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개 같다.

챌린지: 6월 1주차, 무지개

무지개는 무지 개 같다. 그냥 상이 비춘 거 주제에 왜 이렇게 희망의 상징마냥 구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 투성이다. 정말 인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데, 살아가야하는 것도 무지 개 같다. 그리고, 저 자식의 머릿속이 무지개 꽃밭 같은 것도 무지 개 같다.

“서형아.”

목소리를 내어 불렀다. 하나로 완성이 되지 않는 목소리였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지끈 거리는 목소리였다. 네 목소리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는 사실을 너는 알고 있을까? 너는 그것도 전혀 모른다는 듯이 나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너는 우산이 없다며 곤란하다는 듯이 웃었다. 네 웃음이 기분이 나빠서 뭐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었다. 허, 하는 웃음 소리만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서형아.”

내 말 안 듣고 있지. 너는 그렇게 볼을 부풀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나를 통과해 갔다. 그래 , 솔직히 말하자. 나는 김서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를 그럼에도 지나쳐 간 것은 너에게 내가 보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겠지. 띠로롱, 하고 에어컨이 꺼지는 소리가 났다. 네 교복이 넘실거리던 것이 멈추었다.

너는 나를 툭 치고 지나갔다. 통과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로, 내가 귀신이라도 된다는 듯이 날 지나쳐갔다. 비는 어느새 그치고 맑게 갠 하늘, 창문 뒤로 무지개가 생겼다.

“하…”

한숨을 쉬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나는 생각할 뿐이었다. 너든, 나든, 무지개든, 이 모든 상황이, ‘무지 개 같다.’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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