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비만 더

담배 연기는 이따금 유령의 악마를 닮았다.

2차 by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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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연기는 이따금 유령의 악마를 닮았다. 무형의 그것처럼 담배 연기는 숨을 틀어막곤 하였다. 그때마다 나는 우는 사람처럼 한참을 꺽꺽대며 숨을 쉬려 발버둥 치는 수밖에 없었다.

 목구멍이 쓰리고 숨이 역류하는 듯하다. 불규칙한 호흡 탓에 어깨가 위아래로 움찔거린다. 그런 발작 같은 행위가 몇 차례 이어지고 아키는 주머니에서 마저 한 개비를 더 꺼내었다. 편의점에서 산 라이터는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어렵사리 붙는 불은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할 일을 마치곤 연기과 함께 흩어졌다. 씁쓰름하고 조금은 달지도 모를 연기가 흩어진다. 히메노 선배의 마지막 말은 울어달라는 거였다. 유언인지 바람인지 모를 말은 이따금 유령의 악마를 닮았다.

 '한 개비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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