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사멸

"The End"

파판14 by 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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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국은 트리플Z를 쓰는군요... 그것도 신년부터... Zero&Zenos&Ziam 셋이라서 부르는 조합명이 트리플 Z입니다. 심지어 기네요. 약 6800자. 제목은 다들 아시겠지만 리퍼 3단 리밋에서 따왔어요.

제 모험가 이름과 설정이 꽤 나오고... 제노스가 미쳤고... 제로는 모에합니다. 겸사겸사 에스티니앙도 나와요.

그러므로 이상한 모험가 주의. 6.4까지의 마이너한 스포일러 주의. 이외엔 길게 쓸 말이 없네요.

6.4 메인 이후의 어느 날입니다. 오늘도 잘 부탁드리고 이 글부터는 테스트 겸 펜슬에 동시 업로드가 됩니다. 


모험가는 오늘도 평소처럼 목장 옛터 근처 훈련장에서 사람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웬만한 무기는 다 다룰 줄 아는지, 누가 무엇을 물어오든 무기를 직접 들고 시범을 보여주거나 조언과 격려를 해주고 있었는데, 표정을 보아하니 지암에게는 이 정도면 여유로운 듯했다.

저것이 영웅인가? 문득 그에게 시선이 닿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영웅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얼마나 강한지 따위로 붙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제로도 잘 알았다. 저 자에게 맞먹는 힘이 있어도 녀석은 절대 영웅이 아니지. 제로는 문득 또 떠올라버린 자신의 기분을 역하게 만드는 얼굴을 다시 머릿속에서 지우려 애썼다. 보이드에서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더라도, 유달리 끔찍한 방식의 사역이었던 만큼 시시때때로 녀석의 얼굴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전에는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마저 끔찍하게 느껴졌으나, 이제는 자신의 벗이기도 한 지암의 생각으로 뻗어나가서, 그것도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시선을 돌리기 직전에 마침 눈이 마주쳐버려, 바로 그 모험가가 반요를 향해 천진하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

제로는 지암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모자챙을 꾹 눌러 표정을 가렸다. 지암에게 품은 하나의 감정을 가리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것이 아닌 감정이 한데 섞여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도 늘 선명하고 절절하게 아름다웠던 모습은 자신이 본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제로는 자신이 몹시 증오하고 때론 그조차도 증오하는 그놈의 시선으로 그를 보고 싶지 않았다.

이것도 시간이 흐르면 지나갈 것이다. 분명 언젠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가라앉히고자 낫을 휘두르고 있으면, 잠시 뒤 휴식하라는 에스티니앙의 부름이 들려왔다. 마침내 낫을 거둔 제로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지암이 그에게 대뜸 말을 건넸다.

“제로, 계약을 하나 하자.”

“무슨 계약이기에 하필 낫을 들고 하는 거지? 너는 평소에 쌍검을 쓰지 않나?”

“그거야…, 이거니까.”

지암이 짧게 눈을 감고 이름을 부르자 그 계약자가 나타났다. 몇 번 보아도 끔찍한 얼굴의 요마가 자신의, 그리고 동시에 제로의 벗이기도 한 모험가를 감싸며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에 둘러싸인 녀석은 언제나 제 계약자에 대한 소유를 주장하기라도 하는 듯, 몸을 감싸며 붙는 걸로도 모자라 한 손은 꼭 그의 머리나 목 근처에 얹어놓곤 했다. 생전의 놈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기겁할만한 장면임에도 모험가만은 녀석의 그런 집착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듯했다. 아니…. 오히려 당연할지도 모르지, 지암은 녀석이 유일하게 집착하던 상대였으니까. 그때 유일하게 선명했던 감각을 다시 떠올리며 제로가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눈앞의 모험가 본인이 태연하고 익숙하게 가방에서 사과를 꺼내 한 입 베어 물었다. 사과에서는 당연하게도 싱그럽게 아삭거리는 소리가 났고…, 나머지는 그에게 찰싹 달라붙은 요마에게 넘겨졌다. 그것은 생전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계약자가 건네는 것을 받아 들더니, 보란 듯이 베어 문 부분에 가장 먼저 입을 갖다 대었다.

