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소마 단편

습관화

반복은 습관을 만든다.

하스미 케이토 x 칸자키 소마

가볍게 씀

-

“칸자키.”

소마의 손목을 그러쥐며 그를 불렀다. 왜 그러시냐는 듯 소마가 고개를 갸웃하자, 케이토가 웃으면서 제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의 행동에 소마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주변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귀끝부터 볼이 점점 붉어지는 게 보였다. 그런 소마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케이토가 다시금 소마의 손목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주변을 살피던 소마가 흠칫 놀라서 다시 케이토를 올려다보았다. 케이토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그저 웃으며 그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결국 얼굴이 완전 붉어진 소마가 두 눈을 질끈 감고서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가볍게 발돋움을 하는가 싶더니- 케이토의 볼에 제 입술을 꾸욱 맞대었다. 이제야 만족스러운 듯 케이토가 작게 웃고서 소마를 끌어안았다. 머리에서 김이라도 나올 것처럼 얼굴이 새빨개진 소마가, 마치 쥐구멍에 숨기라도 하듯 다급히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으아아, 역시 밖에서 애정표현하는 것은 너무 부끄럽소이다…!! 그런 소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케이토는 웃음을 거두지 못했다. 옳지 옳지, 잘했구나…♪

사귄지 어언 여섯 달 째. 관계의 이름이 새로이 지어진 이후부터, 소마는 차마 부끄럽다는 이유로 밖에서 제대로 손도 잡지 않았다. 포옹이나 쓰다듬는 것마저도 한동안 도망쳤을 정도니까. …그 이전에는 스스럼없이 했으면서. 케이토 또한 처음엔 소마의 뜻을 존중해주려 했으나, 밖에만 나섰다하면 갑자기 한참 거리를 두는 모습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바로-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해서 시도하기. 아무리 부끄럽다고 한들 소마는 케이토의 명령이라면 전부 따를 것이고, 그것이 반복된다면 결국 다시 둘의 거리가 원래대로 돌아올 테니까. 실제로 이제는 포옹과 쓰다듬은 괜찮아진 것 같아보이고. 소마의 앞머리를 가만히 쓸어주던 케이토가 이마에 꾸욱 입을 맞췄다. 소마는 깜짝 놀란 듯 몸을 흠칫 떨었지만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정말 귀엽군. 소마의 어깨에 고개를 묻으며 웃었다. 따뜻하고 향기로웠다.

기숙사 방. 케이토의 침대에서 그를 꼬옥 끌어안은 채,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작게 조잘거리는 소마와 그런 소마의 머리를 쓸어주며 웃고 있는 케이토. 간간히 케이토가 소마의 볼에 입을 맞추면, 소마가 배시시 웃고는 케이토에게 마주 입을 맞춰주었다. 조금의 대화도 없이 연거푸 그렇게 입맞춤만 나누는 때도 있었다. 볼을 옅게 물들인 채 케이토의 가슴에 기대며 소마가 즐거운 듯 웃었다. 오래도록 좋아했던 자신의 주군과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뻐서. 케이토 또한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솔직하게 애정을 표현하는 소마가 사랑스러워서.

“다녀왔다.”

“어서와라.”

“…!”

벌컥 문이 열리고 호쿠토가 들어왔다. 아무렇지 않게 환영하는 케이토와 달리, 소마는 놀라서 그대로 벌떡 일어났다. 케이토의 침대 위에 경직된 자세로 앉아서 소마가 어색하게 웃었다. 어 어 어서오시오 히다카 공!! 어어 그래 칸자키. 순식간에 갈 곳을 잃은 케이토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 제게 등을 보이고 앉은 소마를,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바라보던 케이토가 그의 등을 톡톡 두드렸다. 왜 그러시오? 소마가 눈을 깜빡이며 뒤를 돌아보자, 팔을 벌리고서 다시 안기라는 듯 바라보는 케이토의 모습이 보였다. 그를 한 번, 호쿠토를 한 번, 이렇게 번갈아서 바라보던 소마가 결국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를 내저었다. 허둥지둥 침대에서 내려가기까지 하는 소마였기에, 케이토는 그를 지그시 바라보며 몸을 일으켰다. …정말 가려는 건가? 묘한 짜증이 올라왔기에 입을 열려는 순간, 소마가 갑자기 그의 손을 잡고서 볼에 꾸욱 입을 맞췄다. 놀란 케이토가 그대로 굳어버리자, 얼굴이 더 빨개진 소마가 그에게 90도로 꾸벅 인사를 했다.

“이, 이만 돌아가보겠소이다! 히다카 공도 푹 쉬시오!!”

“? 벌써 가는 건가? 잘 가라 칸자키.”

둘을 애초부터 신경쓰지 않은 듯한 호쿠토가 의아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인사를 나누자마자 소마가 재빠르게 방 밖으로 줄행랑을 쳤다. 이 상황이 짜증이 난 - 그렇지만 소마의 입맞춤에 아주 조금은 누그러진 - 케이토는 문을 노려보며 생각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더이상은 안 돼.

무언가의 결심이 선 순간이었다.

