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코베] 비 온 다음날 (中)
체인소맨 2차연성 요시다 히로후미 X 히가시야마 코베니
체인소맨 2차 연성
요시다 히로후미 X 히가시야마 코베니
신혼부부 AU
(*) 본 연성은 상당한 날조와 제멋대로 캐해가 뒤섞여있기 때문에 양해바랍니다.
(*) 포타에 업로드했던 글 입니다.
-中
요시다가 일어서려하자 코베니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뒤에 있는 짐가방을 확인한 요시다는 코베니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러나 코베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는 어제 일을 떠올리고는 황급히 놓았다.
"미안해요."
그의 입에서 너무나도 쉽게 사과의 말이 흘러나왔다. 코베니는 그를 내려보았다. 원망의 말이라도 한 마디 흘리면 좋으련만. 맘처럼 말은 잘 나오지않았다. 입만 벙긋거리다가 코베니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몸이 옅게 떨리는 것을 느낀 요시다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앉은 채로, 코베니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가지마요. 내가 잘못했어요."
그는 이럴 때만 치사하게 촉촉하게 젖은 눈을 반짝거리며 코베니를 바라보았다. 빗속에 버림받은 처량한 강아지처럼 울먹거리는 그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코베니는 없던 동정심도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연애할 때마다 질리도록 당했던 수법인데도 코베니는 요시다의 애원하는 목소리에 절대 이기지 못했다.
코베니는 더 이상 요시다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고개를 돌리는 그녀에게 요시다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 끝이 코베니의 손가락에 살짝 닿았다. 차갑지만 조심스러운 그 손짓을 코베니는 피하지 않았다. 요시다는 그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손, 잡아도 돼요?"
코베니는 한참을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요시다는 긴 눈매를 접어보이며 웃었다. 그는 전처럼 강하게 쥐지 않았다. 그저 코베니의 검지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두 개 걸어 엮었다. 마치 아이의 손을 잡은 것처럼, 부드럽고 상냥한 손길이었다.
-
요시다가 너무 오랜시간 밖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코베니는 그와 함께 다시 집에 들어왔다. 코베니가 씻으라고 말하자 그는 코베니의 눈치를 보았다.
"나 씻는 동안 가는 거 아니죠?"
"안 갈게요."
"진짜죠?"
"네."
"그럼 나 씻고 나오면 같이 밥 먹어요. 응?"
요시다는 어리광부리듯 코베니의 손을 꼭 붙잡고서 말했다. 코베니는 그가 이럴 때 싫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 앞에서 여유만만하고 웃는 얼굴을 보이는 그가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좋았다. 어차피 오늘은 공안도 오프라 나갈 일도 없었다. 코베니가 "꼭 밥을 같이 먹겠다" 고 세 번이나 말하고 나서야 요시다는 욕실에 들어갔다.
'뭘 먹으면 좋을까.'
코베니는 가방을 다시 방에 갖다 놓고 잠시 아침밥으로 뭐가 좋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어제 먹으려고 남겨둔 반찬이 있었는데. 그렇지만 왠지 지금은 냉장고에 남은 잔반을 먹는 것보다는, 조금 더 맛있는 걸 먹고 싶었다. 요시다군도 밤새 현관 앞에 앉아있느라 고생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하나 둘 생각하다보니 그녀의 고개가 자울자울 움직였다. 코베니는 어제 밤새 내내 생각에 빠진 탓에 잠이 부족했다. 요시다와도 화해를 하고 따뜻한 방 안에 앉아있으니 잠의 수마가 몰려오는 건 당연했다. 그녀는 몇 번이고 깨어나려고 노력했지만 눈꺼풀이 무거워 자꾸만 내려왔다.
'..밥...먹어야 하는데...'
코베니는 그대로 쇼파에 기댄 채 잠이 들고 말았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시간이 얼마나 지난건지 알 수 없었다. 코베니는 황급히 일어나려다가 코앞에 보이는 살색의 향연에 몸을 굳혔다.
목욕가운을 입은 채로 침대 위에 누운 요시다가 그녀의 바로 옆에 달라붙어 있었다.
결혼을 했음에도 코베니는 여전히 요시다의 알몸이 적응되지 않았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 소리를 지를 뻔 했으나 간신히 비명을 억눌렀다. 요시다가 잠들어 있는 탓이었다.
그녀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쇼파에 앉아 아침 메뉴를 생각하다 잠들었던 것 같은데. 아마 요시다가 그녀를 침대까지 옮겨준 모양이었다. 그녀가 깨어나길 기다리다가 그도 함께 잠든 것이리라.
