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보내는 독백의 편지.

지향성에 대하여.

당당하고, 털털한 그 사람의 성격 자체가 좋았어. 단순히 유혹당할만한 치명적인 이성이라서, 히나코에게 고백한 게 아니야. 애초에 이 아저씨에게 성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그래. 그리고, 그렇다고 동성애자란 오인은 하지 않아줬으면 하니까. 절대 그건 아니고. 그게 얼마나 지겨운 고정관념인 줄 아나? 염증이 날 정도로 지긋지긋하지. 성욕이 일지 않으면, 일반적인 남자가 아니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무능한 남자에, 밑도 끝도 없이! 동성애자로 평가하더군. 다른 타인들은. 그냥 내 성 지향성에 불과한데 말이야!! 이게 원래의 나라고. 그러나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았으니까. 아직, 내가 제대로 된 사랑을 못 만나서 그런 거란 개소리나 지껄이더군. 웃기지 말아. 네놈들이 뭘 알지? 나 자신은 내가 잘 아는데 말이야!!! 말이 통하지 않는 한심한 족속들 천지였어. 나는 그래서 거짓말을 한 것일세. 평범한 척 위장해서. 그제서야 다들 고운 시선으로 보더라. 역겹기 그지없어. 하하하핫⋯⋯. 히나코가, 이러한 날, 받아주지 않아줄까봐 두려웠어. 다른 인간들처럼 내 본모습을 알면! 혐오로 가득한 경멸로 얼룩질까, 말을 못 했지. 그래서 가식으로 연기했어. 다른 남자들처럼. 물론 그렇다 해도, 위기가 꽤나 많았지. 그녀가, 날 유혹해서 분위기를 이끌려 한 적도 있었거든. 뭐, 이게 잘못된 건 아니지. 일반적인 부부의 애정 행각이잖나? 하,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어. 당신을 정신적으로 크게 소중히 여기고 있고, 평생의 동반자로 두고플 만큼, 내 인생의 사람이나, 그럼에도! 육체적인 성애는 무리야. 억지로 하고 싶지가 않아! 그래서, 능글거리는 가면을 쓰고, 매 순간을 겨우겨우 핑계로 넘겼다. 이게 수없이 반복되다 보니, 당연히 아이는 생길 수가 없었고. 점점 히나코의 불만도 쌓여갔어. 그러다 결국엔 들통나고 말았지. 아직도 그녀의 대답이 잊히지가 않아. 자길 사랑하지 않으면서, 왜 결혼했냐고. 아니라니깐!! 평범과 거리가 멀어서 그렇지, 난 당신이 좋단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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