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배희

연습장 by 슈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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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옥과 분리 되었다가 겨우 다시 돌아온 뒤 서배희가 한 일은 자신의 혼이 더 이상 혈옥과 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게 제대로 기우는 일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혈교주에게 잡혀 있던 시간 동안 주워 들은 주술 지식과 마교의 서적실을 뒤져서 찾아낸 주술서적들을 모아서 겨우 할 수 있었다.

“이상하군.”

그 결과가 이거다. 단단히 주술로 묶은 탓에 부영의 주술로도 혼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고통만 주고 있다.

“스스로 한 것이냐? 나는 도망친 쪽의 너를 다시 찾으러 온 건데 말이지. 주술을 못 푸는 건 아니지만-.”

부영이 자신을 내려보는 시선에 배희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주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지만 도망쳐야한다. 또 잡혀서 그렇게 장난감처럼 굴려질 순 없다. 게다가 그렇게 되면 친구들이 걱정할테니까. 한 번 도망쳐서 성공했는데 두 번 도망을 못 치겠는가. 몸의 떨림을 참고 일어서 부영을 보았다.

여전히 웃고 있던 부영이 몸을 움직였다. 명백히 목을 노리는 손길을 피해서 뒤로 물러난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가 물어 뜯은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등을 떠민다. 등을 돌려서 도망쳐도 잡힐게 뻔하니 어떻게든 한 방 먹여야겠지. 어쩌다가 저런 놈의 흥미를 사버린건지, 뭐 그렇다고 해도 그날 돌아가지 않은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 눈이 사냥할 가치가 있는 눈이구나.”

공격의 궤적까지는 보인다. 근데 반응하기가 힘들다. 급소란 급소만 노리고 날라오는 공격을 방어하면서 숨을 고르며 어떻게든 빈틈을 찾기 위해 머리을 굴린다. 분명 막막한 상황인데 꼴에 무인이라고 흥분도 된다. 어떻게든 상대의 무공과 공격의 궤적을 보고, 이해하고 반격하기 위해서 자신도 몸을 움직인다.

“혈교에 들어올 생각은 없느냐?”

한 번 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서 대답한다. 뜻은 몰라도 욕인 건 직감했나보네. 바로 손가락을 부러트리는 성질 봐라. 교주들은 다 성질이 이상한건가 아니면 사이비 종교의 특징인가. 묘하게 웃음이 나와서 낄낄거리는 사이 다시 부영이 손을 뻗어왔다. 그 손을 뿌리치자 이번에는 발차기가 복부를 향해 날라와 자신도 그것을 걷어찬다. 분명 저쪽도 똑같은 발일텐데 왜 내 발만 아픈것만 같은지. 나름 무위를 쌓은 몸인데 자존심이 상한다.

“포기할건가?”

“여기서 포기하면 넌 재미없다고 나를 죽일 거 아냐?”

“잘 아는구나. 그럼, 지금보다 더 즐겁게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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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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