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눈금

HG by 바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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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절대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고, 어느 날에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확신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죽음뿐이라는 것과, 선택하고 싶은 확실한 것이 삶이라는 것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삶은 보장된 선택지가 아닌데, 빠른 죽음은 실제로 습득이 가능한 실물(實物)이다.

차라리 행운이나 불운 따위에 모든 결과를 맞기고, 그 주사위를 대신 던져줄 누군가를 갈망하는 오늘이 있다. 내일을 정해줄 도박꾼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삶과 죽음은 도박이 아니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으시오. 우리는 그저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도 죽어가는 것이기에 이곳에 우리가 있다. 시작이자 끝인 이들이 오지 않는 삶에서, 조용히, 그 어떤 신과 악마도 찾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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