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날의 조우
2023/02/22 작성본 백업
샐러맨더 아키토랑 어린 토우야 설정인거 같은데 이 이후온 뭘 쓰려고 했는지 기억이 안나서... 약간 손보고 올립니당 ㅎㅎ
- 가족 날조 설정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정으로 인해 깡시골(...)인 외할아버지 댁에 일주일 정도 맡겨진 어린 토우야라는 설정입니다.
부모님은 외국 출장으로 인해 외할아버지의 집에 맡겨졌다. 처음보는 낯선 시골 풍경에 토우야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과 더위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평소라면 넓은 집 안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을텐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들은 이미 외국으로 나가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지 오래고, 부모님이 집에 계시지 않으면 토우야는 늘 혼자였다.
그 와중에도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게을리 하면 안된다며, 어머니가 옛날에 사용하던 피아노가 있다는 이유로 외할아버지 댁으로 오게 된 것이다. 본인이 사용하던 바이올린과 옷가지 등을 챙겨왔다.
정말 마을에도 사람이 얼마 없는 작은 시골 마을 이었다. 외할아버지 및 친척 외에 몇 가구가 사는 마을에서는 모두들 어린 아이를 본 지 오래된 분들이라 그런지 매우 반겨 주셨다.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시고, 덥지 않냐며 자신들이 쓰던 선풍기도 내어 주시는 등. 여태까지 받아왔던 방식과는 달랐지만, 토우야에게 과분한 사랑을 주셨다.
어느 날, 할아버지를 따라 마을 뒷산에 올라가게 되었다. 산 속은 온통 세상이 초록색을 띄고 있어 도시와는 다른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할아버지가 일을 하시는 동안 근처 개울가에 앉아 물 속을 구경하다 발을 담가 보았다. 작은 물고기들이 토우야의 발을 간지럽힌다. 할아버지가 잠시 집에 내려 갔다온다며 혼자 있는 사이, 혼자 앉아 발로 물장구를 치고 있을 때 였다. 주위를 둘러 보다 할아버지가 본인과 함께 점심으로 싸 온 주먹밥을 훔치려는 도롱뇽 한 마리가 보였다. 토우야는 놀라 도롱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앗! 안돼!"
놀란 도롱뇽은 재빠르게 그의 손을 피했고, 앞으로 넘어진 토우야를 보고 약올리듯 쳐다보곤 다시 수풀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할아버지가 다시 돌아왔고, 더러워진 옷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니?" 하며 옷에 묻은 흙 등을 털어주셨다.
"도롱뇽이 주먹밥을 들고 도망쳤어요."
할아버지는 순간 표정이 묘하게 변했지만 애써 웃어 보였다.
"혹시 몸집이 내 팔뚝 만하고 주황빛을 하고 있었니?" 하고 묻자,
"맞아요, 그렇게 생겼어요."
"그 녀석은 이 일대에 사는 오래된 도롱뇽인데 장난 치는걸 좋아하는 녀석이지."
"그렇구나..."
"요 몇 년간은 나타나지 않았더니, 어린 아이가 있어서 나타난건가? 여태까지 주먹밥을 훔쳐 가는 경우는 없었는데... 이 산에 사는 도롱뇽은 신수 같은 존재란다, 영험한 생물이기 때문에 사람 앞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산에 들어온 사람이 해를 끼친다거나 혹은 위험에 처한 경우에 한번 씩 나타난다고 들었단다."
할아버지는 무언가 생각난 듯, 아까 본 도롱뇽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마을 사람에게 위험한 상황이 닥치거나 자신들이 살고 있는 숲에 큰 일이 생기면 인간으로 변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실제로 나의 조부도 산에서 길을 잃었다가 도롱뇽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지. 그 당시엔 남자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그런 상황도 아닌데 나왔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구나."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 호기심이 생긴 토우야는 그 도롱뇽을 한번 더 만나보고 싶어졌다.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만 나오는 도롱뇽이 왜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인지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할머니께 부탁드려 주먹밥을 4개 정도 싸서 산으로 올라갔다. 할아버지와 갔던 길을 따라 올라갔다고 생각 했는데, 전혀 다른 곳이 나왔다. 원래는 개울가가 나와야 하는 길 일텐데, 왠 다 쓰러져가는 집이 한 채가 보였다.
"여기가 아닌가?"
토우야는 다시 방향을 돌려 내려가려는 찰나, 무언가 토우야를 집 안쪽으로 끌어 당기고 있었다. 서늘한 느낌에 도망치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대로 집 안으로 끌려가면 위험하다는 것은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고, 집 입구 직전까지 끌려가던 때, 무언가가 풀숲에서 나타나 토우야를 다시 끌어 당겼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은 없어져 있었고, 자신의 앞에는 웬 남성이 있었다.
