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할래
옆집 남자가 맨날 추리닝 입다가 어느날 마주쳤더니 개빡센 정장 입고 있으면...
- 종종 안경에 추리닝 대충 입고 편의점에 도시락을 사러 온다.
- 도시락을 돌리는 동안 밖에서 짧게 전담을 피우기도 한다. (사람이 있으면 X) (영업직이라 연초는 피우지 않는다. 가능한 담배도 끊으려고 하는데 군대에서 버릇을 잘못 들여와서 못 끊는 중.)
- 29살, 관련 직종에서는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중견 기업. 영업직 2년차에 빠른 승진으로 팀장 자리를 꿰찬 (나름) 에이스
- 대학 1년 재수하고 피눈물 흘리며 재수학원까지 들어갔었다. 뒤늦게 발에 불 끄며 4년제 서울권 적당한 대학에 입학.
- 곧바로 군대부터 다녀와서는 복학 후 휴학 없이 빠르게 졸업, 곧장 취업한 곳에서 계속 일하는 중. (직업 만족도 上)
- 남동생이 있다. 견지준 (4살이나 차이가 나서 싸울 일도 그닥 없었지만, 동생이 일방적으로 까불 때 확실하게 처리(…) 해서 관계가 나쁘지는 않다. 부모님의 사랑을 좀 많이 가져가긴 했지만, 견지원 성격 상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하다 느끼진 않아서 가족관계도 썩 나쁘지 않다.
- 부모님, 아직 정년까지 조금 남기도 했고, 아버님은 중견회사 이사, 어머님께서는 작은 수제공방 사업 대표를 하고 계셔서 두 분 다 바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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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기업 팀장 견지원입니다, 얼마 전에 추가로 필요하시다고 하셨던 거 챙겨서 방문했습니다.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
188cm, 75kg
올해로 스물 아홉, 1995년 10월 1일 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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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빈이 데이트 할 때 기름값 정도는 제가 내게 해주세요 하고 달달 떨면서 빌면 매번 거짓말로 기름값이 5천원도 안된다고 하면서 넘긴다. 당연히 그보다는 많이 나오겠지만, 굳이 솔빈에게 그런 걸 원할만큼 돈이 궁하지도 않고, 회사에서는 영업팀에게 자차 지원비도 대준다. 이 영수증도 적당히 청구하면 회사에서 대줄 터. 견지원은 딱히 솔빈에게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다.
그렇게 신경쓰이면… 그래, 탕후루나 먹어볼래요? 저거랑 기름값이랑 비슷한데, 탕후루나 하나 사줘요.
농담삼아 던졌던 말인데, 당연하게도 그런 유행을 타는 음식을 먹어본 기색도 없어서 냉큼 사달라고 하고는 썩 좋아하지도 않는 설탕 덩어리를 입에 물었다. 안타까운 건 솔빈도 썩…. 단 맛에 감탄을 하진 않는 걸 보니 좋아하지 않나. 앞으로는 단 가게는 모르는 척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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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연락하고, 시간이 비는 날만 되면 강아지마냥 달려가서 데이트하자고 세차하고 나타나서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고, 틈틈이 손도 잡는데 이쪽은 사귄다는 걸 모르는건지, 아니면 지금 이 것들에 대한 자각이 없는건지 딱히 느낌이 안 난다. 딱봐도 사귀자고 말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렇게 속이 하얀지. 나중에 뭔가… 반지라도 해주면서 사귀자고 하면, 또 부담스러워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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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사람도 많이 안 만나봤고, 연애 경험도 적어보이고, 얼굴에서 분내가 느껴질 정도로 어려보여서 대학생인 건 얼추 알고 있었는데… 스물 넷이면 그렇게까지 나이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아기같지. 정작 사회생활은 뛰었는지 오히려 아르바이트 경험이 더 많아 보였다. 신기한 여자네. 저렇게까지 아기같은데 대시하는 사람도 없나. 내가 같은 대학이었으면 당장에 꼬시러 갔을텐데. 귀엽게 생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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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사 안해?
어, 네? 엇, 어…? 아… 안녕하세요.
반응도 오래 걸린다. 평소에 좀 편하게 입긴 했는데, 이 정도로 차이가 심하던가? 아니면 이쪽이 나한테 관심이 없나….
이런 거 생각하면 대시하러 오는 사람이 있어도 눈치도 못 채고 신경도 안쓸테니 금방 다 떨어져나가긴 하겠다 싶다. 좀 멋대로 생각하나…? 그래도, 오히려 그게 낫긴 하지. 차라리 주변에 다 신경 하나 안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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