며칠 뒤. 케이토가 또다시 조금은 평범하게 소마에게 뽀뽀를 요구했다. 역시나 부끄러운지 소마는 주저했고, 케이토는 그저 그를 내려다보며 기다릴 뿐이었다. 주저하던 소마가 결국 그의 볼에 입을 맞춰주자, 케이토 또한 소마의 턱을 잡고서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 소마의 볼은 따듯하고, 말랑했다. 턱을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가만히 그를 바라보고 있자, 소마가 볼을 붉히며 배시시 웃었다. 이렇게 좋아하면서, 계속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이유가 뭔가. …아니지, 좋기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건가. 물론 귀엽긴 하지만, 구제불능이다. 원할 때마다 닿을 수가 없잖아.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 케이토가 그의 볼을 만지작거렸다. 우부붓, 뭐하시는 거요 하슈미 공…. 소마가 케이토의 손목을 그러쥐고서 눈을 질끈 감았다. 마음만 먹으면 제 손 따위 바로 뿌리치고 멀어질 수 있으면서, 절대 그렇지 않는 소마가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막무가내로 행동하게 되기도 하니, 이건 어쩔 수 없는 쌍방 어리광일 것이다. 뭐, 사랑하면 원래 그렇지 않은가. 소마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케이토가 그의 입에 꾸욱 입을 맞췄다. 화들짝 놀란 소마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연거푸 입술을 맞대고, 괜히 물어보기도 하며 케이토가 계속해서 소마의 숨을 삼켰다. 무, 무으…. 부끄럼에 새빨개진 볼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럼에도 절대로 케이토의 손목을 놓지 않고 있는 그의 손까지. …귀엽군. 도가 지난친 사랑스러움은 위험하다, 그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케이토가 눈을 감았다. 다시 한 번 소마의 입술을 물었다. 흠칫 놀라서 꼼지락거리는 소마의 손가락이 느껴졌다. 좋다는 뜻일 것이다.

이에 케이토가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조심스레 소마의 입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놀랐는지 소마의 몸이 케이토의 움직임에 따라 움찔움찔 떨리는 게 느껴졌다. 제 손목을 쥐었다 폈다 하며, 혀는 갈 곳을 잃었는지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전부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조금만 놀릴 생각이었다만. 소마의 입가에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 그가 다시금 그에게 깊게 파고들었다. 우왕좌왕하던 소마의 혀를 옭아매고, 얽었다. 우븟. 입 안을 괴롭히고, 자극하고, 숨을 탐닉했다. 버거운지 혹은 부끄러운지 소마의 숨이 점점 가빠지는 게 느껴졌다. 손목을 붙잡고 있는 손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기에, 케이토가 그 손을 붙잡았다. 손 끝이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소마의 입술을 입에 물었다가, 깨물기도 하며 그의 모든 감각을 독점했다. 다른 그 무엇도 신경쓸 수 없도록.

한참이 지나서야 더워진 숨을 섞으며 둘은 물러났다. 금방이라도 다시 입술이 맞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눈을 감고 둘은 체온을 나눴다. 소마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숨을 고르던 케이토가 소마의 입가에 꾹 입을 맞췄다.

“…따뜻하군.”

“….”

케이토의 말에도 소마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직 숨이 부족해서일지도, 혹은 동의하기 때문일지도. 소마가 머뭇거리다가 제 손을 붙잡고 있던 케이토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는, 살며시 발돋움을 해서 마찬가지로 케이토의 입가에 입을 맞췄다. 예상치 못한 그의 반응에 케이토가 움찔했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소마가 배시시 웃었다.

“따뜻하오. …그래서 좋소이다.”

“….”

소마는 여전히 케이토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를 밀어내지도 않고, 싫다 말하지도 않고, 그저 그렇게.

그래서 케이토는 다시 고개를 숙여 그에게 입을 맞췄다. 소마의 입가에서 옅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날 이후, 소마는 애정행각에 덜 부끄러워하기 시작했다. 케이토에게 먼저 포옹을 요구하기도 하고, 쓰다듬어달라고 외치기도 했으니까.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서 기쁘군. 소마를 품에 안은 채 케이토가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그러자 소마가 고개를 휙 들고서 케이토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러냐는 듯 케이토가 눈짓하자 소마가 시선을 데구르르 굴리고서 작게 말했다.

“…그, 그곳이 아니오!”

“그러면 어디여야 하나?”

“그으… 입이오 입!”

케이토에게 바싹 붙고서 소마가 눈을 빛냈다. 그 모습에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 케이토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소마의 얼굴에 실망이 내려앉았다.

“어째서요!”

“글쎄, 지금은 그닥 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서.”

“무뭇, 해주시오 해주시오~!”

어리광을 부리며 소마가 그의 입가에 서툴게 입을 맞췄다. 그것이 다분히 귀여웠기에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그래. 소마의 뒷머리를 받쳐주고서 케이토가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케이토의 양 어깨를 붙잡고서, 기쁜 듯 헤실 웃으며 소마가 눈을 감았다.

새로운 습관이 생긴 것 같군.

이전보다 더 만족스러운 변화였기에, 바꿀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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