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컬 스파클 토우마!]13화-인형은 누구를 위해?피에르와의 결전!

"으...역시 전문서적에나 나올법한 글은 어려워...그것도 영어로 된건..."

영어 숙제를 겨우겨우 끝마친 토우마는 지친 표정으로 책상에 엎드려버렸다.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이 전문서적에나 나올법한 내용인데다가,국어 시간에 배워도 이해가 될까말까한 내용을 영어로 배우고 있으니 그야말로 두통이 올 지경이었다.쇼타는 책상 위에 앉아 교과서를 기웃기웃 거리다가 토우마에게 무슨 내용의 글인지 물어보기로 했다.

"저기 토우마 군,지금 숙제한거 말인데 무슨 내용이야?"

"어...마리오네트에 관한 글인데,실을 연결한 핸들로 움직이는 인형이래."

쇼타는 영어 교과서를 들고 토우마가 필기한 내용들을 보다가,꽤 어려운 내용을 배우고 있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토우마는 숙제가 끝난 김에 머리를 식히고 싶다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가,뭔가 잊고 있었던 일정이 생각이 난 듯 쇼타를 불렀다.

"쇼타,내일 토요일인데 시내 박물관에 인형 전시회보러 갈래?친구가 얼마전에 입장권을 줬는데,유효기간이 이번 주 일요일까지여서."

"정말?그럼 같이 가자!"

인형 전시회를 보러갈 생각에 쇼타는 잔뜩 기대를 하며 책상 위를 뛰어다녔다.토우마 역시 학교 공부로만 보던 내용을 실제로 보게 된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지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 시각,느와르 에트와르 제국의 3흑성의 방 분위기는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아 있었다.연속된 작전 실패는 둘째치고,토우마를 상대할 뾰족한 묘책이 떠오르지않아 세 사람 모두 지쳐있어서였다.다음 작전을 누가 나갈지를 두고 무거운 침묵이 흐르던 중,피에르가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테루,카오루,있잖아...이번 작전은,내가 나갈래."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피에르의 목소리에 테루와 카오루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며 놀랐다.피에르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는 이렇게까지 당황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테루와 카오루의 얼굴을 천천히 바라보았다.그러다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슬픈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인형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면 안된다는 말,아직도 신경쓰여.그래서 나,어느쪽이 옳은건지,직접 확인하고 싶어."

테루와 카오루는 피에르의 말에 동감하면서도,피에르의 말이 무언가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는 의미로 들려서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특히 그 동안 피에르가 나갔던 작전들은 전부 처음엔 작전을 나간다며 즐거워하는 피에르의 모습이 제일 강하게 기억에 남았던 것 때문인지,테루와 카오루는 작전을 나가겠다며 서 있는 피에르를 바라보며 정말 다녀오라고 하는게 옳은 일인가에 대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저기 사쿠라바,피에르에게 평소처럼 잘 다녀오라고 해야 할까...?"

"음...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건,피에르가 작전을 잘 수행하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 뿐이야."

테루와 카오루가 걱정 섞인 대화를 하는 것을 본 피에르는 분위기를 풀기 위해 평소와 다름없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테루와 카오루를 안심시켰다.평소와 같은 피에르의 모습을 본 테루와 카오루는 피에르에게 잘 다녀오라고 말하면서,이번 작전은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시켜 달라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피에르는 언제나 그랬듯이 카에르를 안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번 작전도 힘내겠다고 말했다.

"나,이번 작전도,힘낼게!그럼,다녀올게!에이 에이 오!"

해맑게 웃으며 작전을 떠나는 피에르를 보며 테루와 카오루는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어떻게든 밝은 미소로 자신들을 안심시키려는 피에르의 모습에 또 다시 씁쓸함을 느꼈다.

다음 날,토우마와 쇼타는 전날 약속한대로 인형 전시회를 보러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중이었다.친구에게 티켓을 줘서 고맙다는 메세지를 보낸 토우마는 어떤 종류의 인형이 있을지 기대하며 걸음을 옮기다가,친구가 보낸 답장과 함께 온 영상을 보고는 이게 무슨 일이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내용인 즉,어젯 밤 인형 전시회장에서 인형들이 스스로 움직였다는 뉴스였고 토우마는 별 희한한 일이 있다고 뭔가 초자연현상이겠거니하고 답장을 보냈지만,인형들이 스스로 움직였다는 말에 무언가 미심쩍은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장소도 목적지와 완전히 일치했다.

"쇼타,내 친구가 보내준 영상 말인데,우리가 지금 가는 곳 아냐?"

"그러게.마침 장소 자막도 우리가 가는 곳이고."

