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파이널 판타지 14 판데모니움 조 드림
일이 끝나고 나면 언제나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에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사랑하던 두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심심하거나 쉬는 시간일 때마다 우리의 추억이 깃든 감옥 근처를 돌아다녔다. 그곳을 걸어다니고, 담소를 나누며 느낀 감정들은 정말 하늘처럼 투명한, 거짓 없는 긍정적인 감정들뿐이었다.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하늘이 어두워지고, 쪽빛이 적빛으로 물들어 세상이 어지러웠을 때는 서로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바람에, 언제나 잡고 있던 손을 놓치게 되었다. 손과 손에 이어졌던 유대감과 순수한 기쁨은 한순간에 빛을 잃어, 끝과 함께 조각나버렸다.
그렇게 조각나버린 마음과 인연은 어디로 흘러갈까.
인연이라는 건 너무나도 질긴 것이라 머나먼 여정 속에서, 우리는 분명 스쳐지나갔거나, 직접 손을 잡았거나, 무기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화가 가능한 형태로 우리들은 만나게 된 것이다. 비록 그때보다 볼품없게 작고, 모습이 바뀌고, 통상적인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을지라도, 심지어 자기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었을지라도 어떻게든 우리는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인연이라는 건 그렇게 질긴 것이라.
너희들은 기억할까, 언젠가는 바다라는 곳에서 함께 남은 생을 보내자고 한 것을. 우리가 심사를 위하여 만든 환경이 아닌 물이 넘실거리고 해양생물이 살아가는, 자연이 만든 바다를 목표로 삼고 살아가자고, 분명 서로 웃으며 이야기 나누었던 것을.
결국 우리는 그 약속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잔뜩 어그러지고, 조각난 상태로 질긴 인연만을 붙잡은 채 다시 만났다.
"별의 바다"라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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