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량무현] 어린 양은 알파 늑대의 꿈을 꾸는가 01

*무현쌤 얼빠 캐해 함유

박무현, 그는 유금이가 알고 있는 해저기지의 남자들 중에서 가장 유순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모두에게 친절을 배푼다. 그가 해저기지에 입사한지는 이제 겨우 한 달 밖에 안되었지만, 벌써부터 그를 마음 속에 품은 사람들이 몇 있었다. 유금이 역시 그의 말갛고 깔끔한 외모와 다정함에 그를 만난 초반에는 살짝 설렜던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무현이라는 사람을 알면 알수록 연애대상으로 보기 보단, 박무현 한 사람으로 보게 되었다. 박무현은 전문직으로서 본인의 일에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며, 성실하고, 진실되며, 모두에게 친절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법이 없으며, 자신의 부족한 면을 남과 비교해서 시샘하지 않았고, 집착하지 않았다. 유금이의 인생에서 겪어온 남성들과 박무현을 비교하자면 유니콘이나 다름없었다. 매일 누군가를 이겨 먹으려고 혈안이 된 남초 세상의 남자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여성들은 박무현을 편안해 했다. 유금이도 그런 박무현이 마음에 들어서 그를 '남자 사람 친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성들이 편안하게 느끼며, 모두에게 예의를 차리는 남자가 유일하게 노골적으로 관심를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다. 

"무현씨, 신팀장님 뚫리겠어요." 

지금처럼.
유금이는 박무현과 붉은 산호에서 커피타임을 보내고 있었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돌연 박무현의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자신의 뒤쪽 너머를 뭐에 홀린듯이 보기 시작한 것 아닌가. 박무현의 시선을 따라 뒤돌아 본 곳에는 엔지니어 가팀 팀장 신해량과 부팀장 강수정이 마주앉아서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거리가 있어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시선을 의식했는지, 유금이 쪽을 돌아보았다. 유금이는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목례했고, 엔지니어 두 사람도 마주 인사하고 다시 나누던 대화로 돌아갔다. 유금이도 자신의 일행을 돌아보는데, 조금 놀라고 말았다. 박무현은 유금이를 보면서도 곁눈짓으로 계속해서 신팀장님을 염탐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정도로 실례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지금의 행동은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주의를 주기로 한 것이다.

"어, 제가 그랬나요. 죄송해요, 금이씨."
"아니에요. 신팀장님 잘생기셨죠. 남자가 보기에도 시선을 뺏길 정도인가봐요."

유금이는 조금 장난스럽게 말했다가 약하게 홍조를 띄운 박무현의 얼굴을 목격하게 되었다.

"네... 정말 잘생기셨요. 하관도 완벽하고..."

그녀의 맞은 편에 앉아있는 남자는 자신의 뒷편에 앉은 미남자를 멍한 표정으로 보면서 웅얼거렸다. 지난 날 어쩌다 나온 대화에서 남의 외모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드믄 사람이 블라디미르도 잘생겼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이정도 반응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않는 것을 선망한다고 하였나? 유니콘 남성 박무현의 이상형은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미남(중요) 알파 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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