"괜찮아?"
"아... 감사합니다."
올려다 본 토우야, 주황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고, 라임색 눈동자를 한 남성이었다. 적어도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어두운 색의 쫙 달라붙는 옷을 입고 있었고, 색 조합이 어쩐지 눈에 익숙하다고 느끼던 순간,
"... 저번에 주먹밥, 맛있더라."
"앗, 그 때 도롱뇽 씨?!"
"맞아. 너 같은 어린애는 진짜 오랫만에 봐서 장난 좀 쳐 보고 싶었지. 인간 세월로 보면 한 30년 만인가?"
"아..."
"그나저나, 아직 낮인데 왜 그런게 튀어 나오는걸까... 거기다 어린 아이인데 말야... 아, 아까 그 집은 이 숲에 사는 악령인데... 좀 성가신 녀석이거든, 뭐랄까... 인간의 어두운 마음을 따라 나타나는 녀석이라서 말이야, 근데 웬만한 어린애들은 그렇게 까지 어둡지 않을텐데..."
"... 그럴지도 몰라요... 저는 사실 이렇게 시골에 온 것도 처음이고, 모든게 처음이거든요."
"하? 친구들이랑 놀거나 그런거 안 해? 옛날엔 막 저 개울가에서 애들끼리 놀고 그러던데? 뭐 요즘은 애들이 전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저는 늘 부모님의 지도에 따라 피아노와 바이올린만 연습했거든요."
"그게 뭐야?"
"아... 그, 제가 혹시나 해서... 바이올린을 가져와 봤는데, 미숙하지만 한번 들어 보실래요?"
"좋아."
토우야는 가방에서 바이올린을 꺼내고는 간단하게 조율 후 연주를 시작했다. 능숙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넋 놓고 보고 있던 남성은 연주가 끝나자 박수를 쳐 주었다.
"굉장한데 이게 바이올린 이라는 거야?"
"네... 아직 미숙하지만요."
"아니야, 내가 듣기엔 정말 좋았는걸. 미숙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가, 감사합니다..."
"나는 살아 생전 처음 듣는 소리인데 되게 신기하다!"
"아... 저 혹시 괜찮으시면... 주먹밥을 싸 왔는데 드실래요?"
"그래도 돼?"
바이올린을 집어 넣고 따로 포장해둔 주먹밥을 꺼냈다. 먹음직스럽게 생긴 주먹밥 하나를 들고 남성에게 나눠준다. 남성은 "잘 먹겠습니다!" 하곤 와앙 하고 큰 입을 벌려 한 입에 베어 물었다. 토우야도 한 입 베어 물어 먹었다. 순식간에 한 개를 먹은 남성은 한창 먹고 있는 토우야를 보고는,
"저... 그거, 하나 더 먹어도 돼?"
"아, 네...!"
하나 더 건네 주자 기다렸다는 듯이 와앙 하고 또 두 세 입에 먹어 버렸다. "인간의 음식은 정말 맛있다니까, 맨날 벌레 쪼가리만 먹다가 먹으니까 더 맛있네." 하는 감상을 늘어 놓았다. 토우야는 그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짓자, 마주보던 남성은 주춤했다.
"왜 그러세요?"
"아, 아무것도 아냐... 아무튼 주먹밥 잘 먹었어."
"저야말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만나 뵐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아... 너 혹시 다른 지역에서 온 거지? 내가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뭔데요?"
"... 혹시 너랑 같이 다니면 안될까?"
"집에 고양이가 있어요."
"괜찮아, 나는 이래뵈도 꽤 오래 살았으니까, 그 정도 쯤은, 아 모습은 더 작게... 도 되니까. 어때?"
"근데 왜 갑자기..."
"아... 여기는 뭐, 누나도 있고 가족들 있으니까... 나도 다른 세상에 나가보고 싶달까?"
"고마워. 뭐, 너랑 만나기 전 부터 집 나가겠다고 얘기 했으니까, 지금부터 같이가도 되겠지?"
"네??"
갑자기 형체가 바뀌면서 그 때 봤던 크기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도롱뇽이 팔에 달려 있었다.
"어때, 이 정도면 눈에 안 띄겠지?"
"... (끄덕)"
"앞으로 잘 부탁해."
Same Dreams
2022/11/12 아키토 생일 기념으로 쓴 소설
Deep in
해적x인어 AU, 해적 이라곤 하지만 의적 입니다 :) (2023/02/22 작성본 백업)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