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이네!
리리만큼 좋은 조수, 찾기 힘드니까~
거, 거리를 뒀을 거라고? 그건 첫 친구에 대한 배신 아니야, 리리? 놀랐다는 듯 두 눈 동그랗게 뜬 채 너 바라본다. 당연한 건가, 싶으면서도 내심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 많이 어색하단 말을 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 정도의 큰 어색함을 느낀 적은 애초에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리리, 섭섭함을 느낄 정도라니······ 나를 엄─청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음, 조금 기쁠지도? 하며 어깨 으쓱. 십 분 안에 어떻게 먹어? 꼭꼭 씹어 먹다 보면 십 분은 훨씬 넘던데?······그냥 이쪽이 원래 먹는 속도가 느린 편일 뿐이다. 물론 아리아는 밥보단 디저트를 먹는 터라 엄청 오래 걸리는 건 또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느긋한 성격 탓에 십 분 이하의 시간으로 먹어본 적은··· 적어도 본인 기억엔 없다. 많이 먹··· 나?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체중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해서 많이 먹진 못해. 그래도 가리는 건 없어서 주는대로 잘 먹는 편? 이라고 하는 게 좋겠네······. 아마도. 어, 이미 지났으려나? 으응, 뭐······ 적응이 된 건 맞긴 해. 볼 긁적. 애초에 적응이 그렇게 오래 걸릴 일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리리인 걸. 이제 와서 어색함을 과하게 느끼기에도 늦었다. 지금보다 덜 친했다면, 그건 한참 적응을 못했을 수도? 생각하며 혼자 소개 끄덕. 스스로에게 너무 박한 거 아니야? 세상에 매력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리리. 어린 리리의 매력이라 함은, 음··· 특유의 까칠하면서도 다정한 면모이지 않으려나? 아무래도, 지금은 다소 누그러진 편이니 그 까칠한 모습은 어린 리리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서. 장난스러운 미소. 바보 같지만 똑똑하다는 건 칭찬인 게 맞겠지? 분명 맞을 텐데,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조, 좋아해도 되는 거 맞··· 겠지?고개 갸우뚱. 그러엄. 개성이나 매력이나, 어쨌든 좋은 의도로 하는 칭찬이잖아? 칭찬은 좋은 거니까, 좋게 생각하는 거야. 라며 엄지 척.
맞아. 그리구, 그때의 리리는 지금 생각해도 간담이 서늘한 느낌이라니까? 너─무 차가워서. ······이건 조금 많이 과장했다. 딱히 그 정도로 무섭진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귀엽기만 할 뿐이라. 뭐어, 솔직히 짜증이 날 만한 상황이긴 했으니까··· 어쩔 수 없지. 무엇보다, 그땐 내가 장난을 너무 심하게 쳤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어렸다 싶더라구. 과거로 돌아가면, 저얼대 리리를 놀리지 않을 거야. 라며 비장한 낯 보인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진 못하지만! 하지만, 그때는 나도 한참 인간 관계에 서툴렀을 때라·····별 다른 방도가 없었어. 그래도, 어쨌든 내가 무릎을 꿇음으로써 리리도 용서해 줬으니 결론적으로는 잘 된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뻔뻔하게 웃는다. 그나마 지금은 리리가 조금이나마 더 솔직해진 것 같아서 다행이야. 보기 좋아. 해사한 미소.
그래? 리리도, 소심한 것과는 안 어울려. 뭐라고 해야 하나··· 당당하고 거침 없는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리리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라는 말과 함께 짧은 웃음. 리리도 이렇게 말해주니, 더욱 힘내서 지금보다도 더 긍정적인 삶을 살아야겠네~ 생각한다. 아니이, 뭐···지금도 나는 아예 상대를 안 보는 것보단 빤히 보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그래도 충분히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만한 행동인 것도 맞잖아. 더군다나 옛날의 너처럼 예민했던 아이에겐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내 불찰이었지. 그래도, 그렇게 심하게 혼나진 않았으니 다행이지. ···나 걱정해 준 거야?많이 혼났을까 봐? ·········아닌가? 정─말? 리리, 내가 그렇게 놀려도 짜증만 내고 계속 나랑 얘기해 줄 때부터 내심 예상하곤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들으니 감회가 새롭네. 안 싫어해 줘서 다행이야. 리리와 친구가 안 됐다면, 진심으로 아쉬웠을 것 같거드은. 부드러이 미소 짓는다. 조금 만족스럽기도 하다. 친구래···. 옛날의 나를 안 싫어했대···! 리리도 참 착한 아이인 것 같다. 나였다면, 옛날의 내가 조금 귀찮아서 조금 거리를 뒀을 것 같기도 한데··· 역시 리리! 처음 듣는다면, 내가 앞으로 많이 말해 줄게. 리리의 눈,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아침의 하늘을 보는 것만 같아서 예뻐. 후후······. 글쎄, 리리가 아무리 나를 잘 안다고 해도 나만큼은 아닐 텐데? 적어도 나는 리리를 무서워한 적 없는 걸. 그때의 리리는, 음··· 그냥 고슴도치 같았으니까. 나름 귀여웠단 말이야~ 라며 어깨 한 번 가볍게 으쓱인다. 고슴도치인데, 이제 등을 좀 자주 세우는 예민한 고슴도치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온순한 고슴도치···. 중얼.
