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白.
루시이브
(*노래 가사와 함께 봐주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길가에서 방황하던 그때 만났던 사람.
나에게 도피처를 내어주었던 사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사람.
한결같았던 사람.
그럼에도 달랐던 사람.
이제는 의문만 남아버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사람.
-안녕, ...
평범했던 인사. 평범해 보였을 대화.
반가움인지 낯익음인지 모를 감정 탓에 더불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을 터였다.
순수하게 기꺼워할 수 있었다면 무언가 나았을까 싶지만 그마저도 관계의 일부인 것을 애써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딱히 피할 이유도, 그러나 다가갈 이유도 없었으니 무던한 거리가 유지될 수 있게 조금씩 따라갔다가 뒷걸음질 치기도 하는.
-친구지, 그럼.
친구라고 여겨준다는 사실에 나는 기뻐해야 했을까.
가만히 있는다면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소중하다고 말해주는 것은 내게 특별하게 여겨지는 기분을 들게했지만, 그러나 동시에 미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욕심마저 생겨나게 하였다.
애써 외면해 보려 했던 것.
소중하다는 말이 더 듣고 싶어서.
조금만 더, 소중하게 여겨줬으면 싶어서.
괜한 것을 바라게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가지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안 해봤는데. 하루 정도는 의향이 있지만 말이야.
너에게 건네었던 꽃 한 송이.
답례로 네가 건네려던 것은 결코 작지 않았기에 빈말로도 쉬이 받겠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 그날은 유독 충동적으로 굴었다.
망설이다 건네었던 꽃부터, 가깝게 다가섰던 얼굴까지.
답지 않았던 그날의 언행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라곤 없어, 생각은 한 층 더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계속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가만히 같은 자리에 서 있을 테니까.
제때에 돌아오지 않던 네가 걱정되었고, 그와 동시에 원망도 했으나, 그렇게 미워하는 것조차 순조롭게 되지를 않아서.
돌아와준 널 보고선 그만 안도해버려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다시금 사라지지 말아 달라고 청하는 것.
어쩌면 전능할 무언가에게 기도하는 것 뿐.
이전에 본 적 없던 모습이 새로워서 자꾸만 눈이 갔다.
설령 네가 그대로였대도, 나는 너를 바라봤겠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고, 네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선뜻 말로 꺼내는 것만은 어려웠기에 진심이 아닌 척, 언제든 농담으로 포장하기 쉽게끔 장난스레 내뱉었던 말들.
돌아온 농조에 아쉬워하면서도, 나와 다를 바가 없어서 그저 웃어넘기고 말았던.
결국은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잡을 수 있는 지금, 잡으려는 시도 한 번쯤 해보려고 하는데.
전에 말했었지. 네가 나에게 있어 특별한 사람일지.
아니었다면 지금 이리 붙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을 건데.
어쩌면 욕심은 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는걸.
나의 이기를 못 참아 결국 뱉어버리려고 하잖아.
전에는 농에 섞었던 진심이 들킬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용기 낸 진심마저 농으로 들릴까 걱정이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 더 해줬으면 하는 것도 많아.
그리고 그 옆에 네가 있어줬으면 좋겠어.
특별하다 못해 소중하기까지 한 네가 말이야.
그때 그 꽃,
리시안셔스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데.
사랑해.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이건 오래 변하지 않을 거야.
-당신이 빛이라면, 백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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