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 신 기상호

신 기상호께서 말씀하시기를 4

준상/뱅상/종상/형현/인신+창



-적폐캐해 적폐캐해 신나는 노래~-

-배경 설정은 일부러 애매모호하게 얼버무렸습니다. 하지만 판타지+과거입니다.-

-커플링적인 의미는 거의 없습니다.-

-그저 설명충-


1편: https://pnxl.me/qmidkx

2편: https://pnxl.me/ps6gtg

3편: https://pnxl.me/g84kp6

4편: https://pnxl.me/zm16hn

5편(완): https://pnxl.me/jzzzwj

아무튼 인연신으로도 명성을 쌓게 된 기상호에게 조재석으로 부터 갑작스런 연락이 왔다.

-상호 상호 상호! 응답바람!-

"먼 일인데요?"

-너희 신관중에 혹시 이현성이라고 있어?-

"저희 신관을 빼돌리는 행위는..."

-아 내가 궁금한 게 아니라 우리 형이 궁금해 해서.-

"허어..."

인연신의 영역이 말했다. 이건 뭔가 있다고...

"이현성이란 분을 싫어하시는 거라면 저희에겐 없다고밖에 말하지 못하겠는데요."

그래도 불확실한 감보다는 안전한 것이 나았다.

-그건... 아닐껄? 오히려... 아냐, 확실하지도 않은데 말하는 건 좀. 아무튼 싫어하진 않아.-

"확실하지 않으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아 좋아해! 우리 형이 그 사람한테 푹 빠졌어! 나한테는 인간에게 마음 주면 안되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촉촉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 이름을 속삭이는데 진심 소름!!!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알아?-

"우리 종교의 교육 담당 신관이십니다. 다른 교육 담당이 엄청 나쁜 건 아닌데 비교해 봐도 굉장히 좋은 사람이고 타인의 장점을 잘 발견해요. 근데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건 아무래도 대머리 꿈나무라... 저한테 온 이유는 작은 신과 신전을 크게 키우는 게 간지난다고 했는데 사실 모근을 회복시키러 온 게 아닐지 싶어요."

-오.-

"은근슬쩍 떠볼까요?"

-그럼 고맙지.-

아무튼 기상호는 행동력 있는 신이었다.

"혹시 저 말고 다른 신 만나본 적 있어요?"

"뭔 구애인 있었냐는 것 같은 발언을 하냐."

"있으셨냐구요."

"아아아. 대머리라 안 들린다."

"...제가 이미 죽은 건 살릴 수가 없어서..."

"에휴... 없다. 없어. 다른 대형 신전에 들어가서 일했던 적도 있긴 한데 신은 못 만나봤어. 그래서 신이 가까운 여기가..."

"혹시 조형석 신의 신전이요?"

"엥? 아니. 다른 신인데. 농사쪽의 신님이었어. 왜? 조재석 신님 만나고 오니까 뭔가 이상해? 참고로 기상호 신께서 가신 건 조재석 신전중에 제일 작은 신전이십니다~"

"...음... 아무튼 고맙습니다. 여기랑 거기중에서 어디가 좋아요 같은 건 안 물어 볼게요!"

자신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기상호를 향해 이현성이 외쳤다.

"이미 물어봤잖냐! 당연히 여기가 더 좋지 임마!"

기상호는 약점을 잘 발견하는 자신보다 장점을 잘 발견하는 이현성이 어쩌면 사람들이 원하는 다정한 신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상호야. 안 좋은 일 있었어?"

"병찬햄!"

따스한 포옹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박병찬은 어리광 부리듯 머리를 부볐다.

"응... 나도 상호랑 같이 여행가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편지 보냈잖아요."

"응. 들어있던 꽃도 좋았어. 오는 길에 온실도 새로 생겼더라?"

"아... 종수햄이..."

"...그거 알아? 꽃은 식물의 생식기래."

"아! 진짜!"

연인들의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기상호는 조재석에게 연락을 걸었다.

"재석햄 있잖아요. 자요?"

-으응...-

"이현성 신관님께 물어봤는데 신 만나 본 적도 없대요."

졸음이 묻어나오던 목소리가 한 순간에 정확해졌다.

-엥?-

"그래서 혹시 조형석 신님이 말하던 이현성 씨가... 동명이인이거나 이미 죽은 사람일 수도 있어서."

-아냐 아냐. 형한테 물어봤는데 이현성 씨는 살아있고, 되게 다정하고...-

"다정하고요?"

-어... 형의 콩깍지가 씌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아닐 수도 있잖아요."

-... 사실 이거 비밀인데 우리 형 취미가 인간인 척 하면서 노는거야. 그래서 그 때 이현성 씨를 만난거 같은데...-

"왜 확신을 못 하세요..."