'많이 피곤했을테니까.'
코베니는 일어나려다 말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웃음기가 사라진 편안한 얼굴로 잠든 그는 천사처럼 아름다웠다. 물론 코베니는 그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요시다는 요부에 가까운 사람이다. 단순히 이목구비가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이 아닌,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드는 색기를 가진 자였다. 요시다 본인도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매력이라 생각했고 그에게 시선을 뺏긴 자들 역시 그의 오른쪽 입가의 점을 따라 홀려왔다.
그렇지만 코베니는, 그의 이상한 색기보다 이렇게 편안하게 잠든 모습이 더 좋았다. 긴 눈매 아래의 풍성한 속눈썹, 오똑한 콧날, 하나 하나를 뜯어보며 그의 잘생긴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자신보다 어린 남자의 무방비한 모습이 그녀를 두근거리게 했다.
다만 그의 부풀어오른 왼뺨이 신경쓰였다. 많이 가라앉았지만 붉은 기가 여전했다. 자신이 때린 탓에 잘생긴 얼굴이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생각하자 미안해졌다. 코베니는 그를 가만히 보다가 이마 위로 흘러내리는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슬며시 들어 올렸다.
그러자 분명 자고 있었을 요시다가 코베니와 눈을 마주쳤다.
"잘 잤어요?"
코베니는 장난을 들킨 것 마냥 부끄러워 얼른 손을 내렸다. 애써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더, 더 자도 되는데."
"코베니쨩도 같이 자면요."
요시다는 그렇게 말하며 코베니의 허리 위로 팔을 올렸다. 코베니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 그는 코베니의 몸이 굳은 것을 알고는 팔을 내렸다.
"...아직도 내가 무서워요?"
코베니가 어색하게 구는 것이 어제 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요시다는 눈에 띄게 풀이 죽었다. 코베니는 그에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나도 때렸으니까 미안해..."
"제 잘못 이예요. 코베니쨩 잘못은 아니예요."
"그, 그게 아니라..."
코베니는 아랫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꼈다. 뭐라고 말해야하지. 고민이 이어졌으나 그녀의 생각이 길어질 수록 요시다는 더 불안해 어쩔 줄 몰라했다. 요시다가 일어나서 또 사과하려고 하자 코베니는 그의 목욕가운을 붙잡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그게 아니라, 요시다 군이 오, 옷을 안 입어서..."
코베니의 말에 요시다는 눈을 가늘게 떴다. 둘 사이에 고요함과 더불어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요시다는 붉어진 코베니의 얼굴을 천천히 제 시야에 담았다. 인형처럼 작고 오밀조밀한 얼굴에 붉은 홍조가 흰 도화지에 붉은 묽감이 번지듯 퍼져나갔다. 커다란 눈망울에는 그 한 사람만이 비춰지고 있었다. 요시다는 상반신을 일으켜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요, 요시다군."
코베니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를 올려보았다. 그는 코베니가 덮고 있던 이불을 붙잡아 내렸다. 스르륵, 하고 내려가는 천의 감촉에 코베니는 어쩔 줄 모르며 몸을 떨었다. 이미 양 팔 안에 그녀를 가두고 있음에도 요시다는 만족할 수 없었다. 맘같아서는 당장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싹 벗겨버리고 끌어안고 싶었지만 그는 참고 또 참으며 코베니의 손을 붙잡았다.
"뽀뽀 해도 돼요?"
그러면서 요시다는 여기, 하고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스윽 문질렀다. 코베니는 아직 피곤했다. 그녀는 당장 잠자리를 갖기보다는 방금 전의 편안한 분위기가 더 좋았다. 그렇지만 지금 거절하면 그가 또 시무룩해 할까봐 마음이 걸렸다. 코베니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코베니가 허락하자 그제야 요시다는 쪽, 하고 손등에 입맞췄다. 그의 커다란 손이 코베니의 작은 손을 유리조각처럼 조심스럽게 감싸쥐었다. 코베니는 어쩐지 부끄러웠다. 이미 결혼하기 전부터 할 거 다 한 사이임에도 말이다. 손끝이 간지러워 꼼지락거리자 요시다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손목을 쓸어올렸다.
"힉"
작게 비명지르는 코베니에 요시다는 자세를 일으켰다. 그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코베니를 향해 물었다.
"싫어요?"
"그, 그건 아닌데..."
"여기도 뽀뽀하고 싶은데."