성인은 아니니까, 그럼 어린애 맞지 않아? 뭐가 문제냐는 듯 평온한 낯으로 뻔뻔하게 말 잇는다. 전에는 투덜거리면서도 잘 해줬던 것 같은데, 이젠 안 해 줄 생각인 거야? 리리, 유해진 대신 전보다 더 차가워진 모양이구나······. 서운함 섞인 듯한 어투. 얼핏 들어선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아, 그래? 그럼, 푹 빠진 거라고 하자.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건 발레가 처음인 것 같아. 리리도 이런 재미를 나와 같이 느꼈으면 하는데······ 리리, 혹시 몸 유연한 편? 뻣뻣하다고 들은 것 같지만 일단 예의 상 물어는 본다. 머리만 잘라도, 정말 옛날이랑 똑같을 것 같아. 다만, 이제 키가 크고 성격이 다소 바뀐······. 그런데 사실, 우리 정도면 성격이 많이 변화한 편은 아닌 것 같지 않아? 우리보다 성격이 더 크게 변한 친구들도 있던데. 물론 좋은 쪽으로. 손가락 꼼지락···. 그래도, 단발이나 숏컷보단 장발이 관리가 편하지 않아? 머리 감거나 말릴 때 오래 걸린다는 점, 흘러 내려와서 거슬린다는 점만 빼면 나쁘진 않은 것 같아. 네 말에 본인 머리카락으로 시선 돌리더니 만지작거린다. 음······ 그렇긴 해. 지금 많이 봐두는 게 좋을 거야, 리리. 성인이 된 이후엔, 이렇게까지 기르는 일은 없을 거거든. 말하는 것이 꽤 단호하다. ···리리, 확실히 손재주가 좋긴 하구나. 머리도 잘 묶네? 심지어, 빗으면서 아프지도 않구. 눈 반짝인다. 뒤돌아 있는 상태라 아마 너는 보지 못했겠지만 말이다. 이내 가지런히 땋아진 본인 머리카락 만지작. 예쁘게 묶였네. 사진이라도 찍어두면 좋을 텐데, 카메라가 없네···. 나, 지금 예뻐? ······장난꾸러기 여자아이 같다는 말은 칭찬··· 인가? 귀엽다는 의미의 칭찬이겠지?
물론. 이미 지나간 일로 리리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도 않더라구. 그렇잖아? 공부하는 데에도 집중 안 될 것 같고. 나 때문에 리리가 공부를 제대로 못하는 걸 보고 싶진 않았거든. 친구가 다쳤단 말을 들으면, 아무래도 조금 싱숭생숭할 수밖에 없잖아? 어깨 으쓱. ······진짜 만족스럽나 보네. 진심이 한가득 들어간 거 같아 보여. 안 될 건 없지? 아픈 것도 아닌데, 뭐 어때. 느릿하게 두 눈 깜빡. ·········어때? 느낌, 되게 이상하지 않아? 일반적인 피부와는 다른···. 음,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네. 그래도, 만져 봤으니까 뭔 소린지 이해할 거라 믿어. 짧은 웃음. 생각보다 더 날카롭더라고. 그 사건 이후로 벽지를 다시 싹 갈았어. 나름 해피 엔딩~ 아니려나. 이젠 다칠 일 없으니까. 이미 다친 내게는 별 의미 없지만 싶으면서도. 옅은 한숨 내쉬며 어깨 으쓱인다. 윽, 상상하니 다시 아픈 느낌이야······ 살면서 그런 고통은 처음 겪었다니까? 앞으로도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어. 평생 흘릴 눈물도 그 날 다 흘린 것 같아. 전자는 진담, 후자는 과장이 섞여있다. 그만큼 많이 울긴 했다. 그건 그렇지만, 아예 실명이 됐다거나, 조금 더 나아가서 볼이나 턱까지 같이 긁혔으면 그땐 나라도 못 웃었을 걸? 그나마 시력 좀 낮아지고, 흉터만 생기고 끝났으니 나도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거지. 나도 당사자인 만큼 그 누구보다도 사태의 심각성은 느끼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 리리. 살풋 미소 짓는다. 애초에, 곤란하단 티를 내니까 물어보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고. 역시 학교 친구들은 참 다정하고 좋은 것 같아. 졸업하기 싫다~ 당연히 해야겠지만! 안 변해서 좋지 않아? 알기 쉽잖아. 그래두 나, 리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까지 많이 말랑말랑하진 않아. 리리는 내 첫 친구라서, 대할 때마다 특별히 더 물렁해지는 거야. 정말로. 강조하듯 뒷말 짧게 덧붙인다. 조언은 고맙게 듣겠지만, 진짜 그 정도는 아닌 터라 조금 곤란하다. 하지만, 딱히 리리 앞에서 안 말랑말랑한 모습을 보여 줄 이유도 없고 일도 없었는 걸······.