사각, 사각, 사각…….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제 그런 감각은 느껴지지 않을 텐데도, 꼭 맛을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릿하게 과일을 씹어먹는 놈을 보자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미치광이에 가증스럽고 역겨운 놈. 생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저것은 쓰레기였다.

나는 내가 주는 만큼 나도 받아야만 하는 것에 약하지만, 약속만큼 이 녀석에게 어울리지 않는 게 없으니까 어쩔 수 없지. 그리 말하던 지암이 자세를 가다듬고 제로를 향해 한 손을 뻗었다. 꼭 연극을 하듯이, 꼭 그것이 계약에 필요한 형태이기라도 한 것처럼, 웅장하게.

“계약하자, 제로. 네게 이 녀석을 죽일 권리를 양도할게. 그러니 내가 죽으면 너는 그 권리로 반드시 내 계약자, 위아토르를 없애줘.”

…애초에 나는 가능하지도 않고 말이야. 진중한 연기는 그걸로 끝났는지 지암이 가볍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미 이야기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위아토르는 정말 관심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저 자신의 존재가 계약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곳에 있을 뿐인 듯했다.

“지금은 마지막 메모리아술사인 너만이 가능한 일이니까. 뭐… 꼴도 보기 싫고 죽일 권리 같은 것도 필요 없다면 다른 방법을 알아봐야겠지만.”

“너는, …. 내가 녀석을 증오하는 것과 별개로 녀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나는 영원히 그걸 이해할 수 없을 테지만, 이것만은 확인해 두마. 정말로 저놈을 그렇게 없애버려도 괜찮나? 이곳의 생명체는 죽으면 별의 바다로 돌아간다고 했지. 메모리아술사가 요마에게 주는 ‘끝’은 그런 죽음이 아니야. 녀석의 죽음을 원한다면 차라리 원초세계에 있을 때 다른 녀석에게 토벌을 부탁해라.”

제로가 ‘다른 녀석’을 입에 담을 때, 두 사람 다 무의식적으로 에스티니앙을 곁눈질했다. 에스티니앙은 정말 별생각 없이 근처에 있었을 뿐인지 둘의 시선을 받자 “뭐, 나?” 같은 얼빠진 소리를 하며 알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어머, 후후. 신경 써줘서 기쁘네. 당연히 알고, 물론 괜찮아. 애초에 지금 이 모습은 내가 억지로 붙잡아서 만들어진 거니까…. 나의 방랑자는 그날 그때, 애초에 별바다로 돌아갈 수 없는 채로 죽었어. 내가 그 완전한 소멸을 잠시 방해한 것뿐이지.”

…애초에 이게 내가 아는 그 녀석이 맞는지도 불확실하잖아. 덧붙인 말을 들은 요마가 계약자의 머리를 톡, 두드렸다. 제로는 그것이 무슨 의사 표현인지 짐작밖에 할 수 없었지만, 모험가는 잘 알고 있는 모양인지 말도 하지 않은 그것에게 시끄럽다며 가볍게 투정을 부렸다.

‘벗’의 의미를 알고 이해하는 지금이 되어서도, 왜 하필 지암이 제노스의 벗이고 제노스가 지암의 벗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런 영웅이 살아 있을 적부터 요마나 다름없었던 사내와 믿음으로 엮여 있다는 말인가? 어째서 저 둘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 수가 있는 거지? 그저 제로는, 모험가가 너무나 너그러운 탓으로 이해하고 넘겨버리고 싶었다. 내 계약자가 만약 너였다면…. 만약의 생각에 빠져들기도 전에, 모험가의 말이 깊어지려는 어둠을 깼다.

“나는 내가 앗아간 것을 돌려줘야만 해. 그건 방랑자에게도 그렇지만 너에게도 그래. 솔직히 그게 내 뜻대로는 아니었다지만, 이걸 붙잡을 가능성이 하필 네 고향에 이 쓰레기를 편입시키는 형태였다는 사실에 정말로 미안해하고 있어….”

