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으로 당신들과 도란도란 떠들었다.

얼마만일까, 이렇게 마음 놓고 대화하는 모습.

⋯⋯아, 그러한가. 사명 군. 칭찬인가. 그것이. 무어, 나쁘게 받아들이려고 이리 언급한 것은 아니고. 얕보이면 안되잖나. 가뜩이나 아저씨가 부릅뜨며 주의를 기울여도 난동이 벌어지는 것이 이 밀그램의 일상인데 말일세. 그래서 그런 게야. 아, 그렇지. 시도우 군은 의사였으나, 수의사는 아니니까. 전문 분야까진 아니겠군. (“아이”에 관한 대목에서 당신이 움찔거리자, 조용히 눈치를 본다. 본인이 말실수를 한 것 같아서 말이지. 그래서 괜스레 헛기침을 해가며 분위기를 환기시켜려 애를 쓴다. 그렇게 화제를 전환시키고자 입을 열었을 때, 마구 복복 쓰다듬을 당해버리자 흠칫, 놀라나⋯⋯ 이 아저씨. 이 파놉티콘에선 여전히 고양이, 아니. 정확히는 개냥이 상태라서 말이야. 오히려 기분이 매우 좋아지는 것이다! 쩔쩔매며 손길을 받아들였다. 와중에 본인의 의견을 성실히 떠들어대는 모습은 여전히 똑같고.) 한번 생각해보자. 생명은 소중하지. 이것이 없으면, 존엄성은 고사하고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야. 인간뿐 아니라 모든 존재는 서로 의지하여 이 세상에 발붙이고 사는 것이니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가 아니라 ‘네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라고. 따라서 우리의 이웃 사랑은 인간을 넘어서 모든 존재에게도 확대되어야 하지. 그것이 그동안 인간이 생태계에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죄업에 대한 참회의 몸짓이요. 모든 존재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이기도 하다. 아저씨는 종교를 믿는 교인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거든. 아하하. 그래도 이번엔 기분이 나쁘지가 않아. 늘상 자네랑 이야기하면, 감정이 북받쳐서 울어버리는 것이 일상이었잖나. 그런데 지금은 나름 편안하거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통 속에서 찾아온 이 작고 신기루와 같은 평화를 놓치기가 힘들어. 최대한 끌어안고 품어주다가 보내주고 싶네. 아저씨의 입장으로는 말이야. 이기적인가?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이 정도는. 나와 미래 군, 시도우 군들. 모두가 처절하게 시달렸잖나. 밀그램에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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