐지만. 하지만 시전자를 보니 대충 감이 온다. 주술, 혹은 주술사 그 자체를 무력화하는 술식. 원리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걸 화살 주구에 담아 쏘아 보낸 거겠지.

생각을 멈춘다고 했지만, 습관적으로 계속 머리를 굴리던 고죠는 바닥에 널린 포장지가 여섯 개쯤 되어 갔을 때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당신들..., 처음부터 우리를 죽일 생각 따위 없었지?”

처음부터 이상했다. 고죠가 별 볼 일 없다고 표현한 화살의 술식. 그건 목표로 한 대상을 무조건 명중시키지만 대상에 닿은 즉시 튕겨나간다는 황당 무구한 술식이었다. 살상용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구. 만약 현장에서 사용한다면 기껏해야 도망치는 대상에게 추적기 같은 걸 붙일 때 정도일까. 그리고 하나 더, 꿈에 나올까 무서운 저 극악무도한 남자 토우지.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 깨닫지 못했지만, 저 남자는 싸우는 도중에도 게토의 주령을 완전히 해치지 않았으며 충분히 고죠와 게토를 죽일 수 있는 살상용 주구를 들고도 한 번도 급소를 공격하거나 치명상을 입히지 않았다. 주령 없이 토우지를 상대해야 하는 게토는 물론이며 무하한이 깨진 순간 고죠를 죽일 기회도 몇 번이나 있었을 텐데. 뭐야, 결국. 

“봐줬다는 얘기잖아….”

그런데도 그렇게 형편없이 당했다고? 도대체 얼마나 말도 안 되게 강한 거야 이 인간들. 

그걸 이제 알았냐는 눈으로 쳐다보는 토우지와 짧은 눈싸움을 마치고 고죠는 다시 한번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집중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거래를 하자고 말했잖아.”

“거래?”

“그래. 텐겐을 만나게 해 줘.”

그럼 너한테 반전술식을 알려줄 게.

T :: @_HANK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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