지금은 덜 힘들어? 그래도 묶고 다니니까, 조금 나으려나 싶기도 하고···. 고개 갸우뚱. 진지한 낯으로 고민해 본다. 리리는 머리 길 때가 더 힘들까, 짧을 때가 더 힘들까. ·········거기서 거기일 것 같은데. 둘 다 힘들 것 같다. 혼자 결론 내리고는 고개 끄덕. 1학년 때보다 더? 그 정도면 거의 숏컷 되는 거 아니야? 1학년 때도 꽤 짧은 편이었잖아, 리리는. 네 머리카락 빤히 보며 본인에게 꽂히는 시선 자연스레 피한다. 역시 조금 부담스럽다. 싫은 건 아니지만! 그러게. 그래도, 자르면 그만큼 시원할 것 같지 않아? 나는 조금 후련할 것 같기도 해. 아무래도, 머리카락이 길면 무거우니까. 언제 성인이 되려나······. 응? 그러니까, 그 구할 집이 네 옆집인 거잖아. 어쨌든 그것도 독립이니까. 근데, 리리도 나간다면야 의미가 없겠네···. 끄응. 관자놀이 꾹 누른다. 그러다가도 이어지는 말에 멈칫하고는 네게로 고개 돌리며. ······그, 그래? 내가 리리랑 같이 살아도 괜찮을까? 나랑 같이 살았다가, 나한테 실망하면 어떡하지? 뭐어, 직접 같이 살아보기 전까진 아무것도 모르는 거지만 말이야. 나라도 괜찮다면, 음······ 나중에, 성인이 된 이후에는 같이 살자. 하며 눈 반짝인다.
당연하지.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멋진 거야. 특히, 리리처럼 매사 성실하고 근성 있는 꾸준한 사람이라면 더욱. 리리, 가끔은 스스로를 과대평가 해보는 거 어때? 가만히 네 얼굴 마주 본다. 눈 깜빡깜빡···.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그, 그럼 일단은 나를 더 걱정할게···? 영문 모를 의문형; ·········마지막 말은 조금 섬뜩하네. 맞는 말이긴 해. 네가 교수가 된다면, 수많은 학생들이 네 말을 따르고 네 계획에 따를 테니까··· 그건 좋을 수도 있겠다. 약간 쾌감 같은 것도 느껴질 것 같아. 리리가 교수가 된다면, 나도 나중에 다시 일버르모니에 놀러 올게. 리리를 보기 위해. 미래에 리리의 제자가 될 아이들에겐 미리 사과해야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리리는 교수 같은 교육직이 천직인 걸! 인재를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애써 자기합리화 한다···. 뒤이어 네가 노트 보여주자 유심히 노트 살핀다. 음, 음······ 오? 리리, 이 엑스자 그어진 건 뭐야? 이 날은 휴식일이야? 1학년 때, 내가 네 노트를 봤을 때만 해도 이런 건 없었던 것 같은데. 하며 고개 갸웃. 그래도, 빡빡한 일정 자체는 여전하구나. 휴식일? 이 생긴 게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라고 봐도 되겠는데, 이거. 혼자 생각한다. 말하면 리리가 무언가 잔소리 같은 걸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생각이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일은 없었다. 나, 나도 잠이라면 일찍 잤는데······. 어쩐지 느껴지는 패배감에 묘한 표정 짓는다. 덤으로 입술도 삐죽 내민다. 리리, 지금 키가 몇이야? 나는, 음, 153cm··· 정도 되는데. 이 정도면 160cm는 넘었을 것 같네.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네 볼 꾸우우욱. 네 당황한 표정에 재밌다는 듯 웃는다. 다행인 거지. 내가 말랑한 리리의 볼을 앞으로도 계속 만질 수 있단 소리니까. 철저히 본인 기준으로 말 뱉는다. 으, 으응, 알겠어. 꼭 담요도 두르고, 핫초코도 매일 마실게. 비장한 기색. 후자는 사심에 가깝다. 아무래도 핫초코는 달달하고 맛있으니까···. 그럼 리리도 나 토닥여 줘. 네 중얼거림에 가벼이 대꾸한다. 과연, 내가 그렇게까지 유명해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 뒷목 쓸어 내리며 네게서 노트와 깃펜 건네 받고는, 이내 거침 없이 손 움직인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표정은 점점 의아함으로 물든다. ···? 