모험가가 온몸으로 자신을 감싸듯이 끌어안은 요마의 얼굴을 흘긋 보았다. 녀석이 늘 한결같이 시시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게 행동하는 걸 볼 때마다, 제로는 자꾸 그때 느꼈던 감정이 다시 떠올라 기분이 불쾌했다.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것, 섬광처럼 사라지는 순간의 불빛, 딱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었던 자신의 생, 그 감각을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나의 벗. 하지만 그 사람을 직접 만난 후로 줄곧 제로는 생각했다. 녀석은 마지막까지도 무엇 하나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이곳에서 생명의 불꽃은 매 순간 어디에서나 반짝였고, 움직일 까닭 또한 찾지 않아도 다가와 주었다. 마음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이렇게나 많은 곳에서 살아가면서도, 녀석은 자신이 혼을 비틀어놓은 사역마와 다름없는 시야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만약 망가지지 않은 채 정말 계약에만 의존해 이곳에 머물렀다면, 분명 제로는 계약과 상관없이 녀석을 먼저 베었을 터였다.

“처음에 말한 ‘죽일 권리’는 그저 내가 너에게 그나마 건넬 수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해서 꺼낸 말이니 싫어도 상관없어. 그런다고 내가 얠 다른 세계에 방사하려는 것도 아니고…. 이건 계약이 아니라 약속이 되겠지만, 나는 어떻게든, 누구에게 무엇을 주어서든, 내가 죽은 후의 세계에 제노스가 남지 않게 할 거야. 이미 겪은 끔찍한 일을 없앨 수 없는 한, 이게 내가 네게, …이 세계에 돌려줄 수 있는 최대한이 아닐까 싶거든.”

줄곧 자신에게 ‘마음’을 알려준 그가, 자신에게 빚이라도 지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그건 너무 늦어. 나는 네 곁에 녀석이 있는 꼴을 1초도 더 보고 싶지 않다. 그가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그것을 붙잡았다는 사실은 이미 아는지라, 차마 그 말을 입 밖에 내지는 못했다. 반요는 입을 꾹 다물었다가 겨우 다시 떼었다.

“…그렇게 말한다는 건 네가 살아 있는 동안 녀석을 이곳에서 죽일 생각은 없다는 거로군.”

“그건…, 나는 내 싸우는 능력을 되도록 잃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웬만하면 얘는 별바다에 보내기 싫어서이기도 해. 제노스의 혼이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해 봐, 끔찍하잖아….”

지암은 꼭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제로는 그 말에서 어딘가 석연찮은 부분을 느꼈다. 그의 끔찍하다는 말이 이 별에 그렇다는 게 아닌 것만 같아서…. 남의 말에서 의혹을 찾은 것도 꽤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조금 더 불쾌해졌다.

“…너는 내게 신뢰를 가르쳐주었으면서 어째서 다시 타인을 의심케 하는 거지?”

그를 바라보다가 문득 든 생각을 그대로 내뱉어버리고 제로 본인조차 당황스러워하고 있으면, 지암이 평소와 다르게 눈썹을 누그러트린 채 머쓱하게 웃었다. 아, 역시 너는 알아버릴 것 같았지. 꼭 말로 해버릴 것 같기도 했고.

“널 보면 내가 생각난단 말이야. 그게 네게서 눈을 뗄 수 없게 해.”

상대를 지켜보는 것이 제로만이 아니었다는 뜬금없는 고백에 이어, 모험가가 말했다. 그래, 인정하지. 나는 나와 같고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아직 잃고 싶지 않고, 나와 비슷한 혼이 다시 태어나는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그 말에 놀란 것은 제로만이 아니었는지, 대충 흘려듣고 있던 에스티니앙마저 몸을 가까이 숙이곤 이유를 물었다.

“그게 무슨, 어느 쪽이든 사람 걱정되는 소리를 해, 넌.”

“아니, 그,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죽고 싶단 소릴 한 것도 아니고. 애초에 모든 사람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긍정할 리가 없잖아.”

“그쪽만 걱정되는 건 아니거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너는.”

미안해, …여전히 그래. 모험가가 그렇게 말하며 지은 미소는 분명 전에 없는 표정이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의 참담함을, 나는 이렇게나 잘 기억하고 있었나. 겨우 끌어올렸지만 떨리는 그의 입꼬리가 애처롭기 짝이 없어서 제로의 마음마저 후벼파는 것 같았다. 에스티니앙에게도 그건 당연했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무게중심을 옮겨 탁자에 몸을 기대었다.

“여전히…. 너희는 분명 함께 많은 여행을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겠지? 그런 동료들에게서도 너는 이해받지 못한다고 말하는 거냐.”

