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망되] 이어지는 연 샘플

김록수와 김록수가 구조한 아이들의 이야기(NCP)

-김록수 중점 논커플링 회지인 '이어지는 연'의 샘플입니다.

-모브(가상의 캐릭터)가 다수 등장합니다.

-제목, 후기 등을 포함하여 총 38페이지입니다.

-이미지를 한번에 여러 장 올릴 수가 없어 텍스트로만 업로드합니다. 추후 업데이트가 된다면 글 수정하겠습니다.


1.

 

‘하….’

내뱉지 못한 한숨이 속에서 녹아내렸다. 훌쩍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금 한숨을 쉬어봤자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뿐이었다. 크고 작은 아이들이 눈물을 닦으며 서로에게 붙어있었다. 그래. 어린이들. 무너져 버린 건물의 잔해 아래에 시커멓고, 애들 다루는 법은 모르고, 말주변도 없는 김록수와 함께 말이다. 아이들은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에게 차마 말을 걸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면서도 이 위험한 공간에 의지할 어른은 김록수뿐이었기에 큰 거리를 두지는 않았다. 눈물 어린 눈동자들이 새까만 어른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김록수는 다시 튀어나오려던 한숨을 삼켰다. 분명 추가 붕괴까지는 시간이 남았다고 했다. 어리바리한 모습이 불안하긴 했으나 민간인 피해자가 대거 나온 상황에서 잘못된 보고를 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무너질 줄이야. 다른 길드의 팀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그런 것인지, 아니면 신입의 실수였던 것인지. 겁을 심하게 먹었던 모습을 생각하면 후자인 것 같지만 최근 김록수의 팀을 견제하는 이들이 많아진 탓에 의심을 쉽게 거둘 수가 없었다. 생각이 깊어지며 당시 상황의 기록을 보려던 순간 작은 훌쩍임이 들렸다.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나이가 제일 어려 보이는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는 놀란 듯 어깨까지 들썩이며 급하게 눈을 피했다. 아이에게서 시선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겁을 먹은 아이들이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도닥이며 애써 진정하고 있었다.

김록수는 두 눈을 꽉 감았다 떴다. 이미 벌어진 일로 머리를 싸매야 소용이 없다. 현 사태의 잘잘못은 이곳에서 빠져나간 후에 따져봐야 할 문제다. 우선순위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김록수가 아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벽 틈새로 희미하게 빛이 새어 들어왔다.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나이가 가장 적은 아이부터 한 명씩 구멍 밖으로 내보내면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구조팀이 아이들을 받아 의료팀으로 넘겼다. 빛을 보고 안심한 아이들은 의젓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고, 덕분에 큰 문제 없이 신속하게 내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답지 않게 침착한 모습이 맞나 싶기도 했지만,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사가 괜찮은지 확인을 해주겠지. 나이가 제일 많은 아이를 마지막으로 내보내려 안아 든 순간, 아이가 김록수의 다친 팔에 조심스레 손을 얹었다.

“아저씨, 나가서 또 만나요.”

또. 여기서 나가면 이 아이들을 만날 일은 없다. 아이들은 의료팀에게 1차로 상태를 확인받은 후 병원으로 이동하여 괜찮은 아이들부터 귀가하게 될 것이다. 이후 진료 결과에 따라 상담을 받게 될 아이들은 상담센터에서 받게 될 테니 회사 근처로도 올 일이 없겠지. 그러나 지금 이 말을 아이에게 할 필요는 없었다.

“동생들이 기다리잖아. 어서 나가야지.”

아이는 답을 하지 않고 김록수를 빤히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마지막 아이를 내보내고, 이제 나오면 된다는 말과 함께 도와주겠다는 손길이 제 앞에 뻗어졌다. 그 손을 잡고 나가며 조금 전 아이가 한 말을 떠올렸다. 또 만나자니. 아이들은 오늘의 일을 쉽게 잊을 수 없겠지만, 되도록 빨리 다른 기억으로 덮는 편이 좋다. 목숨이 위태로웠던 일을 오래 기억해봤자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만 준다. 이 일과 함께 자신에 대한 기억도 덮는 편이 좋을 것이고. 어차피 그 나이대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기 바쁘니 금방 잊을 것이다. 그러니 다시 만날 일은 없다.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세 아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김록수를 보며 웃고 있다. 김록수는 한숨이 튀어나오는 것을 참지 못했다. 로비를 지나는 사람들이 김록수와 아이들을 힐끔거렸다. 우선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야 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하다 근처 슈퍼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사주고 공원으로 가서 벤치에 아이들을 앉혔다. 아이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온몸을 들썩이면서 음료수를 마셨다.

“여긴 어떻게 왔어?”

“아저씨 보고 싶어서 선생님이 가신 곳 찾아봤어요!”

“저희 길 안 잃어버렸어요!”

“누나들 손 잘 잡고 왔어요!”

전날 원장이 말한 아이들이 이 아이들이었나보다. 나이가 가장 많다는 아이와 그날 제 상처를 처음 알아챈 아이, 나이가 제일 어려서 맨 처음으로 구조된 아이. 이렇게 세 명.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큰 아이가 뿌듯한 표정으로 직접 그린 지도를 꺼내 들었다. 아이가 그린 것 치고는 세세히 잘 그렸으나 결국 직접 그린 것이다. 어떻게 길을 헤매지 않고 여기까지 찾아온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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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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