토우마는 혹시나 인형들이 말로만 듣던 저주받은 인형인걸까 하면서도 어쩌다 우연히 찍힌 영상이겠거니하고 무서운 생각은 접어두자고 말했다.그러다가 문득 거대 공룡 인형 사건과 한밤중에 학교의 미스테리한 사건을 조사하러 간 일을 떠올리며  피에르의 장난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확신하기에는 이르니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둘은 인형 전시회가 열리는 박물관에 도착했고,'인형 전시회가 열리는 특별전시관은 주말을 맞아서 사람들이 많았다.토우마는 쇼타에게 전시회인만큼 큰소리로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후 전시관으로 들어갔다.각 전시실에는 인형의 역사와 함께 시대별,소재별,분위기별로 다양한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영어 교과서에도 나와있던 마리오네트 역시 전시되어 있었다.마침 인형들을 직접 다뤄보거나 만들어보는 등의 체험 공간도 있어서 토우마와 쇼타는 마리오네트를 다뤄보는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여기 있는 핸들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마리오네트를 움직이는거래."

"우와,신기하다-.스텔라리아 킹덤에서도 본 적은 있는데,실제로 움직이는걸 본건 처음이야."

쇼타는 마리오네트가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한지 마리오네트의 움직임에 맞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하고 춤을 춰보기도 했다.쇼타가 전시회의 내용이 어렵다며 졸려서 꾸벅꾸벅 졸까봐 걱정했던 토우마는 예상과 달리 즐거워하는 쇼타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하루가 순조롭게 지나가는 듯 했다.전시회 내용을 복기하며 토우마와 쇼타가 대화를 이어나가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쇼타가 수상한 기운이 든다며 박물관으로 다시 가보자고 말했다.박물관으로 돌아왔을 땐 다행히 박물관이 폐장시간이 지나서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으나,혹시나하는 생각에 토우마는 주변을 경계하며 움직였다.그러다 박물관 뒷편에 있는 숲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검은 별이 붙은 창을 든 인형들이 붉은 눈빛을 빛내며 토우마를 습격했고 간신히 인형들의 공격을 피한 토우마는 이 인형들이 전날 스스로 움직였다는 인형들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것에 경악했다.설마 피에르의 짓인가하고 의심하고 있던 찰나,피에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토우마,안녕!"

"피에르!스스로 움직였다는 인형,설마 네 짓이야?!"

"맞아!그리고 오늘은,더 힘내서 싸울거야!인형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는게 나쁜게,왜 그런지,어느쪽이 옳은지,알고 싶어!물론,내 생각이 맞겠지만!"

피에르가 평소보다 눈을 빛내며 말하는 것을 본 토우마는 피에르의 사악한 장난을 멈추기 위해서 팩트와 주얼을 꺼냈다.

"그 장난,당장 그만 둬!매지컬 스파클링 오퍼레이션 온!"

마법소년으로 변신한 후 토우마는 이 상황에서 섣불리 메카를 꺼냈다간 숲,산책로 뿐만 아니라 주변의 건물까지 피해를 입을거란 생각에 메카를 꺼내는 것은 보류하기로 했다.일단은 자신의 힘으로 싸워보기로한 토우마는 조금 전 인형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빨랐다는 것을 의식해서 움직임을 견제하면서 싸우기로하고 스파클 캐스터에 하늘색 글로우 주얼을 세팅한채 인형들을 피하며 공격할 기회를 노렸다.피에르가 인형들에게 지지말라고 응원을 했지만 토우마는 그렇게는 안될거라며 인형들이 빈틈을 보인 순간 공격을 하기로 했다.

"아이시클 웨이브!"

인형들이 갑작스레 몰려오는 냉기에 움직임이 둔해지자,토우마는 이제 더 이상의 장난은 봐주지 않겠다며 연두색 글로우 주얼을 세팅하고 윈드 커터를 쓰려고 했다.그러나 그 순간,인형실이 토우마를 향해 정면으로 날아왔고 쇼타가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라고 외쳤지만,안타깝게도 토우마는 갑작스런 기습에 실을 피하지 못하고 양 팔이 실에 묶여버려 꼼짝할 수 없었다.

"야후-!토우마,잡았다!"

토우마를 잡았다며 기뻐하는 피에르의 손에는 검보라빛 핸들이 들려있었고,토우마를 포박한 실은 놀랍게도 피에르가 들고 있는 핸들에서 뻗어나와 있었다.피에르의 함정에 속았다며 분해하는 토우마의 주위를 창을 든 인형들이 포위했고 토우마는 피에르에게 어째서 이런 짓을 벌이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피에르...!어째서 이런 짓을 벌이는거야!"

"나,인형들이랑 함께,모두의 어둠을 모으고 있어!"

"어째서...왜 인형으로 남을 괴롭히는건데?!"

"나,인형으로,모두와 친해지고 싶었어.하지만,다들 웃는 얼굴이 아니라서,슬펐어.그러다가 황제님을 만났는데,내 인형 다루기,좋아해주셨어!그래서 황제님을 위해,인형다루기,연습했어.그래야,우리 느와르 에트와르가,이 세상을,어둡게 만들 수 있거든!"

