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울렁

2차 by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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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호는 때때로 이따금 알 수 없는 눈을 했다. 그런 눈을 마주할 때면, 아니 그 눈의 초점이 될 때면 박병찬은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울렁울렁.

 자신의 내장까지 까뒤집어 보고 있는 듯한 눈이 역겹기 그지없었다.

 ‘상호야, 어딜 보고 있는거야?’

 대답이 이미 정해진, 저도 모르지 않는 답을 외면한 채 목구멍을 넘기지 못한 답을 박병찬은 그저 꿀꺽 삼켰다. 그러곤 빙긋 웃으며 말할 뿐이었다.

 “상호야, 형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햄- 여, 잘생김요.”

 능청스러운 말과 함께 볼에 입을 맞추는 기상호에 박병찬은 웃었다. 박병찬은 웃었나?

.

 기상호는 박병찬이 궁금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사고회로를 거쳐 말을 뱉는지, 이제 무슨 말을 뱉을지.

 “상호야, 형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박병찬은 침을 한 번 삼키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눈으로 기상호를 바로 바라보며, 손으로 내려온 옆머리를 귀 뒤로 정리하며 말했다. 입매가 조금 우물거린다. 눈을 두 어 번 깜빡일 잠깐의 정적 후에 기상호는 박병찬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햄- 여, 잘생김요.”

 잠시 놀란 박병찬의 눈이 커지고 몸이 움찔거렸다. 이내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박병찬이 조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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