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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가 오래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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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다음 날이 휴일이라고 술을 너무 진탕 마신 탓인지, 자고 일어나니 율에게 생각도 못 한 상황이 벌어졌다.

율은 숙취로 인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일어났다. 흐릿해진 눈앞이 또렷해지자, 상황 파악에 나섰다. 지저분해져 있는 이불과 그 주변은 무슨 전쟁이라도 터진 줄 알았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서자, 어제 입었던 옷들이 줄줄이 비엔나처럼 줄지어 있었다.

마치 길이라도 된 것처럼 이어진 옷을 따라가자, 율이 도착한 곳은 부엌이었다. 부엌 옆에 딸린 식탁부터 시작된 옷과 여기저기 병이 나뒹굴고 있는 상황이 그저 웃겼다.

" 이제 일어났니. "

" ... 아저씨, 어제... 이, 일단 옷부터 입으세요! "

" 어제 다 봐놓고서 내외하는 게 웃기는구나야. "

" 예, 예?? "

욕실에서 장첸이 나오면서 일어났냐고 말을 꺼냈다.

자연스럽게 나오며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털고 있는 모습에 절로 율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머리카락을 말리는 손을 보던 눈길은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움푹 패인 쇄골과 쭉 뻗은 어깨, 그 아래로 단단히 자리 잡은 가슴.

가슴? 순간 율은 자신이 본 게 맞는 건지 눈을 비볐다.

자신이 제대로 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황급히 눈을 돌렸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게 장첸의 알몸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옷부터 입으라는 율의 말에 장첸이 피식, 짧게 새는 콧바람을 끼며 말했다.

상체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옷을 줍던 장첸이 눈을 돌린 율을 지나 방 안으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움직였다.

" 그게 무슨 말이죠? 아저씨는 어제 일 기억하세요? "

" 이야, 그럼 내가 고작 저걸 마시고 취할 줄 알았니? "

" 예? 아저씨. "

장첸의 말에 놀란 율이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를 떨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며 어제 일을 기억하냐고 물어보자, 장첸이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식탁에 어지럽혀져 있는 술병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깨를 으쓱이며 어이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그의 모습에 율이 더 크게 당황했다.

욱해버리는 바람에 율의 시선이 장첸에게로 향했지만, 아직 알몸이었던 장첸의 상태로 인해 다시 시선을 돌려야만 했다. 율은 얼굴을 붉히며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깊은 한숨을 내뱉고, 고개를 돌리던 율은 찬바람이 불어오는 기분이 들어 몸을 떨었다.

" 아, 그러고 보니 니도 지금 알몸이지 않니. "

" 뭐라 씨부리는... ?! "

" 정말로 어제 일이 기억 안 나는 모양이구나야. "

이상하다 싶었던 찰나에 장첸이 방 안으로 들어가면서 율에게도 지적하듯 말했다.

장첸의 말에 율이 사투리를 내뱉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의 말대로 율 역시나 알몸이었다. 화들짝 놀란 율이 그대로 주저앉으며 자신의 몸을 가리듯이 감쌌다.

그녀의 행동에 장첸이 낮은 목소리로 큭큭 웃더니 율에게 기억 안 나느냐고 물어봤다.

율은 조금 다급한 손길로 바닥에 널브러진 자신의 옷을 주워다가 대충 걸치고서 장첸을 노려보듯이 보았다. 그 모습에 장첸이 다시 코웃음을 치더니 옷을 입은 뒤 율의 뒤로 다가와 말했다.

어제 일이 정말 기억 안 나는 거냐는 장첸의 말에 율의 표정에 새파랗게 질려갔다.

" ... 傻子, 어제 아무 일도 없었다. "

" 정말요? "

" 늬처럼 어린애는 나도 일 없다. "

" 누가 어리다캐? "

장첸이 말하는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한 율이 어제 아무 일 없었다는 것에 되물었다.

그러자 장첸이 가볍게 코웃음 치며 어린애는 일 없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 말에 괜히 욱한 율이 누가 어리냐며 자신도 모르게 사투리를 쓰고 말았다.

그런 율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장첸은 정말 관심 없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율은 해봤자 장첸과 1살 차이인데, 그런 자신을 어린애 취급한다는 게 괜히 억울하게 느껴졌다. 두 사람이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벌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율은 어제의 일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기억이 짜증 나기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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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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