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바람
개인 단문연성
플라네테스는 겁쟁이다.
그는 그 누구도, 심지어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재능이 넘치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그에겐 마법의 힘도 아름다운 노랫소리도 가질 수 없었다. 노력을 하지 않은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은 그를 방랑자로 내몰아내어, 그를 도망자로 만들었다.
“그런 회피의식으로 사니까, 노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거 아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차마 마주하고싶지 않앗던 현실을, 사실을 타인의 말로 강제로 마주하는 것만큼 악몽이 있을까. 이 모든것은 자신의 탓이었다. 솔직한척, 자신을 보여주는것 마냥 제 속을 살살 긁어대던 사내에게 홀려 자신의 속내를 털어내버린, 자신의 탓이다.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다시금 속이 울렁거리며 입술까지 차오르는 부정과 분노의 말들을 다시금 삼켜낸다.
당신이 뭘 아는데. 당신이 이 비참한 기분을 알기나 해? 빛나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발버둥 치고 소리를 질러도 그들에겐 닿지 않는다는것을. 자신은,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이 서러움을.
결국 헛구역질이 올라와 자리를 피한다.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피하고, 도망치고, 마주하지 않기만 하려는 겁쟁이.
당신이 아무리 매도하고 날 비난해도, 난 할 수 있는것이 없다. 작은 안식처로 도망온 방랑자는 눈앞이 흐려지며 조용히 웅크리고 만다. 단단한 껍데기를 두르기라도 한것인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자신의 의식을 감정의 밑바닥으로 끌어내린다. 눈을 감아버리면 그 어떤것도 보지 않아도 되고, 듣지않아도 되니까.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이방인은 여린 방랑자의 작은 안식처를 두드린다.
그의 목소리, 말투, 행동 모든것이 여린 신경을 자극한다.
싫어, 듣고싶지않아, 내 경계를 넘지마. 역겨워, 네가 뭘 아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위선자 주제에 왜 자꾸 날 괴롭혀.
수많은 부정적인 말들이 입안을 맴돌고, 아우성친다. 하지만, 타인을 밀어낼 용기조차 없는 방랑자는 힘을 내어 단 한마디의 말을 꺼낸다.
“나가주세요, 제발.”
아이는 세이렌도, 무사이도 될 수 없었으며, 상냥한 사람으로 자라날수도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열등감과 질투위에 쌓아진 탑은 세상의 냉혹한 현실로 인해 무너져버렸다. 그에게 그 어떤 희망도 남기지 않은채 다시금 일어나는것 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오늘도 아이는 숨을 참고, 이 끔찍한 기분이 지나가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부디, 신이 있다면 더이상의 고통은 없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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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당신은 이런 일들이 즐겁습니까? ”
방랑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이방인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당신은, 왜 자꾸만 내 속을 파고드는지. 도망치려고 해도 기어이 날 쫓아온다.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사람을, 괴롭혀봤자 돌아오는 이득은 없을텐데. 기묘하고 신기한 사람이지만, 그 괴롭힘의 대상이 자신이기에 더더욱 마주하고싶지않다. 그 방향이 차라리 조금 더 나은, 건강한 나였다면 좋았을텐데.
헛된 생각을 뒤로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공허가 외로운 바람을 감싸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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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이유건 생일(09/01) 늦은 축하글
덥다―. 유건은 탄식하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하필 지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놔가지곤. 밖에 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목덜미에서는 땀이 주르륵 흘렀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유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눈을 찌를 듯한 햇살과 온몸을 뒤덮는 더위는 여름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차마 이 무더위에 마스크를 쓸 엄두가 안 나 볼캡을 최대한 눌러쓰며 차로 바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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