"정신차려!인형은 누군가를 괴롭히고 상처입히는 도구가 아냐!"

그 동안 피에르가 벌인 짓들이 전부 느와르 에트와르 제국을 위해서 한 일이라는 것에 분노가 차오른 토우마가 피에르를 향해 정신차리라고 외쳤지만,피에르는 그러거나 말거나 드디어 토우마를 마음껏 괴롭힐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하고 있었다.피에르는 토우마를 더 괴롭히자며 더 많은 양의 창을 든 인형들을 불러냈고,토우마는 포박당한 양 팔을 보며 당장이라도 실을 끊어내야만 피에르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텐데하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다행히도 붉은 검기가 날아와 창을 든 인형들의 습격을 막음과 동시에 토우마를 옭아매고 있던 인형실을 끊어냈다.인형실에서 벗어난 토우마가 고개를 돌렸을 땐 에이신이 토우마의 옆에 서서 피에르와 인형들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었다.

"마유미 씨...!"

"아마가세,네 신념을 저 소년에게 전해줘.그것이 지금 네가 해야할 일이다."

에이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토우마는 정신을 집중하고 피에르를 향해 달려갔다.창을 든 인형들의 끝없는 방해 속에서도,토우마는 윈드 커터로 인형들의 방해를 막아내며 달려나가면서 피에르를 향해 외쳤다.

"피에르,인형은 누군가를 괴롭히고 상처입히는 도구가 아냐!인형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피에르는 토우마의 외침에 그만하라고 말하며 카에르에게 토우마를 공격하라고 말했지만,토우마는 날아오는 검은 마법 구체들을 전부 트윙클 스팅어로 막아내며 버텼고 일촉즉발의 상황속에서도 정신을 잡으며 피에르를 향해 외쳤다.

"너는 아마 너의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고 하겠지만,지구의 사람들에겐 공포와 두려움을 일으켰어.그리고 네가 벌인 일로 카논이 다칠뻔한 일,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누군가에게 두려움과 상처를 주는건,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토우마의 외침에 피에르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동안 자신이 나섰던 작전들이 모두 누군가를 두려움에 떨게하고 상처를 줬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피에르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을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 때문에...다른 사람들이,슬퍼한거야...?나,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힌채 하늘만 바라보던 피에르를 보던 토우마는 피에르에게 지금이라도 잘못을 반성하면 된다고 말했다.토우마의 단호하면서도 따스함이 맴도는 말에 피에르는 잠시 눈을 감더니,무언가 결심이 선 듯 토우마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토우마,부탁이야.날 정화해줄래...?나,지금이라도,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

자신을 정화해달라는 피에르의 말에 토우마는 당황했지만 이내 피에르의 눈빛을 보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일은 피에르가 조금이라도 빨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잠시 에이신과 쇼타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 토우마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을 보고는 결심이 선 듯 피에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스파클 슈팅 스타를 썼다.

"반짝이는 용기의 빛이여,눈부신 용기의 힘으로 어둠을 정화하라!스파클 슈팅 스타!"

스파클 슈팅 스타를 맞은 피에르의 몸에서 검은 별이 나오더니,이내 검은 빛이 사라지고 새하얀 별이 되어 다시 피에르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그와 동시에 창을 든 검은 인형들도 전부 사라졌고,쇼타는 그 강하다는 3흑성 중 한명을 정화한 토우마의 능력에 놀라며 토우마에게 마법소년의 임무를 맡기길 잘했다는 말을 했다.

"으음...여긴 어디...?"

토우마가 변신을 푼 후,피에르가 정신을 차렸고 쇼타와 에이신은 토우마와 피에르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왔다.피에르는 토우마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동안 자기 때문에 미안했다고 말하며,에이신에게 자신을 스텔라리아 킹덤으로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토우마는 정말로 괜찮겠냐며 피에르에게 물었지만,에이신은 피에르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우선은 피에르의 뜻을 따르게 해주자고 말했다.토우마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에이신은 혹시나 중요한 연락이 있으면 편지를 보내겠다는 말을 남기며 피에르를 데리고 스텔라리아 킹덤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기말고사를 준비하던 토우마에게 에이신으로부터의 편지가 왔다.편지에 의하면,피에르는 호쿠토 왕자를 비롯한 스텔라리아 킹덤 왕가와 스텔라리아 킹덤의 주민들에게 정식으로 사과를 했고,호쿠토 왕자의 배려로 한동안 정신적 수련을 떠나기로 했다고 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편지를 다 읽은 토우마는 피에르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음에 안도하면서,한편으로는 느와르 에트와르 제국의 야망이 상상을 초월하는 어두운 곳임을 다시한 번 생각했다.

'난 정말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어.하지만 난,지탱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싸울 수 있었던거야.'

토우마는 책상위에 놓인 팩트와 주얼을 바라보며 다시한 번 결의를 새겼고 그 마음을 읽어들인듯 주얼은 반짝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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