“아, 근데 솔직히 에스티니앙은 그렇게 많이 얘기하지도 않았…. 악.”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한 가벼운 말에 용기사가 심란한 마음을 화풀이라도 하듯 모험가의 어깨를 툭 쳤다. 지암은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줄인다,’ 하며 눈을 장난스레 흘길 뿐이었다. 다시 그 시선이 제로에게 향했다.

“녀석이 나를 이해하던 것의 깊이와 내가 녀석을 이해하는 것의 깊이는 분명 다르겠지만 말이야…. 알다시피, 제노스는 자기밖에 모르니까. 걔는 그때의 마지막 말이 내게 어떤 감정을 일으켰는지도 모르지. 나는 그제야 녀석이 진짜로 나와 다를 것 없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 기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늘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진다니…. 그런 건 싫은걸.

솔직히 나는 녀석과 다름없을 정도로 감상이 없는 사람이거든. 유달리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고 모든 게 시시한 것은 나한테도 마찬가지야. 그런 내가 반쯤 죽어가는 상태에서 ‘싫다’고 느꼈다면,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더 끔찍하게 느끼겠지.”

그래서 붙잡았어. 내가 품었던 마음도 일종의 집착이라 이렇게 된 걸까? 있을 곳에서는 죽지도 사라지지도 못하는 존재라…. 한 바퀴 돌던 모험가의 시선이 마지막으로는 자신을 붙잡은 요마의 손에 닿았다. 태연한 것은 이유를 이미 알고 있어서였나. 제로가 눈을 다시 깜빡였다.

“……. 원래는 말하는 것조차 무서워서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꽤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게 된 게 어색하네. 말하면 남들이 싫어하잖아. 나는 사람들은 꽤 좋아하거든…. 아, 사랑받은 만큼 미움도 많이 받아서 익숙해진 탓인지도 모르겠다.”

에스티니앙은 그 고백을 이미 들은 적이 있는지 아까처럼 놀라는 기색은 없었지만, 대신 팔짱을 끼고 있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제로무스를 두고 후퇴할 때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모험가의 파트너는 지금 느끼고 있는 듯했다. 무엇도 그를 강하게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 누구나 그렇겠지. 제로는 일부러 뒤쪽의 용기사에게서 시선을 돌려 다시 모험가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면 지암은 늘 그렇듯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이야기가 불필요하게 길어졌네. 네가 결정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얘기도 아니었는데. 아무튼 그런 거야. 그렇다고 해도 걱정은 하지 말고. 나는 사소한 것에 잘 붙들리고, 그런 것이 나를 나름 즐겁게 하거든. 그냥 오랜만에 괜한 욕심을 부렸다가 대가를 치르려고 하는 걸로 생각해 줘.”

“……. 아니, 도움이 되었다. 맡도록 하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머, 그렇구나. 그럼 계약 성립이네. 이것도 그렇고 다른 것도 그렇고, 마지막까지 잘 부탁해.”

계약 성립이라며 모험가가 제로의 손을 단단히 쥐고 가볍게 흔들다가 놓았다. 맞아, 악수는 이럴 때도 하는 거야. 그걸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지암이 거의 내쫓듯이 요마에게 “그럼 너도 슬슬 꺼져. 줄 에테르 없다.” 하며 퉁명스러운 소리를 뱉는 것에는 에스티니앙도 제로도 괜히 웃어버리고 말았다.

“…꼴 좋군.”

“그러게나 말이다.”

생은 그렇게 늘 모험가의 곁에서 반짝였다. 하지만, 모험가도 그것으로 반짝였던가? 그가 하는 말로 보아 그 질문의 정답은 아니, 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생의 사소한 것이 그를 붙잡을 수 있다면, 제로는 그걸로 그를 붙잡아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미묘한 것 같지만 발행 안한 글보다 발행한 글이 나으니까...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기쁠 거예.

이상하게 오늘은 별로 쓸 말이 없네요. 늘 하듯 사족 하나만 붙여놓겠습니다.

 

다른 좋아하는 지점은 많지만 이번 글에 어울리는 트윗은 이것 같아요. 내 거울의 거울이 공식에 존재.

아래는 늘 있는 밥통. 내용은 딱 없고 피자를 사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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