요시다는 코베니의 눈가 옆을 쓸었다. 왼쪽 눈가의 점을 가리킨 것이리라. 요시다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며 물었다.
"해도 돼요?"
코베니의 목 뒤로 솜털이 삐죽 솟아 올랐다. 요시다의 목소리가 귓바퀴를 돌아 목덜미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듯 했다. 머뭇거리다가 코베니가 "응" 하고 작게 대답하자 요시다는 쪽, 쪽, 하고 두 번 입맞췄다. 마치 강아지가 친근한 스킨쉽을 하는 것처럼 요시다는 그녀의 눈가를 할짝하고 핥으며 콧등을 타고 뺨으로 내려왔다.
다정한 입맞춤에 코베니는 간지러워 살짝 웃었다. 그녀의 미소를 본 요시다는 이번엔 입술을 톡, 하고 손가락으로 건드렸다.
"입술도 괜찮아요?"
설마 이렇게 다 일일이 물어볼 셈인 걸까.
코베니는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요시다는 코베니의 이마에 제 이마를 대었다. 그리고 그녀의 양 뺨을 붙잡았다. 고요히 바라보는 그의 눈빛 속에서 욕망이 일렁였다. 코베니는 그의 체온을 따라 자신의 몸도 조금씩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아프게 하지 않을게요."
허락을 구하듯 그는 조심스럽게 말하며 코베니의 코에 자신의 코를 비볐다. 그의 숨결이 코베니의 입술을 간지럽혔다. 이 달콤한 유혹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코베니는 자신이 떨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의 욕망을 따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시다는 코베니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그저 입술과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지는 가벼운 키스였다. 그것 뿐인데도 발끝이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짜릿했다. 코베니는 저도 모르게 그의 입술을 보다가 요시다를 올려다보며 더운 숨을 뱉었다. 하아, 하고 작은 숨을 따라 요시다의 팔뚝에 핏줄이 섰다.
"...입 벌려요."
코베니가 응? 하고 되묻기도 전에 요시다는 그녀의 동그란 뒷통수를 붙잡았다. 입 안으로 혀가 들어오고 뜨거운 살덩이가 꿈틀거렸다. 치열을 훑는 혀는 코베니의 입을 삼킬 것처럼 격렬하게 움직였다. 침과 침이 섞이고, 혀와 혀가 얽혔다. 코베니는 키스를 따라가는데만해도 벅찬 나머지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쥐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자, 잠, 흐읍!"
겨우 떨어져 숨을 몰아쉬면 요시다는 다시 방향을 틀어 그녀에게 입맞췄다. 츕, 츄웁, 하고 질척이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코베니는 눈을 감은 채 헐떡이며 그의 욕망을 따라갔다. 점점 숨이 차올라 코베니가 요시다의 손목을 꽉 쥐고 나서야 요시다는 코베니에게서 떨어졌다.
"하아, 하아..."
반쯤 감긴 눈으로 요시다는 코베니를 내려보았다. 열기에 취한 그녀는 미치도록 사랑스러웠다. 가느다란 목, 조그마한 어깨, 흐트러진 옷 사이로 비치는 작고 봉긋한 가슴, 거기에 어딜 만져도 부드러운 살결까지 모든 곳이 빠질 데 없이 완벽했다. 어떻게 이 작은 몸으로 이리 색스러울 수 있는 걸까. 요시다는 그녀의 몸에 의문을 느끼며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요, 요시다군..."
땀과 함께 뒤섞인 그녀의 체취를 맡는 요시다는 코베니의 부름에도 숨을 들이키기 바빴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가 그의 본능에 부채질을 했다. 그는 그녀의 등을 끌어안으며 목덜미에 얼굴을 댄채 말했다.
"...만지고 싶어요."
요시다는 자신의 흔들리는 이성을 가까스로 다잡았다. 코베니 입장에서는 거의 요시다가 자신의 몸에 무너져내리고 있었지만 말이다.
"만지게 해줘요."
"하, 하지만..."
"제발요."
요시다는 코베니의 목에 이를 세웠다. 코베니는 따끔하고 약한 통증을 느끼며 고개를 젖혔다. 그러자 요시다는 손끝으로 그녀의 등줄기를 훑었다. 등을 타고 내려오는 오싹한 쾌감에 코베니는 어깨를 얕게 떨었다.
"누나..."
그의 간절한 부름에 코베니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렸다. 허락인지 항복인지 모를 끄덕임을 하자마자 요시다는 빠르게 손을 움직여 코베니의 옷 단추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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