-아이 뭐... 형이 이런 나쁜 짓을 나한테 알려주려 하겠냐고.-

"본인도 딱히 운명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굳이 이어줘야 하나요?"

-나는 그냥 겁쟁이가 된 형이 보기 싫은거야. 어차피 인간들의 삶은 짧은데 이별을 걱정해서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니 우리 형 같지 않은걸!-

"음... 그럼... 이건 어때요?"

-뭔데?-

그리하여 둘의 은밀한 계획이 시작되었다.

"상호야 내 이제 늙어서 체력이 안 나온다니까?"

"아아- 음..."

이현성을 데리고 산에 올랐다. 그리고 그 정상에서 만난 것은...

"어. 안. 안. 녕? 현. 성. 아!"

화려한 예복을 입고 꽃다발을 든 조형석이었다.

"어? 넌..."

"아...아는 사이신가바여. 저는 잠시 정상의 경치를 둘러보고 오겠슴다!"

"잉?"

"두 분 이야기나 나누세요!"

이런 ㅁㅊ! 누가 저 꼬라지를 냅둔 거야? 기상호는 재빨리 둘의 이야기를 옅듣고 있는 조재석을 찾아 안 들리는 곳까지 향했다.

"저 꼬라지에 대해 해명을 좀 해보세요."

"미안... 형이 너무 신나서... 근데 그렇게 이상한가? 그래서 어떻게 될 것 같아?"

"저야 모르죠. 다시 만나게 한 걸로 제 역할은 끝낸 거에요. 대신 저희 신관 데려가면 안 돼요."

"왜? 현성씨가 제 발로 걸어올 수도 있잖아."

"그러진 않을 걸요?"

기상호의 말대로였다. 둘이 어떠한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현성은 기상호의 신전에서 나가지 않았고 조형석은 기상호의 신전 가까운 곳에 신전을 지었다 그리고, 자주 출몰했다. 처음엔 스파이라도 심을 생각인가 싶어서 삐딱하게 보던 성준수도 대충 기상호의 이야기를 듣고 넘어가 주었다. 대신 이현성의 봉급을 올렸다.

"새 신전을 지어야 겠다."

"하긴 신전이 이곳 저곳에 있으면 이동하기 쉬우니까요. 근데 그럼 준수햄은 안 외로워요?"

"여기가 본관이니까 괜찮아. 돈은 딱히 걱정 안 되니까 원하는 장소는 네가 골라."

"여행!"

"그래 인마. 박병찬은 타국 갔으니까... 이번에도 김다은 데려가고 정희찬 신관도 데려가도 되고."

"햄이 알아서 해주세요. 근데... 어- 왠지 이 곳이 좋을 것 같아요."

인연의 신으로써의 감이다. 그래서 김다은, 정희찬, 그리고 성기사단 인원들이 기상호가 골랐던 도시로 향했다.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곳, 나무 위에 한 아이가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밑에는 두 남성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창현아 내려와!"

"창현아, 우리가 싸웠다고 너 하나 못 내려오게 할 것 같아?"

"헹! 형님들은 하나 하나면 이 나무에 못 올라 오시거든요?!"

"도와드릴까요?"

김다은을 탑승한 기상호가 물었다.

"앗... 감사합니다."

그러나 나무로 다가가던 김다은은 돌뿌리를 밟고 넘어졌다. 기상호 홀로 공중에서 두바퀴를 회전한 뒤 착지했다. 그 사이 소년은 나무에서 뛰쳐내려와 도망쳤다.

"아이고..."

"괜찮으세요?!"

"괜찮으신가요?"

키차이가 나는 사내 둘이 달려왔다. 다친 김다은을 세 사람이 사는 집에 와서 치료해 가자는 말에 기상호는 동의했다.

두 사람의 이름은 각각 강인석, 조신우이며 둘 다 세공사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소년의 이름은 허창현. 어느날 갑자기 주워가 주세요. -허창현 이라고 적힌 상자가 강가에 떠내려가길래 고양이나 강아지인줄 알고 주웠더니 안에는 아이가 누워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단다.


"흠... 근데 그럼 저 허창현 신은 신관도 신도도 없는 거에요?"

"네? 우리 창현이가... 신이라고요?"

"넹."

"..."

강인석과 조신우는 서로를 난감하다듯이 바라보았다가 조신우가 외쳤다.

"저리 꺼져라 이 사기꾼아! 우리 애가 운동 신경이 좋아서 팔아먹을 심산이지! 아니면 우리한테 돈이라도 뜯어낼 생각이냐?!"

"우에?"

"우, 우리 상호도 신이거든요?!"

"맞, 맞습니다!"