음···. ······이게 맞는 걸까? 하며 네게 보여준 노트의 한 페이지에는, 온갖 글씨들과 정체불명의 그림 하나가 그려져 있다. 짜, 짜잔. 이게 전부 싸인 후보야. ···어색한 미소; ······본의 아니게 의지를 가지게 해버렸네.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하진 마. 가면을 만들기 힘들 것 같다면, 굳이 만들지 않아도 돼. 내겐 흉터를 가리는 일보다 리리가 더 중요하니까. 걱정 섞인 목소리. ···미래의 일정을 벌써 걱정한다니, 역시 리리는 상당히 계획적이구나. 근데, 걱정이 너무 많지 않아? 너무 이른 것 같은데···. 중얼거린다.
아무래도 그런 편이지. 딱히 남들 앞에선 바보라고 불릴 만한 짓을 한 적은 없는 걸. 리리와의 첫 만남 당시에만 갑자기 삐끗해서 부끄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을 뿐이고···. 변명하듯 빠른 속도로 말하다가 이내 말끝 흐린다. ······헤헤. ···정말? 리리, 너무 내 눈을 너무 예쁘고 밝게 봐주는 게 아닐까. 나야 좋긴 하지만, 내 눈이 별보다 더 반짝일 거라는 건 과찬이야. 그래도 기분은 좋은 모양인지 너를 향해 밝게 웃어 보인다. 어떤 식으로 줬으면 하는데? 고백하자면, 나는 지금도 리리에게 사랑을 충분히 많─이 주고 있는 걸. 리리가 원하는 표현 방식 같은 게 있다면 그쪽을 따르고 싶어. 하며 어색하게 본인 볼 긁적. 하지만, 정 궁금하다면, 음··· 아마도, 다른 사람보다 리리를 훨씬 아끼고, 소중히 여기지 않을까? 그게 내가 사랑하는 방법이거든. 특별하고 각별하게 여기는 게. 네 생각은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깨 으쓱. 에이, 과거의 본인에게 그렇게 너무 모진 말은 쓰지 마. 나름 귀여웠다니까? 내 말은 안 믿어주는 거야? 하며 살랑 고개 젓는다. 꼭 지켜야 할 것 같다며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 어차피 지금처럼만 지내도, 우린 평생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 같거든. 왠지 좋을 것 같지 않니? 죽는 순간까지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존재한다는 거 말이야. 라는 말 내뱉으며 은은히 웃는다. ···리리, 처음 들어보는 말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어쩌다 보니, 처음으로 말한 게 정부 내가 됐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당연히, 기분이 나쁘진 않다. 맞아. 바보는 어감이 귀여워서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들어. ······생각하는 게 여러모로 1학년 때와 비슷한 듯하다. 물론이지. 탐정 일을 대충 한다는 건 어쩌면 누군가의 간절함과 진심 등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와 다르지 않으니까. 나는 리리가 굉장히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책임감은 조금 덜어놓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뒷말을 굳이 내뱉진 않았다. 그런가? 하지만, 탐정을 하려면 많이 돌아다녀야 하니까~ 그건 조금 귀찮을 것 같아. 일 자체는 열심히 할 자신 있지만. 한숨 푹. 네가 고개 끄덕이자 엇, 리리도? 같은 말 덧붙인다. 아, 알겠어. 리리, 정말 잔소리가 많구나······ 우리 부모님보다 리리가 더 심해. 어색한 웃음. 만나러 가면 받아 줄 거야? 음, 하지만 리리도 바쁠 텐데 괜찮으려나···. 그래도, 거절하지는 않아주는 것 같아서 기뻐. 이러다, 내가 정말 매일 네게 찾아가면 어쩌려고 그래? 농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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