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걸음 사이에는 불쾌하지 않은 침묵이 흘렀다. 무언가를 만들어 써내야 할 필요조차 없는 평온이 이어졌다.
짧지 않은 정적 속에서 미묘한 평온이 흐른다. 공상을 공유하는 자들의 공존은 늘 그러한 식이었다지만, 피부에 느껴지는 평온의 온도가 퍽 다르게 느껴짐은 역시나 상황의 특수성 때문이었을까-혹은 계절에 의해 밤의 공기가 차게 피부 위를 흐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 덕택에 그 살갗 아래를 기는 체온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하다. 단순히 살아있다는 감상만으로는 다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