"맞아요!! 보세요! 짜잔!"

분개하던 조신우와 은근슬쩍 말리지 않던 강인석은 기상호가 권능으로 김다은의 상처를 모두 치료하고 깨우자 진정되었다.

"뭐임?"

"그래서... 혹시 창현이에게 신관이나 신도가 없으면 곤란한가요?"

"아. 그 분은 3편 처음에 있는 신들의 탄생 부분에서 3번 방법으로 태어난 신이라서요."

"님! 신이라고 갑자기 메타 캐릭터화 되지 마셈!"

"그러니까 그 분은... 자연 발생 신이십니다. 신관이나 사도나 신도가 없다 하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고..."

"지금까지는 무사했는데요."

"두 분이 만든 음식인 공물을 먹고 지냈으니까 두분은 이미 신관의 역할을 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죠."

"그럼 지금이라도 창현이의 신도들을 모아야..."

"그건 별로 걱정 안 되는데 그걸 그. 허창현 씨가 원할지는 잘..."

"상호야. 신도가 없어서 죽는 신도 있다."

정희찬이 걱정하며 말했다.

"아니 근데 그 분은..."

"혹시라도 창현이가 죽는 건 못 봅니다."

"아니... 그러니까 그 분은... 권능이 행운, 인 것 같아서요! 그 권능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걸요? 그러니까 신도 걱정은 하지 마시고... 다만 이제 창현이, 아니 창현 씨가 원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만날 수도 없을테니... 도망간 원인이나 찾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이랬다. 강인석은 세공에 재능이 뛰어났고, 수도로 올라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수도는 물가가 비싸고 조신우와 허창현까지 한 번에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두 사람을 걱정해 그 기회를 차버리려고 한다. 실제로 둘의 세공품을 보니 강인석의 것은 굉장히 뛰어나 최종수가 보내온 것과 비교해도 큰 흠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조신우의 세공품은 거칠고 큼지막하여 차라리 이런 작은 장식물보단...

"그럼, 조신우 씨도 수도에 가서 먹고 살만할 정도의 실적이 있으면요?"

"창현이의 힘은 안 빌릴 겁니다. 그건 제 능력이 아니에요."

"예를 들면... 거대한 신전을 지을 때 그 신전의 장식을 세공해 주신다던지요."

"... 그건 조금 다른 방향인데요. 아니 창현이의 신전을 지을 돈은 없어요!"

"누가 허창현 씨 신전이래요? 제 신전 지을건데. 조신우 씨와 강인석 씨가 도와달라고요."

유리창이 깨지고 한 사내가 굴러들어와 외쳤다.

"우와아악! 너 뭐야!"

"?!"

"안녕하세요. 허창현 씨...? 근데 옷을 좀 입어주셨으면..."

"아 뭐야!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어! 아무튼... 신관이고 신도고 난 다 필요 없어! 그런 거에 영향받지 않아! 그러니까 꺼져! 누가 형님들한테 그런거 하래요? 형님들은... 내 형님들이라고요! 가족이라고요!"

"창현이...?"

"허창현...??"

"기껏해야 15년 쯤 산 것 같은 놈이 뭘 알아! 난 30년이나 살았다고!"

"누가 뭐래요? 그냥 은근슬쩍 조신우 씨에게 권능이나 썼으면 아무도 몰랐을 걸요?"

"그딴 짓을 할 수 있겠냐고!!"

"그럼 이 둘이 성공하지 않기를 바란 거에요? 우와~"

"그럴리가 없잖아!"

허창현이 휘두른 주먹을 조신우가 막아내고 강인석은 기상호를 피신시켰다. 세 사람은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기상호 신님의 신전은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감사합니다."

"흥."

허창현은 기분이 나빠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신전이 건축되는 동안 허창현의 능력을 이용하던 이들을 피해 신에게 기대지 않을 이들에게 찾아간 이야기라던가 조재석에게 배운 신이 쓸 수 있는 잡기술이라던가 신의 권능에 기대지 않는 이에게 권능을 써버려서 그 사람을 화나게 만들었던 일이라던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신전은 매우 아름답게 만들어져 이 신전을 세공한 이의 이름이 크게 알려지게 되었다.

"내가 한 건 실수할 것 같을 때 막아준 거나 예술에 대해 아는 이들이 신전을 보러 오게 만든 것 밖에 없습니다! 저는 행운의 신이지 예술이나 기술의 신은 아니거든요!"

기상호는 같은 신인 친구를 하나 얻었다.

>다음화 예고: "네? 저를 국교로 만드신다고요?" / "난 더이상 신이기 싫어. 신이 되기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싶어."

아마 5화로 끝날 것 같아요. 쓰고싶은 커플링 다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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